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06. 월요일
한동원
개봉일 10월 8일
아무리 생각해도 대체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점만이 유일한 미스테리 스릴러인 양 당 영화의 탄생배경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을 찾다 못해 필자가 고안해낸 소설.
「서울에 남은 마지막 알짜배기 주택가를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재개발하기 위해 군침을 흘리고 있는 모종의 세력들이, 그곳을 떠나지 않는 원주민들에 의해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자, 원주민들을 퇴거시키기 위한 심리전의 일환으로써, 오래된 주택가 맨홀 밑에 서식하는 매우 독특하고도 대안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는 살인마가 등장하는 영화에 돈을 댐으로써, 해당지역 땅값 저하 및 주민들의 호러지심 조장에 나선다.」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라고? 당연히 그렇긴 한데, 그래도 이 영화 시나리오에 비하면, 이 쌈마이 유언비어가 비교적 말 돼.
<맨홀> 적정 관람료 (8000원 기준) | |
인상 +130원 | 일단 ‘맨홀 밑에 사는 그놈’이라는 설정 자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등장하는 괴물 ‘야미구로’를 연상시키는 것이, 꽤 흥미로운 설정 : 30원
정유미, 김새론 나왔다 : 50원
마냥 어둠컴컴하고 우중충한 맨홀세트에서, 그림 나오는 장면을 뽑아내기 위한 지난한 노고 : 50원 |
인하 -3280원 | 일일이 거론하기도 벅차다만, 몇 가지만 말하자면, ‘맨홀 밑에 사는 그놈’이 전혀 안 무서워 : -500원 나름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만들어낸 가엾은 사이코패스’를 표방하고 있다만, 와 닿는 바 전혀 없고 : -150원
사이코패스에 대한 내면/외면 묘사도 식상하고 진부하기 그지없으며 : -200원
하다못해 머리가 좋은 것 같지도 않고 : -150원
그저 생명력만이 좀비만큼이나 강력할 뿐 : -250원
이제 와 드는 생각이다만, 어설픈 사이코보다는, 차라리 그냥 지하좀비를 출연시키는 게 나았을 뻔했다 : -0원
그 반대측, 즉 잡혀오거나 쫓기는 측의 사연 및 행동양식도 와 닿는 바 없기는 마찬가지 : -400원
그러고 보니, 이쪽의 생명력 역시 만만찮게 좀비급 : -200원 매우 자주, 이들이 진정 지하에서 나오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지, 대단히 강력한 의심이 들었다 : -200원 경찰 캐릭터들은 대체 왜 나온 건지, 끝내 파악되지 못하였음 : -100원 이들 모두가 헤매는 지하공간의 복잡한 동선은, 꽤 공을 들인 듯 보였음에도, 치밀함 및 흥미유발 제로 : -100원 <양들의 침묵>, <패닉룸>, <세븐>, <에일리언>, <장미의 이름>, <괴물> 등등, 이런 카인드오브 영화가 ‘참고’할만한 각종 영화들에서 그대로 오려다 붙인 각종 설정들 : -150원 무서운 장면이 안기는 건 무서움 대신 불쾌함 뿐 : -250원 전등 꺼지는 데 강철문 닫히는 소리, 깡통 굴러가는 데 드럼통 구르는 소리 등등, 사운드에서의 오바 : -80원 벽 전체를 도배한 스크랩자료 등, 현실성도 멋도 없는 미술은 이제 그만 좀 써먹었으면 한다 : -50원 결론 - 상영 내내, 어느 쪽이든 빨리 탈출하던가 사망하던가 하여, 한시바삐 영화가 종료되었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 : -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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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관람료 : 8000원 + 130원 - 3280원 = 485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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