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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06. 월요일

에너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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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마피아계의 대부들(godfathers) <1>

원전 마피아계의 대부들(godfathers) <2>

원전 마피아계의 대부들(godfathers) <3>

원전 마피아계의 대부들(godfathers) <4>







아부다비의 대리전 (UAE 수출의 막전막후)



1980년대와 1990년대 정체를 보였던 세계 원자력 시장은 2000년대 들어와 신흥공업국을 중심으로 다시 활기를 띠는 듯 했어. 2009년 당시 건설 중인 원전은 모두 55. 이 중 중국이 20, 러시아가 9, 한국이 6, 인도가 5기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불가리아와 슬로바키아, 대만, 우크라이나가 각 2, 그리고 파키스탄과 미국이 1기를 건설하고 있었지. 이를 두고 원전 마피아들은 ‘원자력 르네상스’가 도래했다며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 이것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소수 국가에 집중되어 있었음에도 말야.

 

정체기를 거치면서 원전 마피아의 세계는 아레바-미쓰비시 연합, 웨스팅하우스-도시바 연합, 제너럴일렉트릭-히타치 연합으로 정립되었어.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미국과 프랑스의 대결 구도에 기술 자립을 이룬 일본의 제조업체가 양측 모두에 결합되어 있는 형국이지.

  

짝짓기를 끝낸 마피아들이 처음 맞부딪친 곳은 중동장이었어. 2008~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장에서 각 패밀리들의 미래가 걸린 일대 격전이 벌어진 거야. 이미 프랑스는 2007 7월 리비아 원전을 수주하고 12월에는 알제리 원전도 따냈어. 여세를 몰아 프랑스는 페르시아만 산유국들도 점령할 태세였지.

 

다급해진 미국이 반격에 나섰어. 2008 113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아부다비를 방문해 선무작업을 벌여.


북아프리카는 옛날부터 니랑 가깝다만 중동은 어림없어야! UAE는 옆이 산유국들로 진출하는 교두보여. 

글구 시방 얼마 만에 열리는 장바닥인디, 나가 울 동네 원전 마피아에게 단비를 내려주가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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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 나두 참 좋아하는데. 내가 함 먹어볼게.

 


그러나 부시가 방문한 이틀 뒤인 115일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도 아부다비를 찾았어. 사르코지 대통령이 방문하기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는 아레바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결성되어 사르코지에게 힘을 실어주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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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갈 거 뭐 있어? 걍 이웃사촌끼리 노르세이유.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 2008 5월 원전 건설 능력을 가진 6개국 9개 회사에 대해 예비 심사를 시작해. 헌데 이 판 돌아가는 사정을 보아하니, 데려다 키운 자식(도시바)이 숙모(웨스팅하우스)를 보쌈하지 않나 먼저 데려온 넘(히타치)은 에미(GE)랑 살림을 차리는 아사리 판인 거야. UAE는 완전 꽃놀이패를 잡은 거지 뭐.

 

울나라 때를 함 생각해 봐. 프라마톰이 수출권 딴 뒤에 웨스팅하우스보다 싼 값에 기술 이전 조건으로 울나라에서 수주했잖아. 경영난에 몰린 컴버스천 엔지니어링은 국내 사용을 조건으로 완전 기술 이전을 해주구.

 

암튼, 2008년 미국이 대선을 치르고 정권이 바뀌는 동안 프랑스는 부지런히 앞서 나가. 그러나 새로 들어선 민주당 오바마 정부도 원전수주 경쟁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어. 아니 포기할 수 없는 일이었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2009 47일 아랍에미리트의 압둘라 외무장관을 워싱턴으로 초청해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이 번갈아가며 비즈니스를 해.


"알제? 원자력 잘못 건드리몬 이란 맹키로 좋게 되는 수가 있데이. 고마 니캉내캉 응? 막 그냥 확 그냥, ?”

 

하지만 워낙 화려한 패가 들어온 UAE인지라 걍 그럴까?’ 할 리가 없자녀? 줄듯말듯 끝꺼정 튕기면서 집팔고 논팔고 달려들게 해야 진정한 꾼이라고 할 수 있지. 야들도 석유장사하면서 흥정엔 이골이 난 애들이야.

