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7. 28. 화요일
엘랑
2012년 말, 대선을 앞둔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갑자기 “2020년에 우리나라 로켓으로 달에 탐사선을 보내겠다!”는 놀라운 공약을 한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다소 황당해 했으며, 우주판 4대강 사업은 아닌지 걱정을 하였다. 이게 우째 된 일인지 한번 차근차근 짚어보자.
이번 글은 오로지 딴지를 위한, 딴지틱한, 딴지에서만 용인될 수 있는 음모론과 루머가 뒤섞인 21세기 판타지 소설이다.
1. 1998년, 국정원의 러시아 ICBM 밀수사건
우리나라는 한-미 미사일 양해각서 등으로 인해 독자적으로 로켓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제약이 있다. 하지만 먹지 말라고 하면 더 먹고 싶어지듯, 탄도미사일에 대한 염원이 꽤 오래전부터 있었나 보다.
소련이 망하고 잠시 뒤숭숭한 사이, 수많은 무기와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던 때가 있었다. 1998년에 러시아 극동 캄차카 지역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사업가를 통해, 국정원이 공작을 벌여 고철로 폐기되는 SS-18 사탄, SS-19 스틸레토, SS-25 토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몸통과 엔진부위를 국내로 밀반입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당시 3~5기의 ICBM에서 핵탄두를 떼어낸 상태로 주요부위와 엔진을 몇 개씩 고철로 위장(원래 고철인데?)해서 들여왔다는 것이다.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모르지만 훗날 <시사저널>, <조선일보> 등에서 비중 있게 보도한 적도 있으니 왠지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
SS-18 사탄은 역사상 최대의 ICBM으로, 20메가톤 이상의 울트라급 핵폭탄을 미국에 날리려던 소련의 필승작이다. 사거리가 무려 16,000km이고 9톤짜리 핵폭탄 1발을 탑재할 수 있다. 이런 필승작을 소련은 무려 308발이나 배치한다. 나중에는 좀 더 작은 핵폭탄 여러 발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한때 소련의 어떤 장군이 한국에 대해 깔보면서
“사탄 한발이면 지워버릴 수 있는 코딱지만 한 나라가 어디서 깝쳐.”
라고 했다는 얘기도 있다.
SS-18 사탄은 발사중량이 210톤가량인 액체연료식 로켓이다. 이걸 개조해서 4.5톤짜리 페이로드를 인공위성 궤도에 올리는 상업용 위성발사에 사용하고 있다. (드네프르 로켓으로 이름만 바꿨다) ICBM과 우주로켓은 사실 백짓장 차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SS-19 스틸레토는 발사중량 105톤가량의 2단 액체연료식 ICBM이다. 사거리는 10,000km이고 몇 개의 핵탄두를 탑재하고 날아갈 수 있다. 북한의 은하3호 로켓과 비슷한 제원(기계의 성능과 특성을 나타낸 수적 지표)을 지니고 있다고 보면 된다.
SS-25 토폴은 유명한 고체연료방식의 이동식 ICBM이다. 연료주입을 따로 할 필요가 없어서 차량에 싣고서 이동하다가 발사할 수 있어 포착이 어렵다. 현대적인 ICBM들은 고체연료방식이 많다. (물론 액체연료방식도 충분히 실전 ICBM으로 사용은 가능하지만 고체연료방식이 군사용으론 장점이 더 많다)
‘우리나라가 러시아의 ICBM을 밀수해서 지금의 로켓기술을 습득했다는 말이 사실일까?’
우리나라가 1998년에 SS-18, 19, 25의 실물을 입수했고, 그걸 역분해하여 로켓기술을 몰래 습득했다는 루머를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허점이 몇 가지 있다. SS-18, 19는 액체연료방식이라 로켓엔진이 현재 각국에서 사용되는 우주로켓의 엔진기술과 거의 똑같다. 특히 SS-18의 로켓엔진은 지금도 베스트셀러인 러시아 로켓엔진과 족보상 사촌지간이라, 오래된 엔진이지만 현대적 기준으로도 꽤 쓸 만하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현재 개발 중인 케로신(등유)/액체산소(LOX) 로켓엔진과 조금 다르게 UDMH/사산화질소(N2O4)를 연료로 사용한다.
