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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5. 22. 목요일

요제프K







지난 기사


[미국물 먹은 놈도 계파가 있다 - 1. 갈등의 시작, 더 비기닝]

[미국물 먹은 놈도 계파가 있다 - 2. fob 하위조직, 서로 꼴보기 싫다]

[미국물 먹은 놈도 계파가 있다 - 3. 고뇌하는 트윙키. 나는 누구인가?]







4편에 앞서...


이번에 딴지 300 블로그를 만들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은 요제프K.(그러나 지금까지 접속이 딱 한 번 됐다. 내 블로그에 내가 차단 당한 뭐 그런 형국이다.) 여러분의 과한 칭찬과 관심 덕에 글이 마빡에 세 번이나 실리게 된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열과 성을 다하여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전한다. 딴지 편집부에 감사 드리며, 20142/4분기 가장 웃긴 남자 빡가능에게도 감사(딴지라디오 팟캐스트 '하이 피델리티'의 PD : 편집자주)의 말을 전한다.


내가 연재하는 유학생 시리즈의 원래 기획에 대해 약간 설명하자면, 사실 1편에서 3편까지만 나의 계산 하에 있었고, 4편은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 머릿속에 있는 개드립과 평소 유학생 및 교포 아이들에게 있던 불만을 프리스타일 랩처럼 쏟아부은 것이 지난 글들이었다. 잘 보면 내 글은 내가 미국에서 만난 한인들을 모조리 까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중 3편은 마음 같아선 날 무시했던 트윙키 놈들을 탈탈 털어주고 싶었으나 그들의 고단한 모습을 알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나름 감동 모드로 가서 '요제프 이놈이 감성까지 풍부한 놈이구나'하고 독자들이 생각하길 바랬으나... 그냥 재미만 없었다. 미안하다. 그러나 이번 편과 앞으로의 이야기엔 내가 미국 생활을 하다가 좋게 된 이야기, 즉 자학성 개그들과 더욱더 찰진 드립들로 여러분을 만나볼 예정이다. 이번 화부터 지난 글들과는 확연히 달라진 퀄리티를 느낄 수 있으실 것이다. 그럼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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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유엔보다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 국제기구.

선진국이 되려고 가입했지만 가입 후 딱히 선진국이 된 것 같지는 않은 그 기구.

우리 국민에게 항상 “너네는 선진국이 되려면 멀었어” 라며 패배감을 졸라 심어주는 존재.


바로 OECD.



저 멋진 지구본과 지구 사이즈의 거대한 두 개의 부등호를 보라. 마치 '이 세상은 평등하지 않아 좆만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지 않은가?


OECD에서 발표한 자료를 참고하는 기사들의 대부분은 우리나라가 사람이 살기 힘든, 졸라 후진 안 좋은 나라란 걸 강조하는 기사들이다. 그런데 영광스럽게도 우리나라가 OECD에서 발표하는 수많은 통계 자료 중 매번 앞에서 1,2등을 다투는 부문이 있으니 바로. 수학과 과학 학업 성취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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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물론 이 등수는 학생들의 행복도 순위를 포기하고 얻어낸 성적이다만,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학과 과학을 잘 하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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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일단 수학얘기부터




"66"


내가 초등학교에 처음 들어가서 받은 수학 시험의 점수이다. 이 점수는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우리 엄마는 당신의 아들이 천재가 아니라는 것을 다른 부모들에 비해 비교적 일찍 깨달았고, 아들의 두뇌보다는 사교육을 더 믿기 시작했다. 그 시험 점수를 받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된 나의 보습학원 생활은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까지 계속 되었고, 학교에서의 추억 만큼이나 학원에서 친구들과 지내며 겪은 일들이 내 기억 속에 좋게 자리 잡고 있다. 이 시험 점수를 받은 날 이후 사실 천재까지는 아니었지만 평소 학교 공부는 곧잘 했던 나에게 이 망할 놈의 수학은 항상 내 앞길을 가로막은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중학교 때는 수학만 따로 과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시험에서 90점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렇게 기나긴 수학과의 사투는 내가 미국에 도착하는 순간 어느 정도 해소되는 듯 했다.


