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8. 25. 화요일
엘랑
금년 11월말에 개봉예정인 리들리 스콧 감독의 기대작, [더 마션](The Martian : 화성인)의 개봉에 앞서서 미리 영화의 줄거리와 관련된 과학상식에 대해 하나하나 즐겨봅시다.
[더 마션]은 미국작가 앤디 위어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 한것입니다.
올해 국내 영화계를 강타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는 상대성원리와 블랙홀, 거대중력하에서 시간이 느리게 가는 현상 등으로 큰 관심을 모았죠. [그래비티] - [인터스텔라]에 이은 사실주의 우주SF영화로 기대를 모으는 [더 마션]은 과연 인류의 다음번 우주정복 최대 관심사인 화성(Mars)에 대하여 어떤 관점으로 접근할지 기대됩니다.
먼저 [더 마션]의 공식예고편을 먼저 보겠습니다.
예고편을 감상했으니 하나 하나 분해해서 대략적인 스토리라인을 유추해봅시다.
가까운 미래에 화성 유인탐사에 나선 헤르메스호 탑승자 6명은 화성에 착륙하여 전진기지인 '아레스 3'를 세웁니다. 그러나 거대한 화성 모래폭풍이 아레스3를 향해 닥쳐오는데...
강력한 모래폭풍에 아레스3 기지는 타격을 입게 되고, 부득이 우주비행사들은 기지 옆에 세워져있던 귀환선으로 도보 이동을 하게 됩니다.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거센 모래폭풍을 헤치며 줄지어 이동하는 6명의 우주비행사들.
이동하던 중간에 주인공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는 일행과 떨어져 길을 잃게 됩니다.
강한 바람 속에 어디선가 날아온 접시안테나(?) 같은 물체와 충돌해서 날아가버리는 주인공 마크 와트니.
귀환선에 도착한 나머지 5명의 우주비행사들은 급박한 상황 속에서 결국 마크 와트니를 포기하고 화성을 탈출하게 됩니다. 비행준비를 위해 눕혀져 있는 좌석 중에 아랫쪽 한 곳은 비어있습니다.
마크 와트니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애태우는 동료.
로켓 점화버튼과 함께 맹렬하게 연소하는 귀환선. (화성은 지구 중력의 0.39배 입니다. 다시 우주로 올라가기 위해선 1단 내지는 2단 로켓으로도 가능한 수준입니다.)
귀환선은 아레스3 기지를 이륙하여 모래폭풍을 뚫고 우주로 올라가서 화성 궤도에 대기중이던 헤르메스호와 도킹하게 됩니다.
NASA 관계자가 기자회견에서 화성미션중에 마크 와트니가 실종되었고, 사망한 것으로 발표합니다.
모래폭풍이 지나간 뒤, 붉은 모래 속에 파묻혀 있던 마크 와트니.
정신을 차린 마크 와트니는 텅빈 아레스3 기지로 혼자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나 헤르메스호는 이미 화성을 떠나 지구로 귀환하는 궤도에 올랐고, 지구와 통신도 두절된 상태에서 홀로 생존을 위한 방책을 찾아야 합니다.
마크 와트니는 생존에 가장 필요한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기지 안에 흙을 뿌리고 농장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기지에는 한달 분량의 식량만 남아있었기에 추가 식량 생산은 생존의 절대적인 과제입니다. 일단 화성을 떠난 헤르메스호는 중간에 방향을 돌려서 화성으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지구에서 보내올 구조선은 적어도 4년은 걸려야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중얼거리더군요.
다행히 식물학자였던 마크 와트니의 지식 덕분에 화성기지내에서 식물을 키우는데 성공합니다. 참고로 원작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인분을 이용해서 척박한 화성의 토양에 사료를 공급해서 식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기지 바깥으로 나가서 방치된 마스 패스파인더호(NASA의 화성 탐사선)를 찾아내서 통신장비를 재작동시켜 지구로 메세지를 보내려고 합니다.
화상통신은 못하지만 지구로 메세지를 전달해서 자신이 생존해 있음을 알리는데 성공한 마크 와트니.
지구의 관제 센터에서는 화성 상공에 대기중인 인공위성을 가동해서 마크 와트니가 아레스 3 기지에 생존해 있음을 확인합니다.
