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7. 02. 수요일
사진불패 사진술쏴
편집부 주 이 글은 사진불패에서 납치되었는데, 중요한 건, 사진술쏴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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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따 이야기
하이!~
띠딕
나의 카메라는 나직하지만 완고한 목소리로 초점잡기를 완료하였다고 내게 말한다.
나의 오른손 검지손가락은 망설임 없이 셔터를 나직이
누질른다.
누질른다.
누질른다.
누질른다.
누질른다.
처음 이 크고 무겁고 시커먼 기계를 만져봐야겠다고 생각했었던 건 순전히 셔터 소리 때문이었습니다.
차륵 차륵 차르르륵~~
먼가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 같기도 하고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 같은, 그 짧고 명쾌한 소리가 너무나 결정적이어서 매혹되고 말았던 거죠.
셔터 이야기 하면서, 사진은 찰나의 예술이라니, 순간을 영원히~ 라니 이딴 진부한 이야기는 집어 치우고 감각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당신은 파도소리 같은 셔터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처~~~얼~~~컥! 처~~~얼~~~컥!
(셔터 스피드를 1/2초 정도로 설정하면 이런 파도 소리가 난다.)
파도가 약하니 소리는 상상하는 걸로ㅋ
당신은 전쟁터의 기관총 같은 셔터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촤라라라라락!
(셔터 스피드를 1/250초 이상으로 설정하고 연사로 누질르면 이런 따발총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셔터는 감각의 세계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시커멓고 커다란 녀석의 존재감을 한껏 확인 시켜주는 기계적 장치.
셔터를 작동시키는 차갑고 날카로운 메커니즘은 내 손과 몸과 마음을 울리며 나를 몰입시킨다.
사진을 찍는 사진사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사진이 찍히는 피사체에게도
셔터의 소리는 하나의 리듬, 음악으로 장치한다.
셔터는 모든 카메라의 작동 장치 중에서도 가장 결정적인 장치입니다. 왜냐면 셔터를 작동시키는 그 순간이 당신이 이미지를 낚아채는 바로 그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셔터는 카메라에 빛을 언제, 얼마나 오랫동안 넣어줄지를 결정하는 장치입니다.
여기서 잠깐!! 셔터의 원리를 잠시 보고 가겠습니다. 두둥~
이거슨 본격 샷따
위의 샷따는 무엇인가? 출근할 때 열고, 퇴근할 때 닫는 그 샷따!! 맞습니다. 그런데 이 샷따가 카메라랑 무슨 관계냐구요?
있습니다.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문이 우리 카메라에도 있습니다. 위의 샷따 모양과 별반 다르지 않는 셔터라는 게 카메라 안에 위치하고 있습니다.(샷따=셔터=shutter)
무엇이 들어오고 나가느냐? 빛이지요. 빛을 셔터라는 문에서 차단하고 있다가 셔터버튼을 눌렀을 때 일정 시간만 통과시키기 위해 열고 닫는 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 설명 들어갑니다.
필자의 천재적인 일러스트.
두 손은 셔터막을 의미한다.
눈은 카메라의 센서를. 훗.
필자의 상상과는 다르게 카메라의 셔터는 두 개의 막으로 이루어져 있었답니다. 이럴수가! 위 그림의 눈을 가리고 있는 오른손을 선막이라고 하고, 아래 입을 가리고 있는 왼손을 후막이라고 합니다. 먼저 열리는 막이라고 해서 선막, 나중에 닫히는 막이라고 해서 후막이라고 부르지요.
아직은 이해가 안 가시죠? 당연합니다.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천천히 따라 오시라~~ 일단 리얼 셔터 모습 올라갑니다. 두두둥~
렌즈를 빼고 미러를 올리면 드러나는 카메라의 속곳...이랄 수 있는 샷따.
셔터는 아주 얇고 가볍고 강한 여러 겹의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셔터는 매우 빠른 속도로 작동되기 때문에 오래, 많이 사용하여도 변하지 말아야 하죠.
