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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6. 09. 월요일

독일특파원 타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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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월요일) 오후 3시 15분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한 오스트리아 소속 레일젯 68(Railjet 68 von OBB)이 오후 10시 55분 뮌헨에 도착했다. 화장실 중 하나에서 혈흔이 발견되어 승무원이 잠가놓은 승객용 화장실이 있었으나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다음 날 새벽 4시 15분 청소부는 잠겨 있던 화장실을 개방하여 바닥 군데군데 남아있는 핏자국을 닦고 쓰레기통을 비우려던 순간 그 속에 죽은 채 들어있는 한 아기의 시신을 발견하게 된다.


경찰이 출동하고 아기의 시신에 대한 수습과 엄마를 찾기 위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식당칸 직원을 통해 굉장히 마른 아시아계 임산부가 두 시간 가량 식당칸에서 머물렀으며 그녀가 앉았던 자리에 혈흔이 남아있었다는 제보를 경찰이 접수했다.


CCTV와 그녀가 결제한 신용카드 정보를 통해 경찰은 범인을 찾는 데 주력했다. 오스트리아, 독일, 헝가리 경찰이 용의자를 특정하고 추적하기 시작했다.


5월 23일 (금요일) 빈(Wien)에서 출발하여 프라하로 가는 기차가 출발하기 직전 경찰은 용의자로 지목된 한 여성을 체포한다.


그녀는 오스트리아 요제프슈타트 구치소(Justizanstalt Josefstadt)로 수용되었다.


현재까지 밝혀진 정보에 따르면 그녀는 21살의 한국인으로 파리에서 유학 중이며 친구와 함께 인터레일 패스를 이용해 동유럽 여행을 하던 중 이와 같은 일을 저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경찰에게 아기가 태어났을 때 이미 죽어있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 측의 부검 결과 아기는 태어난 후 숨을 쉬었고, 그 후에 질식사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따라서 그녀의 진술엔 신빙성이 없다.


그녀는 오스트리아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며 법령 § 79 StGB에 의거 출산 시 신생아에 대한 살인 (Totung eines Kindes bei der Geburt)에 관한 법률에 따라 최대 5년의 금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밝혀진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부다페스트: 이곳에서 두 명의 한국인 여학생(용의자와 그녀의 친구)이 기차에 탑승했다. 그녀의 친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하차하고 그녀는 계속해서 기차를 타고 뮌헨으로 향했다.


빈: 빈 마이들링(Wien-Meidling)역에서 기차가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배에서 진통을 느끼고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갔다.


린츠: 청소부가 기차에 탑승했다. 그는 핏자국을 발견했지만, 아기는 미처 보지 못했다. 곧 그는 화장실을 페쇄했다.


잘츠부르크: 독일 국경 전 마지막 정거장. 이곳에서 그녀는 식당칸을 떠났다.


뮌헨: 22시 55분에 기차가 도착했다. 다음 날 새벽 4시 15분 청소부가 아기의 시신을 발견했다.



현재까지 이 사건에 관한 언론들을 훑어보니 합리적 추론보다는 자극성 소재에 의한 기삿거리를 생산해 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한국이 ‘기레기’에 몸살을 앓는다고 하지만 이 사건을 보도하는 몇몇 언론의 상황만 보면 이곳도 그리 달라 보이진 않는다.


한 신문은 정신과 의사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녀의 상황을 예단했다.



기자: 자기의 아이를 죽인 이 여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슈테판 레머 (정신과 전문의): 이러한 일들은 항상 많은 의문을 남깁니다. 이러한 사건의 원인은 그 여성이 자신이 한 행위의 결과를 예측할 만큼의 충분한 지적 능력이 없거나 혹은 정신적인 문제를 앓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요.


기: 어떤 정신적인 문제요?


레머: 예를 들면 노이로제 같은 거요. 이러한 사건 같은 경우 어떤 여성들은 임신이란 것을 의식적으로 회피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생각하죠. “일이 닥치면 뭐 그때 생각하지.”라고 말이죠. 그리고 막상 때가 되면 절망감에 살인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정신이상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현실과 망상을 착각하는 그런 상태 말입니다.


