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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5. 26. 월요일

타데우스









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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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전 세계 뉴스의 중심이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살짜쿵 디벼볼까 한다. 


한 나라가 거의 망하기 일보 직전인 상태인데도 한국의 뉴스는 (공중파는 안보니 잘 모르겠지만 지들이 정론이라고 부심이 가득한 JTBC에서도)단편적인 소식만 전할 뿐 전체적인 그림을 알기 어렵다. 


모든 사건이 그러하듯 처음에 의도와 방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잊히고, 그 위에 새로운 사안과 사건이 터지게 됨에 따라 본질이 흐려지고 논점이 바뀌어 간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사건 역시 처음부터 보지 않는 이상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결과가 나올지 명확하게 알기 어렵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왜? 김태희가 밭 매는 나라아닌가. 우리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수많은 김태희가, 전지현이, 김민정이, 한효주가... 고통을 받을지도 모르는 이러한 절제 절명의 범지구적 위기에서 우리라고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다들 분연히 일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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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총리 율리아 티모셴코(Julia Timoschenko)

MB도 좋아하던 그분~


사실 글을 시간 순서대로 쓰다 보니 능력의 부족이 절실히 내용이 너무 길어졌다. 끝없이 반복된 사건과 사고를 다 기술할 수 없기에 전체적인 그림만 대강 짚어보자. 각각의 세세한 사건은 구글신에게 물어보시라. 



1. 배경


우크라이나는 대략 남한의 6배 정도 되는 유럽 최대의 면적에 4천 5백 만의 인구가 살고 있고 경제력은 한국의 15% 정도 밖에 안된다. 즉 무지 가난하다는 얘기다. 2차 대전 이후 소련에 포함되어 있다가 소련이 붕괴하며 우크라이나로 분리 독립하게 되었다. 그런데 경제력의 주체가 되는 대부분 산업시설은 동부에 몰려 있고 서부는 경제적으로 동부에 의존하는, 다시 말해 동부 김태희는 공장에서 나사 돌리고 있고 서부 전지현은 밭 매고 소 끄는 환경이다.


당연히 경제적으로 서부는 동부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그에 못지않게 경제, 문화, 산업의 중심축은 동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흔히 한국 언론에서 이를 '수도권 + 영남권 =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그 외지역 = 우크라이나 서부지역'이라고 하는데 그보다 더 심한 편차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유럽의 모든 도시가 고풍 있고 으리으리한 바로크 시대의 건물들이 시내 중심가에 하나씩은 꼭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특히 동유럽 지역으로 갈수록 그리고 그곳에서도 시골 지역으로 들어갈수록 2차대전 흑백사진에서나 볼법한 풍경이 펼쳐져 있는 곳이 많으며 그 나름의 정취가 있지만 문명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 수준이 열악한 곳이 많다. 고풍스런 바로크식 건축물도 돈이 있어야 관리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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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반정부 시위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구소련의 해체는 유럽에 평화의 시대가 찾아왔다는 하나의 상징과도 같았다. 하지만 이 역시 하나의 착시 현상이었고 세계 다른 여러 지역과 마찬가지로 유럽의 안보도 마냥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 이번 사건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안보는 항상 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유럽연합은 현재 전적으로 이 문제에 매달리고 있으며, 이 사태의 결과가 향후 유럽의 정치, 경제, 안보에 큰 영향을 끼칠 거라 예상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모든 것은 데모를 통해 표면화되었다.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Kyiv)에서 2013년 9월 정부와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인 빅토르 야누코비치(Victor Janukowytsch)에 대항한 시위가 대대적으로 일어났다. 