다시 그림으로 셔터 작동원리에 대한 설명 들어갑니다.
왼쪽 그림은 셔터가 작동하지 않는 평소의 셔터 모습을 알기 쉽게 그린 그림입니다. 오른쪽 CG는 카메라 안의 셔터 모습을 대략적으로 시뮬레이션한 것이죠.
중앙부의 동그란 빛 그림자는 렌즈를 통과한 이미지 써클입니다. 렌즈는 동그랗잖아요. 그래서 아마 저렇게 보일 겁니다.
빛은 이렇게 항상 들어오지만 평상시에는 셔터가 늘 닫혀 있기 때문에 센서로 빛이 들어갈 틈이 없지요. 오른손의 선막은 눈(카메라에서 센서)을 가리고 있고 왼손의 후막은 셔터박스 속에서 준비 중이죠.
자, 셔터를 눌러 봅시다.
찰칵! 하면, 어... 그러니까 찰칵 중에 '찰' 소리 날 때죠.
속곳이 올라가고 드디어 센서가 두둥~
선막이 쑥 올라갔군요. 이제 빛이 카메라로 들어옵니다.(카메라에서는 상하가 뒤집힌 이미지가 들어오기 때문에 반대죠.) 이 과정을 노출(exposure)이라고 합니다. 정해진 시간만큼 빛을 받아들이는 거죠.
…
…
자, 이제 정해진 시간이 지났습니다. 후막이 출동할 시간이네요
....'칵'
후막이 출동하여 센서를 가리는 과정
셔터박스 아래 대기 중이던 후막이 막아섭니다. 선막이 올라간 자리에 후막이 막아서는... 이런 식으로 후막이 출동해야만 사진의 위나 아래에 일정한 양의 빛이 들어오게 되겠지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제 다음 사진을 찍기 위해 ‘제자리로…’ 돌아올 시간이죠.
선막이 다시 처음 위치로 돌아옵니다. 후막은?
역시 후막도 처음 위치, 즉 셔터박스 아래로 숨어 들지요. 이제 다음 사진을 찍을 준비가 완료 되었습니다. 찰칵은 무리고 찰카닥... 이라고 하면 맞겠네요.
찰... 선막이 열린다
카... 후막이 닫힌다
닥... 모두 제자리로
그리하여, 이 셔터 속도를 천천히 하여 셔터가 열리는 시간을 기~~일~~게 잡아주면, 처~~~얼~~~컥! 처~~~얼~~~컥! 하고 사진이 찍히고, 셔터 속도를 매우 빠르게 하여 셔터가 열리는 시간을 아주 짧게 잡아주면, 촤라라라라락! 하고 찍히게 됩니다.
셔터 속도가 1/100 라고 하면 이것은, 셔터가 열리고 닫히는 사이에 카메라에게 빛을 주는 시간이 1/100 초 라는 뜻입니다.(선막이 열리고 후막이 닫히는)
만약 셔터 속도를 1/1000의 값으로 바꿨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때 셔터가 열려 있는 시간은 10배가 짧아지고, 그래서 셔터 스피드는 10배가 빨라집니다. 셔터에는 Speed가 붙습니다.
속도, 즉 얼마나 빠르냐 하는 문제.
무엇이 빠르냐 하면 아까 살펴 본 셔터의 작동과정이 얼마나 빠르냐 하는 것을 정해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셔터가 빠르게 작동하면 그 만큼 카메라가 빛을 담는 시간이 짧아지고, 그만큼 적은 양의 빛이 카메라에 도달하게 되어 어두운 사진이 됩니다.
반면 셔터가 느리게 작동하면 더 많은 빛을 담게 되고 사진은 밝아지게 됩니다.
다시 감각의 세계로 돌아옵니다.