  

2008 56일 에미리트원자력공사는 예비 심사를 마치고 아레바, 히타치-GE연합, 한국전력 3장의 카드를 골라 입찰 요청서를 보내. 웨스팅하우스와 도시바는 닭쫓던 개가 되어 지붕만 쳐다보게 되었지.


아, 시바! 넘 세게 불렀나??’

 

이 세 곳에 입찰 자격을 준 UAE의 선택은 어떤 의미였을까?


UAE는 프랑스 아레바에 기울어 있었던 걸로 보여. 나머지 두 장의 카드를 보면 알 수 있거든. 가압경수로를 선호한 UAE가 히타치-GE의 비등수로를 끼워 넣은 건 미국에 대한 성의 표시였던 거지. 제일 싼값에 들어온 한전은 가격 협상을 위해 버리는 카드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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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을 너무 우습게 보는 거 아니냐고?


바로 한 해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느냐 하면, 중국이 3세대 가압경수로를 발주하면서 예비 심사 단계에서 중요 카드 중 하나였던 한국엔 입찰 제안서조차 보내지 않고 웨스팅하우스를 최종 낙점해한국은 기술 이전을 하려면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했거든. 수주를 받은 웨스팅하우스는 두산중공업에게 원자로 납품을 맡겨. 이게 마피아 대부와 중간 보스의 보통 관계지. 

 

UAE라고 이런 사정을 모르지 않아. 그런데도 한전을 포함시킨 건 우리가 용산에서 늘 보아온 그런 시췌이션이야.


얼마까지 알아보셨남?”


쪼 집은 만원 한장이면 된다는듀...


어허, 우리껀 그런 싸구려가 아녀.


갈게유,”


성급함은 젊은이의 특권! 지둘려! 정 그렇다면 이만원에 요거, 올 여름 잍 아이템! 요거 써비스루다 얹어 줄게

 

암튼 네 명의 장관과 기업가들로 구성된 프랑스 민관합동 원전수출협상단이 2009 526일 아부다비를 방문해. 이튿날 사르코지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에 주둔하는 프랑스 군사기지 창설식과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 기공식에 참석하자 분위기는 프랑스 쪽으로 굳어지는 듯했어.

  

드디어 2009 73일 원전 수주 경쟁에 뛰어든 국제기업투자단의 입찰서가 발주자인 아랍에미리트 원자력공사에 제출돼. 가압경수로 EPR의 아레바-미쓰비시 컨소시엄, 비등수형 경수로 ABWR의 제너럴일렉트릭-히타치 컨소시엄, 그리고 한국형 가압경수로 APR-1400의 한국전력 컨소시엄.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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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12 원자력연감



뚜껑을 열고 보니 한국전력 컨소시엄에 웨스팅하우스-도시바가 기기 납품 업체로 조용히 숨어 있었네미국의 작전이 바뀐 거지.


‘GE의 비등수로는 가망 없고.. 그렇다면 꿩 대신 닭!’


야야, 절마 저거 아직 너거 집에 빌붙어 있나?”


하모요. 쟈는 헹님이 오케이 해야 갈 수 있다 아입니꺼? 지난번에 혼자 중국 간다고 깝대다 한대 맞았다 아입니.”


글몬 이번엔 쟈 앞장 세우라.

 

~ 졸지에 한전 컨소시엄이 버릴 수 없는 빅 카드가 되어 나타난 거야.

 

한국의 APR-1400에 대한 원천기술은 원래 컴버스천 엔지니어링(CE) 꺼였는데, CE는 돌고 돌아 웨스팅하우스에 흡수되어 있는 상태. 게다가 웨스팅하우스와 한국전력이 맺은 기술사용협정은 만기가 없어. , APR-1400의 수출을 위해서는 웨스팅하우스의 허락이 필요하며, 재실시(원자로의 제3국 수출)에 대한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는 의붓자식의 서러움이랄까.


, 꼽나? 자슥아, 넘 욕심내지 마라. 인자 이 판에서 니 뒤는 내가 봐 줄꺼고마.