기: 왜 그녀는 입양이라든가 베이비박스 같은 곳에 아기를 맡기지 않았을까요?


레머: 그녀는 그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 겁니다. 그녀는 그러한 정보가 전혀 없었거나 혹은 그러한 상황을 회피하려 했을 테니까요.


기: 한 여성이 아무도 모르게 아이를 낳고 또 죽이는 이러한 것이 어떻게 가능하죠?


레머: 아기를 죽이는 엄마들은 종종 굉장히 고립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임산부가 가장 중요하고 여러 면에서 지원을 받지요.


기: 아이를 죽인 후 이 엄마들은 어떻게 됩니까?


레머: 그녀는 현재 자살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살인은 대부분 평생을 쫓아 다니거든요.



언론의 보도를 통해서 보자면 그녀는 정신이상이 있어 보인다. 아이를 낳고 그 자리에서 죽인 잔인한 여자, 일말의 책임감과 공감능력이 없는 여자,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저 먼 동양에서 온 여자… 이런 이미지로 비춰지고 있지는 않은가?


일단 필자는 남자다. 게다가 미혼에 아이도 없다. 따라서 임산부가 겪어야 할 여러 상황과 여성으로서 느끼고 겪는 여러 가지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당연히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허접한 혹은 주워들은 이야기들로 이 지면은 채워질 테니 혹시나 틀린 부분이 있다면 신랄하게 지적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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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으로 향한 여행


일단 언론의 보도를 따르면 그녀는 인터레일 패스로 동유럽을 여행했다고 한다. 여행… 여행이라… 만삭의 임산부가 이미 출산 예정일마저 지났는데 여행이라니, 이해하기 어렵다.


사실 임신을 하면 몸이 얼마나 힘든지 필자가 남자의 몸으로 알 수는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예정일이 지난 임산부가 한가로이 여행을 다닐 정도로 출산이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정도는 안다.


그녀가 사용한 인터레일 패스는 유레일 패스와 비슷한 것으로 옵션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일정 국가를 자유롭게 기차로 여행할 수 있는 상품이다. 가격이 저렴하진 않지만, 따로 예약할 필요도 없고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으니 여행객들이 편하게 자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그녀가 살고 있다는 파리로부터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기차로 쉬지 않고 달려도 17-18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다. 그녀가 파리에서 부다페스트까지 어떠한 경로로 갔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쉬지 않고 하루에 만삭의 몸을 이끌고 이동하기에는 힘든 여정이다. 그 후 부다페스트에서 뮌헨까지 무려 7시간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가 원래 가려고 하던 프라하까지 또다시 5-6시간이 걸린다. 그녀가 프랑스에서 출발하여 며칠 동안 만삭의 몸을 이끌고 이 정도 오랜 시간 기차를 타고 다녔다는 것은 굉장히 고된 일이었을 것이다. 이를 단지 여행을 위해 했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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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의 경우 출산이 가까워져 오면 비행기를 타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비행사에 따라 조금씩 다른 듯하지만 36주까지 일반적으로 비행기를 탈 수 있으나 임신 28주 이후의 산모는 의사의 확인증이 필요하다. 그런 건 둘째 치더라도 예정일이 지날 정도로 임신 막바지의 여성이 비행기를 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그녀가 기차로 이동한 것은 엄청난 시간이 걸렸을 테지만 일면 이해가 간다. 며칠간의 힘든 시간을 견딜 수만 있다면 편히 눕지 않고 오랜 시간 앉아있을 정도로 몸 상태만 따라준다면 말이다.


왜 하필이면 동유럽일까?