미국학교 첫 등굣날(제이슨, 새끼야 잘 지내냐? 형이 니 팔아서 필진됐다); 난 학교 복도에 서서 어버버... 하고 바보 코스프레를 하며 스스로를 NPC화 하고 있었다. '제발 누가 영어로 말 안 걸어 줬으면 좋겠다'라는 표정을 절실히 지으면서 말이다그런 처량한 표정의 나를 바라보던 수학 선생님이 나에게 다가와 반갑게 쏼라 쏼라 인사를 하곤 자기 교실로 데리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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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EBS 에는 이런 선생님이 가르친다 던데

왠지 저런 선생님이 가르치면 수학이 재미질 것 같기는 하다


수학 선생님이 해맑게 웃으며 종이 여러 장을 나에게 던지며 말했다.


“헤이 요제프~ 레벨 테스트야. 신나지?”


“오.... 오케이!


“너한테는 쉬울 거야. 넌 아시안이잖아?”


“오... 오케이!


당시 난 영어를 거의 못하는 '벙어리 + 귀머거리' 수준이라 이 정도의 의사 표현 밖에 못했다. 뭐 지금도 영어를 막 잘하진 않지만, 지금 생각하면 이때 선생님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은 것도 용하다 싶다문제는 정말 쉬웠다. 물론 영어로 길게 설명된 문제는 조금 오래 걸렸지만 우리나라 중학교 1,2학년 정도의 수준이었던 것 같다. 그것도 학교 교과서 문제 수준으로 말이다.


다행히 점수는 꽤 괜찮게 나왔고, pre-calculus반에 들어갔다. calculus는 치석이 아닌 미적분이고.(죄송); 앞에 pre가 붙는 건. 예비 과정이라는 소리다. 고로, '미적분 예비' 정도가 되겠다. 물론 난 그 수업에서 장차 배울 문제들도 레벨 테스트 중에 거의 다 맞췄지만 그 학교는 작은 학교라 그 수학 수업이 가장 높은 레벨의 수업이었기에 그 수업을 듣는 것 외엔 다른 선택이 없었다.


아직도 우리집 창고 어딘가에 있을 수많은 유학 관련 서적 중 한 권에 이런 말이 있었다. “미국에 가면 수학이 쉽다고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레벨이 높은 반이 존재하며 그 수업은 졸라 빡씨다.”(정확한 워딩은 아니다).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은 바로 요거다.


1. 미국 고등학교엔 확실히 수학이 쉽다.

2. 그리고 레벨이 높은 반도 따로 존재한다.

3. 그러나 그 레벨 높은 반에서도 한국 애들은 에이스가 될 확률이 높다.


그 '레벨'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AP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하는데(아 귀찮지만 해야겠지?) 정규 미국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선 내가 미국에 처음 가서 들은 수학 수업, Pre-Calculus가 최종 레벨이다. 그렇게 되면 미적분은 자연스레 대학교 과정이라는 말이 된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바로 AP라는 것이 그 예외이다. AP는 쉽게 말하면 대학교에서 수강하는 100레벨의 강의를 고등학교 때 먼저 듣는 것이다. 1년 정도 듣고, 시험을 통과하면 대학 입학 시 3학점 정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정보가 확실치 않은 것은 내가 AP시험을 망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 쪽팔리지만 사실이다. 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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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험은 미국 대입 시험 중 하나인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 보드라는 회사(SATACT 이렇게 두 개가 있는데, 둘 중 꼴리는 거 골라보면 된다. 심지어 둘 다 봐도 된다. 민영화된 수능이라고 보면 되는데 가끔 한국 유학원에서 문제 빼돌리다가 걸리는 것 빼곤 아주 잘 돌아간다. 대한민국 만세다)에서 주관하는데, 1점이 최저점이고 5점이 최고점이다. 3점 이상 받으면 성적 인정해주고 대학에서 학점을 준다. 아 물론 사립대 중에서는 안 주는 데도 있다. 지 맘이다.