 

 미국은 715일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아부다비에 급파하고, 724일에는 중동 순방길에 오른 조지 미첼 중동특사를 아랍에미리트로 보내. 그래도 판세는 여전히 프랑스 우세!

 

미국은 계약자 결정 예정일인 916일이 다가오자 강공을 펼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910일 원전건설사업의 총지휘자인 모하메드 왕세자와 압둘라 외무장관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이들을 접견하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이 차례로 면담해.

 

봐라. 니 와 그카는데? 카다피 이 시키, 핵무기 포기한다꼬 해서 풀어줬더니 냉큼 프랑스랑 붙어 먹대. 니는 그라몬 안 된데이.우리가 남이가?”


자자,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고, 편허게 가. 원자력은 우리랑 허는 게 속 편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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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압력의 지렛대로 사용한 것은 양국 간에 원자력협정을 맺는 일이야. 미국과 원자력협정을 맺는 건 기본 옵션이고, 협정의 내용은 그 나라의 원자력 연구개발에 매우 중요해. 미국은 원전의 원천기술보유국일 뿐만 아니라 농축우라늄의 공급국이며, 최대 핵무기 보유국이거든. 원자력 연구개발에서 미국과 적대할 경우 리비아와 이란, 북한 꼴이 되기 십상이야. 리비아도 결국은 2003년 핵무기 포기 선언을 하고 나서야 프랑스의 원전에 접근할 수 있었지.

 

아랍에미리트도 미국 정부와 2009 1월 원자력협정안에 합의했었어.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의회에 이 협정안을 제출한 것이 2009 521. 주아랍에미리트 미국상공회의소는 미의회에 낸 4차례의 의견서를 통해 이 협정이 미국 내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미국의 원천기술을 사용하는 컨소시엄일 경우 어느 쪽이든 미국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혀.

 

미국 연방의회가 이의 제기 기간인 90일을 넘긴 것이 1017, 열흘 뒤인 1027일 아랍에미리트 정부도 이 협정안을 승인해글구 양국 대표의 최종 서명은 수주전의 피날레를 위해 남겨두었지.

  

미국과 아랍에미리트 사이에 원자력협정이 진전됨에 따라 한국 정부는 2009 114일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을 아랍에미리트에 보내. 하지만 유장관은 아랍에미리트 외무장관으로부터 별다른 통보를 받지 못하고 돌아와.

 

그런데 11월 중순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어. 한미정상의 서울회담을 앞두고 미국측의 언질을 받은 한국 정부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와 김태영 국방장관 등 고위관리로 꾸려진 비공개 특사방문단을 1117일 아부다비에 급파해. 이들이 20일까지 현지에 머무는 동안 1119일 서울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이 열려. 그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중동 정세에 관해 길게 설명했대1123일 김태영 국방장관은 다시 아부다비를 방문하여 1126일까지 머물면서 한국∙아랍에미리트 군사협력협정 양해각서를 교환해.

 

분위기가 한국전력 컨소시엄 쪽으로 급선회를 하자 1124일 프랑스 기업투자단 대표들은 엘리제궁을 방문하여 긴급 대책회의를 가져.


몽 이롱 욘가통 시췌이숑이 이따농!” 


빌리동 의궤 도롱 물리세이유!!”

 

그러나 상황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어. 아랍에미리트가 이제까지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가격 문제를 들고 나왔거든.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제시한 건설단가는 1kWh 2,300달러였고 아레바 컨소시엄은 2,900달러로 600달러가 높았어.

  

마침내 1215일 “오랜 숙고 끝에 한국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수행키로 사실상 결정하였다”는 통보가 아부다비로부터 청와대로 날아와. 1217일 엘렌 토우셔 미국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요세프 주미 아랍에미리트 대사를 국무부로 불러 양국의 원자력협정문에 서명하고. 그리고 10일 뒤 아부다비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력 컨소시엄과 아랍에미리트원자력공사 사이에 원전 4기 건설 계약이 체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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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 내가 해봐서 아는데, 숟가락은 요로케 얹는 겁니다. 