시위의 쟁점은 야누코비치가 국민의 반대를 무시하고 대대적인 친러시아 정책을 펼쳤으며, 그와 동시에 EU 자유무역협정으로부터 멀어지는 정책 노선을 달렸다는 것이다. 이런 정부 정책에 따라 우크라이나인들은 친러시아냐 친유럽연합이냐의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고 정부의 친러시아 정책에 반대하는 싸움은 대규모 시위로 발전하여 치열하게 진행되었다. 그 이전부터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던 우크라이나는 어차피 러시아나 유럽 어느 한 쪽에 붙을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다만 유럽연합에 돈을 빌리고 그들이 제시하는 구조조정등의 조건을 수용하느냐 러시아에서 빌리고 푸틴 밑으로 들어가느냐가 중요한 뽀인트 였는데, 야누코비치조차도 친러시아 정책이 이렇게 큰 반대를 몰고 올지는 미처 계산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친서방 혹은 친유럽 세력, 소위 유로마이단 (Euromaidan)이 주도한 이 시위는 키예프에서 정부를 상대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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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명한 사진


이러한 이야기들을 볼 때면 당연히 ‘어라? 친서방인 서쪽은 착한 편, 친러시아인 동쪽은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게다가 서방은 EU뿐 아니라 미국도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니 전 세계 언론의 기레기님들은 순식간에 푸틴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며 푸틴을 저 시베리아 벌판을 휘어잡는 독재자이자 돈독 오른 러시아 갑부 이미지로 만들어 버렸다. 독재자 맞고 갑부 맞지만. 그렇다고 반대편이 착한 놈 혹은 정의냐? 그 안에서 살고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


점점 커지던 시위는 2014년 2월 18일 내전양상으로 전환되었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사격을 시작하고 당시 약 80명 이상의 시민이 사망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야누코비치 정권은 순식간에 최근 유행하는 <귀태> 정권이 되고 그 자리를 친 유럽파 정권이 과도정부라는 이름으로 낼름 가져오게 된다.



당시 시위대의 가장 앞에 선 전직 복싱 세계 챔피언이자 현직 정치인 

'우크라이나의 김연아' 비탈리 클리치코(Vitali Klitschko)가 

그의 동생이자 현 복싱 세계 챔피언 블라디미르 클리치코(Wladimir Klitschko)와 찍은 귀여운 광고.

물론 얼굴이 김연아급 이라는 건 아니다.  



새로운 과도정부가 집권하게 된 후 반정부 시위는 가라앉아야 정상이지만 이제 시위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바뀌게 된다. 시위의 무대도 키예프에서 크림반도로 옮겨지게 된다. 크림반도는 또 뭔가? 이곳은 조금 웃긴 상황에 있는데 우크라이나 영토에 속해 있긴 하지만 그 속에서 크림자치공화국을 형성하고 있다.


크림반도에 사는 우크라이나인이자 크림자치공화국 주민이기도 한 이들은 새로운 정부를 환영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반대의 입장, 즉 친러시아편에 선 사람이 과반수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이들은 또다시 새로이 들어선 과도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게 된다. 이 시위 과정에서 수많은 러시아계(혹은 분리주의자)의 희생이 있었고 이는 오데사라는 곳에서 극에 달한다. 당시 키예프 정부군은 노동조합 건물에 화염병을 던져 불을 내고 밖으로 나오는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한다. 공식 발표로는 46명의 희생자가 있다고 하지만 소문으로는 100명이 넘는 시민이 숨졌다고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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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을 위해 인터넷에서 위 사건과 관련된 사진 검색은 하지 않기를 권한다. 


이 크림반도 전체 인구의 60%가량은 러시아인 혹은 러시아 계열의 사람들이다. 이러한 크림반도와 그 주변의 동부 우크라이나에 살고있는 러시아 계열의 사람들이 과도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두 가지 이유는 이렇다. 


자신들의 뿌리가 러시아인데 친유럽 정권이 들어서면 러시아인으로 살고 싶은 그들의 정체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뿐만아니라 우크라이나가 유럽 연합으로 합병될 경우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공화국에 대한 자치권이 유럽연합의 제도와 맞지 않을 것이고, 이로인해 자신들의 삶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혼란이 시작되면 사회 전반적으로 기대와 다르게 최악의 상황으로 흐르는 것을 우리는 자주 목격해왔다. 우크라이나도 예외는 아니었고 이 작은 크림반도에 대략 16,000명 이상의 <크림반도 자치국 군인>이 주둔하게 된다. 헌데 이들의 정체성에 대해서 말이 많다.


