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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9. 26. 금요일

정치불패 꼭그래야하나?









편집부 주


이 글은 정치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꼭그래야하나?> 님은

ddanzi.master@gmail.com

으로 연락처 부탁드립니다.

  






지난 기사



[노역특집 : 별 일 없는 사회는 없다(1)]






들어가기 전에


이 글에 나오는 몇몇 제조 방법은 해당 회사의 기밀일 가능성이 있어 정확한 수치나 시간, 원료 등을 자세히 기록하지 않았다. 또한 같은 업계라도 공정기준은 회사마다 다를 수 있다.


생산공정의 비효율성과 작업의 비합리성 등을 지적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의사이자 공장장인 K모 부장에게 말했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대기업이라면 보다 더 효율적이며 합리적인 생산공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허나 그런 대기업에 당신이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


그렇다. 우리는 내가 놓인 현재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며, 그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때 해야 할 일은 경험을 축적하며 자신만의 메뉴얼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 글의 목적은 전에도 말했듯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특히 자신의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는 일자리) 분들을 위해서다. 그런 일자리가 어떤 일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는 것은 경험상 꼭 필요하다. 




뉴스 타전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확하게 교회의 시간 규범을 따른다. 아침기도는 간략한 아침뉴스로, 저녁기도는 저녁 종합 뉴스로 바뀌어 왔다. 우리 역시 뉴스에서 계시를 얻기를 바란다. 누가 착하고 누가 악인인지를 알기를 바라고, 고통을 헤아려볼 수 있기를 바라며, 존재의 이치가 펼쳐지는 광경을 이해하길 희망한다. 그리고 이 의식에 참여하길 거부하는 경우 이단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알랭 드 보통 <THE NEWS : A user’s MANUAL> -





어떤 정보를 접하는 경우, 자신의 삶과의 거리감에 따라 그 정보의 유익성을 판단한다. 정보가 자신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거나 관심 밖의 정보라면 무시한다. 그러나 정보 환경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원하지 않아도 필요 없는 정보가 하루종일 우리 귀에 박힌다. 방송과 신문, 인터넷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보는 자신의 삶과 거리감이 어느 정도인지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할 여유도 없이 끊임없이 자극한다. 현재의 정보는 해석과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인 유사종교적인 것이 되었다고 알랭 드 보통은 말한다.


뉴스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걸 보면서, 우리는 자신이 살아있음을 안도하는 동시에 멀지 않은 자신의 주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에 불안감을 느낀다. 이는 불안감과 안도감을 동시에 처리하는 기도와 유사하다. 기도와 같은 종교적 형태의 자기 내면화로 사실을 해석하는 행위는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일지라도 믿음의 문제로 변질한다. 믿음은 사실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우리의 감정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주변 사실 조차 제대로 된 해석을 하지 못한다.


늦은 밤 어느 동굴에서 잠을 청하다 목이 말라 근처에 있던 그릇에 담긴 물을 아주 시원하게 마셨으나 다음 날 아침 보니 시원하고 달콤했던 것은 썩은 물이었다는 일화를 비슷하게 경험한 적이 있다. 냉온수기 물 당번은 대게 스리랑카인의 몫이다. 물이 떨어지면 공장 작업장 근처의 화장실 수도에서 물을 담아온다. 물 당번이 화장실로 간 후 나도 소변이 급해 조금 후에 화장실에 도착했다. 말로만 들었던 응가 뒤처리를 손으로 하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수도꼭지에 연결된 고무호스에서 나오는 물을 손에 받아 떵구녕을 씻고 있는 것이었다. 뒤처리를 마친 그 녀석은 바로 그 손으로 물통을 집어 든 것이다. 전에는 그렇게 시원하고 맛있게 마셨던 냉온수기 물을 그 뒤에는 마시지 않았다. 따로 물병을 준비해 갔다. 다른 사람들, 특히 한국 엔지니어들에게 말했냐구? 말하지 않았다. 기분 상하게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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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실은 알 필요가 없을 수 있다. 이 글 또한 누군가는 필요 없을 수 있고, 필요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알아야 하는 사람을 위해 쓰는 글이다. 믿을지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사적인 욕망을 채우려는 그러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다. 이 글을 딴지 마빡에 올리기 위해 기획한 것이 아니다.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그 숫자가 적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글을 이어가겠다.