 


최종 승자는 뉴규그래, 한국전력을 앞세운 웨스팅하우스야. 대주주 도시바도 아싸라비야~


웨스팅하우스는 자사의 기술에 근거한 가압경수로가 중동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이번 프로젝트에 10억 ~ 20억달러의 납품을 하기로 했어. 게다가 기술사용협정에 의해 한국전력으로부터 원전 수출에 대한 보상도 낼름.

 

, 울나라는 어쨌든 얼굴마담(주계약자)으로라도 해외에 진출한 거니 서방파 중간 두목치고는 잘 나간 셈이야.

암튼 싸게 수주했더라도 끝꺼정 잘 해서 손해 안보길 진심 바래. 핀란드 올킬루토3호기에 발목 잡혀 당초 계획보다 7조원이나 더 쏟아부으며 소송질 하고 있는 아레바 꼴 나지 말고글구 먹이사슬에 매달려 있는 중소 하청업체들한테두 잘해주구..

 

그럼 우리 다음 수출은 어떻게 되는 거냐구? 글쎄, 어떨까후쿠시마 이후 혼란기에서 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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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홍~ 저두 숟가락 얹었세용~ 






후쿠시마 원전 사고, 그리고 혼돈의 시대



아랍에미리트 원전의 한국 수주 이후 일본은 야마(일본애들이니까)가 이빠이 돌았어.


, 시바. 천하통일했더니 종넘한테 당했네...’

 

그리곤 베트남과 터키의 원전 수주를 위해 민관이 협력하여 총력전을 펼쳐. 도시바와 히타치, 미쓰비시중공업 등 원전 마피아 대부 3사와 9개의 전력회사, 정부가 출자한 펀드를 묶어 ‘국제원자력개발’을 설립하여 베트남의 요구사항에 즉시 대응 체제를 구축했지. 2010 5월 연휴에도 불구하고 국가전략담당상 센고쿠 요시토와 국토교통상 마에하라 세이지, 경제산업상 나오시마 마사유키 등이 업체 대표들을 대동하고 베트남으로 날아가 공산당 간부들을 설득해.

 

일본은 예년의 2배 수준에 달하는 공적개발원조(ODA)의 제공과 원전폐기물 수거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고, 마침내 2010 10월 하순 아세안 회의 참석차 하노이를 방문한 간 총리와 베트남 응엔 떤 중 수상 사이에 베트남 원전 2기를 일본이 수주하기로 합의해. 건설 예정인 4기 중 2기는 과거 사회주의 국가 사이의 으~리로 러시아가 먼저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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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 우리노 훈도시만 빼고 다 주게쓰무니다.

 

 

한편 한국과 원전 건설 협상을 진행해오던 터키가 2010 12월 우선 협상대상국을 일본으로 변경해. 우리 정부는 벙~ 쪘지.


니 형제 국가 라매, 와 그라는데?”


터키 정부가 내건 조건은 수주국에서 자금을 들여 원전을 건설하고 원전 운영 기간 동안 회수해가는 방식이었어. 당근 종잣돈이 딸리는 한국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일본이 렉서스를 타고 나타난 거야.


! !”

 

자본과 기술에서 한국에 앞서 있는 일본의 반격은 광범위하게 진행되었어. 2010 9월에는 요르단과 원자력협정을 체결하였고, 11월에는 태국과 원전기술협정을 맺어.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원전 분야 협력에 합의하고.

  

한편 아랍에미리트 수주전에서 분패한 프랑스는 다시 한번 아트사커를 구사하며 2010년 인도에서 6기의 원전을 수주함으로써 건재를 과시해.

  

이와 더불어 중국 정부가 원전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에너지 수요는 급증하는데, 온실가스 배출이 미국을 앞질러 국제사회의 감축요구가 높아지는 곤란한 처지였거든.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국 정부로서는 2% 수준인 원자력의 발전 비중을 2020년까지 5%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해. 그럴러면 1,000MW급 원전 30기를 추가로 건설해야 가능한 수준이지.

  

요로코롬 2011년 초반까지만 해도 세계 원자력시장은 30년의 침체를 깨고 다시 기지개를 켜는 듯했어그런데.. 가뭄 끝에 피죽이라도 한그릇 먹어볼라고 했는데... 이게 뭐~~

 

빠바방!





