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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08. 월요일

정체불명 락기










편집부 주


이 글은 정체불명에서 납치되었습니다.



락기 님의 글은 2번 더 납치될 시, 

삼진 아웃의 원칙에 따라 

딴지 필진으로 임명되어 강제 노역에 동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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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 경향신문





2014127일 전례가 없는 일이 발생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아니고 고위 공직자도 아닌 대통령 본인이 직접 청와대 실세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누구인지 궁금해하던 찰라 실세의 실체는 그 누구도 아닌 '진돗개'로 드러났다. 충격에 빠졌다. 내일 자 뉴스가 눈에 훤했다. '청와대 실세 진돗개의 정체는?' '비선 없는 청와대 진짜 실세는...' '대통령 최측근 밝혀 충격.' 등등. 언론사 데스크에서 머리를 부여잡고 대통령의 발언을 해석하느냐 골머리 썩고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도 한 스텝 보탬이 되고자 대통령 발언을 해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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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놔라 쫌"



 


1. 청와대 문건 유출자들에 대한 엄중한 경고


(찌라시에 따르면청와대에서 정윤회란 아저씨를 사찰했다고 전해진다. 민간인 사찰이다. 공직자가 아님에도 이뤄진 일이었다. 이걸 비선이냐 아니냐를 따지기 전에 대통령님은 분개하셨을 것이다. 감히 청와대 문건을 소홀히 대한 것도 모자라서 평소 고급진 어휘를 구사하시는 대통령님에게 '찌라시'라는 저급 단어를 쓰게 만들다니 분개하실 만한 사안이다. 그렇다고 문건 유출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 '개새끼들아'라고 호통치실 수 없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찌라시라는 저급한 언어를 이미 쓰셨기 때문이다. 이미 대통령 성정에 맞지 않은 어휘를 구사하셨기에 욕을 직접 하시긴 어려웠을 것이라 사료된다. 그리하여 유머 코드를 살짝 얹어 '청와대 실세는 진돗개'라는 말씀을 하셨으리라 본다. 한 마디로 청와대가 개판이란 뜻이다. 개만도 못한 인간들이 청와대에 가득 있다는 표현을 에둘러 하신 것이다. 언짢은 심기를 내비치시는 것도 어찌 이리 고급스러우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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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원순 시장 저격에 동참


박원순 서울 시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인권헌장 선포에 관한 이야기로 동성애 인권문제에서 사실상 기독교 집단의 차별적 주장에 한발 뒤로 물러난 것이다. 여기서 왜 박원순 저격을 논하느냐 하면 바로 기독교 중 인권헌장에 가장 기를 쓰고 반대한 집단이 개신교 집단이기 때문이다. 눈치채셨나? 그렇다 '개'신교. 여기서도 대통령의 유머를 느낄 수 있다. 첫 글자 라임 개그를 그대로 살려서 '개'신교에게 청와대 실세 자리에 대한 언질을 준 것이다. 박원순 시장 저격에 동참하면서 개신교 집단에 힘을 실어 주는 엄청난 속뜻이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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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라임




 

3. 호남 국민들에게 손길을 내밀다


친박 중 친박이라 불리는 이정현 의원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당히 의원직을 따냈다. 이제 호남은 새누리당 입장에서 난공불락의 철옹성이 아니다. 온 힘을 다하면 새누리당에 의원직을 줄 수 있는 곳으로 변화했다. 가히 지역주의 타파라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호남에게 바로 온정에 손길을 줄 수만은 없다. 새누리당 내 반호남 정서를 고려해야 하기에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야 했다. 호남에게 온정의 손길을 어떻게 내밀지 고심하던 대통령께서 우연히 한 가지 묘수를 떠올렸다. 그것은 전남 진도에서 나는 특산종인 진돗개가 청와대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허를 찌르는 한 수. 진돗개를 청와대 실세라 칭하여 호남 국민들의 민심을 얻기 위한 교두보로 삼으시려는 깊은 뜻이다. 역시 말 하나도 깊게 고민하신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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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청와대 실세 '새롬이' '희망이'


 


4. 보수 결집의 신호탄


어디 보수성향 방송사에서 이런 뉴스를 낸 적이 있다. 진보는 고양이 파 보수는 개 파. 처음 이 뉴스를 접했을 때 뉴스라고 하기에는 해괴망측한 내용이라 혀를 끌끌 찼었다. 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충성스런 개를 좋아하다니, 이게 무슨 뉴스라고 내보낸 것인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찼던 혀를 다시 말아야 하겠다. 아마 이 뉴스는 청와대와 보수 언론 간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탄생한 뉴스라고 생각한다. 과거 이 뉴스를 내보낸 이유는 오늘같이 대통령께서 보수언론을 신봉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 본다. 바로 개 파로 분류되는 보수에 당신이 청와대의 실세라고 외치신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때 보수의 결집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대통령께선 이미 이런 사태를 예견하시고 철저히 준비하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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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V조선

 



5. 그냥 유우머


생각하기 싫지만 한 가지 더 남았다. 대통령께서 그냥 과거 김영삼 등산하던 시절의 유우머를 하신 것이다. 하도 사람들이 비선이 어쩌고저쩌고 들들 볶으니 사람들에게 웃음을 전달하시고자 이런 유우머를 쓰신 걸 수도 있겠다. 가능성이 제일 낮은 분석인 것이 이 5번인데 대통령께서 이런 고리짝 유우머를 그냥 하셨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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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헤럴드경제

 



PS. 모든 뜻이 담겨있다.


예로부터 신이 기침만 해도 그 뜻을 헤아리기 바빴던 것이 사람이다. 지금도 달라지지 않은 것은 대통령의 말 하나를 가지고 우리는 해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평범한 사람이 대통령이면 비약이라 하겠지만, 우리의 대통령님은 반인 반신의 자녀이기에 우리는 사소한 발언 하나 놓치지 않고 해석하고 기록해야 하겠다.

 







정체불명 락기


편집: 나타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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