C 닭 가공공장. 일10시간 근무, 주 6일제, 150만원, 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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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체인점에 보내지는 닭 가공 공장이다. 시장 점유율이 그리 높지 않은 회사이다. 하루에 가공되는 닭은 6천 마리 정도이다. 치킨체인점을 다 합해 보면 하루에 수만 마리가 죽어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회사라면 공장 규모도 더 크고 작업자도 더 많을 것이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8시에 출근해 5시 30분에 일이 끝난다. 작업의 속도를 높여도 마찬가지다. 청소시간이 길어질 뿐이다. 휴식시간은 오전, 오후에 한 번씩 각 10분에서 15분 정도이다.


작업장에 들어가려면 위생복을 입어야 한다. 작업장 온도는 12도 정도다. 위생복을 입어서인지 추운지는 모른다. 위생복으로 갈아입으면 작업 시작 전에 기계들을 점검하고 준비하고 작업할 닭을 이송기 투입구에 갖다 놓아야 한다. 작업 시작 전에 가벼운 체조를 한다. 작업하는 아주머니들 옆에 뜨거운 물이 담긴 양동이를 가져다 놓는다. 칼에 달라붙은 살점이나 기름기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닭을 이송기에 투입하면 작업자들은 날카로운 칼로 닭의 몇몇 부위를 갈라준다. 닭은 평평하게 된 상태(가오리 닮았다.)로 절단기에 보내진다. 절단기로 보내진 닭은 3등분 혹은 4등분 되어 포장기로 보내지고, 포장기로 보내지는 것으로 작업은 끝난다. 첨엔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닭을 붓는 작업도 쉴 틈 없이 하는데 틈나는 대로? 라는 말을 처음에는 실감하지 못한다. 6천 마리면 대략 오전이면 2천5백여 마린 작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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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20마리(9호/10호), 그리고 얼음을 포함하면 한 박스에 20여 킬로 정도 나간다. 6천 마리면 300박스다. 닭을 처음 부을 때 주의할 점은 힘을 쓰지 않는 것이다. 요령이 있다. 이송기 투입구 앞에 배꼽 정도의 높이로 빈 박스를 놓는다. 그 위에 작업할 박스를 올린 후 비닐 포장을 마치 콘돔을 끼우듯이 아래로 내려준다. 작업할 박스를 가볍게 들어 배에 갖다 댄 순간 배로 튕겨낸 후 젖꼭지까지 들어 올린 후 공중에서 뒤집어 준다. 이 요령을 빨리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허리가 고장 나 일을 계속할 수 없다. 매일 300박스의 닭을 부어야 하기에 요령은 필수다.


첫날은 냄새도 그렇고 작업도 정신없이 지나갈 것이다. 대략 4일 정도면 일을 대강 파악한다. 이제 주위를 둘러볼 수 있다. 약간의 짬도 난다. 짬이 나면 빈 박스는 세척실로, 작업자들에게는 온수를 제공할 수 있다. 하루종일 닭을 부을 순 없다. 절단기 작업과 이송기에 닭을 투입하는 작업을 번갈아 해야 한다. 오전과 오후 나눠서 작업해야 한다. 오후 3시 이전에 6천 마리 작업이 가능하다. 3시 이후에는 뼈 없는 제품을 포장한다. 4시면 작업을 마치고 작업장을 청소하면 5시 30분이다. 퇴근이다.


절단기작업은 가오리처럼 쫙 펴진 닭을 절단기틀에 끼워 맞춰주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빠르고 정확해야 한다. 익히는데 대략 한 달이 걸린다. 한 손으로는 이송기에서 닭을 집어 들고 다른 손으로는 절단기 틀에 맞춰주는 작업이다. 본인은 불의의 사고로 신경이 손상되어 이 작업은 불가능하다. 그렇지 않은 일반인들은 한 달만 요령을 터득하면 가능하다.


