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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6. 25. 수요일

독일특파원 타데우스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인 가운데 한국 대표팀은 상대 팀이 이기도록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며, 독일인 친구들에게 경기 내내 위로 문자나 받고 있는 타데우스다.(이 자식들아… 골 먹을 때마다 문자 보내지 마라… 돈 많이 나온다. ㅡ.ㅡ)


 오늘은 한국 축구만큼 답답한 이라크 사태를 살펴보자. 뭐… 뭔소리여 … 썩개 실패!


이라크 하면 생각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전쟁이다. 사담 후세인과 테러 그리고 전쟁으로 대표되는 이 나라. 땅만 파면 기름이 펑펑 나오는 알라신의 축복을 받은 땅이지만 쌈박질 할 때 필요한 짱돌, 벽돌, 가꾸목, 딱총, 땡크 사느라 정신이 없는 나라. 또 전쟁이다. 도대체 뭐 때문에 싸우는지도 모르겠고 사실상 침대 축구 할 때를 제외하면 한국과 그닥 관계도 없는 중동 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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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친화적이고 인체공학적인, 당신을 위한 맞춤 잠자리~ 

좋은 꿈 꾸세요~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싸우는지, 뭘 원하는지, 주위에서는 어쩌고 있는지, 앞으론 어떻게 될지, 미국은 뭐 하는지 저 나라엔 이쁜 여자는 없는지 윙? 한번 살짝 디비보자.


문제는 필자가 무슬림도 아니고 기사들을 보다 보니 생소한 개념도 많아서 이걸 써? 말어? 의 기로에 몇 번이나 봉착했지만 기냥 필자의 이해력 내에서 돌아가는 판을 알아볼 수 있도록 큰일들만 대강대강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읽고도 이해가 안 간다면, 못난 필진을 둔 딴지스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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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선 올해에만 대략 5,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 전문가들은 그들 중 대략 75%가 이시스지하드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이시스의 공격은 현재 이라크의 대략 절반과 시리아 일부를 장악했다. 하지만 매일 빼앗고 빼앗기는 공방이 오가고 있기 때문에 지도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지하드란?


우리말로 <성전>이라고 한다. 물론 원래 저런 뜻은 아니고 자신들의 종교, 그러니까 맨날 "알라~ 아크밧" 하며 하루에 5번씩 절하는 그 무슬림의 종교적 가르침을 행동으로 따르는 모든 것을 지하드라 칭한다고 한다. 신앙을 반대하는 모든 욕망을 절제하는 행위.


하지만 이슬람 종교의 모하메드가 그러했듯 그리고 그가 남긴 꾸란에 적혀있듯(혹은 후세의 종교인들이 마음대로 그 의미를 곡해했든지 간에) 종교적 정당성을 위해서는 무력도 불사하는 무슬림들이 많아졌고 이를 본 서구의 시선으로 “저들이 믿는 종교의 가르침을 행하는 행위는 한마디로 전쟁, 테러 등의 무식한 방법이구나~” 하는 선입견이 덧씌워지고 해서, 현재는 종교라는 미명 아래 살인과 테러도 서슴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로 주로 쓰이고 있다.

 

 

이시스란?


그럼 이시스는 또 무엇인가? 이시스는(ISIS 혹은 ISIL이라고 불린다.) 이라크 & 시리아 이슬람 국가(The Islamic State in Iraq and the Levant 혹은 The Islamic State in Iraq and Syria)라는 의미로 이라크와 시리아의 일부 지역을 무력으로 점령하고 있는 미승인 국가이다. ISIL이라는 단어도 많이 보이지만 L을 의미하는 레반트라는 단어는 문화권에 따라 규정하는 방식도 다르고 지칭하는 지역도 다르므로 본문에서는 조금 더 특정한 지역을 지칭하는 ISIS(이시스)를 사용하겠다.

 

물론 이실(ISIL)보다 이시스(ISIS)가 발음상 마음에 든다는 느낌적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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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누런 부분이 이시스에 의해 점령당한 지역!



이 이시스가 지하드(성전)를 행한다. 전 세계가 월드컵에 열광하고 있는 지금이지만 그들에게 흡연, 축구, 음악 따위는 금지되어 있다. 쟤들도 지들이 월드컵 본선에 나가면 저런 율법은 풀지 않을까 싶다. 여성들이 얼굴을 꽁꽁 싸매야 하는 것과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것은 원래 기본 옵션으로 달고 태어나는 거니까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왜 싸움?


