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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한아기사슴 추천4 비추천0

2014. 07. 21. 월요일

그냥불패 타락한아기사슴








편집부 주



이 글은 그냥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지난 기사


나는 왕따다 <1>








시간이 나서 싸지방에 들렀고, 이번 글을 이어나가기 위해 딴지일보에 들어갔는데, 마빡에 내 부끄러운 고백이 납치되어 버릴지 미처 몰랐다.'힘내라!'라는 격려, 정말 감사하다. 


이번 글은 복수에 대한 것일까? 싶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처음 주제와 목적과 달라져 버리는 걸 느낀다. 어쩌겠는가. 그래도 가야지. 가자.



1. 복수를 꿈꾸다


영화에서 볼 법한 찌질이 주인공이 슈퍼파워를 가지게 되고, 주인공을 괴롭혔던 불량배들을 혼내주는 통쾌한 장면들! 물론 현실에서도 존재하지만, 유감스럽게도(그리고 이 삶을 사는 대부분이 그렇듯) 난 아니었다. 그래도 군대를 오면서 느낀 점이라곤 몸이 힘들 땐, 마음이 편하고 마음이 힘들 땐, 몸이라도 편하다는 거다. 하지만 왕따는 몸도 마음도 힘든 것이니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왕따와 군대 중 걸렸을 때(?) 사망률이 높은 것은 왕따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양 분야(?)를 두루 섭렵한 입장에서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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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군대에서 왕따를 당하면... 

그래서 사건 사고가...



'자신의 피해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것,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지게 되는 감정이 아닐까?'하는 생각과 함께 글을 시작하려 한다. 복수를 꿈꿔와 가꾸고, 버리고, 다시 품에 안고, 가지게 된 생각을 정리한다.



2. '가위와 칼' 품고 다니던 나의 어린 시절


꿈과 희망을 품고 다녀도 모자랄 시간에 '가위와 칼'이라니, 초등학교 때 '당할 수만은 없다. 죽기 아님 까무러치기다.' 하면서 들고 다녔던 것 같다. 얼마나 맞았는가는 그때의 상처들이 아직도 온 몸에 남아있기에 그걸 멍하니 보면서 간혹 생각한다.(필자는 상처가 나면 흉이 잘 지고 안 지워진다. 기억은 머리로도 남지만 몸으로도 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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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용 필수품



그렇게 호신용(?) 칼과 가위를 들고 다녔지만, 실제로 쓸 일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서 다행으로 여긴다. 한참 들고 다녔던 시절, 행여나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이 있었다면, 속은 후련했겠지만 내 인생은 얼마나 꼬였을까? 그리고 그런 자식을 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내가 지니고 다녔던 '가위와 칼'의 날카로움과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찢어졌으리라...



3. 다들 이해 못하겠지만, 그냥 그렇다


1) 폴 포츠

 

필자의 중학교 시절, 불었던 몸은 절정을 찍어갔다. "고뤠?"를 외쳐도 모자라지 않을 시절. 영국의 갓 탤런츠에 폴 포츠가 나왔다. "네쏘르 망디~"(모르겠다.) 어쨌든 폴 포츠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는 곡으로 모두를 감동시키며 국내까지 소개되었다. 그 당시 비만이었던 나를, 사람들이 폴 포츠를 닮았다며 놀려댔다. 그래서 뚱뚱한 폴 포츠가 그렇게 미울수 없었다.(필자는 살이 빠지고 나서는 아사다 마오를 닮았다는 말을 들었다. 한참 런던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던 그때 말이다. 세계 2등이라서 참 웃을 수도 없고 싫어 할 수도 없고)


근래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폴 포츠도 왕따를 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비만이었다. 그렇다. 난 그를 좀 닮은 구석이 있다. 물론 노래는 못하지만. 그의 삶을 알고나서 든 생각은 이거다. 그도 떨어질 만큼 떨어졌기에 오늘날, 거기까지 올라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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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랄검


아니, 이게 웬 검(?)이냐며 말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것이야말로 내가 본 처음이자 마지막인 '무협만화 지랄검'이 되겠다. '지랄검',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가 왜 오만 가지나 될까? 주인공이 참 지랄 맞은 성격을 가진 놈이다. 스포를 하자면 결국 킹.왕.짱이 되어 모든 갈등을 풀고 행복하게 산다는 뭐 그런 류의 무협만화가 되겠다. 이 만화에서 필자가 아직도 기억하는 명대사가 있다. "자신의 과거가 아무리 추악하고 괴롭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아름답게 승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대사였던 거 같다.(지금의 나에게 이거보다 명답은 없다. 아름답게 승화시켜려는 노력, 나는 하려 한다.)


물론 그 당시에 만화를 볼 때는 전체적인 맥락이나 이런 감동적인 대사보다, 주인공들의 여인들 (아, 성격이 지랄 맞다고만 썼지, 색정발광이란 말을 안 적었다. 그렇다. 주인공은 무려 4명의 부인을 얻는다는 것이 이 만화의 결말이렸다! 부러운 놈이다.) 쪽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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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o! DJ!, '한' 과 '원한' 사이


고 김대중 대통령(이하 편의상 DJ라 칭하자.)은 DJ로 불리는 걸 딱히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편의상 이글에서만 DJ라 부르는 거다. 뿐만 아니라 일본식으로 DJ를 도요타 다이쥬나 박통을 다까끼 마사오로 부르는 일도 삼가해야 한다 생각한다.) DJ의 옥중서신에서는 DJ는 며느리에게 손녀를 손녀가 싫어하는 별명으로 부르지 말라고 한다. 자기 경험상 자식 교육에 득이 되는 것이 없고 해가 된다고.