처음에 있던 학교에서 1년을 보내고 다른 학교로 전학을 했다. 난 수학을 굉장히 싫어하지만 대학 진학 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꼭 고등학교 4년 간 수학을 들었어야 했으므로 어쩔 수 없이 AP Calculus를 듣게 되었다. 드디어 내가 수학고자라는 것을 증명할 기회가 온 것이다. Pre- Calculus를 들을 때는 대부분이 대수학과 쉬운 함수들 뿐이라 한국에서 무한 반복하며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힌 스킬들을 발휘하여 주어진 수학 문제들을 마치 고시생 토익 문제 풀듯 슥슥 풀어서 여러 사람의 탄성을 자아냈지만, 미적분은 당최 나의 뇌리 속에 박히지 않았다. 마치 군대 컴퓨터에 포토샵 최신판을 돌리는 듯한 두뇌의 심한 버벅거림과 렉 걸림 현상이 반복되어 나의 HP를 미친 듯이 깎아댔다.


다행히 신께선 나에게 수학적 재능 대신 '처세술'이라는 스킬을 주셔서 수학 선생님이 시험을 잘 못 봐도 성적도 조금씩 올려주고 조금 틀려도 대충 맞다고 해주고 그래서 내신 성적은 어느 정도 잘 나왔다. 그렇다고 막 티나게 올려준 것은 아니고 80점 대 후반이 나오면 90점 대 초반으로 올려주는 뭐 그런 정도였다.(미국 선생님들 유도리 없이 빡빡할 것 같지만 친해지면 성적을 조금씩 올려준다. 그리고 그것이 대학교에서도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하다능)


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한국 유학생들은 수학과 과학에서 굉장히 뛰어난 성적을 거두곤 한다. 주 단위 수학 및 과학 경시대회에서 상을 쓸어오는 친구들을 여럿 봤다. 심지어 누가 봐도 수학적 재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나도 어느 정도 잘 비벼서 좋은 성적 받았으니 할 말 다한 거다. 물론 학년 끝에 칼리지 보드 시험지로 보는 AP 미적분과 화학 시험을 망치고 나서(기말고사까지 다 끝나고 따로 보는 시험이다. 대학 학점 때문에 칼리지 보드가 보내준 정해진 시험지로 본다); 다음 해 입학 설명회 때 교장이 수십 수백 명의 학부모들 앞에서 “작년 졸업한 요제프는 아시아인이지만 수학과 과학을 졸라 못했어요. 그런데 무턱대고 AP과목을 들었다가 대학가서 학점도 못 받고 좋게 되었답니다~” 하고 말해서 큰 망신을 당하고 AP과목 듣고 좋게 된 예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긴 하지만 말이다.


그럼 이번엔 본질적인 질문을 해보자.


왜 한국 애들은 수학을 잘할까다르게 질문해서, 왜 미국 애들은 한국 애들 보다 수학을 못할까?


졸업반 시절, 대학에 다 붙어서 학업에 대한 의욕이 상실이 된 난 최소한 들어야 하는 수업 외에 수업을 죄다 빼버렸다. 그래서 10시에 등교하고 점심시간이 2시간이 넘어가는, 초등학생 때 내가 지각을 하면 선생님이 하던 “니 임마 니가 대학생이가? 뭐 그리 늦게 오노? ?할 때의 그 대학생 같은 놈이 되어 버렸다. 할 짓이 없어서 빈둥 빈둥 거리던 나를 본 교장 선생님이 참다 못해서 나를 5학년 수학 보조 교사로 넣어버렸다. 시발.


말이 보조 교사지 문제를 잘 못 푸는 아이들이 있으면 옆에서 도와주고 아이들 시험지도 채점하는 잡무담당이었다.


내 기억이 옳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구구단을 외운다. 나의 경우 대부분의 같은 반 친구들이 선행 학습을 통해 구구단을 다 외워와서 나만 빠가사리가 된 듯한 엿 같은 기분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난 그때까지도 덧셈 뺄셈에서 헤매고 있던 터라 구구단은 넘볼 생각도 하지 않았더랬다.(사실 아직 뺄셈에 좀 약하다.)