이 싸움을 들여다보려면 수니파와 시아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수니파와 시아파는 무슬림에서 나뉘어 있는 종파다. 꾸란을 해석하는 방식과 그들의 정치적, 종교적 지도자를 구분하는 방식으로 수니파와 시아파는 갈린다. 단순하게 보자면 “선지자 모하메드의 진정한 후계자가 누구냐?”로 싸우는 중이다. 1,400년 전 모하메드가 죽은 뒤 시작된 이 갈등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며 때때로 다른 종교보다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다.


그러므로 저들 중 어느 한 편이 좋고 나쁘다 말하기 힘들다. 물론 대부분의 무슬림(약 90%)이 수니파에 속하며 훨씬 규모가 크지만, 얘기했듯이 많은 무슬림들이 지하드를 위해 죽음을 불사하는 민족이니만큼 단 10%인 시아파 역시도 목숨을 건 테러로 그 위세가 대단하다 할 만하다. 즉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서 접하는 테러 관련 뉴스들은 때로는 시아파가, 때로는 수니파가 서로를 향해 던져대는 폭탄인 것이다. 이라크에서 그 유명한 사담 후세인이 수니파였고 당시 후세인은 시아파를 무쟈게 잡아 죽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이라크 사태는 그 스케일이 조금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시아파가 정권을 잡고 있는 이라크에 대항하여 수니파 민병대로 조직된 이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은 적들을 향해 고난의 길(?)을 선택했다. 이들이 바로 이시스다.


그들은 시아파와 그들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목을 베고 그 잔인한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더 잔인하게, 그리고 더 많이 이러한 영상들을 제작하여 올렸다.


오죽하면 테러계의 김기춘 테러계의 대명사 알 카에다가 그들의 잔인성에 치를 떨며 그들과의 거리를 둘 정도일까? 이코노미스트지의 보도에 따르면 이시스의 군대가 이라크에 6,000명, 시리아에 5,000명 이상 무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 중 약 3,000명은 외국인이고 북부 아프리카나 서유럽에서 건너온 수니파의 지하드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한 신도들이라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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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 VS. 시아파

(나.... 난.... 시아파)



이시스의 목적?


외신의 분석으로는 이 급진주의자들은 단지 성전(성스러운 전쟁)을 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중동 국가들의 국가 제도를 무너뜨리기를 원한다. 그리고 종국엔 사이크스피코협정까지 말이다.



사이크스피코협정


이건 또 뭔가? 1차 세계대전 당시 제국주의 영국과 프랑스가 맺은 비밀조약으로 프랑스는 시라아, 레바논을, 영국은 이라크·요르단을 세력범위로 하고, 러시아에도 터키의 동부지방을 주며, 팔레스타인은 공동관리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영국은 아랍민족의 지도자 후세인에게 독립 약속을 한 뒤였으므로, 이중외교·비밀외교라 하여 1917년 밸푸어선언과 함께 그 후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뭐 남의 나라를 지들 마음대로 나눠 가진 조약이라 할 수 있다.(고딩때 세계사 공부 안 한 거 다 뽀록나는 듯하다.)


물론 저 협정은 당시 제국주의 강대국들이 지들 맘대로 맺은 조약이라 할 수 있지만, 이미 나뉘어져 있는 나라들을 종교의 이름아래 다시 하나의 제국으로 세운다는 저딴 야심찬 계획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무수히 엇갈리는 중동의 피바다에서 전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즉, 저 말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죽을 때까지 전쟁하겠다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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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건 시아파 - 회색은 수니파



테러단체 규모?


이 군대 혹은 미승인 국가 혹은 종교단체인 이시스는 이라크인 아부 바클 알 바그다디(Abu Bakr al-Bagdadi)에 의해 조직되었다. 그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시스 전사(?)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고 그들에 의해 점령된 지역은 시민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며 나라인 척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땅이 땅이니 만큼 땅을 파면 나오는 기름을 팔아 무기를 사들였다. 


이시스의 대표단은 조직을 동원해 시아파의 심장에 테러를 가할 것이라고 협박했고, 이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도시를 탈출할 수 밖에 없었다. 이라크에서 이번 사태로 발생한 난민만 무려 5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까지 끊임없는 충돌로 발생한 난민의 수까지 합하면 그 인원만 100만에 가깝다고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주변국들의 난민까지 합하면 그 수는 가히 수백만이다.