(이참에 우리 가족 내에서의 필자 별명도 공개토록 하자. 필자의 별명은 '똥강'이다. 젠장. 똥을 참지 못 해서 앞에 '똥'을, 그리고 이름의 두 글자 중 앞 글자를 따서 '강' 을 합쳐 '똥강'이 되었다는 설인데. 어린 시절 이 별명으로 불리는 걸 딱히 좋아하지 않았다. DJ는 옳았다. 제발 자식이 싫어하는 별명을 본인 좋다고 부르는 부모님이 되지 않길 바라며... 물론 우리 부모님도 이젠 이렇게 안 부르신다. 룰루랄라~)


어쨌든 DJ로 명명토록하며, 웬 DJ 이야기냐? 물어보신다면 그게 DJ맛이 나서, DJ라고 하온 것인데 아니 이게 아니고 DJ만큼 우리 정치사에서 정치보복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란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DJ를 죽이기 위해 우리의 박통과 전대갈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던가? DJ는 하늘이 살리시고 미국이 살리시고 하여튼 운이 타고 났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군 생활 목표인 "제대까지 100권 읽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읽었던 DJ의 <나의 길 나의 사상>에서 따온 이야기를 하려 한다. (<나의 길 나의 사상> 초판 인쇄 1994년, 1994년은 DJ에게 어떤 해인가. 영원한 라이벌 김영삼에게도 깨지고,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물러난 시점, 그 후의 이야기 인쇄날로 사람을 울리는 사람 DJ, 아니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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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의 길 나의 사상>  DJ의 철학과 3단계 통일론을 중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동시에  DJ에게 정치보복에 대해서 물어본다. 질문의 요지는 '당신(DJ)가 권력을 잡으면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냐?'에 대한 것인데. DJ는 이렇게 대답한다. 이청준 씨의 서편제를 보았을 때, 여 주인공의 깊은 한을 느꼈다고, 그걸 비유하며 DJ는 이야기한다.(후에 서편제란 소설을 찾아 읽었지만 역시 소리의 이야기, 훗날 꼭 영상으로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한' 과 '원한'의 차이에 대해서 말이다. 보복을 하는 것은 '원한'을 갚는 것이고, 과거의 잘잘못을 명명백백히 밝혀서 진실을 찾는 것은 본인은 '한'을 푸는 행위라고 필자는 이해했다. 그렇다. DJ는 실제로 대통령이 되어서도 정치보복은 하지 않았다. 그저 '한'풀이의 일환인 과거사 진상조사는 국민의 정부를 이은 참여정부가 했지만 말이다.


필자는 DJ도 '원한'갚기에서 시작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도 사람이니깐, 그렇게 억울한 일을 겪고도 그런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면, 그는 정말 성인이었을 것이다. '원한'을 '한'으로 승화시키는 과정 혹 결과 속에서 필자가 보았던 모습이 '대통령 김대중'이었다고 믿고 싶다.(실제로 내가 기억하는 첫 대통령은 역시 DJ다. 97년 대선승리하는 밤 환히 웃던 그 말이다. 당시 보수적이었던 필자의 부모님 조차 IMF와 이회창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준비된 대통령 슬로건 등으로 DJ를 뽑았다. 그만큼 그는 훌륭한 후보였다. 그 뒤로는 이회창, 이명박, 박근혜를내리 뽑으셨다. 요즘 휴가 나가서 17년 대선후보로 누가 괜찮냐는 나의 질문에 어머니께서는 김,박,안을 내놓으셨다. 필자가 웃으며 "김무성,박지원,안상수?" 했지만 모자는 둘 다 알고 웃었다. 언제 한번 이것도 글로 쓰기 좋을 거 같다. 이 방면에 전문가가 아님 어떠냐? 우리 어머니같은 사람을 설득해야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후보가 이긴다고 생각한다.)



5. DJ를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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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짬내서 <옥중서신>, <나의 길 나의 삶> 등 그의 책을 읽고 있다.(아직 병영도서관을 더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가 끝인 거 같다.) 글쎄. 그의 책을 읽으며 그가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는가에 대해서 자문자답해 보자면 그는 단지 국민적 수준에서 대한민국을 본 게 아니라 민족적 수준에서 조국을 본 게 아니었을까 싶다. DJ 사후, 통일에 대해서 진심으로 생각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DJ는 말한다. '통일의 단계는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나아가되, 통일의 시작은 서둘러야 한다고.' , 단지 '통일은 대박이다!'라며 시작은 미루지 않았으면 하는 게 필자 개인적 소망이다. 대박이라고 외칠 사람은 빅뱅의 대성 씨면 충분하지 않을까?



6. 아름답게 승화시키려는 노력들


아직은 못했지만 꿈꾸는 노력들이 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전역 후 내가 다녔던 초,중,고를 찾아 홀로 외롭게 있었던 장소를 사진으로 남기고 글을 쓰는 것이다. 꼭 하려고 한다. 내 과거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고 웃으려 한다.







그냥불패 타락한아기사슴


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