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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9. 03. 수요일

독투불패 Six_Cool






편집부 주



이 글은 음악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음악과 인생


나름 행복한 삶을 산다고 우기는 이들에겐 항상 음악이 있다. 도통 삶이 행복한지 모르던 사람이라도 어느 날 갑자기 기분 좋은 일이 생겨 흥이 날 때면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대기 마련이다.

반면에 피곤하고 힘들게 사느라 온갖 짜증이 넘쳐 ‘씨발 누구 하나 걸려라.’ 하시는 분들 옆에서 흥겨운 노래 한 자락은 ‘덤벼라. 개새끼야.’ 에 필적하는 위력을 갖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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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신뢰를 아니 할 수 없지 않아  믿지 아니하지 않지 않을 수밖에 없지 아니하니  아니 이런 씨발 알았어. 그냥 믿을게.' 한다는 필자의 최근 통계로는,


1. 나이가 어릴수록 음악을 많이 듣는다는 놀라운 사실과 2. 같은 나이여도 동안인 사람이 노안인 사람보다 더 많은 노래를 듣고 있으며, 심지어 3. 죽은 사람은 하루에 음악을 단 한 차례도 듣지 않는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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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씨발 엄청나다!!



 

음악이 없는 사회는 죽은 시인의 사회


행복지 않은 곳에 음악이 없고, 희망이 없는 곳엔 노래도 없다. 음악은 행복의 증표이고 희망의 표현이며 생명연장의 꿈을 이루는 매우 헬리코박터 하는 거시기다. 또한 지구를 공격하는 외계인마저 무찌르는 놀라운 무기가 되기도 하니 인간에게 음악은 죽음보다 삶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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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버튼의 화성침공(1996) - 외계인 퇴치에는 컨트리 음악이 짱이다.

 

 


전 국민을 다 죽여버릴 것만 같은 무시무시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딴지 총수의 소송비가 굳어 딴지스의 회식비로 쓰이게 될 그날까지 흥겹게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음악을 포기할 수 없다. 하여 십여 년간 딴지 눈팅만 하며 충분히 즐거웠던 필자는 이제는 글도 써야겠다 싶어 오늘 그 첫 번째로 딴지스 제위께 좋은 음악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며칠 전 벅스뮤직, 엠넷, 네이버뮤직 등에 새로운 앨범 하나가 떡하니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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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이름하여 “도밍고 1집”

 

도밍고 1집에 수록된 곡들은 KOICA 해외봉사단원으로 남미 파라과이에 2년간 봉사활동을 다녀온 도밍고(본명:편효영)가 파라과이에서 지내는 동안 칠공을 뚫고 꾸역꾸역 흘러넘치는 감수성과 창작 욕구를 감당치 못하여 어느 날 갑자기 정신을 잃은 뒤 수일 후 정신을 차려보니 손에는 기타가 들려있고 노래는 이미 수 곡이 완성되어 있더라는 조~올라 말도 안 되는 전설 같은 후문이 도는 곡들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주인이 의식을 잃은 틈을 타 손가락과 입이 벌인 개별적 일탈 행동에 의한 산물로서 혹여나 익숙한 코드와 멜로디가 들린다 해도 도밍고에게는 아~무 책임이 없으니 딴지스 제위께서는 지적을 삼가고 다만 매우 인디인디하게 창작욕을 불사지르며 새로이 등장한 새내기 뮤지션에게 뜨거운 박수 한번 쳐주고 계속 읽어나가길 바라겠다. 자 일단 박수~


수록곡은 타이틀곡인 ‘차코바람’부터 ‘이방인의 사랑’, ‘히치하이킹’까지 무려 3곡이나 들어있지만, CD가 너무 남아 싸~비스로 3곡 중 2곡의 MR을 다시 담았다. 뭐 이런 걸 다... 총 5트랙이다.

 



수록곡 1. 차코바람


첫 번째 트랙, 타이틀곡인 ‘차코바람’이다.

‘체코바람’ 아니다 동유럽의 차가운 바람이 아닌 남미의 뜨거운 바람 ‘차코바람’ 되겠다.


 

<차코바람 1분 미리듣기> (링크)

 

[차코바람]

차코바람 차코바람 차코바람 차코바람

차코바람이 불어온다 불 바람이 불어온다

뜨거운 발바닥에 우린 목말라 애타는데

차코바람이 불어온다 불바람이 불어온다

홍경형님 말수가 줄어들고 난 인내심의 바닥이 드러나고

한 걸음 한 걸음이 힘들어 눈이 점점 감겨오는데

차코바람이 불어온다 모자가 날아간다

어제 밤 보았던 수많은 별을 생각해 힘을 내

차코바람이 불어온다 모래바람이 분다

쉴 곳도 피할 곳도 없는 차코 한 가운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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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코는 파라과이의 북쪽의 광대한 황야지대다. 거의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으로 연평균 기온이 20도를 넘고 여름(남반구의 여름은 12월~2월)에는 섭씨 50도를 웃도는 겁나게 더운 지역이다. 바람조차 뜨끈뜨끈한 그런 곳을 겁대가리 없이, 그것도 여름에 도밍고 외 3인이 도보여행 비슷하게 갔다가 더위 왕창 먹고 돌아왔다. 이 노래 ‘차코바람’은 도밍고가 더위 먹고 정신이 나가서 만든 노래이다.