폭발두 하구 방사능두 원폭보다 마니 배출했지만, 그래두 날 '본체내장형 원폭'이라고 하면 안된대. 응? 뭐~지~?

  

2011 3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은 세계 원전 마피아들에게 다시 한 번 찬물을 끼얹었어. 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예비 발전기가 무용지물이 되고 외부 전력마저 차단되어 수소폭발이 일어나고 노심용융 상태까지 간 후쿠시마 원전1, 2, 3호기는 히로시마 원폭보다 100배 이상 되는 방사능을 유출한 채 3년이 지나도록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어. 반경 20km 지역은 아직까지 주민들의 접근이 통제되고 있으며, 정부가 산정한 손해배상액만 52조원!!!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 원전 사고, 1986년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이어 원자력발전의 안전 신화에 치명타를 가했어. 불씨를 되살리던 원전 마피아들로서는 카운터 펀치에 제대로 걸려든 거지. 암튼 얘 땜시 세계 각국의 원전 건설 계획 재검토와 단계적 폐쇄 조치가 뒤를 이어.

  

맨 먼저 타격을 받은 것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 정부는 2000년 사민당-녹색당 연합 정부가 채택한 단계적 원전 폐쇄 정책을 2010 1028일에 뒤집어 버렸어. 그런데 불과 6개월 만에 대형사고가 발생했지 뭐야. 메르켈 총리는 이튿날 즉각 원전의 수명 연장을 철회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둘러 취한 조치였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326일 베를린, 함부르크, 쾰른 등 대도시에서 열린 원자력반대 시위에는 독일 전역에서 25만명이 참가해. 327일 열린 지방선거에서 기민당은 보수당의 아성인 바덴뷔르템베르크주(52년 동안 오로지 기민당, 독일의 갱상도 ㅋ)를 녹색당과 사민당 연립정부에게 넘겨주고, 독일 역사상 최초의 녹색당 주지사가 탄생했어. 결국 530일 독일 정부는 2011년부터 단계적으로 원전 폐쇄를 실시하여 2022년까지 가동 중인 원자로 17기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해.

  

이탈리아의 국무회의는 329일 원전 재건설 계획을 최소 1년간 유예한다는 안건을 통과시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듬해인 1987년부터 20여년간 유지해온 원전포기 정책을 철회하고, 2020년까지 총 전력 수요의 25%를 원자력 발전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오고 있었거든. 베를루스코니 정부는 높아지는 반원전 기류에 저항해 2011 613일 원전건설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지. 그러나 결과는 투표 참가자의 94%가 반대!!!


그딴 짓 하려면 걍 쩜오 아가씨들 별장으루 불러다 홀딱 파티나 하셔

 

2011 928일에는 스위스 상원도 향후 20년 동안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법안을 승인해. 스위스 정부는 사고 직후 이미 원전 신규 건설 프로그램을 동결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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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직접적 피해자인 일본은 어땠을까?

 

일본은 유일한 원자폭탄의 희생국이면서도 원자력에 대해서는 열망에 가까운 태도를 보여. 그리고 마침내 우라늄 농축에서부터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까지 핵연료주기와 관련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상당량의 플루토늄을 축적하기에 이르렀지.(핵폭탄 5600기는 족히 만들 수 있는 양이래.) 기술자립을 이룬 히타치와 도시바, 미쓰비시중공업 3대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한 원전 마피아계계는 일본 경제에서 압도적인 발언권을 가지고 있고.

 

이런 일본에서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일본 국민들도 움직였어. 사고 발생 한 달을 맞아 일본 도쿄에는 15천명의 시민이 모여 거리행진을 벌이는 등 수 만 명이 원전반대 집회에 참석해. 57일에도 15천명의 시민들이 모여 경찰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고, 세 달째를 맞이한 611일에는 전국 150개 지역에서 원전반대 집회가 열려. 원전 반대 시위는 919일 ‘원전에 작별을 고하는 1,000만인 행동’이 주최한 메이지공원의 집회에 6만여명이 모여 거리 행진을 하면서 최고조에 이르렀지.