처~~~얼~~~컥! 처~~~얼~~~컥! 하고 찍는 사진은 어둑어둑한 곳에서 빛이 좀 모자라다 싶을 때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밝고 또렷하게 사진을 찍기 위해 셔터를 느~~~리게 작동시켜 찍는 셔터의 소리이고, 그 만큼 기~~~이인 시간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촤라라라라락 하는 셔터는 충분히 밝은 상황에서 피사체의 순간적인 움직임을 낚아채고 싶을 때 나는 셔터의 소리이고, 그 만큼 짧은 찰나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이 셔터의 세계를 편안하고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빛을 알갱이로 생각하면 도움이 됩니다. 빛을 알갱이로 생각했을 때 이 알갱이를 어려운 말로 <
다음 그림을 낱낱이 살펴 봅시다.
위 그림은 카메라 센서에 빛 알갱이가 부딪히는 상황을 초간단하게 설명한 것입니다. 1초 동안 뿌려진 Photon의 양이 3개, 2초 동안 뿌려진 Photon의 양은 6개가 됩니다.
즉, 셔터가 열려 빛이 비치는 시간이 2배가 되면, 카메라 센서에 받아들여진 빛의 양이 2배가 됩니다.
두배!
셔터값이 1초에서 ------> 2초가 될 때, Photon의 수가 2배, 빛의 양이 2배, 따라서 사진의 밝기가 2배가 되는데, 이 때 우리는 이 상황을 사진 용어로
<1 stop 밝다>, <1 stop over>
라고 이야기 합니다. 반대의 경우라면 셔터 값이 2초에서 1초가 될 때 우리는
<1 stop 어둡다>, <1 stop under>
라고 합니다.
셔터 속도 1초 셔터 속도 2초
위의 두 사진은 다른 조건은 동일하게 설정한 상태에서 셔터 속도만 다른 사진입니다. 왼쪽 사진은 셔터 속도를 1초로, 오른쪽 사진은 2초로 찍은 사진들입니다. 이 두 사진의 밝기의 차이가 바로 1stop 이라는 거죠.
첫 번째 사진은 두 번째 사진보다 1 stop 어둡다. 두 번째 사진은 첫 번째 사진보다 1 stop 밝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까요? 이 간단한 산수에서 우리가 알아채야 하는 것은 stop의 사용법이 어떤 <밝기를 기준>으로 해서 그것보다 얼마나 더 밝고 더 어두운지를 ‘상대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두 번째 사진 정도의 밝기로 어떤 사진을 찍었다고 쳤을 때, 우리는 LCD창에서 사진을 확인하며
좀 밝은 걸?
그럼 좀 어둡게 찍어볼까?
그럼 얼마나 더 어둡게 찍어야 하지?
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것입니다. 이 때 얼마나에 해당하는 단위가 stop 인 것입니다.
음... 한 스톱 정도 어둡게 찍어야겠어!
굳이 왜 stop 이라는 단위로 사용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카메라에서 셔터를 조절할 때 기본적으로 2배 단위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 카메라에서는 셔터를 다이얼로 조절했는데 한 칸을 틱! 돌리면 1 stop 올라가거나 내려가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결국 1 stop 은 한 칸이라는 뜻입니다. 셔터 값을 한 칸 올리면 2배 밝아지고, 한 칸 내리면 밝기가 절반으로 어두워집니다.
1/4000>1/2000>1/1000>1/500>1/250>1/125>1/60>1/30>1/15>1/8>1/4>1/2>1">2">4”
- 다이얼의 숫자는 셔터스피드의 분모를 말한다.
- 파란색 1/3 step은 1칸 사이에 작은 칸이 두개 더 있어서 1/3씩 미세조정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차례대로 한 칸 움직일 때 마다 빛을 넣어주는 시간이 두 배로 늘어나고 사진은 1 stop 밝아집니다.
(중간에 1/60이나 1/8이 거슬린다. 하지만 1/60.5라든가 1/7.5라고 표현하기에는 꽤나 귀찮기 때문에 이렇게 사용하는 관례가 되었다.)
stop 대신 step이란 말을 사용하기도 하고 EV라고도 합니다. 모두 같은 말입니다.