화성의 마크 와트니에게 전달된 짧은 메세지.
"기다려라~ 우리가 갈께"
과연 이 메세지처럼 진짜 구조선이 올 것인가? 아님 오랫동안 희망고문에 시달리게 될 것인가?
홀로 외로움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버텨야 하는 마크 와트니.
아마도 흘러간 날짜를 표시한 장면인듯. 벌써 461일이 흘러갔습니다. (화성의 하루는 24시간 37분으로 지구와 비슷합니다.)
화성의 마크 와트니가 홀로 시간을 주구장창 때우고 있을 때.
이미 지구에 도착한 헤르메스호. (화성에서 지구까지 정확한 타이밍에 출발하면 8개월 가량 걸립니다.)
지구상의 NASA관계자들과 아직 우주에 머물고 있는 헤르메스호 승무원들간에 와트니 구조방법에 대한 이견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승무원들은 지구에서 다시 연료 등을 보급 받아서 화성으로 되돌아가겠다는 입장인듯 하고, 지구측 입장은 헤르메스호 승무원들은 지구로 귀환하고 다시 새로운 승무원을 파견하던지 해서 구조선을 띄우겠다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가장 최단 시간내에 화성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헤르메스호가 지구에 최단거리로 접근하면서 그대로 유턴하여 지구의 중력에 도움을 받아 화성으로 유턴하는 방법과, 일단 지구궤도에 접어든 이후에 지구에서 보급을 받아서 다시 화성으로 재출발하는 방법인 듯 합니다.
헤르메스호가 만약 지구궤도에 안착하지 않고 무정차 유턴을 하게 되면 그 속도가 맹렬해서 추가의 보급없이 가장 빠르게 화성으로 직행할 수 있겠지만, 그로 인해 식량 등의 물자를 제대로 보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겠지요.
헤르메스호의 외관을 보면, 중량은 거의 국제우주정거장에 육박하는 대형 우주선으로 건조비용은 수 백 조원을 넘어갈 듯 보여집니다. 그리고 길쭉한 외형은 우주선의 후미에 아마도 핵엔진으로 추정되는 뛰어난 엔진을 장착하고, 그 방사능으로부터 승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거리를 벌려서 중앙부와 기수쪽에 유인거주구역을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부의 회전식 거주모듈은 인공중력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화성의 마크 와트니는 기지내 소소한 폭발 사고를 겪기도 하고...
어떤 문제 때문인지 기지 한 쪽이 아예 폭발해서 날아가는 사고도 일어납니다. (고의로 일으킨 듯)
깨진 우주복의 안면유리를 테이프로 붙여서 땜빵하질 않나. (3M 홍보??)
급조된 탈출선을 만들어서 화성을 이륙하려는듯 보여지는 장면도 있습니다. (정확하진 않습니다)
아무튼. 마크 와트니의 '화성 표류기'는 어떤 결말을 보여줄까요? 위 내용은 예고편을 가지고 유추한 것이라서 영화의 내용은 전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자. 이제부터 [더 마션]의 배경이 되는 화성여행과, 화성의 환경에 대해 미리 예습해 봅시다.
영화 속에 나오는 화성왕복선 '헤르메스' 입니다. 앞쪽에 도킹부, 사령부가 있습니다. 중앙부에는 거대한 회전식 거주모듈. 그리고 뒤로도 길쭉하게 태양패널과 함께 마지막 부분에 둥근 연료통(아마도 액체수소일겁니다)과 추진부가 있죠. 우주선의 전체 중량은 470톤 중량의 국제우주정거장에 비해 결코 적어보이지가 않습니다. 거의 동급이라고 봐야겠죠.
특이한 점은 우주선의 길이 인데요, 저런 길이를 가지는 형태의 우주선은 이미 NASA가 화성왕복선 컨셉으로 여러차례 제시했던 모델 중에서 핵엔진(정확히는 핵열추진입니다. 핵융합 열에너지로 연료인 액체수소를 가열하여 고압고온배기가스를 분사하는)을 사용하는 형태입니다. 가급적 원자로와 유인주거모듈과 거리를 벌리고, 중간에 구조물을 차폐막으로 삼아 방사능을 차단하는 방식이죠.