미국은 한국에 비해 수학 진도가 조금 느리다. 내가 도와주던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이 5학년이 되어서야 처음 구구단을 배우고 더듬 더듬 연습하는 것을 보고 좀 놀랐다. 그리고 암산도 꽤 느렸다. 우리나라에서나 인간을 계산기로 개조하려는 강력한 신념 하에 학교 선생과 학원 선생이 대동단결하여 학생들에게 미친듯이 암산 연습을 시키지 미국 아이들은 암산 연습은 해도 그렇게 까지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수학 초기 과정부터 계산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암산에 그렇게 목을 맬 필요가 없었다. 이 부분은 간단하게 “빨래는 세탁기가, 청소는 청소기가, 그리고 계산은 계산기가.” 라고 설명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문제 따위 상큼하게 씹고 그 이상의 고렙의 문제들을 담은 문제집을 따로 구매해 신명나게 풀지만 미국 학생들은 그러지 않는다. 시험도, 선생님의 기대치도 교과서에 나오는 문제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도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교과서 외에 다른 책으로 공부한 적은 SAT를 제외하곤 없는 듯 하다.(뭐 대학과정에서나 보는 막스 베버나 파스칼 같은 책을 제외하면 말이다. 내가 영 바보 같아 보여서 일부러 넣은 거임); 한국 학생과 미국 학생의 수학 실력은 마치 탁구부 애랑 동네 형들한테 야매로 배운 애랑 탁구 시합을 하는 뭐 그 정도 격차가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물론 개천에서 용나듯 코쟁이 중에서도 수학 천재가 나오긴 하는데, 그건 돌연변이다. 그런 돌연변이들은 엑스맨처럼 특별하게 취급되어 가끔 미드의 주인공이 되곤 한다. 미드 <빅뱅이론>처럼)


미국 학교의 많은 수업은 토론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영상은 introvert, . 내성적인 학생들이 학교 교과 과정에서 받는 피해를 이야기하는 TED 동영상이다. 미국은 이렇듯 앞에 나서서 잘 떠드는 아이들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가는, 외향적 학생에게 꽤 유리한 시스템이다. 한국 유학생들은 성격과 상관 없이 영어 실력이 딸려서 내성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 막 도착한(파아브); 조기 유학생이 비빌 곳은 영어가 거의 나오지 않는 수학과, 그나마 적게 나오는 과학 뿐이다. 물론 나의 경우에는 영어도 못하고 수학도 못하는 특이한 케이스라 처세술이라는 나만의 스킬로 과목 구분 없이 점수를 잘 받곤 했다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영어와 사회 과목을 수강 하면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게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기피하며 지내던 유학생들은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도 상관없이 불가항력적으로 이공계에 원서를 넣게 되고, 어느새 공대생이 되어버린 자신을 목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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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처럼 심한 남초 현상은 벌어지지 않는다

영어를 못하는 것은 남녀의 구분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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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런 여신이 나타나지도 않는다. 뭐 인생이 그런 거지.


물론 나처럼 문과 계열로 들어오는 사람도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이공계열이 많다. 아무래도 쪽수가 많다 보니 유학생 사회 내에 따로 커뮤니티 비슷한 게 생기게 되고, 그들 사이에 형성된 네트워크도 꽤 끈끈하다. 한인 학생회 카페에서 교과서를 자기들끼리 사고 파는 경우도 흔하고, 심지어 족보도 있다.(한국 아이들끼리 컨닝 하다가 걸리는 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하는데, 이렇게 퇴학 당하고 인생 망하는 것 같다가 어찌어찌 한국 대학에 다시 들어가는 것 같더라.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할 기회가 있으면 좀 더 디테일하게 부분 부분 나누어서 시원하게 까주겠다. 컨닝하다 쫓겨난 외고 새끼들아 보고 있냐?)


그렇게 영어 실력에서 도저히 상대가 안되는 코쟁이들을 피해서 이공계에 들어온 한국 유학생들을, 왼편엔 구구단은 장난이고 19단까지 외운다는 수학의 왕 인도인들이 “어서와, 서남아시아인은 처음이지? 요가파이어 맛 좀 볼래?” 하고 반겨주고 오른편엔 제갈공명의 후예 중국인들이 “니하오~ 우리 살람 인해전술 좋아한다해~” 하고 반겨준다. 실제로 수학 성적이 엑셀로 뜬 것을 봤는데 인도가 무조건 탑이고 그 밑으로 한국과 중국의 각축전이 벌어진다.