STOP=STEP=EV
다음부터 stop, step, EV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당황하지 말고, 어떤 밝기에 대한 상대적인 밝기만 생각해 보면 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stop의 개념을 알고 많이 경험하면서 어떤 빛의 양에 대한 상대적인 감각을 갖는 것입니다. 이후에 반복해서 설명할 계획이니 좀 어렵더라도 당황하지는 말자고요.
당황하지 말자
셔터 모드
셔터를 누를 때마다 한 장씩 찍히는 싱글모드, 대략 1초에 3장씩 찍히는 CL 모드(저속 연속 촬영), 그리고 우다다다 찍히는 CH 모드(고속 연속 촬영)가 있습니다.
카메라 회사마다 명칭은 다르지만 대체로 위와 같습니다/ 그 외에도 미러업이라는 녀석과 벌브라는 모드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지요.
관용적인 표현이지만 셔터를 작동시킨다고 할 때 "셔터를 끊는다"라고 종종 표현하곤 합니다. 이것은 셔터 뒤에 speed가 붙어서 인지... 필자는 100미터 달리기 선수가 1등으로 도착할 때 결승선을 통과하는 끈을 뚫고 지나는 상상을 해 봅니다.
온몸을 긴장시키고 그 긴장감을 유지한 채 결정적인 순간을
온전히 끊어 내는 것.
그리고 나만 아는 작은 미소.
그거슨 셔터.
이토록 민감한 것이 셔터입니다. 그래서 셔터에는 숨어 있는 두 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하나는 <셔터우선>, 그리고
<AF우선모드>는 자동 초점 잡기가 성공한 후에야 셔터를 작동시킨다는 뜻이죠. 환경이 밝고(어느 정도 밝은 환경에서야 AF가 작동합니다.) 사진 찍기 편한 상황에서는 당연히 AF우선모드가 안전합니다만 어둡고 사진 찍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셔터우선이 위력을 발휘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수동으로 초점을 잡고 감각에 의존해서 찍는 수 밖에 없지요. 아무튼 셔터에 숨어있는 옵션 <셔터우선>모드와 <AF우선>
Single mode
이것은 한 장씩 찍히는 거죠. 특별할 것이 별로 없습니다. 자~ 여기 보시구요 하나~둘~셋! 하면서 찍을 때 싱글모드를 사용합니다.
Continuous mode (burst mode)
컨티뉴어스, 즉 연속촬영이죠. 흔히 연사. 또는 벌스트 모드라고 불리는 모드입니다. 모든 카메라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Low/High 이런 식으로, 또는 초당 몇 컷. 이렇게 연사 속도를 조절하게 되어 있지요.
예전에는 필름 한 통에 36방 밖에 안 들어 가기 때문에 셔터를 아껴 써야만 했습니다. 필름을 갈아 끼우는 동안은 사진을 찍을 수 없기 때문이죠.(중요한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여러 개 메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연사를 찍을 때도 좀 더 아껴야 했기 때문에 CL(Continuous low speed)모드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또는 플래시(스피드라이트)를 오랫 동안 사용할 때 과열을 방지하거나 배터리가 간당간당할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DSLR은 필름 매수의 압박이 없어졌기 때문에 당연히 필름 시대보다 편해지기는 했습니다만, 연사로 우다다다하고 너무 많이 찍으면 때로 이미지 저장속도가 찍는 속도를 못 따라가 카메라가 멎어버리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메모리 버퍼 용량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만)
여러분의 메모리카드의 속도에 따라 이 연사모드에서의 연속 촬영 매수가 달라집니다. 빠른 연사를 사용하면 대량의 이미지 정보가 쏟아지기 때문이지요. 이미지를 카메라가 처리하는 시간도 있지만 메모리 카드에 쓰는 속도는 한계가...