 

일본 정부도 사고 초기에는 원전 축소 정책을 추진하는 듯 보였는데 이는 시민운동 출신의 간 총리 경력과 무관하지 않아. 간 총리는 사고 당시 정보조차 제대로 알리지 않은 원전 마피아(도쿄전력)의 태도에 완전 꼭지가 돌았었어.


뭐여~ 이넘들은 정부도 아웃 오브 안중인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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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일 새벽 은폐의 달인 도쿄전력 본사를 찾아간 간 총리는 도쿄전력은 100% 박살난다!”고 일갈했지.

 

간 총리는 331일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2030년까지 원전을 14기 이상 새로 짓는다는 정부의 목표를 전면 백지화하는 것을 포함해 수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해. 510일 기자회견에서도 간 총리는 “원전 증설을 뼈대로 한 에너지 기본계획 구상을 백지에서 재검토하겠다”고 거듭 강조했고.

 

간 총리는 525일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 설립 기념식에서 “일본의 발전량에서 자연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을 2020년대 초에 20%를 넘는 수준에 이르도록 대담한 기술혁신에 나서겠다”고 공언해. 714일에는 “국가 에너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단계적으로 원전을 폐지하고 궁극적으로 원전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좀더 진전된 입장을 밝혀. 간 총리의 이런 의지를 담아 일본정부의 ‘에너지환경회의’는 729일 원전의존도를 줄여나간다는 내용을 담은 중간보고서를 발표하고 2030년대까지 원전을 완전 감축하는 로드맵을 작성하기로 해.

  

당근빠따 원전 마피아에게 간 총리의 반 원전 행보는 눈엣가시! 원전 마피아들은 재계와 언론, 야당(자민당)을 동원해 총공세에 나서. 재계 주요 인사들이 정부와 합동회의에 불참하는 가운데, 경단련에서는 간 총리가 8월까지 물러나지 않으면 정부의 모든 회의에서 경제계 대표가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해.


어쭈구리. 총리라꼬 쪼매 봐줬더니 뵈는 게 없고마.’


보소, 총리 아재예! 고마 하와이나 가소.

 

언론은 연일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는 각계의 소리를 전하기에 바빠. 재계와 원전마피아의 이해를 충실히 대변하는 일본의 언론은 반원전 집회에 대해서는 전혀 보도를 하지 않거나 아주 작게 취급했어. 수만명이 모인 도쿄의 반원전 집회에는 언론의 보도를 촉구하는 손팻말이 단골로 등장할 정도였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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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바.벌집을 쑤셨나? 지들이 싸질러 놓고 나를 씹어야?

 


마침내 2011 826일 간 나오토 총리가 사퇴하고 후임 총리에 극우파적 역사관을 가진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선출돼. 노다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전범은 범죄자가 아니다”라는 말로 유명한 우파 정치인. 그는 취임 후 9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일본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고 수출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1017일에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일부 원전에 대해 가동을 허가해줄 용의가 있다”고 언급하고, 며칠 후에는 “정기점검 이후 가동이 중단된 원전을 내년 여름까지 재가동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어. 당내 반대파 의원들의 비판을 받긴 했지만 일본 원전마피아의 힘이 민주당까지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드러낸 거야.

  

한편 2012년 재집권에 성공한 자민당 정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원전 정책을 다시 되돌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그해 여름을 원전 없이 지내는 데 성공하여 탈핵파가 힘을 받기도 했지만, 아베 등장 이후 슬금슬금 원전 가동이 재개되고 원전산업이 주요 성장동력 산업으로 다시 이름을 올렸어.

  

일본이 여태껏 수습하지 못하는 대형 사고를 당하고도 원전을 포기하지 못하는 데는 산업계의 요구가 커. 원천기술을 가진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제너럴일렉트릭은 물론 프랑스의 아레바와도 연합을 맺은 일본의 원전3사 도시바, 히타치, 미쓰비시중공업. 이들은 일본 굴지의 그룹 소속으로 그룹 내의 매출액 비중도 큰 업체들이야.