20년 넘게 건설했던 국제우주정거장의 건조비용은 100조원이 넘게 들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화성왕복선 '헤르메스'도 실제로 건조할 수 있다면 비용은 100조원을 훌쩍 넘을 것입니다.
다중 임무 유인 우주선(Multi mission manned spacecraft) '노틸러스-X'(Natilus-X)
영화 속 우주선과 외형상 가장 비슷한 컨셉의 '노틸러스-X(Natilus-X) 입니다. 중앙의 회전식 인공중력 거주모듈은 실제로 국제우주정거장에 부착해서 실험하려고도 했었습니다만 예산문제로 취소됨. 그리고 뒷쪽의 원형통들은 모두 연료를 탑재한 연료통입니다. 미션에 따라서 연료통 갯수를 조절해서 부착하며, 일단 소모된 연료통은 추진중에 버리면서 중량을 줄이게 됩니다.
노틸러스-X는 움직이는 우주정거장이라고 불리울 만한 구조입니다. 달, 화성을 넘어서서 궁극적으로는 소행성대와 목성의 위성들까지도 도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모듈화된 연료통으로 목표까지 필요한 연료를 지구로부터 보급 받아서 채울 수 있습니다. 영화속 헤르메스 우주선은 노틸러스-X를 모티브로 하는 것 같습니다.
노틸러스-X의 엔진은 훗날 개발될지 모를 플라즈마엔진, 또는 핵열추진엔진이 장착될 겁니다. 하지만 우주선의 전체 중량에 비해 추력은 꽤 약한편이라서 한번에 화성까지 날아가도록 추진할 수 없어서 지구를 계속 멤돌면서 조금씩 고도를 높여 화성까지 도달하는 궤도를 느리게 형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우주로켓처럼 박력있는 힘과 추진력으로 고작 몇 분간의 로케연소로 한번에 화성으로 가는 궤도로 들어가는 것과는 차이가 크죠.
다른 행성으로 가는 것은 비행기가 날아가는 것과는 꽤 다릅니다. 우주에서 궤도역학에 따라 딱 정해진 추가 가속도만 내면 되기에 강한 추진력이던, 느린 추진력이던 시간에 상관없이 똑같은 가속도만 얻으면 결과가 같아집니다. 그리고 가속도가 너무 많으면 목표 행성에 도착해서 멈추지 못하고 지나치게 되고, 가속도가 조금만 부족해도 목표 행성 근처에 가는 듯 하다가 멀어지면서 우주미아가 됩니다.
화성에 영구적인 자급자족 인간식민지 구축한다는 민간 프로젝트 '마스원' (Mars One)
위 상상도의 화성기지는 네델란드 사업가가 시도하고 있는 '마스원 (Mars One)' 계획의 컨셉입니다. 화성에 도달한 착륙선들을 저렇게 병렬로 연결하고, 뒷쪽으로는 비닐하우스 같은 팽창식 공간모듈을 펼칩니다. 화성에는 자기장이 거의 없어서 우주방사능이 지표면에 곧바로 도달할 우려가 있으므로 팽창식 모듈은 화성의 흙으로 덮어서 보강하게 됩니다.
하지만 마스원 계획을 분석한 미국연구기관에 따르면, 마스원 계획 그대로 시행하면 초기에 도착한 정착민들은 단 몇 개월 안에 전원 사망할거라고 합니다. 식량부족, 혹독한 화성환경, 지구에서의 보급물자 수송난항 등 복합적인 요인입니다.
마스원 계획은 전세계 수 십 만명의 지원자 중에서 앞으로 화성으로 보낼 후보자 수 십명을 선발하였으나, 당초 계획에 비해 진행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있습니다.
화성 표면
위 사진은 실제 화성 표면입니다. 화성의 표면은 과거에 화성 대기 중에 존재했던 산소가 철과 결합하여 산화철 형태로 토양에 섞여있어서 다소 붉은 빛을 띕니다. 그리고 화성 대기밀도는 지구의 1/200에 불과해 풍화작용이 크지 못했으므로 흙의 입자는 비교적 크고 거친 편이며 돌도 많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고운 붉은색 모래로 뒤덥혀 있는 것으로 보일 뿐입니다.
화성은 일교차가 매우 크고, 위도에 따라 온도차도 심합니다. 그래서 때때로 초대형 모래폭풍(Dust Storm)이 불어칩니다.
