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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6. 24.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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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미국물 먹은 놈도 계파가 있다" 시리즈 마지막 편이다. 이번엔 외국인 학교 이야기를 해 보겠다.


외국인학교는 지금까지 내가 한 이야기와 아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 이야기한 유학생 이야기의 완전체라고 할까?



퓨전_leeglintstar.jpg



무슨 뜻인지는 이 글을 다 읽게 되면 곧 알게 되실 거다. 그럼 시작해 보자.





외국인학교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의 대부분은 아마도 나와 같은 프롤레타리아인지라 주변에서 외국인 학교에 다니는 사람을 만날 일이 잘 없을 수도 있다.(나도 딱 두 명 안다.); 그러나 이들은 마치 남파고정간첩처럼 여러분들 주변 여기저기에 숨어 있다. 다만 이들이 피라미드 저 위 꼭대기에 있는 상류층들이라 대중교통 대신 근두운을 타고 클로킹한 상태로 다니기 때문에 구경하기 힘들 뿐이다. 그리고 이 남파간첩은 강남역 주변에 많다는 소문이...


최근 외국인학교 관련해서 이슈가 된 유명인은 아무래도 이 사람들일 듯싶다.



다운로드 (3).jpg



노현정과 박상아가 1+1로 조사를 받고 벌금을 냈다.(사실 난 박상아는 누군지 잘 모른다. 문창극과 헤어스타일이 비슷한 그분의 전 며느리라는 정도? 알 게 뭐야.)


그리고 작년에 친박의 큰행님 서청원 딸이 비슷한 이유로 사법처리를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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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겨레



외국인학교에 입학하려면



1) 부모 중 1인이 외국인이거나


2) 3년 이상 해외거주 경험이 있어야 한다.



주로 여권을 위조하거나 재학 증명서 같은 문서를 위조해서 입학을 시킨다고 한다.


이쯤 되면 슬슬 궁금증이 올라온다. 왜 잘 사는 아줌마들은 이렇게 기를 쓰고 자기 자식들을 외국인 학교에 보내려고 하는 걸까? 위 질문에 대한 답은 이 글의 말미에 하도록 하고 우선 외국인 학교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자.



1. 현황


교육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3년도 1월 기준 등록된 외국인학교의 수는 총 50 개다. 그 중 영미계가 절반 정도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화교계 학교이고, 그 외 몇몇 민족학교가 있다.(일본 학교, 북유럽 학교 등);


이 시리즈가 북미 유학생에 대한 글인 만큼 이 글에서는 미제국주의자들의 교육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학교들에 집중하겠다. 영미계 커리큘럼을 따르는 학교들 중 전교생 500명 이상 학교는 3개뿐이다. 미국 고등학교를 볼 때, 그 학교 수준을 따질 때 쓰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지난번 공대생 편에서 말했던 AP 과정(대학 수업을 고등학교에서 먼저 듣는 것이다. 자세한 건 공대생 편을 참고하시라.); 개설 수이다.


AP 과정이 많을 수록 명문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이 많다는 뜻이 될 테니, 어느 정도 합리적인 방법일 것이다.(AP과목을 수강하면 원서에 가산점이 있다.) 한국에 있는 영미계 외국인학교들 중(적어도 20 개교 이상); 앞서 말한 전교생 500명 이상 되는 학교에서만 AP 과정이 개설되어있고, 그 외 외국인학교는 AP 과정 없이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규모가 작은 외국인학교들은 왠지 운영상태가 썩 좋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잘 모르니까 넘어가도록 하겠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도 나이가 들면서 썩은 냄새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맡는 것 같다.



킁킁.jpg

킁킁



2. 구조상의 문제


내 지인들 중 1명이, 앞서 말한 전교생 500명 이상의 그나마 운영이 잘 되는 외국인학교를 나왔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내 지인이라는 대목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여성이다. 당연히 미모도 갖췄다.); 전국에 있는 외국인학교 중에 정말 외국인이 있는 학교는 딱 한 군데 뿐이라고 한다. 대부분 외국인 교사의 자녀를 제외한 모든 학생이 한국인이라고 한다. 이게 무슨 외국인학교인가? 그냥 영어로 수업하는 한국 학교지.



3. 학비


서울에 있는 외국인학교의 학비가 평균 160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모 외국인학교의 경우 3천만 원을 넘어선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정도는 귀여운 수준이다. 아까 말한 지인의 말에 따르면 학비는 약과고 그 외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든다고 한다. 그렇다고 대놓고 교사한테 봉투를 찔러주는 것은 아니고...



4. 추가비용


외국인학교는 마치 한국 학교의 안 좋은 모습과 미국 학교의 안 좋은 모습을 합쳐 놓은 듯하다.


한국 학교의 경우, 사교육이다. 외국인 학교에 다니는 애들은 학교 끝나고 과외를 존나게 한다고 한다. 물론 외국 명문대를 나온 선생들한테 하니까 그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나도 이 가격은 잘 모르겠으나, 한국 SAT 학원이 한 달에 300만 원은 가뿐히 뛰어넘는 것을 봤을 때, 해외 명문대를 나온 선생과의 일대일 과외는... 여러분 상상에 맡기겠다.