활동적인 사진을 찍고 싶으신 사진사는 가능하면 빠른 배속의 메모리카드가 필요 할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메모리가격은 떨어진다는 거~)
1984년 스크린에 걸렸던 <인디아나 존스>의 동굴 롤러코스터 장면이 기억나시나요? 이 장면들은 대부분 미니어쳐에서 촬영되었고 너무 작았기 때문에 일반 무비카메라를 사용할 수 없어 니콘 F3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필름 이송장치를 보니 연사를 사용한 것 같군요.
FM3 할아방, 이 때부터 고생하셨군요.
하지만 장난으로 연사를 너무 많이 찍지는 마십시오. 이것은 셔터의 수명을 상당히 줄여주게 됩니다. 보통 중급기 정도의 카메라는 10만컷, 고급기의 경우 15-20만컷 정도의 셔터 수명을 갖습니다.
셔터교체는 꽤 비쌉니다. 카메라 배도 갈라야 되고.
(타임랩스 하시는 분들은 5분짜리 찍으려면 30frame X 60초 X 5분 = 9000컷… 대단하심!)
Mirror up mode
미러... 거울...
카메라에는 미러가 있습니다. SLR카메라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랄 수 있는 것은, 렌즈를 통과하여 센서에 들어오는 빛을 그대로 광학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인데요.(TTL:Through the Lens) 그러기 위해 카메라 안에는 거울이 있습니다. 잠망경의 원리로 센서로 들어가는 빛을 뷰파인더로 보게 해 주지요.
셔터를 누르면 먼저 이 거울이 올라가고, 그런 다음에야 셔터막이 열리어 촬영이 되는 거죠.
고속 촬영된 ‘미러가 올라가고 셔터가 작동’되는 과정입니다.
근데 이 거울을 올리는 동작이 생각보다 다이나믹해서 진동을 유발하게 됩니다. 진동 없이 정밀한 사진을 찍을 때는(특히 고화소 바디에서는 더욱…) 미러를 미리 올려서 진동을 방지해 주게 됩니다.
미러를 올린다고 해서 미러업(Mirror Up), 필자 같은 경우에는 섬세환 제품사진을 찍을 때 애용합니다.
미러업 모드를 하고 셔터를 누르면 ‘쳐럭’하고 먼저 미러가 올라갑니다. 이 상태로는 뷰파인더에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지요. 그 다음에 한 번 더 셔터를 누르면 그때서야 사진이 찍힙니다. 이때는 당연히 튼튼한 삼각대가 있어야 하겠구요. 가능하면 셔터 릴리즈를 사용하면 진동을 훨씬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거
라이브 뷰로 촬영하는 것도 똑같은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라이브 뷰는 센서에 기록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미러가 올라가 있는 상태니까요.
라이브 뷰 버튼을 작동시키면 역시 ‘챠륵’하고 미러가 올라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자연광이나 연속광(플래시처럼 번쩍번쩍하지 않은 조명. 텅스텐 등이나 LED조명 같은 것들) 아래에서는 제품촬영 할 때 라이브 뷰로 찍으면 상당한 이점이 있습니다.
정밀하게 초점도 맞출 수 있고, 미러의 진동도 없지요.
다만 플래시 조명상황에서는 좀 난감해지지요.(왜 난감해지는지는 조명 편에서 다룰 예정) 결국 미러업을 사용하게 됩니다.사진 생활을 하다 보면 의외로 생각보다 자주 쓰게 된다는.
Bulb mode (속칭 B셔터)
Bulb 모드. 벌브라는 게 사실 전구라는 뜻인데, 전구처럼 켜고 끄는 모드인 건가? 그래도 왜 하필 전구인 건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명칭이긴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카메라 셔터는 30초까지만 열리는데, 그것보다 더 오랜 시간 셔터를 열고 싶을 때 사용합니다. 별 사진을 찍는다거나 라이트페인팅(암실에서 손전등을 가지고 붓칠을 하듯 조명을 하는 기법)을 한다거나 할때 종종 사용하는 기능입니다.