이런 상황은 마치 한국 고등학교에서 문과 이과 정하듯 하찮은 점수 몇 점 때문에 전공을 정하는 뭐 그런 상황과 비슷하기도 하고, 머리가 커서 유학 온 것에 대한 기회 비용인 것 같기도 한, 딱히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기도 하다. 미래에 대한 잘못된 선택이 흔히 그렇듯 적성과 흥미에 대한 오랜 고민 없이 결정한 자신의 어린 시절 선택을 후회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 3학년이 됐는데 뒤늦게 전공을 바꾸고 싶다고 나한테 고민 상담을 한 경우도 있다.


한국에는 이공계 기피 현상이 있다고 들었다. 미국에서 유학한 애들이 돌아가서 그 빈자리를 채운다면 우리의 조국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 졸업하고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대기업에 입사하는 코스를 밟기에, 딱히 도움이 안된다고 본다.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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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드린다.


미안하다.


여러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음악이었다.


잠이 좀 깨는가


난 이 음악을 들으면 레드불을 3캔 정도 원샷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척추가 곧게 펴지는 효과도 있는 듯 하다.



이번엔 군대다.


군대 이야기를 해보겠다. 아~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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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오랜만이네 스티붕 유.


아직까지도 심심찮게 포털 메인에 등장하는 사람이다사건 당시의 비호감도의 정도로 친다면 '박주영 + 상추 세븐 비' 정도 되는 비호감인 이분이 절정의 인기를 구사하다가 나가리가 된 이유는 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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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간다고 했다가 안 갔기 때문이다. 구라를 제대로 친 거다. 그리고 미국으로 날랐다. 마치 국부 리승만 박사를 연상시키는 기민한 몸놀림이다.


우리나라에서 군대를 안 간다고 하는 것은(그 중 특히 군대를 갔다 온 남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인임을 포기하는 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에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던 유승준은 순식간에 매장되었고, 아직까지도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지겹던 고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미국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한 유학생들이 대학 입성의 기쁨을 충분히 즐기기도 전에 그들에게 존나게 똥줄 타는 일이 발생한다. 바로 카투사 지원 결과 발표일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9월 즈음 원서를 넣고 11월 즈음 결과가 나오는 카투사 전형은 인생 한 번 뿐인 기회. 무척 소중하다. 결과가 나오면 소수의 합격자는 기쁨의 술잔을, 그리고 떨어진 대부분의 탈락자들은 슬픔의 술잔을 기울인다. 그리고 놀랍게도 며칠 후엔 저 멀리 다른 지방에 있는 대학의 합격자 수도 소문으로 돈다. 예를 들면 “야 내 친구 ##대학 다니는데, 거기 딱 두 명 붙었다던데?하고 말이다.


미국에서 대학 다니는 fob들에게 주어진 옵션은 우선.


1.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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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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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뭐 안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미국 시민권을 따거나, 한국에 삼십 대 꺾일 때까지 안 들어오거나 뭐 이런 경우인데딱히 궁금할 사람도 없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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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참고해도 되고, 아니면 아래의 링크에 실린 글을 보셔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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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캐나다 생활 정보라고 올려놓은 이 기독교 블로그는 혼이 좀 나야 된다.

무슨 매국노 양성할 생각인가?<원문보기 클뤽>



위에 명시된 군대를 안 가는 방법들은 대부분 한국에 돌아와 평범하게 살 생각을 가진 사람이면 불가능한 것들 때문이기에, 그다지 권하지는 않는 바이다. 까딱하다가 스티붕 유 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군대는 웬만하면 가라. 절대 내가 갔으니까 가라는 것은 아니다. 난 대인배이다.


그럼 일단 군대를 가기로 한 경우 옵션은 뭐가 있냐 하면,


1. 카투사.

2. 필승공군, 해군

3. 안강한친구 륙군

4. 미군이 있다.