미국 학교의 경우, 스펙이다. 미국 학교는 단순하게 시험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필요한 스펙을 대충 나열해 보면



내신


SAT 점수(대입시험)


예체능 활동


봉사활동


학생회 경력


추천서


에세이


운(중요하다)



귀찮게시리, 뭐가 이리 많은지, 나도 저거 다 하느라 죽을 뻔했다. 내신과 SAT는 앞서 살펴본 대로 과외를 하면 되는데 나머지는 간단히 해결되지 않는다. 


우선 예체능부터 보자. 악기 1개와 스포츠 1종목은 기본이다. 개나 소나 다하는 축구 같은 걸 하면 안 되고 약간 간지나는 것을 해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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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 클라리넷을 했다. 퍼스트 클라리넷으로서 3년 동안.

이 대목에서 또 짐작하셨겠지만 나는 뭇 세컨드/서드 클라리넷

백인녀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당연히 고백도 받아봤다.



고로 외국인학교 학생들은 지난번 명문 사립고 편에서 살펴본, 우리 같은 범인들은 텔레비전으로만 접하는 우리에겐 상당한 괴리감이 느껴지는 비싼 취미활동과 클럽활동을 한국에서 비스무리하게 따라 한다. 그리고 이런 취미활동은 미국보다 한국이 훨씬 비싸다. 대충 한국 골프장 부킹 가격만 봐도 알 수 있다.


봉사활동의 경우, 이게 또 상상을 초월한다. 아까 말한 아리따운 지인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4개국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것도 대륙 별로. 가서 사진 열심히 찍고 우물도 파고 음식도 나눠 먹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누어 준 다음에 그들에게서 얻은 기를 모아 각 대학 원서에 원기옥처럼 쏴댔던 거다. 이 과정에 드는 돈, 당연히 엄청나다.


학생회는 원하는 학생 전원을 학생회 시켜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당연히 경쟁이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돈들 일이 발생하는지는 알아서 생각하시면 되겠다. 


추천서 받는 일 역시 왜 돈이 드는지는 독자분들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니 굳이 서술하지 않으려 한다. 


에세이는 몸으로 때우면 될 것처럼 보이나 이것도 돈 먹는 항목이다. 각 대학마다 에세이의 주제가 다르고 2, 3개씩 써내라고 하는데, 전문가에게 맡기면 빡! 끝. 에세이를 전문으로 대필하는 명문대 출신 선생들이 돈을 많이 처받고 판타지 소설을 한 편씩 써다 준다. 고작 나이 열몇 살 먹은 아이의 인생이 다이나믹해봐야 얼마나 하겠는가? 그런데 실제로 그 에세이들을 읽어 보면 강릉에서 무장공비 때려잡는 이야기보다 흥미진진하다. 이 에세이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래 영상을 보시면 되겠다. 손수조 짝꿍의 영상이다





미국 대학 입학은 이 중요하다. 워낙 다양한 것을 보다 보니 나중엔 합격한 본인도 이 대학에 왜 붙었는지 모르고, 합격시킨 대학도 왜 이 학생들을 합격시켰는지 상호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운이 따라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무조건 다 넣어보는 거다. 원서 제출 제한 따위 없으니 대부분 원서를 최소 10개 이상 넣는다. 미국에도 이제 공통원서(Common Application)라고 해서 원서를 1개만 쓰고 거기 가입된 대학 리스트에서 클릭클릭해서 여러 개 넣는 것도 있다. 


하지만 이건 아직 소수의 대학에서만 하는 것이고, 여전히 각 대학들은 개인플레이를 하고 있다. 그러니 원서 수수료를 개당 얼마씩 받는 원서 대필 선생들과 유학원한테 돈을 엄청 쏟아부어야 한다. 이 돈도 최소 수백만 원이라고 한다.(물론 난 내가 혼자 다했다. 난 부자도 아니고 가진 거라곤 매력 밖에 없으니깐.)


이렇게 명문대 입학은 힘든 것이다. 돈도 많이 든다.


그러나 이분들은 문제가 전혀 없으시다. 대부분 비행기를 택시 타듯 하며, 매일 아침 꽉 막힌 올림픽 대로를 내려다보며 기상하시는 구름 위에 거주하시는 부잣집 자제분들이라 그깟 한두 푼 따윈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외국인학교는 쉽게 말해서 미제국 명문 사립고를 한국에다가 몇 개 만든 격이라고 보시면 되겠다. 


그러다가 몇 년 전! 엄청난 놈이 나타났다! 


이건 헤겔의 변증법스러운 방법으로 탄생하게 되었는데.



- 외국인학교에 우리 애를 보내서 우리랑 비슷한 레벨의 친구도 만들고 명문대도 보내자.