점심은 회사에서 제공한다. 닭공장이라 해서 닭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 동안 딱 하루 닭이 나왔다. 점심시간과 휴식시간에는 탈의실에서 휴식을 취한다. 다른 회사에서는 어떤지 몰라도 본인이 다녀 본 회사에서는 작업복을 한 벌 밖에 지급하지 않아 냄새 풍기며 지냈다. 탈의실에서 세탁하면 될 것을. 다른 직원들이 당신을 피할 것 이다. 샤워하고 퇴근하면 된다. 요령만 익히면 힘들지 않다.


닭에 대한 팁 : 현재 우리가 즐겨 먹는 닭들은 9호 10호로 분류되는 닭들이다. 이것은 무게로 나누는 방식이다. 9호라면 900g, 10호면 1kg이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양을 선호해서 11호나 12호를 가공했지만 현재는 9호와 10호를 작업한다.


3달의 수습 기간에는 150마넌이 주어지고 수습기간 후에 연봉 조정이 있을 것이다. 닭 손질을 배울 기회도 가진다. 닭을 포장하는 기회도 있다. 공장의 모든 일을 경험할 기회가 주어진다.


(시간이 읍서서 재미가 많이 빠졌음...눈이 마구마구 감겨서 그런 거 생각할 수 없음을 이해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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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공장으로 나간다.



난 무전여행이라고 하고 친구들은 거지생활이라고 하는 생활을 잠시 한 적이 있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노숙자라 하는데 거지와 노숙자와 다른 점은 거지들은 먹고 자는 것들을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시장에서 버려진 것들을 주워 모아 아이들 분유통에 넣고 끓여 먹었었다. 몰래 개밥을(아침에 주는 개밥은 김치 콩나물국밥 맛이었다) 가져가 먹기도, 매혈(피를 팜)해서 배를 채우기도 했다. 그런 활동들은 문명사회에서 일하지 않고서 생존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한 개인이 문명사회를 벗어나 외딴 섬이나 고립된 지역에 있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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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눈바람 거세던 날 고개를 넘어가려다 자동차와 부딪쳤다. 운전자는 눈길에 차를 멈출 수 없었을 거다. 눈이 계속 내렸었고 시야도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다. 차도 옆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져 다리를 다쳤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 통신수단도 없는 상황에서 며칠을 지냈었다. 주머니에는 돋보기와 라이터가 있어 불을 피울 수 있었다. 날 좋은 날은 돋보기를 사용하자. 개떵도 찾으면 없다고 라이터 가스 떨어지는 상황 꼭 발생한다. (그런 상황을 대비해 전에는 늘 돋보기를 가지고 다녔다.) 마른 나뭇잎을 모아 잠자리를 만들어 몸이 스스로 치유될 때까지 기다렸다. 제대로 된 숙식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인지 단순한 타박상 정도인데도 (병원에서 진단하지 않은 내 판단) 불구하고 치유기간이 길었다. 아주 적은 움직임에도 쉽게 지쳤다. 나뭇가지를 엮어 바람을 피하고 땔감을 마련하는 것조차 힘겨웠다. 대부분 잠들어 있어야 했다. 먹을거리는 찾을 수 없었다.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문명사회를 벗어나 자연에서 생존하는 방식을 모르는 인간에게 자연은 엄청난 공포다. 그 경험이 나중에 노자 도덕경을 조금 이해 하는데 도움이 되었을지 몰라도 자연은 지금도 공포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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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밭에 굴러도 다친다. 


간혹 친구들이 주말에 낚시나 야구경기, 공연관람, 영화관에 가자는 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을 가라 말한다. 최소한의 생존방식을 아이에게 가르치라고 말한다. (먹히지는 않지만) 간혹 캠핑을 같이 가는 경우 못마땅한 부분이 있다. 남자들이 음식과 잠자리를 만드는 동안 여자들은 아무것도 안 한다. 원시 상태에서 남자는 사냥을 하고 여자는 채집을 통해 아이를 먹여 살렸을 것이다. 난 친구 아내들에게 식물도감 같은 것을 좀 보라는 잔소리를 한다. 자동차 박사 김여사가 공간감각이 남자들보다 떨어지는 이유는 거리감이 짧아 외부침입에 재빠른 도망이 가능한 진화적 산물이라는 등 뭐 쓸데없는 이야기는 흘러가는 바람보다 가벼운 잔소리에 불과하다.