(지난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이었다. 국제기구의 발표로는 지난해 전 세계 난민의 숫자는 4,250만 명이고 국경을 넘어 달아나야 하는 처지에 놓인 이들이 대략 2,000만 명이라고 한다.)


현재 이시스 점령지역에는 대략 5-6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고 한다. 이들 중 다수가 이시스와 알 카에다에 우호적이진 않지만 웃긴 것은 그 시민들이 이시스보다 정부를 더 싫어한다는 점이다. 현재 권력을 가지고 있는 시아파 계열의 총리 누리 알 말리키와 그의 정부는 대다수 국민이 증오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아무리 무력으로 쳐들어온 이시스지만, 생각보다 더 쉽고 빠르게 그리고 더 적은 저항으로 도시들을 장악할 수 있었다. 



누리 알 말리키(Nuri al-Maliki)


지난 8년간 누리 알 말리키는 내각 총리로서 정권을 잡고 이라크를 지배했다. 1979년 사담 후세인이 콧수염 바람을 일으키며 정권을 잡았을 당시 알 말리키는 시리아로, 또 나중엔 이란으로 후세인을 피해 도망을 다니던 처지였다. 이라크의 절대 권력자이자 독재자였던 후세인이 무너졌을 때 그는 이라크로 돌아왔고 2006년 당시 미국 대사 잘메이 카릴자드(Zalmay Khalilzad)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이라크의 재건을 위해 정권을 잡았다. 그때부터 수니파를 몰아내고 알 말리키의 시아파가 이라크에서 권력을 가지게 되었고 그 권력을 휘둘렀다.


중동 전문가 귀도 스타인버그라는 학자의 말에 따르면, 그는 2012년부터 정치적 반대에 부딪히고 국민적 저항을 받기 시작했지만 사실 그가 정권을 잡고 한 일은 전부 잘못되었다고 평가해도 좋을 만큼 그의 정치력은 형편없었다고 한다. 그는 종파간 갈등도, 종족간 갈등도 귀찮은 듯 그냥 정권만 붙잡고 그렇게 저렇게 시간만 흘려보내는... 나도 저렇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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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만나고 그대를 만질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말리키는 이라크 내의 수니파와 쿠르드족을 시아파인 자신의 정권 안에서 하나로 묶는 일에 소홀했다고 한다. 2014년 4월에 치른 선거에서 그가 다시 정권을 잡았지만, 그는 현재까지 내각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잘한 일 없던 알 말리키의 법치연합이 328석 중 92석을 얻는 데 성공은 했지만 사실상 제대로 된 야당이 전무한 상황에서 어부지리로 최다의석을 확보한 것이지, 그의 정치력이 재신임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다분하다.


게다가 총선 당시 투표소에 대한 이시스의 테러로 100여 명의 희생이 따랐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에 대한 반감이 투표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어쨌거나 현재 많은 이들이 알 말리키 총리의 무능함을 질타하고 있다. 그는 현재 국내외 안보와 군대 및 경찰이 이시스를 상대로 힘도 쓰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평가된다. 


2011년 알 말리키의 압박(이라고 대외적으로 쓸 뿐이다.)으로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했다. 그 후 바그다드에 있는 정부는 더 이상 여러 지방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정보를 모으거나 상황을 파악하는 일이 없었다. 그동안 미군이 제공하는 정보를 야금야금 받고 있다가 갑자기 눈뜬 봉사와 같은 상태로 알카에다와 이시스에 맞선 것이다. 이시스가 한 달 전부터 진군하고 있다는 미국의 분명한 첩보에도 불구하고 말리키 정부는 특별한 행동을 취하지 않았고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의 정치력에 대해서 많은 이들은 한마디로 "쯧쯧쯧…"이라고 표현한다.