처음에 많은 언론과 시민들이 이 군인들을 러시아 군대라 생각했고 푸틴에 대한 비난이 가해졌지만 푸틴은 지금까지도 그에 대해서 부정하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러시아의 공식적인 입장에 따르면 그들은 그냥 크림 자치공화국 자위대라고 한다. 이쯤되면 어떤 증거가 나오든 각국의 정부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자신이 보고 싶은 걸 보고 ,자신이 믿고 싶은 걸 믿게 된다. 양측의 사람들의 갈등과 증오는 극에 달했으며 계속해서 서로에 대한 시위와 테러가 이어졌다. 


웃기디 웃긴 러시아는 대외적으로 발표한 이야기가 무색하게 자신들의 군대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훈련시키고 전쟁준비에 돌입하는 정황을 나타내게 된다. 러시아 공군 역시 이 시기에 전쟁준비를 완료하게 된다. 사태는 결국 계속해서 끝까지 가보자고 하는 제로섬 게임 양상으로 진행되었고 이 과정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당연하게도 친유럽계 우크라이나인들은 미국에게 군사적인 도움 혹은 아주 강력한 경제적 조치를 통해 이 사건을 해결해 달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러시아계 우크라이나인들은 이 사태를 러시아의 힘을 빌어 해결하고 싶어한다.


두 진영 전부 지금까지 많은 피해를 입고 그만큼 상대 진영에 많은 피해를 입히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초반의 평화적 시위따위는 이미 잊은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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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게 친유럽, 퍼런 게 친러시아 성향


현지시각으로 5월 12일에는 동부 우크라이나 지역 도네츠크(Donezk)와 루안스크(Luhansk) 주민들을 대상으로 러시아 병합에 관한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당연히 투표 과정은 개판이었고 투표 마감 전에 개표가 시작되었으며, 선거인 명부도 개판이어서 두 지역에 모두 가서 투표할 수 있을만큼 대강 이루어진 투표였다. 어떤 이는 외신에 대고 그날 하루 동안 8번의 투표를 했다고 자랑스레 떠드는 판국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참여율은 89.7%였고 러시아 병합에 찬성하는 표는 전체의 96%가 나왔다. 러시아는 당연히 두팔 벌려 환영했고 유럽에선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러시아 외교부 장관 (Sergej Newerow) : 도네츠크와 루안스크 주민들이 키에프의 군사정권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유롭고 평화로운 공화국 시민으로 살기를 지지하였습니다. 


독일 외교부 장관 (Frank-Walter Steinmeier) : 불법입니다. 이 과정을 지켜본 모든 사람은 알 것입니다. 이 투표 결과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서도, 받아들여질 수도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자, 모두의 예상대로 싸움은 다음 라운드로 넘가가게 되었다.


현재 우크라이나 내부는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며, 겉보기엔 시민들의 생활도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증오와 불신의 감정은 단 1%도 해결된 것이 없기 때문에 이 불안한 상황은 아주 작은 동기로도 또 다시 큰 사건으로 번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태에 있다고 봐도 좋겠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외출도 자제하고 흉흉해진 민심으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불안해 한다고 알려졌다. 


특히 시민들 사이의 증오와 불신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현지에 있는 외신들은 전한다. 



3. 개인의 삶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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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김태희 VS. 동부 김태희


서부세계의 흐름은 자유롭고 부유한 유럽 쪽으로 흘러가지. 절대로 과거 공산주의, 게다가 가진 거라곤 기름밖에 없는 러시아에게 붙어서 우리가 이득 볼 것이 전혀 없다. 게다가 인권, 복지, 생활  수준, 부의 분배 등을 따져봐도 러시아에게 붙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게다가 야누코비치 정권이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한 순간 우리는 생존을 위해 끝까지 갈 수밖에 없었다. 