생존훈련을 하는 특전사를 제외하고 일반 땅개들은 실제로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전쟁상황이 아닌 평화로운 사회에서 써먹을 만한 것은 꼰대질 말고 뭐가 있느냐는 내 개인적인 판단이다. 여자들 군대 가라는 말을 할 자격이 나에게는 없다고 판단한다. 너님들의 판단은 다를지 모르지만 말이다. 난 여자들이 군대에 가는 것보다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요리학원이나 음식 전문학교에 다녔으면 한다.


아이들 먹거리를 만들 수 없는 여자들은 남자들이 만든다. 남자처럼 직장에 다녀야 하며 남자처럼 군대에 가야 하는 상황으로 내모는 것은 남자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이 아닌 자본주의하에서 노동자로서 살아가야 한다. 같은 노동자이기에 여자가 아니라 경쟁자다. 여성장관, 여성대통령이 나오는 나라라서 남녀평등사회인가? 경쟁사회다.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음식조차 만들 수 없는 여자들이 대부분인 시대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여성의 역할이었던 채집과 먹이 제공이라는 원시 양육의 마지막 보루조차 무너져간다. 그 생생한 현장이 바로 식품회사다. 어머니 손맛은 우리 세대에서 끝날 거다. 다음 세대는 노동자의 손맛이 될지도 모른다. 이 현장이 바로 반찬을 만드는 식품회사다. 그곳을 이야기해 본다.





D. 식품회사(반찬 생산). 생산직 120만원 물류직 170만원, 일 10시간, 주 5일 근무, 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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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납품업체라 시급은 타 회사보다 좋다. 생산량은 매일 다르다. 대략 하루에 최저 3천만 원에서 많게는 5천만 원 이상의 반찬들이 전국의 매장에 다음 날 아침 도착한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반찬들은 하루 전에 생산된 것이다. 보존상태가 냉장식품은 1 ~ 10도 사이에 있어야 하며 이를 단 하루 어겼다 할지라도 제품은 유통기한이 많이 남아있다 해도 전량 폐기처분 한다. 생산직 사원은 그날 생산량을 충족하는 양을 만들어 내야 한다. 대략 3천만 원 정도의 양이면 8시 30분에 시작해 오후 7시 이내에 작업이 마무리된다. 물류팀은 생산된 제품을 각 점포에 보내는 역할이기에 생산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작업시간은 길어진다. 나는 물류팀 일을 했기에 물류 관련 이야기를 주로 할 수밖에 없다.


물류팀은 아침 8시 30분에 전날 생산된 제품을 상차한다. 10시에 배송지시서(납품통보서)를 출력한다. 출력된 배송지시서와 메일의 배송지시파일을 대조하면서 작업한다. 바코드 스캐너를 이용해 작업한다. 처음 작업은 반찬류다. 그다음이 김밥류다. 반찬류는 3도 이하의 저장고에서 보관된다. 존나 춥다. 작업복은 겨울 점퍼가 지급되겠다. 하의는 본인이 알아서 두툼한 바지를 입어라. 오랜 작업시간으로 무릎이 시릴 것이다. 작업 장갑은 면장갑과 목장갑 두 겹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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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로 찍는다. 가 아니라 인식한다. 


조림류, 무침류, 젓갈류, 양념류, 원자재류, 가공식품류, 소스류 등으로 비닐 포장된 팩으로 되어 있으며 무게는 2~3kg이다. 각 반찬류는 구분되어 저장되어있다. 납품통보서에 해당하는 반찬류를 박스에 담아 각각의 점포에 보낸다. 반찬류는 그날의 작업으로 생산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유통기간이 길어도 상관없는 장아찌류, 양념류, 원자재류는 예외로 보관기간이 긴 제품도 있을 것이다. 잔뜩 쌓아놓고 유통기한만 그날로 찍는다는 의심을 하시는 분들 계실 것이다. 그러면 얼마나 좋은 줄 아는가? 퇴근 시간 짧아진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다. 남아있는 반찬류는 요청이 취소된 2일 전의 제품이 대부분이며 그 양도 많지 않다. 기본적으로 많이 나가는 제품은 그 전날에 많이 만들어 놓은 것들이며, 생산직원이 그날의 퇴근 시간에 맞춰 더 작업한 것이다. 생산이 완료되고 최소 2시간 작업을 더 해야 한다. 1차 작업은 저장고에 보관되어있는 제품을 2차 작업은 빠져있는 그 날의 생산제품으로 채워 다음 날 아침 운송트럭에 상차한다.