주변국 상황


이란


월드컵에서 0-0-10 전술로 나름(?) 재미를 보는 이란이지만 현재 이란정부는 축구고 뭐고 신경을 쓸 틈이 없다. 세력이 확장되고 있는 이시스는 그들에게 말 그대로 공포 그 자체다. 지하드 전사(?)들은 현재 이라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이란 국경 근처의 대도시인 모술까지 점령했다. 이에 위기를 느낀 이란 정부는 무한연대를 외치며 자신들의 정예부대를 이라크로 보냈다. 이대로 이시스의 힘이 더 강해질 경우 그들의 다음 행선지는 이란이 될 게 뻔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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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도전 연대



현재 그 어느 곳보다 시아파가 다수를 차지하는 이란인들은 이라크 알 말리키 정부와 연합을 했다. 즉 수니파가 이라크에서 다시 정권을 잡는 상황을 눈뜨고 못 보겠다는 말이다. 수니파였던 사담 후세인의 정부가 2003년 무너지고, 이라크 시아파가 권력을 잡게 되었을 때 시아파인 이란인들이 얼마나 좋아했겠나. 자신들의 종파가 페르시아 걸프만에서 널리 널리 퍼져나가는 것을.


사담 후세인이 방귀 좀 뀌던 그 시절 이란은 후세인의 대척점에 서서 온갖 고초를 겪었다. 그때의 기억이 남아 있는 이란 정부는 알 말리키와 시아파의 권력을 어떠한 희생에도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만약 이라크가 도움을 요청한다면 우리는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는 이라크와 관련해 시리아나 다른 주변국들처럼 도움을 줄 것이다.

알 모니터 뉴스



필요하다면 우리는 이라크로 진격하여 이시스를 무너트릴 것이다.

뉴욕타임즈



이란, 시리아, 레바논은 필요에 따라 군을 구성해 서로의 문제를 도와주고 하는 등 정권 간의 사이가 좋다는 것 같다. 그들은 페르시아 혁명방위군(Sepah)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이란정부는 레바논에서 시리아를 통한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얼핏 이란은 자신이 살기 위해 영리한 행보를 하는 듯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란이 어떤 나라인가. 핵 만들고, 대표적 반미국가에, 부시가 정한 '악의 축' 아닌가.


이시스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는 미국의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늘어지고 싶은 심정이다. 이란의 대통령 하싼 로하니 역시 미국과의 공조에 긍정적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대통령보다 더 큰 권력, 알라신의 힘을 등에 업은 종교 지도자이자 국군 통수권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미국과 다른 국가의 이라크 내정 개입에 강력히 반대한다""이라크 사태의 본질은 미국 진영에 편입하려는 세력과 독립 진영에 남으려는 세력 간의 권력 싸움"이라면서 "미국은 (이라크의) 맹목적인 추종자를 권좌에 앉히려 한다"고 비난했다.


다시 말해 이란의 입장은 이시스 사태를 해결은 해야 되는데 미국이 공짜로 도와줄 거 아니면 간섭하지 말라는 거다. 이란은 항상 중동지역에서도 세계적으로도 따로 노는 아웃사이더이니 그들의 입장이 특별할 것은 없지만, 이라크를 계기로 쬐금 풀릴 뻔한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것 같다.


반미라니... 반미라늬... 안 되겠다. 문참극 씨라도 이란으로!!!



걸프국들 (feat.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의 대통령 하싼 로하니(Hassan Rohani)는 몇 달 전부터 계속해서 걸프국들을 비난했다. 내용인즉슨 사우디 아라비아와 카타르가 급진주의자들을 시리아 내전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랍지역을 계속해서 분쟁의 상태로 몰고 가고 있으므로 그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의혹에 불과했던 이 얘기는 이제 사실로 드러났다. 물론 테러단체에 지원하는 것이니 물증 따위는 거의 없겠지만, 언론은 확신을 하고 기사를 쓰고 있다.


걸프만 국가들, 그중에서도 사우디 아라비아는 현재 이시스 세력이 힘을 얻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시스는 미군이 이라크에 있던 그 시기에도 활동을 하였지만, 지금처럼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열악한 무기와 열악한 무기. 그래, 전쟁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우디는 돈이 많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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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차가 타고 싶은 건 처음이다.



수니파가 권력을 잡고 있는 사우디에게 현재 시아파인 이라크 정부는 무너뜨려야 할 적이다. 또한, 이라크의 일반 시아파, 이란 정부 그리고 시리아 대통령 아사트(Baschar Hafiz al-Assad) 모두가 시아파이거나 부분적으로 속한 인물들이기 때문에 이시스를 통해서 모두를 굴복시킬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가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사우디나 카타르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이 이시스라는 테러그룹을 처음부터 재정적으로 알게 모르게 지원했으리라는 것이 대부분의 평가다.