셔터를 한 번 누르면 셔터가 열리고, 촬영을 마치고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 한 번 더 누르면 셔터가 닫힙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필름 시대에는 아무리 오래 열어 놓아도 문제가 없지만 DSLR에서는 너무 오래 열어 두면 센서가 열을 받기 시작합니다. 전자제품이 열 받으면? 네. 노이즈가 생기죠. 배터리도 훅훅 닳아 없어지구요. 이럴 때는? 네. 여러 장 찍어서 후작업으로 합성하시면 됩니다.(포토샵 강좌도 해야 하나.)
Silent mode / Quiet mode
이 기능은 기종에 따라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죠. 셔터소리를 줄여주는 기능이죠.
셔터랙(shutter Lag)이라는 것과 블랙아웃타임(black out time)이란 게 있습니다.(여담임. 꼭 알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셔터랙은 게임하다 보면 ‘랙 쩐다’할 때 그 ‘랙’입니다. 셔터를 누르면 무슨 일이 일어나나요? 앞에서 말씀 드린 대로 미러가 올라가죠. 그리고 나서야 셔터가 작동합니다. 이 때 셔터를 누르고 나서 실제로 셔터가 작동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을 셔터랙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미러가 얼마나 빨리 올라가냐에 따라 셔터랙이 결정되지요. 아주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매우 중요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결정적인 순간, 동물적인 감각으로 셔터를 눌렀는데 한참 후에 찰칵! 반응한다면 찍는 사람 입장에서 맥이 좀 빠질 수 밖에 없겠지요?
아무래도 셔터랙이 짧은 바디는 일체적 감흥이 있기 마련이죠.
셔터랙은 고속으로 동작되는 부품을 사용할수록, 또 미러가 작을수록(크롭바디가 유리하죠. 미러도 작으니까) 작은 값을 갖습니다.
셔터랙 랭크
위키디피아 발췌. SLR만, 전자선막 모델 제외
블랙아웃타임이란, 미러가 올라가고 셔터가 찍힌 다음에 다시 미러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동안 뷰파인더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시간을 말합니다.
사실 SLR카메라는 보이는 대로 찍히는 게 장점인데 역설적으로 사진이 찍히는 바로 그 순간은 미러가 올라가고 대신 필름이나 센서에 빛을 주게 되니 사진사 본인은 그 장면을 절대 볼 수가 없는 거죠.
아무튼 간에 셔터랙이나 블랙아웃타임이 적은 모델은 역시 다이나믹한 촬영을 할 때 도움이 됩니다. 셔터랙이나 블랙아웃타임이 최고 수준으로 짧은 바디가 아니면 짜증나서 못 쓰겠다고 하시는 섬세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필자 같은 사람은 그런 거 잘 모르고 그냥 찍습니다. 있는 게 어디여~ ^^;
해프미러(Half-Mirror)를 사용해서 아예 블랙아웃이 없는 모델도 있습니다.(미러가 빛을 반만 반사하고 반은 센서로 들어가는 구조. 미러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근데 이 녀석은 빛도 반 밖에 안 들어와서...
실제 금속막으로 된 셔터막 대신 LCD같은 ‘전자선막’을 사용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이러면 셔터랙이 좀 줄어듭니다. 기계적인 작동을 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진짜 선막처럼 완벽하게 부드럽지가 않아서 약간의 문제가...
하아…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맘 편히 쓰다 보니 소싯적 필자는 알아듣지도 못하던 이야기를 거의 빙의해서 하고 있어요. 제 자신이 무섭습니다. 격세지감. 제가 기계치였다는 사실이. 후덜덜덜. 여러분도 조금만 하시면 최소한 저보다는 잘 하실겁니다요.
아무튼 사일런트모드는 이런 셔터랙을 의도적으로 느리게 하는 겁니다.(하아 이거 한줄 쓰려고 이 긴~긴~글을…)
그렇게 하면 미러가 천천히 움직여도 되고 결과적으로 소음이 줄어듭니다. 셔터랙을 희생하여 에티켓을 얻게 되는 모드인 거죠. 공연장이라던가 먼가 으스스한 현장에서 주목 받고 싶지 않을 때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정도면 셔터에 대한 이야기는 대략 마무리 한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몇 가지 예제를 통해 셔터에 대해 공부할 시간.