위 사진의 모래폭풍은 직선거리가 130km에 이르고 발생한 모래먼지가 한반도 크기를 뒤덮을 정도이며 풍속은 보통 100m/sec까지 이르곤 합니다. KTX보다 빠른 속도죠.
지구의 강력한 태풍의 경우 중심부 풍속이 80~90m/sec 정도입니다. 바람 세기가 15~20m/sec만 넘어가도 강풍이죠. 흔히 영화 등에서 묘사하는 것이, 저런 초대형 초고속 태풍에 휩쓸리면 다 날아가고 아작날 거라고 하는데요. 이건 순전히 지구식 사고관점입니다.
화성은 대기밀도는 고작 지구의 1/200에 불과해 제아무리 폭풍이라 해도 풍압이 약합니다.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아마도 초고속 산들바람을 맞는 느낌? 한글 표현은 '화성 모래폭풍' 이지만 영어 표현은 '먼지 폭풍'입니다. 즉, 화성의 대기밀도가 극히 희박해 아무리 풍속이 빨라도 무거운 입자를 띄우기 어렵습니다. 화성 지표면에서 비교적 가벼운 작은 입자의 먼지들을 띄워서 몰아치는거죠. 화성에서 100m/sec의 풍속은 지구에서의 15m/sec 풍속과 비슷한 정도라고도 분석하고 있습니다.(풍압 측면에서)
그러나 영화를 보면 화성모래폭풍은 파괴력이 토네이도 수준이죠.
화성의 모래폭풍은 규모가 광범위해서 몇 일간 지속되기도 합니다. 위 사진은 화성탐사로보 오퍼튜니티가 화성모래폭풍을 겪으면서 시간대별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미세한 먼지입자들이 두텁게 쌓이면서 태양빛을 최대 99%까지 차단하기도 했습니다.
화성 모래폭풍이 실제로는 지구의 폭풍처럼 큰 파괴력은 못가지고 있지만, 먼지입자들이 비산하여 쌓이기도 하므로 그로인해 화성로보들의 부품 등에 먼지가 끼면서 오작동 할 우려 등은 있다고 합니다. 특히 태양패널에서 전력을 얻는 로보들은 모래폭풍 기간에는 전력이 부족하므로 활동을 중지하고 대기하기도 합니다. 가장 최신형인 큐리오시티 로보는 아예 핵전지를 탑재하고 있어서 태양빛이 차단되도 상관없이 활동할 수 있습니다.
흔히 화성 모래폭풍이 가장 위협적인 화성의 환경요소라고 하지만, 모래폭풍(Dust Storm) 말고 모래악령(Dust Devil)이 있습니다. 일종의 토네이도 비슷한 회오리바람입니다.
모래악령은 화성 지표면의 일교차가 극심하기에 간혹 발생합니다. 직경은 수 십 m에 불과하지만 그 높이와 길이는 수 십 km까지 이르곤 합니다.
이번에는 화성 모래폭풍과 화성 토네이도(?)의 위력을 한번 동영상으로 감상해봅시다. 아래 동영상은 화성의 모래바람이 과연 어떤 위력일지 대충 짐작할 수 있게 제작된 내용입니다. 아마도 기존의 헐리웃 영화보다는 훨씬 사실에 가까울 겁니다.
위 영상을 보신 분들은 이제 화성 모래폭풍이 거세게 몰려와도 결코 쫄지 않으실 수 있을겁니다. 황사와 같은 작은 입자의 먼지에 우주복이 온통 더러워져서 세탁하기 곤란한 점만 빼면요.
이번에는 화성의 자기장에 대해서 한번 알아봅시다. 위 그림은 수성-금성-지구-달-화성의 해부도(?) 입니다. 모두 내행성이며 암석기반의 행성입니다. 행성의 크기에 따라서 핵(Core)의 크기도 결정되곤 합니다.
수성은 화성보다 더 작은 행성이지만, 핵이 꽤 큽니다. 주로 철성분으로 이뤄진 수성은 핵 덕분에 덩치에 비해 꽤 무거워서 화성과 비슷합니다. 과학자들은 아마도 수성이 처음엔 더 컸지만, 태양과 가까운 탓에 태양풍으로 표면이 홀랑 날아가버리고 알맹이만 주로 남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금성과 지구는 내핵-외핵이 활발하게 운동하고 있어 자기장이란 게 존재합니다. 덕분에 우주에서 내리 붓는 방사능을 차단해주는 역할을 하죠.