사우디에 중요한 것은 이 테러그룹들이 이란과 시리아의 정권에 대항해 싸우고 있다는 것뿐이다. 하지만 사우디라고 어디 쉬운 상황이겠는가. 사우디는 웬만하면 온화한 반정부 시위대에게만 지원한다고 한다. 자신들의 정권을 무너뜨리더라도 절대로 다른 곳을 넘보지 않을 만한 착한 시위대들에게 말이다. 사우디 왕국은 나중에 이시스가 세력을 키우면 자신들에게도 덤빌까봐 항상 적당한 혹은 조금 모자란(?) 재정적 지원만 해주고 있다고 한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성스러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전사들(?)이 이 전쟁에서 승리하게 될 경우 그들의 다음 목적지는 바로 사우디 아라비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사우디는 오래 전부터 신의 전쟁을 수행하는 이들에게 가장 마지막 성지 같은 곳이라고 한다. 성스러운 메카와 메디나가 있는 땅 바로 그런 곳을 신의 전사가 먹지 못하면 뭔 소용이 있겠는가. 따라서 사우디 왕조는 모든 지하드 전사들을 사악한 악마로 여기고 있다고 한다.



미국


이런 얘기에 빠질 리 없는 바다 건너 미국으로 가 보자. 독일과 월드컵 16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미국에서 현재 축구 따위보다 농구를 좋아하는 오바마를 이라크 따위가 귀찮게 하고 있다. 뭔소리냐고? 미국은 사실 별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나서기 싫어도 나설 수밖에 없는 미국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사실 미국은 이시스의 지하드가 이라크나 시리아에서 전쟁에서 이기든 지든 관심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오바마 정부 역시 현재의 이라크 정부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물론 이시스도 좋아할 리는 없지만 말이다.) 


미국 정부가 이라크에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우리의 행동이 이라크 정부가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라고 까는 걸 보면 미국 정부의 의중을 알 수 있다. 미국의 발표로는 현재 태스크포스가 모든 옵션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정확히는 어떠한 방식도 배제하지 않고 있단 말이다. 


미 국방부가 현재 미국의 수색 정찰기(드론)를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투입했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던 다음 날, 오바마는 언론을 통해 지상군을 다시 이라크로 투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소문에는 미국이 드론 폭격을 통해 이시스의 진군을 막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바로 어제 미 국무장관인 존 케리가 이라크를 방문해 알 말리키 총리와 회담을 했다. 여기서 그는 “제발 니가 좀 알아서 사람들 좀 잘 규합해서 해결해~”(종파와 인종을 뛰어넘는 통합정부 구성 요구)라는 이야기를 했고 정치력 없는 말리키 총리는 “그러지 말고 이시스 반군 훈련장이랑 차량에 폭탄 몇 발만 쏴주면 안 돼요~?”라는 요청을 했다. 하지만 존 케리 씨는 “그러다 민간인 다치면 전 세계에서 미국이 수니파 무슬림을 공격했다고 할 텐데 내가 그런 짓을 왜 함?”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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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음... 더 격렬하게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



공화당은 이번 이라크 사태의 책임을 모두 오바마에게 돌렸다. 공화당은 항상 그래 왔듯이 오바마의 대외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들의 요점인즉 2011년 말 이라크에서의 미군철수가 결과적으로 이라크를 버려둔 꼴이 되었고, 그것이 이시스의 세력확장과 전쟁 개시에 도화선이 되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실제로 공화당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공화당 늬들이 그렇지 뭐.


사실관계를 따져보자면 애초에 오바마가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시킨 것이 전적으로 오바마의 뜻이었는지 혹은 이란 등 주변국을 등에 업은 이라크의 요청인지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끝없이 들어가는 미국의 돈과 자립해보고 싶은 이라크의 욕망이 만난 결과가 아닐까 한다.) 게다가 당시에는 이 이시스라는 단체에 대해서 오바마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었다. 그들이 정규군도 아니고 그냥 그런 중동에 차고 넘치는 테러단체 중 하나 아닌가. 


오히려 오바마는 미국 내의 여론을 신경쓸 수밖에 없었다. 2008년 이미 자신의 입으로 이라크 전쟁을 끝낸다고 선언했고, 이를 지지한 많은 미국인이 있었는데 오바마의 입장에서도 이라크에서 군대를 빼는 것은 당연한 절차였다.


