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7. 01. 화요일
한동원
개봉일 7월 2일
얼마 전 '초월'이라는 거창무쌍한 제목을 달고 개봉했던 <트랜센던스>의 경우만 보아도 알 수 있듯, 거창한 제목을 달고 나오는 영화들 치고 그 거창함을 제대로 수습해내는 영화는 그닥 흔치 않다는 것이 최근 업계의 중론인 가운데, <트랜센던스>는 그래도 뭔가 나름의 '초월' 컨셉을 보여주기나 했지, 이 영화는 '신의 한 수'를 어디 제대로 보여줄 틈이나 있어야 말이지. 바둑 좀 둘 만하면, 곧바로 판 둘러엎고 치고받기 바쁘니...
< 신의 한 수 > 적정 관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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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400원 | 제목만큼이나 거한 캐스팅 : 120원
그 중, 단연 정우성의 갑빠 및 액션에 대한 기대감 : 80원
바둑과 액션의 결합이라는 설정이 안기는 호기심 : 80원
대체 '신의 한 수'란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 역시 : 80원
매우 몸 던져 애쓴 흔적 역력한 액션(또는 주먹다짐) 장면들 : 70원
꽤 기발하고도 코믹하였던 '딱밤 열 대' 장면 : 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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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1270원 |
그런 컨셉으로 계속 밀고 나갔으면 꽤 재밌었겠지만, 결과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음. 왜냐.
① 기본적으로 체스, 장기, 마작, 고도리, 오목 등으로 바뀌어도 대세에 지장 전혀 안 줄 '바둑' 컨셉 : -120원
② 이는, 바둑만이 가진 재미와 심오함을 찾아내 이야기를 끌어가는 대신, 그저 바둑판과 돌의 껍데기만을 더듬고 있기 때문 : -100원
③ 기본적으로, 핵심 주인공들이 진짜 바둑의 고수들이 아닌, 진짜 고수들이 시키는 대로 바둑을 두는 아바타들이니, 기초 카리스마가 확보될 리 만무 : -80원
④ 뭐, 좋다. 바둑이야 어찌됐든, 복수극 자체가 흥미진진했다면 모르겠다만, 이 또한 지루찬연 : -120원
⑤ 몇 수 놓다가 판 둘러엎고 다구리 할 거면, 처음부터 그냥 다구리 하지 싶은 생각 뿐 : -80원
⑥ 이도 넘어간다 치고, 액션만이라도 독특하고도 긴박감 넘치는 것이었다면 모르겠으나, 이 또한 아니고 : -100원
⑦ 오히려 각종 정육점스러운 장면들로 인하여, 액션 아닌 호러(중에서도 정육분과) 아닌가 싶을 정도 : -100원
⑧ 김인권을 제외하면, 배우들의 연기 또한 다들 바짝 힘주어 국어책 낭독 : -80원
⑨ 그도 그럴 수밖에 없겠다 싶은 것이,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의 입체성 및 독창성 함유량이 턱없이 떨어지므로 : -100원
⑩ 특히, 이런 식의 전혀 안 파탈해 보이는 '팜므파탈' 캐릭터는 이제 정말이지 고만 나왔으면 싶음 : -70원
⑪ 그와 그녀의 이 뜬금없는 폴링인러브위드는 대체 뭔가 : -70원
⑫ 결말마저도 안이하고도 식상하고도 허무 : -50원
요컨대, 화투 대신 바둑알로 제2의 <타짜>가 되고 싶었던, 어설픈 옹박 : -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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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관람료 : 8000원 + 400원 - 1270원 = 713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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