동부원래 이 지역은 러시아 계열의 사람들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유럽의 약소국들이 EU에 가입하여 독일, 프랑스의 배만 불려 준 결과도 몇몇 보아왔다. 새로 들어온 과도정부라는 것들이 우리의 시위에 대해서 극단으로 몰고 가 결국 사고를 유발하고 우리에게 총도 쏴댔다. 우리는 러시아의 편을 들 수밖에 없는 처지다. 


서부 러시아가 죽인 우크라이나인들을 보라. 현재 키예프에 그들을 기리는 추모장소에는 사진이 가득 차 있다. 평범한 시민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총을 맞고 죽었다. 러시아가 깊숙이 이 나라로 들어온다면 이러한 일들은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다.


동부 : 이곳에 사는 러시아계 주민들은 지금까지 특별한 국경도 없이 러시아와의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했다. 일은 돈을 많이 주는 러시아에서 하고 가격이 싼 우크라이나에서 장을 보며 사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로 내 두 딸은 한 명은 러시아, 한 명은 우크라이나 국적이다. 러시아와의 단절은 우리의 생활뿐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찢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니까 너희가 정 원한다면 그냥 따로 찢어지자고. 얼마 전에 우리 주민투표 봤잖아. 전체의 95%가 찬성했어. 러시아도 이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고. 너희 돈 없는 건 너희가 알아서 해결해. 우린 러시아인으로 그냥 살래.


서부 그 주민투표 어차피 조작이잖아. 이미 여러 신문에서 실제 투표 참가율은 30-50% 밖에 안 나왔고, 러시아합병에 찬성하는 의견도 95%가 아닌 60-70%라고 하더라. 그럼 러시아인이 되기 싫은 우크라이나인들까지 너희의 뜻대로 러시아인으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것 아냐. 그 사람들 지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군사훈련까지 하고 있어. 정말 그들을 다 죽일 셈인 거냐?


동부그래도 조작이든 어쨌든 결과는 나왔고 대부분은 친러야. 받아들여. 게다가 죽이는 건 너희도 전문이잖아?


서부 : 절대 못 받아들여. 곧 있을 대통령 선거의 결과대로 우리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에게 맡기면 되잖아. 


동부우린 그냥 러시아인이라고!!!  


<얼마전 본 다큐를 바탕으로 재구성 해봤다. 세세한 내용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대강 이런 분위기였다>



4. 각국의 이해관계 


사실 동남부와 서북부, 즉 친러시아와 친유럽 간의 갈등은 초기에 우크라이나인들 스스로 해결했어야 한다고 본다. 내부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경제회복만을 위해 강대국들의 힘에 기대는 순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복잡해졌다. 


소위 자국민 보호라는 명분으로 러시아가 개입을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 등 많은 나라들이 그 반대편에 섰으며 시위로 시작된 갈등은 전쟁의 상황으로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변 강대국들의 움직임과 태도는 우크라이나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수많은 뉴스가 거의 분단위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사람들은 자다가도 일어나서 뉴스를 확인해 볼 정도로 시국이 불안하다고 한다. 하지만 으레 그렇듯 언론도 당연히 통제되고 지역별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방송을 송출하고 있는 상태이다. 


사실 우크라이나 내부의 상황보다 중요한 것은 주변국들의 움직임이다. 잘나고 돈 많은 강대국들의 움직임에따라 앞으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고 잘 중재 되어 다시 평화로운 김태희, 전지현, 한예슬, 김민정... 들이 사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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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불곰국의 입장을 한번 살펴보자. 사실 이 갈등의 가장 중심에 서 있기도 하고 가장 중요한 국가이기도 한 러시아다. 


러시아는 과거 소련의 영광과 부를 되찾기 위해 무던히 노력중이다. 푸틴의 집권 이후 그러한 방식은 점점 가속화 되었고, 러시아는 과거 소비에트연방의 나라들과 경제적, 문화적, 군사적 동맹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잡음이 나는 조지아를 조져 주시기도 했고 지금은 우크라이나에 한 발을 걸쳤다.