다만 오바마도 공화당도 미국인도 이라크인들도 동의할 수밖에 없는 한 가지는 있다. 미국이 철수 전에 이라크의 군대를 교육하고 무기를 공급하는 데에 250억 달러(25조 원?)를 썼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금 이라크의 상태를 보자면 결국 돈만 날린 꼴이 되어버렸다. 일반병, 특공대 할 것 없이 이시스의 공격 앞에서 속수무책이었고, 모술에서는 많은 이라크 군인들이 오히려 이시스로 넘어가 버렸다. 이런 군인들을 잃은 것은 단지 금전적 손해뿐 아니라 미군들이 철수하며 주고 온 미국의 무기가 테러리스트 손에 들어간 결과로 나타난 것이니 오바마의 속이 쓰릴 법도 하다.



시리아


이미 몇 년 전부터 떠들썩한 시리아가 바로 이라크 옆에 붙어 있다. 자국민한테 발포는 예사요, 화학무기를 쏴대던 무식의 끝판왕. 바샤르 알 아싸드(Baschar al-Assad)가 정권을 잡은 나라다. 


이런 시리아 역시 이시스의 무자비한 지하드에 야금야금 먹혀가는 중이다. 이에 시리아 대통령 역시 갑자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이란 이라크와 힘을 합쳐 이 위기를 헤쳐나가자고 으쌰으쌰 하는 중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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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라이벌!



6월 초 아싸드 독재자(?) 대통령이 ‘선거 흉내’를 정부를 통해 승인했다. 현재 이 방식을 취한 다마스쿠스의 독재자는 신의 한 수를 둔 듯이 보인다. 이 ‘선거 흉내’를 통해 지하드를 일단은 조금 조용하게 만들었고 이러는 사이 정부에 반대하는 다른 북부와 동부 시리아인들에 대항해 싸울, 아니 핍박할 시간을 벌게 되었다. 하지만 선거라 할 수 없는 시리아의 선거는 지난 두 번의 선거를 보면 이번에도 아사드가 정권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바샤르의 아버지가 죽고 그가 군 통수권자가 되었을 때 선거결과는 유효표 중 97.2%를 독식했다. 2007년 치러진 선거에서도 그는 단독 후보로 나와 97.6%의 지지율로 당선되었다. 97%. 한국의 절대 권력 꽃 중의 꽃 님께서 지지율이 40%로 떨어졌다는데 저 정도 지지율이면 ‘선거 흉내’ 맞다고 본다.


현재 시리아에서는 아싸드 정권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시리아 자유군들 모두 이 ‘선거 흉내’ 덕에 이미지와 도덕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으며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자금과 무기의 지원 등이 점점 끊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아사드의 반대 세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게다가 이시스 지하드 전사들의 무식함과 공포스러움은 세계의 여론을 자연히 ‘만약 시리아의 정권이 무너지게 되면 더 끔찍한 일이 일어나겠군’이라는 방향으로 바꿔놓게 되었다. 국민들에게 화학무기를 쏘는 대통령이나 아무 데나 폭탄테러 하는 이시스나….



터키


터키는 지리적으로 이라크, 시리아와 바로 맞닿아 있다. 그 중에서도 이시스가 최근에 점령한 시리아 지역은 바로 터키의 국경이다. 사실 앙카라에 있는 터키 정부는 그동안 시리아의 반대파에 큰 힘을 실어줬었다. 아싸드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말이다. 이코노미스트지의 보도로는 터키정부는 2013년 말까지 해외의 지하드들이 시리아로 갈 것을 강력하게 종용했다고 한다. 그러던 터키가 변했다. 아니 이라크가, 아니 이시스가 변한 것인가? 아무튼, 다들 변했다.


바로 터키의 아킬레스건 쿠르드족이 이 문제에 포함되어 있다.