반찬류 1차 작업은 오후 4시에 끝난다. 반찬류 1차 작업이 끝나면 김밥류 1차 작업이 시작된다. 작업공간이 겹쳐서 그렇다. 작업공간이 다르면 아침부터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생산은 반찬류가 먼저여서 대부분 4시쯤에 김밥류가 생산이 시작되기도 한다. 김밥 재료로는 어묵, 멸치, 우엉 등이 있다. 대형마트마다 재료가 다를 수 있다. 반찬류와 다르게 김밥 재료는 살균작업이 있다. 2번의 고온 살균작업이다. 멸치를 제외하고 살균온도는 95도에서 2시간이다. 멸치는 85도다. 해서 이넘의 김밥류는 작업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반찬류가 끝나야 하고, 재료 생산이 완료되고 살균까지 하면, 대략 작업은 10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찬류 2차 작업은 생산이 완료되면 작업한다. 3천만 원 정도의 작업량은 오후 8시즈음에 작업이 완료되며 퇴근 시간은 9시쯤이다. 작은 박스로 150여 개의 박스의 양이다. 이건 회사마다 다를 수 있다. 김밥류 는 대략 90여 개의 박스 작업량이다. 빠레트 수로는 반찬류는 2개, 김밥류는 1개 반이다. 다른 회사의 다른 제품, 예를 들어 청국장이나 된장 등의 제품도 생산한다면 하루 빡세게 일해야 한다. 그것은 매일의 작업량이 아니기에 조금씩 시간 나면 작업하는 걸로.



주 5일제라는 것은 주 5일의 양만큼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7일의 양을 생산하는 것이다. 토요일, 일요일을 쉬려면 이틀 치를 금요일에 각 점포에 보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금요일은 작업시간이 길어진다. 아침 8시 30분에 시작해서 다음 날 아침 4시쯤에 끝난다. 그리고 몇 시간 후인 8시 30분에 운송차량에 상차를 해 줘야 한다. 시간이 자기도 그렇고 애매하다. 그리고 명절은 생산량이 폭증한다. 평상시에는 대략 3천 5백만 원 정도의 납품량이지만 명절 기간에는 5천만 원 이상이다. 때로 7천만 원 이상이면 하루에 2시간 잘 각오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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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면 이러케도 가능하다.



추운 것을 제외하면 물류팀은 박스를 쌓고 포장하는 일이라 육체적으로 그렇게 힘들지 않다. 작업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박스 포장기 작동방법은 배워서 남 안 준다. 빨리 배우는 것이 좋다. 그리 어렵지 않다. 직접 조작해 보면 두어 번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작업은 신속성이 문제가 아니라 확실한 것이 주 관건이다. 잘못 보내지면 앞에서 말했듯이 하루가 지나도 전량 폐기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너님이 다 책임지라 할지도 모른다. 확인 또 확인이 최고다. 작업량이 많으면 2시간에 한 번씩 밖에서 쉰다. 몸을 녹여줘야 한다. 낮은 온도의 장소에서 높은 온도의 장소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으니 안경을 닦을 천은 필수다. 식사는 회사에서 생산되는 반찬이 제공된다.


베트남, 필리핀, 조선족 여성들과 작업하게 될 것이다. 한국 아줌마들과 외국인이 대략 반반이다. 한국 근로자들은 6시면 퇴근하는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맺는다. 명절은 예외다. 생산량이 많아도 예외적으로 작업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시급은 좋다. 물류팀은 작업시간에 제한이 없다. 그래도 9시 이전에는 대부분 작업이 종료된다. 시급도 생산팀보다 더 받는다.


끝으로 반찬류를 사 먹는 잉간들에게 한마디 하겠다.


"여성들이여 애덜 밥은 너님 손으로 해 먹이자."


