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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9. 11. 목요일

trexx







1. Apple Key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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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이 발표현장에서 애플와치를 차고 있다.



9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플린트 센터에서 열린 애플 이벤트(우리나라 시간으로 10일 새벽 2시)는 10일 대체공휴일로 하루 더 준 덕분에 부담없이 밤을 새며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애플에서 이벤트를 위해 제공한 스트리밍은 나름 안정적 이었다. 지난 6월 WWDC(World Wide Developers Conforence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 도 집에서 Apple TV과 맥북 프로, 아이패드 등 동시에 틀어 놓더라도 간헐적으로 끊기는 정도였지 보는데는 지장이 없었다. 근데 이번 이벤트에서는 폭주 탓인지 접속이 매우 불안정했고 접속되었다 하더라도 중국어 더빙이 함께 들리는 기 현상이 있었다.(아침 영상을 보니 중국어 더빙이 없는 것으로 봤을 때 애플이 실수 한 것 같다.) 결국 라이브 중계로 사진과 텍스트를 올리는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흔들리고 흐릿하게 찍힌 사진으로 만족했야야 했다. (그래도 스트리밍 영상으로 후반부는 간헐적으로 볼 수 있어서 U2의 최신 음반(Songs of Innocence)이 iTunes Store를 통해 공짜로 풀린다길래 한시간 정도 기다리고 다운을 받았다. 10월 13일 까지 공짜라고 한다. 미국,일본 등 Music Store가 개설 되어있는 iTunes Store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애플 와치는 잡스가 2011년 10월 5일 세상을 떠난 후 나온 팀 쿡이 새롭게 선보인 첫 제품이다. 맥, 아이팟, 아이폰 등 성공적인 제품을 탄생시킨 잡스 후임인 애플 CEO 팀 쿡은 기존에 없는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지 못한 것이 항상 부담되었을 것이다. 잡스 전기에서도 잡스는 CEO를 팀 쿡에게 물려주면서 애플을 훌륭하게 경영할 운영자라고 말하고 나서 제품을 만드는(창조하는) 사람은 아니다 말했다. 팀 쿡도 CEO가 된 이후 잡스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제품을 만들 때 잡스처럼 진두지휘를 하는 것 보다는 디자인은 아이브에게 소프트웨어는 페더리기에게 식으로 권한을 위임하였다.


그렇다고 그가 물렁한 CEO는 아니다. 2012년 스캇 포스탈을 가차없이 내쫓은 인물이기도 하다. 스캇 포스탈이 누군가? 그는 iPhone OS 만드는데 진두지휘한 잡스와 NeXT 때부터 함께한 천재 개발자였다. OS X, Safari 등 그는 애플 소프트웨어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iPhone 4 술집 유출 사건, 안테나게이트 당시에도 스콧 포스탈에게  책임이 어느정도 있었지만 잡스는 그를 내쫓기는 커녕 iOS 수장으로 계속 있게 하였다. 그러나 팀 쿡 천하에서 부서간 갈등(조니 아이브와의 마찰), 애플 지도 앱 문제 등으로 스캇 포스탈에게 책임을 물었고 바로 짐을 싸고 떠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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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스콧 포스탈!



그 이후 소프트웨어(페더리기)와 디자인(아이브)의 각자의 권한을 강화하였고 WWDC 소프트웨어 이벤트에서 페더리기가 그리고 이번 신제품 이벤트에서 아이브가 중심이 되었다. 팀 쿡 체제가 만든 첫 작품이 이번에 선보인 애플 와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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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랙 페더리기 + 팀 쿡 + 조니 아이브



2014년 9월 9일 애플 이벤트에 발표한 제품은 아이폰 6(4.7인치), 아이폰 6 Plus(5.5인치)와 애플 와치다. 이 두 제품의 상세한 기능이야 애플 홈페이지에 아주 잘 설명되어 있으니 패스하겠다. 아니 하고 싶다. 아이폰 6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중국에서 먼저 공개되었고 애플 와치는 배터리 등 내부스펙이 공개 안되었고 실물을 보려면 해가 바뀌어야 하니 일단 썰을 좀 풀어보겠다.





2. 손목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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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 세계 당시 군인이 착용했던 손목시계.



그래도 애플 와치에 대한 이야기는 해야 할 것 같다. 애플 와치가 성공할럴지 안할런지 알 수 없으나 이번 이벤트에서 애플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한번 짚어보고 싶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스마트 시계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 LG, 모토롤라, 소니 등. 그리고 패블 같은 작은 기업도 관련 제품을 팔고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아직까지 주류시장이 아니다. 어찌보면 이 시장은 빼앗겼던 시장이지 새로운 시장이 아니다. 휴대전화 사용자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시간을 확인하는 기능으로서 손목시계는 시장 규모가 줄어들었다. 호주머니에 들어갔던 회중시계 시장을 빼앗았던 손목시계가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휴대전화에게 시장을 빼앗기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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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모토롤라 / 엘지 / 소니 / 패블의 스마트 워치



그래도 성공적인 모바일 제품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손목시계다. 손목시계 역사는 엘리자베스 1세가 로버트 두들리로부터 1571년 선물 받았던 것이 시작이라 한다.(당시는 손목(Wrist)이 아니라 팔(Arm) 시계라 명했다.) 그래서 그런지 손목시계는 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었고 남자들에겐 회중시계가 20세기까지 인기가 있었다.(치마와 바지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손목시계가 주류 시장이 된 시기는 1차세계 대전 이후 부터라고 하는데 아마 전시 중 시간을 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전시와 같은 급박한 순간에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주머니에서 꺼내는 행위를 줄여주기 때문(즉각성)이겠다. 여하튼 20세기 초부터 21세기 말까지 통틀어 모바일 기기 중 성공이 확인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3. 스마트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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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디자인 업체 Barneys New York과 협업하여 제작한다고 한다.