빠른셔터와 느린셔터. 그리고 디따느린 셔터
셔터는 이미지가 담기는 시간을 조절하는 녀석입니다. 그런데 찍는 대상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적정한 셔터 스피드의 값을 조정해 주어야 하죠.
다음의 두 이미지는 움직이는 피사체에 대해 하나는 1/1000의 비교적 빠른 셔터값을 이용하여 움직임을 멈춘 사진이고, 또 하나는 1/60의 셔터스피드로 움직임까지 담아낸 사진입니다.
먼저, 촬영에 도움을 주신 아름답고 착하고 정의로운 O신 양… 고마워…흑
위 두 사진은 실내에서 촬영된 것이기 때문에 충분한 빛이 있지는 않은 환경입니다. 찰랑거리는 머리를 순간적으로 잡아낸 사진은 1/1000 이상의 셔터스피드가 필요했습니다. 그 정도는 되어야 인체의 움직임 정도를 잡아낼 수 있습니다.
날개짓하는 참새의 날개를 멈추기 위해서는 1/2000초 정도로 더 짧은 셔터타임이 필요하겠죠. 찰랑거리는 머리칼 정도는 1/1000이면 됩니다.
자, 1/1000초. 꽤 짧지요. 그러자니 사진이 많이 어두워졌겠습니다. 그래서 플래시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 빛은 플래시의 고속동조의 기능을 이용해서 만들어낸 것입니다.
(고속동조 : 동조속도 이상의 셔터값에 대응하는 플래시 촬영 기능. 자세한 내용은 플래시 편에서)
아래 사진은 머리칼의 움직임을 담아내기 위해 1/60의 비교적 느린 셔터스피드를 적용한 것입니다. 머리카락의 움직임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물처럼 흐르게 표현할 수가 있지요. 당연히 플래시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O신 양의 프라이버시 강력보호조치로 썬글라스를 꼴라쥬 하였…)
이처럼 셔터는 단지 움직임을 멈출 뿐 아니라. 흐르게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극대화 시킨 예제를 보시죠.
디따 느린 셔터
위의 두 사진은 디따 느린 셔터스피드로 만들어낸 장노출의 예입니다.
장노출 = 오랜노출 = 디따느린셔터
왼쪽 사진은 필자가 B셔터를 작동하고 양손에 손전등을 들고 비오는 달밤의 미친냔처럼 마구 휘들러 만들어낸 빛의 자취입니다. 당연히 손전등을 끈 다음에 B셔터를 해제하였지요.
오른쪽 사진은 길가에 삼각대를 펼쳐놓고 약 15초 정도 셔터값을 주고 찍어낸 장노출 사진의 예입니다. 이러한 장노출 기법을 이용해서 빛의 궤적이라든가 별의 일주운동, 또는 움직이는 물을 매우 매끈하게 표현할 수도 있지요.
이번 주말에는 장롱에서 카메라를 꺼내 들고 나들이라도...
긴긴 기술적 설명을 인내하고 여까지 오신 님들 수고하셨습니다.
Epilogue
그 녀석은 원채 희멀끔한 녀석이긴 하지만
좀처럼 어딜 가나 눈에 띄는 타입.
염탐꾼도 아닌 주제에 흘깃흘깃 눈길을 훔치곤 했다.
모임에서 단체로 영화를 보기로 한날.
무려 30여명이 모였다...
그런데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그가… 없다…
한가로운 표정의 토요일 오후의 종로 바닥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저 멀리 종로 3가의 건널목에서 그 많은 인파를 헤치고
그가 눈에 들어 온다.
오늘은 광채가 나는 걸?
띠용~ 띠용~
다음 강좌는 조리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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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불패 사진술쏴
편집 : 보리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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