서유럽권의 경우 많은 나라에서 낙태는 허용된다. 다만 그 과정과 절차가 복잡하여 외국인으로서 그러한 과정을 거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 예상이 된다. 프랑스의 경우도 물론 낙태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임신 초기 즉 12주 미만의 경우에 낙태수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기를 지난다면 낙태수술은 사실상 굉장히 힘들게 된다. 앞서 서술한 대로 가해자인 엄마는 이제 겨우 21살이다. 한두 번 건너뛴 생리주기를 세심히 신경 쓰지 않았다면 이러한 임신중절수술의 시기를 놓쳐버리고 수술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은 체코나 폴란드 등 동유럽의 의사들에게 불법시술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필자도 소문으로만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기사에 나온 저 여학생 역시 이러한 소문을 따라 무리한 일정으로 동유럽행을 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설령 동유럽에서 수술할 수 있다 하더라도 모든 병원이 이러한 손님을 환영할 리는 없다. 말도 통하지 않고 지리도 모르며 움직이기도 쉽지 않은 그녀가 수술을 위해 급히 병원을 찾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처음부터 불가능에 가깝지 않았을까? 게다가 그녀가 처음 향했던 헝가리의 경우 낙태가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12주 이내에 전문의와 상담 후에나 이뤄지는 제한적인 국가다. 따라서 그녀는 부다페스트에서 적절한 병원을 찾지 못하고 프라하로 또다시 병원을 찾아 나서지 않았을까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볼 수 있다. 그러는 사이 예정일이 지나버렸고 기차에서 사고가 터지고 만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언론에 따르면 그녀는 프라하에서 다시 파리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고 한다. 즉 수술을 마치고 최대한 빨리 다시 파리로 돌아가기를 스스로 너무도 원했을 것이다.



혼자 견뎌야 했던 시간


기사에 따르면 그녀는 대략 한 시간 정도 화장실 안에서 아기를 낳고 아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대략적인 뒷정리를 하고 나왔다고 한다. 그 후 식당칸에 약 두 시간 정도 머무르다 기차에서 내려 다시 빈으로 돌아갔다. 일반적으로 한 명이 앉을 수 있는 좁은 좌석과 달리 적어도 식당칸에는 팔걸이 없이 두 명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을 테니 그쪽으로 향했으리라 본다.


이 긴 시간 동안 그녀는 철저히 혼자였다. 아니 그 이전부터 처절히 혼자서 이 모든 것을 감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녀에게 씨를 뿌린 그 남자도 그녀의 가족들도 또 친구들도 출산 당시 그녀 옆에 없었다. 이제 21살밖에 안 된 어린 여성이 감당하기에는 힘든 일이다.


필자는 그녀의 행동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법의 판단을 받고 자신이 저지른 죗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 알았든 몰랐든 오스트리아의 현행법에 따라 그녀는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당연하다. 하지만 측은하다.


장장 10개월 동안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서 주변에 도와줄 만한 어른이나, 책임이 있는 남자친구 혹은 다른 친구들이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게다가 위에서 가정한 임신중절수술을 목적으로 한 여행이 사실이라면, 그 비용을 부모님의 도움 없이 혼자 감당하기도 버거웠을 것이다.(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술 시기가 더 늦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어린 여학생이 혼자 감당해야 했을 무게는 상상도 가지 않는다. 그래서 참 측은하고 딱하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면 꼭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유학생은 걸레... 워홀을 다녀온 여자와는 결혼하면 안 돼 등 개인의 문제로 모든 것을 몰아가는 방식이다. 저 위에 나온 독일의 기사도 마찬가지다. 임신한 어린 학생을 정신이상으로까지 몰아가면 자극적인 소재로 클릭 수를 높이는 데는 좋을지는 모르겠으나 원인을 찾기에는 미흡해 보인다.


또 다른 반응도 있다. 바로 "쪽팔린다"이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명예에 먹칠한다는 얘기다. 물론 쪽팔려 해야 할 일은 맞다. 하지만 이 쪽팔림이 우리가 그런 여성을 가진 나라의 출신이라는 것이 아닌, 그런 여성이 나올 수밖에 없는,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쪽팔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적으로 산모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 버림에 따르는 사회적 부담은 결국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모두가 지게 될 것이다.