일단 크림반도에 러시아의 흑해함대가 들어가 있다. 그 복잡한 연유야 어찌 되었든 러시아로서는 현재 크림자치공화국 내의 함대를 포기할 수 없다. 동유럽과 터키로 이어지는 거대한 호수 같은 흑해.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위치의 크림반도는 말 그대로 러시아의 유럽 견제에 있어 군사적 요충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들의 이익을 포기하며 다른 나라들에게 이 금싸라기 같은 곳을 절대로 내어줄 맘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푸틴을 비롯한 러시아 정부는 서방 세계의 갖은 협박과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수면 위로 때로는 물 밑으로 크림반도를 중심으로 한 분리주의자들을 돕고 있다. 이를 계기로 불곰국과 EU의 관계는 급 냉랭해 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푸틴이 아무리 김어준 총수 스타일 내 멋대로 스타일 일지라도 직접적으로 주변국들과의 마찰의 위험을 무릅쓰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그에 따라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서 후까시 잡고 군사 훈련을 하던 러시아 군대를 한발 뒤로 물러나게 했다. 


물론 아직도 많은 이들이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분리주의자들을 도우며 작전을 수행 중이라 의심하지만 불곰국은 “우루사~”를 외치며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다른 선진국들의 경제제재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푸틴은 며칠 전 대뜸 중국에 가서 “우리한테 가스 좀 살래?”라고 한다. 새로운 신흥강자 시진핑은 씨크하게 “뭐, 줘봐봐. 함 써볼게.”라며 계약을 맺는다. 그뿐만 아니라 푸틴의 달달한 유혹은 경제협력 뿐 아니라 군사적 협력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무려 48개의 조약을 서로 체결했다고 한다. 이 천연가스 공급은 4,000억 달러 규모이며 양은 380억 제곱미터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한다. 뭐 둘 다 감도 안 오는 숫자이니 그냥 많은 돈과 많은 양이라고 해두자. 


불곰국 행님들은 한숨 돌리며 “이제 유럽뿐 아니라 중국에도 우리의 가스를 팔 수 있다.”라고 얘기했지만, 실제 속마음은 “유럽 미국 늬들이 내 돈줄을 쥐어짜려고? 이런 가스도 없는 것들이... 니들 아니어도 팔 데 구했다. 꺼지셈.” 정도의 의기양양함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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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 세계가 오빠만 바라보는 상황에서 우리 천조국 오빠인 오바마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불곰국 푸틴에게 세게 나가자니 왠지 저놈은 앞뒤 안 가리고 덤벼들 것 같지 않은가. 실제로 푸틴은 예전의 강력한 러시아의 부활을 이끈다는 이미지로 현재까지 잘 버텨오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가 아무리 미인이 많기로서니 천조국 입장에서는 러시아와의 군사적 충돌은 절대로 안 된다는 방향으로 사근사근 정책을 유지해 왔다. 그와 동시에 러시아에게 경제제재와 협상 테이블이라는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들이밀었지만, 현재까지 대단한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굳이 도와줄 이유는 없다. 왜냐고? 돈이 안 되잖아! 


뭐 이를 굳이 미국의 도덕성과 연관 지을 필요는 없다. 다만 다른 서방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직접적 이해 당사자가 아닌 미국이 깊숙이 개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또 다른 갈등을 야기시킬지도 모른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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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사실 유럽은 이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당사자이다. 하지만 유럽이 하나의 국가가 아닌 만큼 유럽 내에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그만큼 유럽 국가들이 공동으로 나서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유럽이 내고 있는 한 목소리는 한 마디로 '러시아 개객끼'이다. 유럽의 입장만 살펴보자. 유럽지역에서도 특별히 못사는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는 것은 유럽 입장에서 봤을 때 보드카나 농산물 조금 수입하는 것 이외에 큰 이득은 없다.