카투사는 앞에서 말했 듯 일생 한 번 기회가 있고, 붙을 확률이 굉장히 낮다그 이유는, 카투사 지원 자격 요건이 공인 영어 성적 제출이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영어 성적 커트 라인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구분

TOEIC

TEPS

TOEFL

G-TEPS

Level 2

FLEX

PBT

IBT

점수

780

690

561

83

73

690


출처 : 병무청 홈페이지


자격증 및 공인시험 중독자들을 양성하는 우리나라의 교육 풍토에 걸맞게 우리나라 대학생 중에 토익 780넘는 사람이 셀 수 없이 많고, 성적 높은 순서대로 뽑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들을 다 모아서 뺑뺑이로 뽑는 것이다 보니, 붙을 확률이 굉장히 낮다.(예전에는 점수대 별로 따로 뺑뺑이 돌렸다는데 최근에 모조리 모아서 뺑뺑이 돌리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전 국민이 인지하고 있듯이 토익의 공인 영어 시험으로써 가장 큰 단점은 토익 성적과 영어 회화 능력이 그다지 관련이 없다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한국 대학을 다니다가 카투사로 입대한 애들 중에 회화를 거의 못하는 애들도 많다고 한다. 카투사 출신 내 친구는 회화가 가능한 유학생 출신이었기 때문에 전입 당시 큰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그럼 이 시점에서 잠시 카투사에 대한 나의 옛 기억을 꺼내어 보겠다겨울이 오면 눈이 오고 봄이 오면 벚꽃이 피는 자연의 아름다운 섭리처럼 상병이 되자 여자친구에게 시원하게 차인 나는 멘탈이 가루가 된 상태에서 허우적거리며 매일 밤샘 근무를 자원하여 잠을 자지 않는 불사신의 경지로 몸을 끌어올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내가 혹시 과로사하면 생길 업무 공백을 우려한 중대장은 “이 새끼야 나가서 바깥 세상 공기 좀 쳐먹고, 이쁜 여자 구경도 하면서 정신 차리고 온나. 그렇다고 사고 치지는 말고.하며 나를 강제로 휴가 보냈다.(이 인간이 날 걱정해서 이런 건 절대 아니다. 날 그저 한기의 지게 로봇으로 봤을 뿐이다)


갑작스런 휴가를 나오게 된 터라 할 일이 없어서 슬램덩크 정주행과 나루토 정주행을 마치고 각종 미드 정주행을 하던 중 카투사에서 복무하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자기 부대에 견학을 오라는 것이었다. 평소 필승 공군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던 나에게 동맹국 군대 병영 견학이 선진병영에 대한 개념을 정리할 절호의 기회라고 느끼고 대구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신세계였다부대 내에 수영장과 실내 농구장과 스타벅스, 그리고 여고생까지 있는 부대는 상상도 못했다.

(절대 여고생을 좋아한다는 게 아니고 그냥 그렇다는 거다. 나 나쁜 사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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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컹철컹~ 아청아청해~


물론 카투사 나름대로 애로사항이 있겠지만그냥 몇 가지 부러웠던 점은 카투사는 독방 혹은 2인실을 쓴다는 것이다. 난 병장 때 6인실을 쓰면서 호텔이라고 좋아했었는데... 그 외에 복지 시설도 좋고, 한국과 미국의 공휴일에 모두 쉰다. 모든 카투사가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갈굼 현상도 타 륙군 부대에 비해 덜하다는 친구의 말도 기억난다. 매일 일과 후 외출 하는 것도 좋다. 부럽다. 시바!


운좋게 카투사에 붙은 소수의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우선 공군이나 해군으로 눈을 돌린다.(이것은 카투사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한국 대학생도 마찬가지라고 들었다); 일단 편한 게 장땡이라는 선배들의 말을 잘 따른 결과일 것이다. 애초에 육군에 지원하는 친구들도 몇 있지만 상당수가 공군이나 해군에 지원한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경우 공군에 지원하려면 고등학교 성적표를 번역해서 공증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이 절차가 졸라 귀찮은데, 영어 공증해주는 사람 찾기 힘들면 직접 번역 한 다음에 제일 허름한 사무실 들어가서 대충 '아저씨 이거 병무청 갈 거니까 뭐 없어요. 저 영어 존나 잘해요.' 하면 그냥 도장 꽝 찍어준다. 가격도 싸게 해결이 된다); 어찌어찌 서류 전형을 통과하고 그 후 뒤따르는 면접 시 “천안함은 북한의 공격이 맞으며 종북세력은 척결 되어야 한다. 김정은 개새끼.따위의 말을 하며 적기가를 부르면 좆되는 거고 암튼 적기가는 부르지 말고 어느 정도 버무려 주면 적당히 통과 된다.