돼지가 할 말은 아니지만,


"작작 좀 처먹어라. 이거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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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한방)제약회사. 월 170, 일 10~12시간근무+토요일 오전근무, 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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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면 막막할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약재들, 다양한 제조 방법 등을 파악하려면 최소 3개월은 필요하다. 머릿속에 남기려 하지 마라. 눈과 손의 촉감과 맛으로 자연스레 익히게 될 것이다. 제조 공정도 매일 매일 달라서 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으나 대략 몇 되지 않는다.


제조공정은 다음과 같다. 공정지시서가 나온다. 필요한 약재를 지시서에 따라 약재 창고에서 가져온다. 약재 원료는 QC실에서 잔류 농약 검사를 거쳐 허가된 약재만을 가져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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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쇄기의 날. 손 아야! 조심


먼저 약재 가공작업이다. 약재의 특성에 따라 파쇄, 분쇄, 절단의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파쇄는 원료를 찢는 것을 말한다. 주로 잎으로 된 원료를 찢는다. 분쇄는 주로 덩어리 같은 원료(복령)를 때에 작업한다. 절단은 기다란 원료를 짧게 자른다. 각 작업은 각 원료의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 작업의 목적은 추출 효율을 높이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약재의 유효성분은 주로 섬유질 세포에서 나온다. 섬유질이 많은 감초의 경우 파쇄나 절단을 한다. 복령의 경우 대다수가 전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섬유질이 소수이다. 이런 상이한 원료들은 공정을 달리한다. 공정 방법도 다르다. 온도와 시간, 추출 방법도 다르다. 한 탕재의 작업일지라도 각 원료의 특성이 다르면 제조공정을 달리하여 나중에 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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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출기 및 농축기



사전 작업이 완료되면 같은 작업공정이 가능한 원료들을 추출기에 넣는다. 추출기에 넣으면 3배수에서 4배수의 물을 넣는다. 약 2시간 30분에서 3시간을 가열하여 추출한다. 추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알코올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에는 1시간 30분에 작업을 마칠 수 있다. 단 추출기의 압력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온도를 95도에서 85도로 조정한다. 대략 한 공정당 적게는 80kg에서 120kg의, 많게는 200kg 이상의 약재가 들어간다.


추출 팁 : 모든 약재를 함께 약탕기에 넣어 추출하는 방법은 피해야 한다. 세포가 연한 약재(섬유질이 연한 복령, 진피(귤껍질) 등)는 따로 추출하여 나중에 혼합하여야 한다. 가열 온도는 낮아야 하고 시간도 짧아야 한다. 그래야 성분의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흔히 가정에서 약탕기로 보약을 달여 먹을 경우 약탕기 설명서에 자세히 설명되어있겠지만 물의 적정량은 최소 3배수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흔히 알코올(소주 및 담금주)에 약재를 넣어 추출하는 경우 알코올까지 다 복용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우리가 담금주나 소주에 약재를 넣는 이유는 물보다 추출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알코올이 필요 없는 사람은 미지근한 온도에서 가열하여 알코올을 제거하여 복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미지근한 온도다. 높은 온도에서 가열하면 성분이 다르게 변화할 수 있다.

활용의 예 : 본인은 불의의 사고로 인해(불의의 사고 참 많은 팔자다) 무릎이 좋지 않아 우슬초(쇠무릎풀)의 뿌리를 알코올로 추출해 복용한 적이 있다. 추출한 액을 미지근한 상태로 알코올을 제거해 복용했다. 우슬초는 관절에 좋다는 말이 있으나 이는 뼈나 연골에 사용되는 약재가 아니라 근육과 혈관의 문제에 사용된다. 또한 독성이 있어 다량의 양을 복용하여서는 간에 해롭다. 소주잔 기준으로 하루에 반 컵에서 한 컵을 복용한다. 노인 분들이 관절이 좋지 않다고 하여 복용하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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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슬초와 우슬초 뿌리


추출기에서 추출된 원료는 농축기로 보낸다. 농축기에서는 엑기스로 농축한다. 흔히 엑기스라는 고형분으로 가공하는데 45brix ~ 65brix까지 농축한다.  Brix는 점도를 뜻하는 것으로 당도의 개념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으나 고형분 안에는 당분 외에 다른 성분이 들어 있다. 특히 한방약재의 추출물에는 당 보다는 다른 성분이 많으니 당도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각 작업지시서에 명시한 대로 적정 brix를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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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지면 Brix 측정기 없이 손으로 점도를 측정가능하다.

