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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 추천3 비추천-6

2014. 11. 07. 금요일

육두불패 난쟁이






편집부 주


이 글은 육두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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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은 곽정은 곽정은 난리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나. 단순하다. 곽정은이 한 이야기, "저이가 침대에서 어떠할지 궁금하다" 통 크게 퉁쳐 음담패설이라 치자. 음담패설은 대개 남자들만의 술자리나 여자들만의 술자리에서 안줏거리로 올라간다. 간혹 여자들이 낀 남자들의 술자리에서 나오기도, 드물게 아주 편한 남녀가 모여 음담패설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위 세 번째 파티원들의 구성이다. '편한 남녀'가 아닌 회사의 회식 같은 특정인이 권력을 쥐고 있는 자리에서 권력을 쥔 놈이 음담패설을 하면 성희롱이 된다. 예를 들어 예전에 이런 성희롱을 당했다.

 

"난쟁씨야 너 그저께 남자친구랑 어디 여행 갔다면서. 어디 갔는데, 뭐 하고 놀았는데? 뭐 갈 데까지 간 거냐? 너 조심해야 해~ 결혼도 안 했잖아~ 걔가 너랑 결혼한다는 보장도 없는데, 뭐 줄 거 안 줄 거 가려가면서 줘라. 좀 ."


꼰대질 오브 꼰대질. 아오. 지금 생각해도 빡친다.

 

그는 직장 내 대선배로 나와 친근하지 않은 50대 아저씨였고 난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없이 수줍게 웃고 말았지만, 그가 한 말이 성희롱이 아니게 되려면 나도 아래와 같은 말을 난사할 수 있어야 했다.


"과장님. 과장님은 사모님이랑 뜨뜻미지근하신가 보죠? 아니면 과장님 다리 사이에 쬐껜한 꼬챙이가 좀 미적지근해요? 남이야 뜨거운 밤을 보내든, 줄 거 안 줄 거 가려주든 뭔 상관이래요. 과장님이나 잘 세워보세요. 세워봤자 크지도 않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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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권력을 가진 남자다. 그러나 나는 권력도 좆도 없는 어린 여자직원 새끼에 불과하므로 난 수줍은 척 웃고 말았다. 여성 상위시대라고 하지만, 여자는 아직도 음담패설의 주체보다 객체가 된다. 여자가 그런 말을 입에 담는다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 가지 시선이 쫓아다닐 거다. 그 시선이 귀찮고 두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곽정은에게 불편해하는 이유는 그녀가 과연 남자라면, 그가 과연 방송상에서 여자출연자를 대상으로 그런 음담패설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을 때, 철컹철컹이 야기되는 문제기 때문에 절대 용납되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그년이 나쁜년이라는 논리를 완성해 버린다.

 

내가 많은 사람에게 늘 하고 다니는 이야기가 있다. 말하는 놈, 듣는 놈이 둘 다 즐거우면 농담. 말하는 놈만 즐거우면 희롱. 하필 그게 성에 관련된 것이라면 성적인 농담 혹은 성희롱. 


곽정은이 뭘 했냐. 성폭행 계획을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그냥 가벼운 이야기이지 않은가. 약간 발칙해서 그렇지.

미군과 한국군이 여러 가지 다른 게 많다고 들었지만, 미군들은 휴식시간엔 계급과 상관없이 맞담배를 피우거나,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는 예의 바르지 않는 행위를 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휴식시간엔 계급장을 띠고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난다고 말이다. 


우리나라에선 용납이 안 된다. 그런 짓을 했다간 고문관으로 찍혀서 제대 시까지 개념 없는 놈으로 왕따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바로 그런 답답한 시선이 남자와 여자 사이에도 포함되어 있다. 남자들은 여자들에게 하고 싶지만 하면 철컹철컹이 되니까 참아야 하고 여자들은 남자들이 참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거다. 아직도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 "어디 여자가~" 를 시전하는 남자들의 시선을 완성해버리는 이상한 맥락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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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해야 하는 게 뭐냐. 같이 좀 놀자. 같이. 방송에서도 같이 놀자는 그런 고차원적이고 고상한 이야긴 아직 안 하겠다. 남자도 여자도 같이 까자. 같이 놀자. 뭐가 문제가 되냐. 문제 될 건 하나도 없다. 너도 하고 나도 할 수 있다면,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게 섹드립이고, 성 농담이다.


하는 놈도 즐겁고, 듣는 놈도 좀 즐겁자. 먼 훗날, 언젠가 방송에서도 마구마구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방송에 나온 거라도 보고 우리끼리라도 좀 히히덕 거리자. 곽정은 같은 사람들이 수백 명은 더 나와서 "그이가 침대에서 어떨지 궁금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떠들어야 여자, 남자 없이 다 까대고 노는 호시절이 오지 않을까나.








육두불패 난쟁이


편집 나타샤




편집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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