그런대로 쓸만한 보이스와 왠지 모를 익숙한 코드를 갠춘하게 쌈싸낸 들음 직한 곡이라 평하겠다. 아쉬운 점은 가사에 ‘홍경 형님’이라는 특정인의 이름을 거론함으로써 대중성이 다소 훼손되어 매우 인디스럽고도 아마틱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음반제작 초기부터 부분적 개사의 필요성에 대해 수많은 의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밍고는 절대 바꿀 수 없으니 차라리 음반 안 내고 만다...라고 했을까?


알아보니 도밍고에게 ‘홍경 형님’은 세상의 수많은 형님 중 ‘참 형님’으로 모실 수밖에 없는 절대적 형님으로서....... 필자다... 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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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순전히 필자의 인품이 훌륭해서 초래된 일이므로 뭐 어쩔 수 없지 싶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딴지스들 또한 필자를 형님으로 모시고 싶다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욕구가 마치 변강쇠의 오줌빨처럼 강려크하게 뿜어지고 있겠지만 아쉽게도 이미 챙길 동생들이 너무 많으니 받아들이지 않겠다. 진심... 미안하다.


아 이미 가사를 보고 짐작했겠지만, 필자는 진짜 말이 많다. 하하하.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헛소리와 농담을 포기할 수 없게 태어났으니 ‘홍경 형님 말수가 줄어들었다.’라는 것은 극도의 위기상황을 지칭하는 관용적 표현 정도로 이해해주면 된다. ‘홍경 형님도 말수가 줄어들 만한 상황이다.’처럼 응용해서 사용할 수 있겠다.


쨌든, 도밍고 1집의 타이틀곡 ‘차코바람’은 극도로 힘든 상황이지만 희망을 잃지 말고 힘을 내자는 무척 응원다운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이라 하겠다.


요즘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게 참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보았던, 뭔가 변화되는 것만 같았던 수많은 희망을 기억하면서 우리 다 같이 힘을 내어 보자. ‘차코바람’을 들으며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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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곡 2. 이방인의 사랑


두 번째 트랙에 수록되어있는 곡은 파라과이의 어여쁜 세뇨리따에게 뻑가서 들이대다가 시원하게 까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 ‘이방인의 사랑’이다.



<이방인의 사랑 1분 미리 듣기> (링크)

 

[이방인의 사랑]

미안해 난 말 잘 못하는 이방인

어리숙한 내 눈빛을 넌 좋다했잖아

반짝거리는 네 미소에 내 맘을 줬고

넌 웃으며 점점 멀어져가고 남겨진 내 눈에 눈물이


*Te amo te extraño te quiero (사랑해, 보고싶어, 좋아해)

내게 말했잖아

도밍고 넌 외국인

Ya se que soy un extranjero(그래 난 결국 외국인이었어)


미안해 이제와 널 생각해 널 바라봤던 내 모습을 후회해

반짝거리는 네 미소에 내 맘을 줬고

넌 웃으며 점점 멀어져가고 남겨진 내 눈에 눈물이


*


이방인도 사랑해 이방인을 사랑해

이룰 수 있을 줄 알았던 내 사랑이 이제와 나 후회해

No quiero que nos lastimemos(서로 상처주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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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에 생각보다 미인이 많지 않아 필자는 살짝 실망하긴 했었지만, 가끔 출몰하는 미인들을 길에서 만나면 ‘이거시야 말로 해외봉사활동의 소소한 기쁨이로세.’ 생각하며 지냈더랬다.


반면에 도밍고는 봉사활동을 열심히 해 축복을 받은 것인지 미인들을 꽤 많이 만났었나 보다. 애석한 것은 어차피 언젠가 한국으로 떠나버릴 남자에게 쉽게 마음을 내어줄 리 만무하니... 내 그럴 줄 알았다. 아.. 미인하면 우즈벡인데.. 우즈벡으로 언제 봉사나 한번..


어쨌든 파라과이 여인의 사랑은 못 얻었지만, 노래는 하나 건졌으니 형이 참으로 축하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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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사랑’은 장르로 치면 롹발롸드 되시겠다. 시작부터 둥둥 대는 베이스의 울림이 마치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 두근거리는 심장의 울림같이 느껴져 가사와의 어울림이 그럴싸하다.


또한 전반부 베이스의 둥둥거림과 후반부 일렉기타의 강렬한 사운드의 대비는 노래가 전체적으로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준다. 아마도 작곡보다는 편곡에 의한 결과로 여겨져 편곡을 맡아주신 박동현 님께 따로 후한 점수를 드리고 싶다.


타이틀곡인 ‘차코바람’에 비해 쉽게 따라부르고 쉽게 걸려드는 맛은 없어 좀 아쉽지만 모든 노래가 동요처럼, 후크송처럼 다 따라부르기 좋아야 하는 것은 아니니 어쨌든 잘 만든 노래라고 생각한다. 다만 가사는 결국 냅다 까이고 괜히 마음 줬다고 후회한다는 찌질한 내용이니 필자의 개인적 취향에 따라 점수를 조금 깎아야겠다.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맘 줬던 것마저 후회하면 쓰나.