- 근데 자격요건 때문에 문서 가라치다가 재수 없게 걸려서 검사 아저씨를 만나고 올 수도 있다네? 아부나이데쓰요~


- 그러면 자격요건 없는 학교를 만들자. 이왕이면 살기 좋은 제주도에.



그러면...



심시티.jpg



짜잔~



제주영어도시.jpg

부르주아이(가); 제주도에 영어국제도시를 건설하였습니다




제주 국제학교


이 아름다운 한국 엘리트 교육의 궁극체는, 제주도 서쪽에서 미세먼지를 타고 중공군의 후예가 물밀듯이 쳐들어오는 것을 막고 미제국 엘리트 교육을 그대로 답습하여 따르는 교육도시를 건설하여 우리나라가 아직 미국의 베스트 프렌드란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설립되었다.(여긴 전교조도 없고 빨갱이도 없다능~)



미국중국.jpeg

 


제주영어교육도시라 하면 마치 얼마 전 경기도 전역에 건설되었다가 지금은 유령이 나올 것 같다는 영어마을의 사이즈업 버전 같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이것은 놀이기구 없는 에버랜드스러운 그 영어마을과는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 친미 엘리트들을 양성하기 위한 최적의 공간인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서울에 있는 외국인 학교인데 그냥 내국인도 다닐 수 있도록 한 거다. 그리고 학비를 조금 더 비싸게 받고, 엄마들도 옆에 이사 와서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참고로 여기 학비는 5천만 원 이상이라고 한다. 이건 마치 고대 로마시대 때 줄리우스 시저를 포함한 로마의 엘리트 계층 자녀들이 아테네와 함께 쌍벽을 이루던 로도스 섬에 위치한 대학에 유학을 떠나던 것을 본 딴 것 같다. 로도스 섬이 그렇게 날씨가 좋다지?


여기 제주 국제학교에 대한 동영상을 퍼왔다. 짧은 영상이다. 내용이 중요하니 우측상단에 A 뭐라고 써 있는 것은 그냥 무시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아래 영상은 같이 내려온 엄마들에 대한 이야기다.





제주도 입장에선 강남에서 돈다발을 들고 강남에서 엄마들과 애들이 내려오면 '외화낭비'를 막고 제주도 재정자치에 기여할 수도 있다고 하겠지만, 하찮은 변명일 뿐이다. 엄마들 덕분에 제주공항 면세점 매출 올랐다고 떠들지 좀 마라. 내가 보기엔 결국 이 모든 것이 단순히 엘리트 교육을 위한 시발점인 것 같다. 이번에 당선된 진보교육감들이(그럴 힘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엘리트 교육을 위한 국제학교와 외국인학교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한다. 교육이 계급유지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순간 우리의 공교육은 끝장이다. 



지랄하고.jpeg



마치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권력 유지를 위해 한글을 언문이라 낮춰부르며 배척하고 한문을 고수한 것처럼 이런식으로 영미식 교육으로 똘똘 뭉친 엘리트 계층이 사회를 이끌어 가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지 않다고 주장하는 바다.(그러니 나를 국회로! 동작을 마음에 든다.


현재 좆망테크를 타고 있는 미제국 공교육에 비해 우리나라 공교육은 어찌어찌 잘 버티는 것 같지만, 이 약삭빠른 부르주아놈들이 벌써 제주도에 자신들의 자녀들을 위한 라퓨타(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날아다니는 섬, 지배계층은 이 섬에 살고 그 외 국민들은 지상에 산다.)를 건설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공교육의 몰락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라퓨타.jpeg




맺음말


단순히 딴지스가 되고 싶다는 생각과 창작욕으로 시작한 글이 정식 연재가 되어 두 달만에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렸다. 거기다 어째서인지 딴지 공식 고자 필진이 되어버린 나 자신을 바라보며 정체성에 큰 혼란을 느끼고 있다.  


그래도 지루하게만 이어지던 학교생활 외에 새로운 것을 경험하며 느끼는 이 모든 것을 어느 정도는 즐기고 있는중이다.(절대 고자라는 소리는 아니다.) 여러분의 과분한 관심과 격려 속에 7편에 이르는 유학생 시리즈를 끝내게 된 것에 감사드리며, 혹시 주변에 아리땁고 지적인 20대 여성이 있으면 소개를 시켜 달라. 그럼 감사함.


재충전 이런 거 없다. 바로 다음 시리즈 들어가니깐 걱정 마시라. 난 시간 졸라 많다.


끝.






P.S. 사실 질문이 하나 왔더랬다.


Q. 요제프, 너는 그래서 니 자식을 어디서 교육 시킬 건데?


A. 일단 결혼하고 애가 생기면 생각해 보겠다. 일단 애인부터 만드는 게 우선 아니겠나? 그러니깐...







출 처 


국내외 외국인학교 현황과 국제학교설립에 대한 시사점 (양미리 , 한양대, 2009)


외국인학교 운영현황 (교육부, 2014)


그리고 나의 잉여력










요제프K

트위터 : @JosefK44


편집 : 퍼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