쿠르드족

 

쿠르드족이란 터키, 이란, 이라크에 걸쳐 사는 세계에서 자신들의 국가를 세우지 못한 가장 많은 인구수의 민족이다. 마치 예전의 유대인 같이 말이다. 쿠르드족은 약 3000만 명 가량 되고 그들 중 1000만 명 가량이 터키에 나머지가 이라크와 주변국에 흩어져 살고 있다. 지난 쿠르드족의 역사는 학살과 핍박의 역사이며 그 정도가 2차대전의 유대인 못지 않다고 할 만하다. 그러던 이들이 어찌저찌하여 이라크 북부에 꽤 넓은 영토에서 자치구역을 일구어 살아가고 있다. 현재 상황은 마치 중국과 대만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핍박의 정도는 더 심하지만 말이다. 쿠르드족은 이라크 연합정부와의 협상에서 이라크의 최대 유전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여 점차 정치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라크 연합정부의 구성원이 아니라 완전한 독립국으로 보장받기를 원하고 있다. 이 쿠르드족의 대략 90%가 시아파 무슬림이라고 한다. 당연히 이시스의 관점에서는 쿠르드족 역시 파괴해야 할 적이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름에도 군침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이시스가 이미 북쪽 이라크와 시리아를 점령했다. 이 지역에 맞닿은 곳은 쿠르드 자치정부가 있는 지역이다. 이라크 북부 지역의 쿠르드족은 최근 터키 정부와 상대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쿠르드족의 독립에 누구보다도 부정적이던 터키 정부도 어느 정도 입장을 선회했다. 즉 터키는 이라크가 찢어져 두 나라가 되든 말든 이라크 영토 내의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지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라크 정부와 터키의 관계는 나빠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터키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라크 정부의 승인 없이 쿠르드 자치구역 내의 석유를 받아다가 수출을 하도록 도와줘 버렸다. 이라크 정부는 정말 빡쳤다. 터키는 왜 이런 일을 했을까?

 

여기에는 터키의 계산이 들어가 있다. 터키 정부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이 이시스에 반대하여 이라크 정부와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쿠르드족이 이라크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그로 인해 이라크 정부로부터 원조를 받게 되고 그로 인해 현재 전체 쿠르드족의 절반가량이 사는 터키에서 그들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은 터키가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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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감이 뛰어난 쿠르드족



쿠르드족 역시 자신들의 완전한 독립을 위한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지금까지 항상 주변의 권력들 사이에서 패자의 위치에 있던 쿠르드족 아닌가. 2003년 미국의 간섭(US invasion 2003)이 시작되었을 때 그들은 북부 이라크에 자치 구역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쿠르드족이 모술이나 남쪽 국경인 키르쿠크에 살고 있다. 이라크 군인들이 이 지역을 떠나고 이시스가 그 자리를 치고 들어왔을 때 쿠르드족 군인들이 이들을 상대할 수밖에 없었다.


터키가 이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 결정적 계기는 바로 납치사건이다. 이시스 군인들이 모술에 있는 터키 영사관을 접수하고 터키외교관, 공관, 직원, 경호 인력들 49명을 인질로 잡게 되었다. 게다가 다음날 모술지역에서는 터키 트럭 운전사 31명을 인질로 붙잡았다. 이에 터키는 선전포고를 했다. 진짜 선전포고.


물론 터키가 군사력을 동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테러단체를 상대로 일국의 군대를 투입해도 인질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자칫 모든 인질이 희생되는 위험을 감수할 수도 없다. 이에 따라 터키 정부는 협상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한다.


지금까지 필자도 잘 모르는 이번 이라크 사태에 대해서 살펴봤다. 위에 쓴 내용보다 더 복잡하고 더 중요한 사실이 많겠지만, 뭐가 중요한지도 아닌지도 구분이 안 간다. 지구의 다른 한편에선 공 하나 놓고 축제한다고 정신이 없는 이때에 저곳에서는 참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간다. 종교의 이름을 내세운 테러리스트들과 종교의 원칙을 지킨다던 썩은 정부, 그들이 만들어 내는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수많은 살인과 테러들을 보면, 종교가 과연 이 세상에 필요한지 조심스러운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모두가 종교를 외치지만 헌차 치우면 똥차 오는 상황이란... 한국에도 요즘 하느님의 힘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려는 분 때문에 시끄럽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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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가 확실히 더 어울립니다.



문참극씨가 결국 물러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 청문회 준비 안하고 시간도 많이 남을 텐데, 저 나라에 가서 그 좋아하는 하나님의 뜻을 좀 전해주길 바란다. 종교인은 종교인끼리 통하는 법 아니겠나.



I am against religion because it teaches us to be satisfied with not understanding the world.


Richard Dawkins




 



독일특파원 타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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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