수록곡 3. 히치하이킹


마지막 곡으로 세 번째 트랙에 수록되어있다. 전반적으로 나른한 느낌이 묻어나는 노래로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히치하이킹이 원래 이런 느낌이었나?’하는 의구심이 싹튼다.


이 노래를 듣고 나면 히치하이킹을 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매우 나른하게 느껴지는 보이스와 멜로디는 듣는이마저 축 늘어지게 하여 숙면에 매우 좋을 것으로 예상하며 하루를 마감하는 음악으로 권장할만하다. 숙면을 위한 도밍고의 배려, 칭찬해 마지않는다.



<히치하이킹 1분 미리듣기> (링크)

 

[히치하이킹]

눈을 감고 느껴봐 흘러가는 바람

화물차에 서서 부는 바람을 만지네

여행이란 말야 자유로운 웃음

새하얀 구름에 난 멋진 미소를 짓네

가끔 발이 아프고 목이 마르지만

히치하이킹 워~ 힘껏 소리쳐

기타를 메고 노래해 워~~~

히치하이킹 워~ 두 팔을 벌려 엄지를 높이 들고

엔까르나시온(환희의 도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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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도밍고가 이 노래를 만들기 위해 히치하이킹을 떠났을 당시 함께하지 못했으므로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곡 전반에 흐르는 나른하고 늘어지는 분위기를 보건대, ‘태워주는 차가 더럽게 없었나 보다.’하고 짐작하게 된다. 2분 15초쯤에 곡에 변화가 생기자 ‘드디어 차를 얻어탔구나!’하고 생각했지만 금방 다시 나른한 분위기로 돌아가는 것을 봐서는...


분명 어떤 차가 태워주려고 멈췄다가 시커먼 외국인 사내놈 둘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놀라서 내뺀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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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표시된 곳이 엔까르나시온

 


가사에 나오는 환희의 도시 엔까르나시온은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에서 375km가량 남쪽으로 떨어져 있는 도시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에서 마산까지 히치하이킹을 하면서 갔다는 소리인데... 


노래가 나른해질 만하다. 그 더운 나라에서 말이지.


어쨌든 멜로디를 통해 히치하이킹 당시의 그림이 그려지는 이 안 봐도 비디오와 같은 놀라운 음악적 표현력은 신예 가수 도밍고가 싱어송라이터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췄음을 시사한다. 음악의 시각적 표현력에 다시 한 번 박수를 쳐준다. 짝짝짝. 부라~보~!!

 


 

나머지 4번 트랙과 5번 트랙은 ‘차코바람’과 ‘이방인의 사랑’ MR이니 소개 생략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도밍고가 해외봉사단원으로 파라과이에 2년간 머물면서 창작욕이 불타올라 그 뜨거움을 못 견뎌 불가피하게 토해낸 곡들이다.


그럼에도 봉사에 관련된 노래가 없다! 2년간 놀다 왔느냐?


사실 도밍고는 타 단원들에게 정말로 모범이 될 만큼 봉사활동을 훌륭히 수행하고 현지언론에도 그의 봉사활동이 소개될 만큼 왕성한 봉사활동을 한 모범단원이다. 그럼에도 봉사에 관한 노래는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볼 때, 역시 사람은 일할 때 보다 놀 때에 창작욕과 감수성이 폭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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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타! 레이디가카께서 바라는 창조경제와 국가발전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좀 놀아야 된다. 

주4일 근무 정도가 딱 적당하겠네!



 

어쩌다 보니 글을 쭉-쭉- 길게도 썼구나. 이 글 쓴다고 날 새서 피곤하니 나도 어여 ‘히치하이킹’이나 들으며 한숨 자야 쓰것다.


노래소개마다 링크해둔 미리 듣기 감상해보고 마음에 드는 곡은 서슴없이, 가차 없이, 부끄러워 말고 다운받아도 된다.


앨범 홍보해주면 혹시나 콩고물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니, 다른 건 몰라도 필자의 순수한 마음만큼은 의심하지 말아주길 바라며 그런 의미에서 많이들 다운받고 즐겁게 듣길 바란다. 물론 CD로도 구매할 수 있었으나 워낙 인디인디한 도밍고가 수작업으로 CD 만들기 힘들다고 정확한 수요조사를 통해 꼴랑 10장만 제작하는 바람에 이미 절찬리에 매진되었다. 혹여 기대는 않지만, 댓글이라도 많이 달리면 신인가수 도밍고를 닦달해서 공동구매라도 추진해본다. 


어쨌든, 서두에 밝힌 음악과 인생의 상관관계를 고려해서 다들 음악 많이 듣고 살자. 이상!!







께 봉사활동을 하며 정말 형님으로 모셔도 될만큼 배울점 많은,


동생 도밍고의 첫 앨범 발매를 축하하며 홍경 형님이...








독투불패 Six_Cool


편집 : 나타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