농축기는 진공을 이용하여 유효성분과 물을 분리한다. 농축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기포가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는 소포제를 이용하지만 권장사항은 아니고 진공압을 조금 낮춰 버블을 제거한다. 농축기의 압을 항상 확인한다. 추출과 농축 작업에서 너무 높은 압이 발생할 경우 기기가 자동으로 압을 낮추기는 하지만 압력밸브가 막혀 있을 수 있으므로 계속 지켜보면서 수동으로 조작을 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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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제. 염소똥..? 이 위에 물엿으로 코팅한다.

농축된 고형분을 전분(본인은 옥수수 전분을 사용한 곳에서 일함)과 혼합해 과립제나 환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간다. 혼합기에서는 전분과 고형제를 혼합한다. 작업지시서에 혼합비율이 나와 있다. 혼합이 완료된 반죽을 국수 뽑는 기계에 넣어 가락을 만든다. 과립제의 경우 아주 가느다랗고, 환제의 경우 우동의 굵기와 비슷할 것이다. 이들을 뽑아낸 후 과립제는 건조기에, 환제의 경우 절단기에 넣어 알갱이 크기로 절단한다. 절단된 환제는 환형기(호칭이 다를 수 있다.)에 넣는다. 환형기는 레미콘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작동하는데 환형기에서는 액당(조청과 같은)으로 코팅을 한다. 환형기에서 작업을 마치면 건조기에 넣어 환제를 완성한다. 건조된 과립제는 과립형태로 잘게 부수어 포장한다. 환제의 경우 선별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며, 선별작업을 하는 이유는 환제의 모양이 삐뚤어졌을 경우 포장기에 걸려 다른환제가 배출되지 않아 포장의 환제 개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대략적인 작업은 여기에서 끝난다. 포장 후에 한방병원이나 한약사에 보내진다.

주요 작업은 이와 같다. 나머지 약재의 가공은 생략한다. 특히나 액상 우황청심원과 환제 우황청심원의 작업은 기업의 비밀이기에 여기서 밝히지 않는다. 앞으로도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다. 실제로 처음 제약회사에 가면 이와 같은 간략한 메뉴얼이 없을 수 있다. 중요한 회사의 제조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추출기와 농축기에서 일하기는 따뜻해서 좋으나 여름에는 땀 많이 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 어떤 약재는 솥단지에 직접 끓여 추출하는 약재가 있다. 그럴 경우 무척 덥겠지? 더위 안타는 사람에게 권한다. 그러나 피부는 좋아진다. 온갖 약재의 스팀이 당신의 피부를 탄력 있게 만들어준다. 특히나 건삼(건조한 인삼)의 분말 작업일 경우 당신은 백옥 같은 피부도 얻는다. 실제 작업시간이 길어지는 요인은 사전작업 때문이다. 오전에 추출까지 완성되면 오후에는 농축한다. 5시 30분까지 기계 청소 및 작업장 청소가 가능하다. 이후 퇴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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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으로 목욕한다는 말을 실감할 것이다.

다뤄야 할 기계와 알아야 할 약재 및 작업 방법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여는 높지 않다. 양약보다 한약의 점유율이나 매출액이 적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늘 옷이 젖어 있어야 한다. 특히나 용각산류의 제품 가공에는 습기를 제거해야 하므로 한여름에 당신 옆에 난로를 피워놓고 작업을 할 수 있다. 대체로 겨울에 작업하기는 한다. 물론 본인처럼 회사의 모든 기계를 다뤄보고 약재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경우는 좀 특수한 경우이다. 특정 작업만을 고정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허나 그대가 높은 연봉을 원한다면, 높은 직위를 원한다면 모두 알아야 할 것이다.

 

아는 만큼 돈 준다!

본인은 120마넌에 풀코스 뛰었다. 내 팔자야.







정치불패 꼭그래야하나?


편집 : 나타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