 

현재 미국은 자체적으로 원자로를 생산할 역량을 상실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는 원전 강대국이긴 하지만 신규 건설이 장기간 침체되면서 생산 시설과 인력들이 축소된 상태거든. 이에 반해 일본은 비록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충분한 생산 설비와 경험 있는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도시바의 웨스팅하우스 인수, 히타치와 제너럴일렉트릭의 합작법인 설립은 이와 같은 배경에서 진행된 것이었지. 만약 원전 ‘르네상스’가 일어난다면(가능성은 원전 노심용융 확률 정도 될꺼야) 최대의 수혜자는 당근빠따 일본이 될 거야. 그러기에 일본 정부는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96천명의 이재민을 뒤에 두고도 원전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어.

 

일본의 원전제로정책에 제동을 건 또 다른 복병이 있어. 바로 서방파의 대부들이야. 일본이 2030년대에 원전을 모두 폐쇄하겠다고 하자 일본의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 하는 영국과 프랑스가 실적 감소를 우려하면서 재처리 후에 나오는 고농도 방사성 폐기물을 일본이 차질 없이 실어가라고 요구하고 나섰지. 미국의 우려는 2012 8월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발간한 미일동맹보고서에 잘 드러나. “중국이 원전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원전의 안정성, 핵 비확산, 핵의 투명성 향상 등에서 매우 중요한 동맹국이다.” 한마디로 서방파의 안보를 위해 일본이 원전 마피아계에서 빠져서는 안 된다는 거지.


"봐라. 우리 서방파에서 니 야쿠자 빠지면 우예 되겠노? 게다가 불곰파야 쎄가 쪼매 빠졌지만 흑사회가 억수로 들이대고 있다 아이가."


"헹님요. 그라모 우리 야쿠자가 집단으루 딸딸이 쳐도 괘안켄씁니꺼?"


'얼레? 일마 이 마이 컸다 이거제?'


"옆집 아그들 안 삐치그로 요령껏 해라 마."

 

 한편 미국의 NRG 에너지는 일본 도시바와 조인트 벤처 회사 NINA(Nuclear Innovation North America)를 설립하여 원전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었으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그때까지 투자한 48,100만달러 전액을 손실처리하고 원전 사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해. 원전에 대한 안전 기준의 강화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손실이 훨씬 더 커질 것을 우려한 때문이지.

 

독일의 지멘스사도 2011 918일 원전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고 선언하고, 앞으로는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지멘스는 독일의 17개 원전 건설에 모두 참여하였고, 지금도 원전의 운영과 유지보수 등에서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전통 있는 원전 기업이야. 2001년 원자력발전 부문을 프라마톰과 통합했던 지멘스는 2000년대 후반 원전산업이 되살아나는 듯하자 프랑스의 아레바는 물론 러시아의 로사톰과도 협력 관계를 맺으며 원전 사업에 투자를 확대한 바 있었어. 지멘스의 원전산업 철수는 원전의 단계적 폐쇄와 재생가능에너지에 의한 발전 확대에 집중하는 독일 정부의 정책에 대응하는 것이기도 하지.

  

한국은 일본의 위기를 해외진출의 기회로 삼으려는 태도를 보였어. 스리마일 원전 사고가 기술 이전의 기회를 가져왔듯이 이번에는 원전 마피아계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들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 만빵하면서 말야.


ㅋㅋ 이참에 내도 서방파 보스 자리 꿰찰거고마! 내도 인자 너거들과 함께 텐프로쫌 가 보자!’

  

한국의 이런 입장은 세계 원자력발전 시장이 계속 확대되리라는 희망적인 예상과 일본이 수출 시장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를 둔 거였었지.

 

하지만 세계 시장은 점점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우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단계적 원전 축소를 선언한 국가들이 늘어났자녀. 글구 안전성 강화에 따라 원전의 건설과 운영 비용도 증가했고. 게다가 재생가능에너지원의 그리드 패리티(기존의 전력 생산 비용과 같아지는 거); 실현이 가시화함에 따라 원전에 대한 기피 현상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 된 거야.

 

올해 초 베트남은 러시아 로사톰에게 맡겼던 닌투언성 원전 1, 2호기 공사를 2020년까지 연기하기로 했어.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 발주했던 베트남의 원전 정책이 흔들리는 데다가 경제성에 대한 재검토가 이유라고 해.