안강한친구 륙군은 생략한다. 절대 내가 공군 전역자이고, 인근 부대 멍청한 륙군 행정병 때문에 개고생을 해서 륙군만 보면 소름이 돋거나, 자꾸 륙군 나온 친구들이 내가 편한데 있다고 놀려서 그렇거나, 나보다 3달 군생활을 짧게 해서 짜증이 나서 그런 게 아니다. 난 대인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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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군으로 입대하는 경우도 있다. 시민권자도 아니고 영주권자가 아닌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준다는 달콤한 꿀바른 조건을 제시하여 미군으로 입대시키려는 미 제국주의자들의 후기 로마제국이 게르만 용병 부리는 듯한 엿 같은 전략이다. 까딱하면 아프간이나 이라크 가서 이슬람 테러리스트들과의 베틀필드 실사판을 찍고 제대 후 각종 트라우마를 겪으며 정신병원을 들락거리는 엿같은 시츄에이션이 벌어질 수 있다고 아무도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이 제도가 생긴 이후 일빠로 신청한 병사들의 입대 당시 타임스퀘어에서 세레모니도 하며 크게 판을 벌이던 것을 본 기억이 난다.


가끔 뉴스를 보면 해외 영주권자들이 군대에 간다는 해괴망측하고 정상적인 대한건아의 이성으론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 일들이 보도 되곤 하는데, 알고 보면 논산 카투사 입대 소대인 반전작살인 경우가 있어서 열을 확 받곤 한다. 카투사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외국에서 살다 온 아이들이 적응 하는 데는 카투사가 타 부대보다 훨씬 낫지 않나 싶다.


나의 군대 생활을 간략하게 써보자면 (길게 쓰면 밥맛도 떨어지고 설사도 유발한다. 시발)


평소 일과 외에, 


이병 때는 여기저기 불려 다니면서 “영어 해봐” 라는 선임의 질문을 받으며 고생하고,

일병 때는 말년 중대장의 영어 강사가 되어 고생하고,

상병 때는 새로온 대대장이 “일, 이병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영어회화 동아리를 만들어라. 나 여단장님한테 칭찬좀 받자. 그리고 부대 도서 관리 좀 잘 하고. 좀 있어 보이게 세트로 된 고전 시리즈 같은 거 좀 사 놓고, 독후감 대회하고 영어 발표대회도 만들어 봐”라는 두 달 정도 노가다를 해야 하는 양의 오더가 담긴 지시를 오연타로 받아 고생하고...


병장 때는 편했다.


아마 다른 유학생 친구들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님 말고.(우리 부대는 나에 대한 의존도가 필요 이상으로 컸긴 하다. 좀 과장해서 글자 들어간 건 다 내가 했다.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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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수많은 우리 국민이 아직도 짜장면과 짬뽕 사이에서 갈등하고 물냉과 비냉에서 갈등하며, 사비를 털어서라도 부동산 값을 올려줄 것처럼 생긴 모중공업 오너와 한강에 미래 지향적 디자인을 한 예술적 건축물을 짓는 일에 딱히 관심이 없어 보이는 현 시장 사이에서 갈등을 한다. 내가 보기엔 복사, 붙여 넣기를 한 듯 똑같이 생긴 옷 두 개를 가지고 와서 “어느 게 더 이쁘냐?”며 인생 최대의 난제를 던지는 여자친구 앞에서 선택을 강요받기도 한다. 이런 선택의 순간들은 우리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곤 하지만 아무래도 선택은 없는 것 보다 있는 것이 낫다.