현재도 돈 좀 만지는 국가들은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혹은 아일랜드. 서로 지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리스, 스페인)가 잘 사는 유럽의 경제를 깎아 먹는다고 하고, 돼지들은 돼지들 나름대로 "너희랑 합치고 우리만 손해 봤는데 단물 다 빨아 먹고 우리를 이따구로 대하냐?"며 불만이 있다. 그 외의 지역들 역시 유럽 연합에 들어오고 싶어 하지만, 서로의 이익과 방식이 상충하기에 그 구도는 앞으로도 점점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이 사태에 대해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유럽연합은 OSCE(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유럽 안보 협력 기구)를 통해서 우크라이나에 최악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감시단을 파견했다. 하지만 이들은 동부지역에 발도 닿기 전에 공중에 총질을 해대는 자위대들에 의해 출입이 차단되었다. 현재 EU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를 미국과 어느 정도 협조하며 진행 중이다. 그리고 NATO(북대서양 조약기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두 국가 모두 나토와 동맹국이기 때문에 현재는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비행기들을 보내 우크라이나 상공을 감시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유럽 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중심이 되는 국가는 독일이다. 만약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미국이 군사적 개입을 하려고 한다면 자신들의 유럽 기지가 있는 독일에서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 그럴 경우 독일의 협조가 절대적이지만 독일은 어떤 면으로도 자신들에게 이익이 될 수 없는 군사적 개입은 단호히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독일의 몇몇 정치가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달려갔고, 또한 중재와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싶어 하지만 별로 성과는 없다. 러시아와 미국에 비해 상대적 약소국인 독일이 이 관계에서 택한 방법은 '곤조'이다. 독일은 미국이 제안한 G8과 관련한 러시아 제재안을 거절했고, 나름 공대 나온 여자 메르켈 총리는 푸틴에게 전화해서 "힘의 정의는 정의의 힘 반대편에 서 있다"라고 외치는 독고다이적 곤조를 뽐내봤다. 하지만 그렇다고 독일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게다가 러시아와 에너지 수출입으로 묶여있는 독일이 계속해서 곤조가 있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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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그 외 지역 중 역시 단연 화제는 중국이다. 


경제적 규모를 고려해 봤을 때 중국이 어느 편에 서는가는 모든 국가들에게 중요한 일이다. 이미 미국과 EU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조치를 함께하자고 손을 내밀었지만, 중국은 거절했다. 요즘 점점 힘이 세지고 있는 중국이니만큼 그 누가 뭐라고 부탁하더라도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 아니겠나. 그 사이 푸틴은 중국에 가서 "우리 친하게 좀 지내자"라고 얘기했고 시진핑은 "뭐 너 정도면 한번 친하게 지내볼까?"라며 수많은 군사적 협력과 부수적인 콩고물을 받고 푸틴과 악수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러시아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 독립하려는 세력을 지지해 주었을 때 중국 안에서 독립을 원하는 소수민족에 대한 명분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대외적으론 원론에 가까운 이야기만 하고 있다.



한국은? 


우리는 자칭 외교의 달인 일명 <외달 ㅂㄱㅎ여사>를 모시고 산다. 당연히 우리의 외교방식을 세계가 배워가고 있을 것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니 대답도 근사하겠지?


우리 외교부의 대변인 성명에 따르면 말은 길지만 그냥 '미국과 같다'는 다섯 글자로 요약된다.

 

다만 우리는 실질적으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러시아와의 우호적 관계도 중요하지만 뭐 그런 것 따위는 <외달 ㅂㄱㅎ 여사>님이 '여야가 잘 협의를 잘하고... 또 러시아와 북한이 협의를 잘해서...' 해결하라고 지시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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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외교는 패션 외교가...