 

핀란드는 올킬루토4호기를 발주할 예정이라 울나라도 오래 전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거 역시 불투명해. 시방 아레바가 짓고 있는 올킬루토3호가 잦은 설계 변경과 공기 지연으로 처음 공사비에서 55억유로가 늘어나는 바람에 발주처인 핀란드의 TVO하구 아레바가 국제상사재판소에서 소송질을 하고 있어. 아레바는 지난해 49400만 유로의 손실을 봤는데 이 중 42500만 유로가 올킬루토3호 공사에 추가로 들어간 돈이야.

 

우선협상 대상국의 지위를 울나라에서 일본으로 바꿨던 터키는 결국 201310월 미쓰비시-아레바 컨소시엄으로 낙찰했어. 터키 원전 수주를 위해 일본 정부는 개발원조 ODA의 지원 대상을 개도국에서 중진국으로 확대했어. 일본 업체에는 장기저리 융자를 지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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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베트나무보다 더 좋은 조건이무니다. 아~ 베~

 


터키는 완전 해피했지. 일본이 지들 돈으로 다 짓고 가동하면서 나오는 수익으로 회수해가기로 했거든. 더구나 통상 발주처 정부가 보증하던 것도 생략했대. 그러니 한국 원전 마피아들은 속상한 거지.


시바. 이런 아사리판에 등록금만 가지고 레이스를 따라갈 수 있냐고요~

 

터키에서 한건 올린 아베는 다음 시장인 동유럽과 사우디로 향했어. 체코에서는 러시아와 경쟁하나봐.

  

울나라는 뭐 핀란드, 폴란드,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할 거 없이 어디 장이 선다 하는 소문만 들리면 죄다 쫓아다니고 있지만, 별 성과 없이 방울소리만 딸랑거리고 있어. 과연 두 번째 수출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일단, 사는 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구.

 

첫째, 터키 같이 돈은 없지만 에너지는 필요한 경우, 여러 카드 중에서 싼 넘이 좋은데.. , 파는 넘이 사는 넘보다 차고넘치는 시장이 되어버렸네. 이건 뭐, “니들 돈으로 짓고 낭중에 전기 팔아서 조금씩 회수해 갈텨?” 미친 척 던진 카드도 걍 덥썩 물어버리네. 것두 우리가 못 사는 사람덜 도와주는 돈이 쫌 있는데 이거 니덜두 줄게~” 혀 가면서 말야.

 

둘째, 중국 같이 원천 기술을 원하는 나라들은 당근빠따 웨스팅하우스(-도시바)나 아레바 찾아가지. 울나라는 웨스팅하우스 헌티 허가 받아야 하는데, 이젠 더 힘들어졌어. 중국에서 가압경수로 수주한 웨스팅하우스는 두산중공업을 원자로 제작업체로 컨소시엄에 포함시켜. 요기까지지.

 

셋째, 사우디아라비아 같이 돈도 있고, 원자력도 하고 싶어하는 애들은 누굴 택할까? 사우디가 미국 무기의 최대 수입국이란 걸 생각해봐. 이런 부류애들은 싼 거보다도 국제정치 판에서 어떤 넘하고 놀까가 더 중요해. 일단 얘들은 골목대장급인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에서 고를 거야. 그 중 누구랑 붙는 게 곤란하다 하는 경우, 일본이나 우리를 택할 수도 있어. 그 뒤에 미국이 있는 걸 아니까, 미국이 이서하는 조건으루다..

  

, 이게 원천기술은 없고, 독자적으로 연료 공급도 할 수 없고, 자본도 부족한 울나라가 원전을 수주할 수 있는 경우의 수야. 한국의 해외 진출은 한국형 원자로의 원천기술업체인 웨스팅하우스(-도시바)가 경수로 제작업체들 중 어느 파트너를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는 딱 서방파 중간 보스의 입장, 바로 거기 어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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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이런 원전 괴담은 수사 안 하는겨~?








에너지전환


편집 : 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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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이토록 거침 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데

어째서 선은 끊임 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