 


휴대 전화의 발전으로 시간을 확인하는 수단이 대체됨에 따라 손목시계 시장은 90년대 이후에 급격히 몰락하게 된다. 휴대전화가 시간을 보는데 좋은 대안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손목시계 시장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손목시계는 휴대전화에 비해 장점이 있는데 그 중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즉각성) 주머니에서 꺼낼 필요가 없다는 것. 그 하나 만으로도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관련하여 추후에 다룰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현재 많은 기업들은 스마트 시계*를 접근하는 방향이 주머니에 손을 넣을 필요가 없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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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 시계 Smart Watch


 1) 스마트 폰과 연동하여 전화를 놓치지 않는다

 

 2) 전화기 역할을 한다.(통화, 메시지 등)

 

 3) 센서 등 건강기능이 들어가 있다.

 

 4) 스마트 폰의 기능을 한다.(PDA, 개인 메모 등)


등등 휴대전화 기능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손목 위에 올려놓으려고 무지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 시계는 바로 그 '무지 노력한' 결과물.


스마트 시계 하면 현재는 갤럭시 기어 등 이 떠오르지만 위에 열거한 기능 중 PDA 기능을 한 손목시계는 2000년대 초에도 있었다. (당연히 소비시장은 외면한 제품들 뿐이다. 외면한 제품 확인하기<링크>)



그런데 손목시계 시장에서 스위스 고급 시계 및 패션 시계회사들은 현재에도 견고한 시장을 갖추고 있지만 스마트 시계는 대중 시장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배터리 이슈 또한 있는 것 같다. 일반적인 손목 시계 배터리는 1년은 기본이다. 그러나 스마트 시계는 하루, 길어야 2-3일. 지금 스마트 시계가 풀어야 할 가장 큰 문제다.)





4. 애플 와치 Apple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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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이번 이벤트에서 패션 관련자를 초청했다. 이벤트 전에는 패션쇼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루머가 돌정도였다. 그뿐 아니라 애플은 최근 패션계 중요 인물들은 모셔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인물로 입생롤랑, 버버리 CEO 였던 안젤라 애런츠, Dr. Dre (그렇다 Beats는 패션 업체다.) 등... 


패션계를 불러왔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이번 이벤트에서 아이와치(애플 와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결과물 또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번 이벤트에서 애플 와치가 발표할 때 시계만 보여주지 않았다. 스마트 시계의 기능적인 부분인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가능하게 한 디지털 크라운(본체에 달린 용두)은 물론 Watchband(시계줄) 또한 와장창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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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다양한 밴드의 향연







5. MFi와 Watchband(시계줄) <애플이 발표한 다양한 애플와치 시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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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팟의 시장이 거대해 질 수 있었던 건 케이스 등 악세사리를 꼽을 수 있다. 중소기업이었던 벨킨(Belkin)이 대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거대한 아이팟 악세사리 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 제품에 필요한 악세사리를 서드파티 업체에서 경쟁을 통해 내놓았다. 애플은 그것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수수료로 돈도 벌고 싶고) MFi*(Made for iDevices) 정책을 내놓게 된다. 애플은 크기, 형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 등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규격을 공지함으로써 서드파티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제품에 대한 케이스 등 악세사리를 발매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신생기업 뿐 아니라 기존의 패션계에서 이름 좀 알렸던 기업들 마저 뛰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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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for iDevices (iPod, iPhone, iPad)는 케이스 보다는 헤드폰 잭 및 Connetor(30 pin, lightining)하드웨어 및 Airplay 같은 소프트웨어 서드파티 업체 지원을 위한 규격 정책이다. 충전기, 자동차 헤드유닛(카 오디오), 음향기기, 게임 컨트롤러 등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애플 와치는 그 연장선 상에서 시계줄을 번갈아가며 장착할 수 있게 하였다. 이번 이벤트에서 애플은 스스로 다종의 악세사리를 내놓아 이에 관심있는 기업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것 처럼 보인다.


물론 ‘시계줄을 바꿀 수 있는 것이 뭐 대수냐?’라고 물을 수 있다. 그리고 ‘다른 회사들도 다 그런 건 할 수 있는거 아닌가?’라고 다시 물을 수 있다. 근데 그것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6. 결론 : 악세사리 소비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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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단종된 iPod nano 6세대, 서드파티 업체들이 시계줄을 만들어서 판매했었다.



MFi 정책이 나온 후에 다른 기업들도 그런 정책을 참조하였지만 애플처럼 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소비 문화에 있다고 본다. 스마트 폰 시장에서는 서드파티 시장이 보편적으로 확산되었지만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케이스 등 에 몇 만원씩 쓰는 소비 문화를 만든 제품은 아이팟 뿐 이었다.


지금까지 스마트 시계 시장은 악세사리 구매에 대한 소비 문화가 없었다. 근데 애플은 아이팟으로 구축한 악세사리를 구매하는 소비 문화를 이어가려고 한다. 이것이 기존의 스마트 시계에서 볼 수 없었던 차이점이다. 애플은 기능적인 측면으로 손목시계가 가지고 있는 시간 등 을 바로 확인 할 수 있는 기능적인 측면인 즉각성과 더불어 사용자들이 그 제품을 통하여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보였다. (애플에서 만든 악세사리니 비싸겠지.)


물론 애플와치를 통해 악세사리 소비 문화를 다시 부흥하려는 애플의 접근이 성공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trexx


편집 : 너클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