뭐라 뭐라 길게 써 놨지만 결국 요약해 보자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를 먹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과 EU, 아니 대부분의 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싶지는 않다. 해봐야 질 것도 뻔하다. 따라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기 때문에 (물론 2008년 무식하게 조지아를 박살 낸 러시아를 보면 꼭 못 할 것 같지는 않지만)나름 살짝 한발 물러서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역시 러시아가 무식하게 우크라이나를 다 때려 부수지만 않으면 전쟁을 할 생각은 없다. (이것도 혹시 모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다 때려 부순다 해도 '경제 제재 + 경제 제재 + 경제 제재 = 경제제재' 방식으로 갈 수도) 즉 현재 강대국들도 나름의 소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인다.



5. 해결의 열쇠? 없다.


공은 울리고 이제 다음 라운드를 위한 잠깐의 휴식시간이 주어진 것 같다. 필자의 예상이지만 다음 라운드는 아마도 더 복잡하고 치열하게 진행될 것 같다.


앞서 언급한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물러나면 5월 25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현재 한 발 물러선 러시아의 군대도 선거를 치르는 상황을 전 세계가 공히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명분을 달고 있다.

 

이 말을 해석해보면 결국 과도정부가 분리주의자들을 공격하면 그땐 러시아도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아무튼, 현재 선거의 판세는 초콜렛 왕이라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재벌 페트로 포로셴코(Petro Poroschenko)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 된다. 사전 여론조사에 따르면 21명의 후보 가운데 혼자 53%를 독식했고 이대로 간다면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승리가 확실시된다. 2004년 우크라이나 오렌지 혁명의 주역인 율리아 티모셴코가 2위인데 꼴랑 10%의 지지율에 그치는 것을 보면 그의 승리가 거의 확실하다. 미국과 유럽 등 주변국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수많은 김태희가 현재 그의 당선과 그 후에 그의 외교적 역량을 통한 러시아와의 관계조율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대로 가면 얼마나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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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셴코, 클리치코, 포로셴코

코..코..코..코리투살


하지만 동부지역 특히 이미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국으로 선언해 버린 도네츠크와 루간스크는 이 선거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해당 지역의 선거 관련 공무원들이 납치되고 협박당하고 있으며, 선거를 이 지역에서 강행할 경우 어떠한 무력적 충돌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대해 현재 우크라이나의 과도정부는 모든 것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며 분리주의자들의 무력적 시위를 대비해 병력을 동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25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봤을 때 무력충돌이 일어날 것이 눈에 선한 이유는 필자의 과도한 상상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23일(금요일) 확인한 소식에 따르면 분리주의자들이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폭탄 테러를 가해 14명이 죽고 3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 사태는 점점 더 최악으로 갈 듯하다.



25일 (일요일) 선거는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치러졌다. 서부에는 새로운 대통령이 이 갑갑한 사태를 시원하게 해결해 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에 찬 분위기가 뒤덮었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다만, 과도정부가 계획했던 동부지역의 투표소는 분리주의자들의 협박에 의해 거의 문을 열지 않았다고 한다. 즉 동부 시민이 얼마 참여하지 않은 반쪽짜리 선거가 치러진 셈이다. 분리주의자들은 선거 시간 동안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탈리아 기자와 그의 통역사가 그 시각 동부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사망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서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이 투표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것이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동부인들과 러시아는 저들이 그랬듯 이 선거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 보인다. 푸틴은 공식적으로 "새로운 대통령과 협력하여 일하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진심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 언론사 별로 뒤따르고 있다. 어쨌거나 비탈리 클리치코가 팍팍 밀어준 포로셴코가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이 거의)됐다.  -한국 시각 월요일 새벽-  

 


이 사건을 놓고 여러 가지 판단과 평가들이 오가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헐리웃 영화에서나 볼 법한 슈퍼 악당을 무찌르기 위해 착한 사람들이 편을 먹고 지구를 지키자는 식의 논리는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판단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각국이 첨예한 이해관계에 따라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할 뿐 고통받고 있는 김태희 따위는 안중에도 없으며 합리적 해결 방법 역시 보이지 않는다는 답답한 상황. 이것이 사태를 바라보는 현재, 나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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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에서 죽어간 이름 모를 그들은 무엇을 위해 죽었을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타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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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꾸물&홀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