요점은 로켓의 연료가 다르면 연료의 특성차이로 인해 전체적인 로켓의 모든 설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즉, SS-18을 통째로 입수했어도 그걸 똑같이 재현하면 모를까, 연료도 바꾸면서 그대로 사용하기엔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물론 어느 정도 참고는 되겠지만.
SS-25는 고체연료방식이다. 고체연료방식은 따로 로켓엔진이 없다. 로켓몸체가 연소실이라서 그 자체가 엔진이다. 우리나라는 고체연료방식의 로켓과 미사일은 심각하게 제약이 걸려있다고 했다. 고로 써먹을 수 없다.
1998년의 해프닝이 사실이더라도 지금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로켓 개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수는 있지만, 그것 때문에 기술의 급격한 진보를 얻었다고 보기 힘들다.
2. 운명의 2002년
2002년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다들 월드컵이나 연평해전을 생각할 것이다. 2002년은 로켓 매니아들 눈으로 보면 중요한 사건들이 두 가지나 발생한 해다. 하나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계획을 시작한 것이고, 또 하나는 미국의 민간 우주로켓기업인 스페이스X가 설립된 것이다. 우리나라와 스페이스X는 동시에 출발했다. 둘 다 똑같이 아무것도 없는 와중에 맨땅에 헤딩을 시작했다.
스페이스X의 수석 엔진기술자 톰 뮬러와 Merlin엔진
로켓기술은 국제적으로도 이전이 자유롭지 못한, 제한된 기술이다. 그렇지만 냉전이 끝난 미국에는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해고된, 경험이 풍부한 로켓기술자들이 길거리에 널렸었다고 한다. 인터넷 장사로 돈을 벌어서 자신의 꿈을 이루려고 로켓회사를 차린 앨런 머스크는 이런 경험자들을 고용해서 빠르게 성장한다. 그의 2002년에 설립한 회사는 고작 5년 만에 시험로켓을 쏘고, 10년도 안 돼 세계에서 경제성이 가장 높은 로켓을 쏴서 국제우주정거장에 물품까지 운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뭘 했을까? 2004년, 러시아에 돈을 주고 기술을 이전받기로 한다. 2013년까지 10년간 이어진 KSLV-1 나로호가 그것이다. 로켓의 핵심기술인 1단 엔진에 대한 접근이 철저히 차단되어 돈낭비라는 지적도 많다. 하지만 두 차례 발사실패로 우리나라 기술진들은 비록 가까이에서 볼 수는 없었어도 러시아 기술자들이 어떻게 로켓을 쏘는지 관찰할 수 있었고, 큰 수확을 거뒀다고 한다. 이 말은 1단 로켓 제작기술에 관련된 것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경험치가 크게 상승했다는 뜻이다.