얼마 전 보았던 전도연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이 문득 생각이 났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잘 모르고 시작한 배달 아르바이트가 결국 마약상과 연관되어 있었고, 이를 인지하지 못한 여주인공이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프랑스에서 7년간이나 옥살이를 했다는 내용이다. 영화 내내 나오는 대사관의 행태는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그 후 얼마나 어떻게 변했을지 모르지만, 이번 일의 경우 프랑스 대사관과 오스트리아 대사관이 중요한 역할을 해 줘야 할 것이다. 그 어린 학생을 단지 ‘쪽팔린 범죄를 일으킨 한국인’으로 보지 말고 ‘안타까운 범죄를 일으킨 자국민’으로서 최소한 제대로 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각 대사관에 있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 그녀는 파리 유학생이라고 알려졌다.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오스트리아에서 받는 재판,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그녀는 자신의 죄에 대해서 제대로 재판을 받을 권리조차 누리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된다면 이는 그녀가 저지른 불행한 범죄와 같이 또 모든 것을 혼자 짊어져야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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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필자가 임신중절수술을 허용해야 한다고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안타깝긴 하지만 그녀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이러한 것들은 다른 여러 전문가가 논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 것이다. 다만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일들이 계속 발생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 원인은 생각해 볼 수 있다.


바로 우리의 처참한 성교육 현실이다.


며칠 전 선거를 통해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었다.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다고 하루아침에 우리의 교육 현실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천천히라도 바꾸려는 시각을 가진 교육감들이 당선되었다는 것에는 희망을 품고 싶다.


사실 현재 학교에서 어떤 형식으로 성교육하는지는 학교를 떠난 지 오래된 필자가 제대로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얼핏 인터넷을 통해 본 바로는 성교육 시간에 생식기 해부도나 보고 있던 필자의 학창시절이나 지금의 성교육환경이나 뜬구름 잡는 소리인 것은 별반 달라 보이진 않는다.


독일 교육 관련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무터킨더 님의 글을 보니 독일의 성교육은 굉장히 공격적(?)이다. 성에 대한 세세한 것을 알려주고 성관계 시 알아야 할 것들을 미리 알려주고 성추행이나 성폭행 등의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 등을 아주 세세하고 디테일하게 알려준다. 당연히 피임이라던가 책임감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무조건 "섹스=나쁜 짓"이라고 배우다 학교를 졸업하고 아무런 준비 없이 "섹스=나쁘긴 하지만 이젠 해도 되는 것"인 상황에 놓이게 되는 한국의 학생들과는 분명히 다른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어른들이 성은 무조건 감춰야 하는 것, 아직 애들은 몰라도 되는 것이라고 가르치는 동안 아이들은 성에 대해 꼭 알아야 할 것은 모른 채 성생활을 하는 상황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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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국영수가 중요하다 해도 성교육이나 인성교육 등이 배제된 국영수는 과연 무슨 소용인가 싶다. 부모가 자식이 야동을 보기만 해도 혼쭐을 내는 사회에서 인식의 변화에 진보 교육감들의 활약에 미약하게나마 기대를 걸어보고 싶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학생들을 올바르게 교육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인식이 먼저 변해야 하는데 이 사회의 어른들은 항상 늦다. 게다가 바뀌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필자의 눈에는 감추지 않는 성교육이 누군가의 눈에는 학생들에게 보여주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치는 성교육이 될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수적인 선생님, 학부모, 이 사회의 꼰대들과 정치인들, 종교계까지 넘어야 할 산이 에베레스트로 스무 개쯤 될지도 모른다.

 

그래 기본적인 성교육은 이 사회의 으른들이 먼저 받아야 한다. 어차피 제대로 된 성교육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커온 으른들이 이러한 사회를 만들지 않았는가.

 

여자가 나오는 술집을 비즈니스라는 명목으로 들락거리는 어른들, 자기의 딸과 같은 여자를 옆에 끼고 성산업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늙은이들, 십대 여자 아이돌들에게 술집 여자의 복장을 입히는 사회, 유학생들이나 워홀을 다녀온 여자들은 성적으로 문란할 것이라고 규정해 버리는 일부 인터넷 여론, 주위의 미혼모들에게 한없이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회, 그런 미혼모들이 사회적으로 육아와 직업을 동시에 가질 수 있도록 전혀 지원하지 않는 사회. 위의 사건과 같은 어린 여성들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인데 이런 사회에서 그들의 선택은 이 세상에서 환영받지 못할 아이를 지우는 것 외에 무엇이 남을까?


절망적인 현실이지만 한걸음씩이라도 우리 앞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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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특파원 타데우스


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