다 맘에 들지 않더라도 저기 윗동네 김씨네 일가처럼 당이 한 개만 있는 것 보단 여야가 있는 게 나은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군대의 경우 선택의 여지가 없다. 헌법에 규정된 의무인 만큼 아버지가 여당 국회의원 이거나 곧 장관 후보자로 임명될 예정이 아닌 이상 다들 군대를 가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고, 주변에 군대에 가는 20대 초반의 남성을 이해해주는 분위기도 잘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유학생은 아주 약간 다르다. (물론 법이 다르게 적용되는 게 아니고 개개인의 멘탈의 문제이긴 하지만) 마치 선택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모두가 군대를 가는 한국과는 다르게 내 옆에서 실실 쪼개고 있는 저 새끼는 미국 시민권자 혹은 영주권자라서 군대에 안 가기 때문이다. 입으론 “야 새끼야 한국 남자면 군대에 가야 되는 거야. 이 매국노 새끼야 니가 일제 시대 때 태어났으면 일본 순사 딱가리 밖에 더했겠냐? 이 승냥이 같은 새끼야” 라고 욕 하지만 사실 어떤 짓을 해서 라도 가기 싫은 것이 군대를 앞둔 남자들의 공통된 심리이다. (그리고 하필 이럴 때 내가 말한 욕의 대부분을 못 알아 듣는 경우도 가끔 있다. 매국노? 그게 뭐야?? 이 말을 듣는 순간 레알 폭발한다.)


군대에 입대한 유학생들은 자주 사고를 치곤 하는데, 그 배경엔 유학생들에 대한 선임병들의 오해와 편견이 있다고 보여진다. 유학생들은 자주 군대에서 일어나는 각종 병영 부조리에 용기있게 "왜 이등병은 못 웃는 겁니까?" 같은 질문을 던지기도 하여 공격의 대상이 된다. 사실 선임병들도 그들의 이러한 행동이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니란 걸 알고 있다. 그들도 가까운 과거엔 이등병이었으니까. 계속 문제를 일으켜서 여러사람 귀찮게 하는 것 같아 보일 수 있지만, 그런 병사들이 군대 내에 고인 썩은 물을 정화하는 작용을 할 수도 있다.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비록 외국에서 탱자 탱자 놀고 온 것 같고, 왠지 싸가지 없어 보이는 유학생들이라도 같은 한국인이며 한국인의 의무를 나눠지기 위해 군대에 입대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무조건적인 적대감 혹은 오해는 삼갔으면 한다. 자국민인 유학생도 포용하지 못한다면, (곧 거대한 사회문제가 될)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외국인 노동자 2세들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는 바다 건너 일본 애들이 재일동포들에게 하는 짓거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민족에 대한 애정과 헌신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언젠가는 민족주의 노선도 버려야 할 시기가 올 것이란 걸 인지했으면 한다. 우리나라 사회도 어서 빨리 우리와 다른 사람들도 얼마든지 포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군대에 대한 나의 결론은 아무리 그래도 군대에는 가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뭐 딱히 안 가고 버틸 방법도 없지만물론 복학 후, 영어도 다 까먹은 것 같고, 아저씨 취급도 받지만 굳이 좋은 점을 찾자면(이 부분에서 한 일주일 고민했다. 진짜 힘들었다); 군대를 다녀온 이후 한국 사회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고, 내가 한국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즉 자아 성립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나처럼 행정병으로 전역하면 우리나라 비리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군대에서 '비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완벽하게 마스터 해서 마치 마이클 샌댈 교수가 정의에 대해 논하듯 비리에 대해 논할 수 있는 비리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그러면 가끔 뉴스에서 공무원 비리 관련 뉴스를 보면 뭐가 어찌된 일인지 훤히 보인다. 참고로 난 특히 뇌물 및 쇼부 전문가이다.


만약 입대 전으로 돌아가서 '군대 갈래/안 갈래' 사이에서 결정 할 수 있게 된다면 '안 갈래'를 선택하겠지만, 한 번 쯤은 가볼 만하지 않은가 싶다. 한국에 살 생각이라면 말이다.물론 이 역시 절대 내가 다녀왔기 때문에 이러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난 대인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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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에는 제 5탄 “넌 귀족, 난 평민이야(feat. 요제프 전 여친); 편이 준비 중이다왠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드라마 소재 같지 않은가?


주 내용은 조기 유학생 분류법, 즉 재벌 3세들이 가는 귀족학교와 나 같은 애들이 가는 일반 사립고의 차이점이다. 나름 흥미로운 소재일 것이다


그리고 보너스로, 이 편을 읽다 보면 실제 들어가는 조기 유학 비용이 감이 잡히실 거다.(요제프의 유학원, 오픈 예정임)








요제프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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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너클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