여담이지만, 3차 발사 당시에 우리 기술진들이 걱정한 것은 러시아 기술을 관찰하고 배우는 것보다는(이미 다 배워서), 발사가 또 실패하면 여론이 나빠져서 로켓개발 사업에 지장을 줄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살짝 썰을 풀어보자면, 재발사를 반복하면서 남해끝 촌구석에 처박힌 경험 많은 러시아 핵심기술진들이 향수병 때문에 우리나라 기술진들이 사다준 싸구려 보드카와 소주로 날밤을 깠고, 그 과정에서 로켓에 관한 경험적인 간접지식을 상당히 발설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국가적 기밀을 누설하겠다! 로켓 분야는 자동차, 반도체, 스마트폰 같은 IT분야와는 다르게 개개인의 경험이 매우 크게 작용하는 분야이다. 보통 로켓은 한 가지 모델을 설계해도 대량생산 하는 게 아니라 건마다 따로 생산한다. 예를 들어 미국이 달에 아폴로를 보낸 새턴-V 로켓은 전부 조금씩 성능이 달랐다. 왜냐구? 몽땅 수제품이라서 그렇다. 새턴-V를 만들던 미국 기술자들은 지금은 전부 은퇴해서 미국조차도 설계도면만 가지고는 다시는 새턴-V를 만들어 내지 못한단다. 이처럼 개인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스페이스X가 빠르게 성공할 수 있던 배경이 바로 해고됐지만 풍부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고용했던 점이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에는 경험자가 전무했다. 나로호를 쏠 때 그나마 러시아의 경험자들과 잠깐 술 먹고 어울리며 들은 게 전부다. 나머지는 몽땅 이론에 근거해서 직접 해보면서 몸빵하고 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썰이 있는데, 우크라이나는 과거 소련의 로켓관련 연구소와 기업들이 밀집된 지역이라 로켓 기술수준이 꽤 높은 편이다. 그런 우크라이나의 우주로켓관련 기업에 우리나라가 돈을 찔러주고 액체연료방식 로켓엔진의 핵심기술을 빼내왔다는 말이 있다. 뭐, 어디까지나 썰이긴 하지만.
몇 년 전, 발사도중 공중제비 후 추락하는 러시아 프로톤 로켓
요즘 러시아의 우주로켓들이 연달아 발사에 실패하고 터지고, 개망신중이다. 러시아 우주항공업계의 주요 관계자는 “기술자들의 수준 저하로 인한 총체적 부실”이 핵심요인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나이 먹은 경험자들은 은퇴하고, 나이 어린 인재들은 낮은 처우 등으로 해외로 나가거나 질적으로 떨어진다. 때문에 러시아 우주로켓 기술의 경험에 대가 끊겼다.
명심하자. 로켓 기술자들은 모두 장인정신에 입각해서 각 로켓을 임기응변, 경험으로 메꿔 만드는 사람들이다. 미국의 최첨단 로켓에도 별의별 에피소드가 많다. 고무밴드부터 테이프, 스타킹까지 안 들어간 게 없이 임시땜빵으로 만들어서 띄운다. 아무리 설계도 그대로 잘 만들어도 정말 사소한 문제로 수천 억짜리 로켓은 툭하면 공중폭발하곤 한다. 유럽연합이 만든 최신형 로켓인 아리안5가 첫 실험발사에서 인건비 아끼느라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외주 줬다가 파견직 직원이 간단한 숫자세팅 하나 잘못해서 와장창하고 터진 것은 유명한 사건이다. 로켓은 사람에 투자해야 가능한 분야다.
아무튼 KSLV-1 나로호는 2013년에 우여곡절 끝에 겨우 성공해서 국가적 비난에서 우주로켓 공돌이들을 구원해줬다. 반면에 실질적으로 핵심기술인 1단 로켓과 로켓엔진의 개발은 2010년부터 따로 시작된 KSLV-2 계획에 따라 현재까지 진행형이다. (나로호와 KSLV-2 개발진은 다른 팀이다)
2002년부터 스페이스X와 우리나라는 동시에 로켓개발을 착수했지만, 우리나라는 그 후 8년간 기초토양을 닦는데 시간을 썼고, 수많은 로켓관련 논문이 정부지원 하에 뿜어져 나오고 있다. (물론 상당수는 1960년대 미국-소련이 했던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02년부터 하나씩 시작해서 그동안 작은 로켓엔진 등을 독자개발하며 저변을 확대했고, 2010년에 이르러 KSLV-2 계획이 착수되어 겨우 본격적인 개발 국면에 접어든 셈이다. 나로호는 그 동안에 러시아 기술 습득을 위한 값비싼 체험학습이라 생각하자. 5천 억이 아깝다지만 1단 로켓을 뺀 나머지 분야만 해도 훗날 계산해보면 5천 억은 거뜬히 넘는 이득일 거다. (일본애들 로켓개발사를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 될 거다. 얘들도 초기에는 엄청 삽질했다. 로켓엔진 연소실험을 하다가 실험장을 몇 번 날려먹기도 했고)
3. 우왕좌왕 KSLV-2와 달 탐사 계획
조용히(?) KSLV-2 계획을 추진하면서, 로켓개발에 필요한 관련시설들(엔진 연소시험장 등)을 하나씩 갖추며 우리나라 로켓 공돌이들이 열심히 로켓을 개발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2012년 말에 대선 후보 한 명이 이걸 정치적 공약으로 내건다. 심지어 2020년에 달 표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킬 거라고 당당하게 선언한다. 니미럴레이션...
당시 사태는 심각했다. 원래 로켓 개발은 기한을 명기하면 골 아파진다. 미국은 케네디 대통령이 1969년까지 달에 사람을 보낸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미국 최고급 기술진을 30만 명을 몽땅 투입하고 미국 연간예산의 3%를 쓰고 나서야 9년 만에 간신히 성공할 수 있었다. (이것도 기적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도 쯤 첫 로켓발사 실험을 하고, 적어도 2025년에 달까지 탐사선을 보내서 로켓의 성능을 입증하려고 계획했었다. (어디까지나 계획이다)
그나마 로켓 분야에 국가 R&D 예산을 더 많이 배정하고 지원해주면 일정 진행이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곧바로 재정적자와 함께 예산감축이 찾아왔다. 다행히 로켓 분야 예산은 줄어들진 않았지만 늘어나지도 않았다. 반면에 개발일정은 ‘2019년 실험발사, 2020년 달 탐사’로 크게 앞당겨졌다. 이건 불가능하다고 간신히 설득한 덕분에 현재는 ‘2020년까지 실험발사 성공, 2021년에 달 탐사’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현 가능성은 불분명하다.
2021년의 달 탐사와 함께 달 표면에 소형 탐사로봇을 착륙시키는 게 가시화되어 선전을 하고 있다. 물론 예산은 안준다. 400억 쪽지예산 논란이 불거지면서 결국 100억만 준다고 한다. 100억 가지고 달에 로봇을 착륙시키라고? 다른 나라들이 얼마씩 돈을 쓰는지 한번 컨닝이라도 해보길 권한다.
우리나라 우주개발 계획은 지금 총체적인 난국에 직면했다. 2020년까지 약 2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서 KSLV-2를 발사하는 것까진 확정이 된 상태지만 로켓개발엔 변수가 많아서 2020년까지 첫 실험발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장담컨대, 대대적인 TV 생중계로 국민들이 KSLV-2 첫 발사가 불꽃놀이가 되는 것을 목격할 가능성이 99%다. (그 어떤 나라도 단번에 로켓 발사를 성공한 적이 없다.)
2012년의 공약 때문에 현재 KSLV-2는 2002년부터 시작된 장기적 프로젝트의 일환임에도, 오로지 현 정권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한 상태다. 그래서 KSLV-2가 발사에 실패하면(거의 필연적이다) 이번 정권의 실정에 대한 비난이 겹치면서 한국형 독자 우주로켓 계획에 제동이 걸릴 수가 있다. 재밌는 사실은 네티즌들 다수는 우리나라의 달 탐사 계획에 대해 이미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는 것이다. 이유를 들어보면 정권에 대한 반발심이 저변에 깔려있다. 우주로켓이 뭔지 제대로 이해 못할 뉀네들이야 그렇다 쳐도, 젊은 층이 로켓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사실은 큰 문제다.
제일 걱정되는 것은 위에 말한 로켓 공돌이들이다. 얘네들 사기가 말이 아니다. (참고로 난 우리나라 로켓 공돌이들과 일면식도 없다) 10여 년 가까이 키워놓은 로켓 공돌이들이 앞으로 로켓엔진 연소실험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하거나, 로켓 발사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면 대대적으로 이직할 우려가 있다. 로켓에 대해서 공부하다 보면, 해외에는 자료가 넘치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아직 국가주도로 초기단계라서 그런지 정보가 별로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가끔씩 보이는 공돌이들의 블로그글이나 푸념글을 보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부심은 강하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은 많아 보였다.
“너희들은 날 모르지만, 난 네들을 스토킹하고 있다.”
제일 걱정하는 것은 로켓 개발 과정에 수많은 사고, 심지어 대형 사고도 흔히 발생하는데 우리나라 여건에선 그런 사고에 대한 책임을 공돌이들이 떠안는다는 점이다. 나로호 3차 발사에 관여한 공돌이들 말고, KSLV-2 개발에 참여한 공돌이들마저도 나로호 3차 발사는 제발 성공하길 물 떠놓고 빌던 이유가 이런 것이다. 지극히 한국적인 걱정들이다. 이런 걱정들을 가지고는 로켓을 못 만든다. 중국은 로켓 발사실패로 주변마을이 초토화 되었어도 공돌이들은 꿈쩍도 안하고 계속 로켓 쏴댔다.
원래 이랬던 계획이...
돈은 늘려주지 않으면서 이렇게 바뀌었다.
부디 2020년에 있을 첫 발사에서 성공하길 기원한다. 실패하면 모가지 날아갈지 모를 수많은 공돌이들의 안녕을 위해서...
4. 한국형 독자로켓이 왜 필요한가?
자세히 안알랴줌. 아니, 못 알려주겠다. 사실 이 문제만 해도 책 한권은 넘는 분량이 된다. 로켓의 용도는 크게 두 가지다. ‘민간용’과 ‘군사용’.
아리랑3A 광학위성. 준첩보위성에 속하는 성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첩보위성을 계속 쏘아 올릴 예정이다. 예정으로는 러시아 로켓을 빌려서 쏘려고 하지만, 얼마 전에 초기형의 첩보위성이라는 아리랑 3A호 쏠 때만 해도 러시아가 태클을 걸었다. 내 생각으론 향후 추가 정찰위성발사는 어렵거나 엄청난 돈을 지불할 거라고 본다.
로켓 공돌이들은 지금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로켓이 케로신/액체산소 방식이라 극저온로켓이므로 군용으로 사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군용 액체연료 로켓들이 사용하는 UDMH/사산화질소 방식으로 하려면 로켓의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해서 불가능하단다. 과연 그럴까? 아까도 말했지만 로켓은 설계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인력들의 경험이 중요하다. 어떤 형태의 로켓 하나를 성공하면, 그것을 응용해서 군사용 로켓을 개발해도 개발기간이 크게 단축되는 게 진리다. 물론 우리나라는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이므로 ICBM 따위의 몹쓸 물건은 안 만들 거다. 일본도 그러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일본을 사실상 ICBM 보유국이나 마찬가지로 보고 있다. 못 만드는 것과 안 만드는 것의 차이다.
우주산업은 앞으로 계속 팽창할 거다. 우리나라도 외국 로켓을 이용해서 통신위성 등을 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한국의 로켓 개발은 경제성 때문에 이뤄진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은 국내수요로는 미미하고 해외수요를 본다고 한다. 이미 스페이스X와 같은 회사들이 이미 너무 저렴한(?) 로켓을 쏘고 있다는 게 문제지만. 이 격차를 따라잡으려면 정말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다.
로켓 기술은 여러 가지 면에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로켓이란 물건이 2차대전 때부터 등장해 주로 세계의 힘의 질서를 재편하는데 사용된 물건임을 생각하자. 우리나라는 IT제품과 자동차에 너무 편중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언제까지 스마트폰이나 자동차만 만들면서 한국의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엘랑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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