달은 콩알(?)만한 핵이 있네요. 화성은 수성보다도 작은 핵이 있습니다. 그리고 핵이 작아서 오래 전 회전운동을 멈춘 상태입니다. 심장박동을 멈춘 화성의 핵. 그래서 화성에는 자기장이 거의 없습니다.
위 그림은 지구의 자기장이 태양풍 등의 우주방사능을 어떻게 차단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지표면의 생명체들은 지구의 자기장 덕분에 위협적인 우주방사능으로부터 보호받게 되죠.
하지만 화성은 핵 운동이 멈춰있기에 광범위한 자기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위와 같이 몇가지 이유로 인해 지역적인 좁은 자기장이 형성되곤 합니다. 저래서는 우주방사능으로부터 화성 지표면의 생명체가 보호받지 못하죠.
과학자들은 화성에 자기장이 거의 없는 관계로 지표면은 치명적인 우주방사능에 노출되어 생명체가 장기간 거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관측결과로는 예상치보다 우주방사능 직사량이 적은 편이라고 합니다. 아주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인간이 화성에 도달했을 때 어느 정도 활동이 가능하며, 지표면에서 조금만 아래로 파고 들어가도 충분히 방사능 차폐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지구를 떠나 화성까지 인간이 가려고 하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심우주(밴 앨런대, 행성간의 우주공간 등)에 존재하는 많은 우주방사능입니다. 관측 결과로는 화성까지 8개월 가량 날아가는 동안에 인체가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생각보다 위협적이며, 우주비행사들의 안전기준에 따르면 평생 우주미션 중에 노출되는 허용치보다 많다고 합니다.
미래에 지구-화성간 왕복우주선이 취항한다고 해도, 그 승무원들은 한 번의 왕복여행만으로도 다소 우려스러울 정도의 방사능에 노출되게 됩니다. 강력한 태양폭풍 발생시에는 피폭량이 더욱 급증하겠죠.
마지막으로 지구-화성간 여행시 걸리는 시간에 대해 알아봅니다.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위성인 지구와 화성은 둘 다 원궤도를 돌고 있어서 때론 서로 태양 반대편에 있기도 하고, 때론 바로 지척(?)에 근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행성간 여행은 직선으로 날아가는게 아니라, 위 그림처럼 행성간 전이궤도를 형성해서 몇달 뒤에 목표행성이 도착하는 지점을 향해 포물선으로 날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두 행성사이에는 최적의 이동시점이 존재하게 되는데요, 평균적으로 25개월에 한번씩 가장 좋은 타이밍을 얻게 됩니다. 만약 최적시점이 아닌, 최악의 시점에 이동하면 어떻게 되냐구요? 태양계를 뚫고 나갈 엄청난 추진력을 소모한다해도 목표행성 근처에 도달도 못하게 됩니다. 타이밍 앞 뒤로 십 여일 정도의 기간에나 로켓을 쏴서 간신히 도달할 수 있습니다.
아무때나 지구에서 화성으로 갈 수 있는 게 아니고, 수 백일 기다려서 짧은 기간동안 잠시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화성에서 지구로 귀환할 때도 마찬가지. 그리고 한번 행성간 이동경로에 접어들게 되면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대포를 쏴서 탄도궤도를 형성한 뒤에 날아가는 포탄을 되돌리기 어려운 것과 동일한 이유입니다.
영화 [더 마션]에서도 낙오한 주인공 마크 와트니를 놔두고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선이 나오는데요, 아마도 지구 귀환시점에 거의 근접한 타이밍에서 모래폭풍을 견디고 위험하게 버티느니 조기 귀환하려 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화성을 떠나 지구까지 약 8개월 걸려서 비행하는 도중에 설령 마크 와트니가 살아있음을 알아도 귀환할 수 없는 것이죠.
지구에 도착한 뒤에 다시 화성을 향해 '발사'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화성으로 유턴할 수 있습니다. 목표로 하는 행성의 중력권에 들어가서 위성궤도를 돌며 방향을 바꿔서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것이죠.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행성의 중력권에 들어가면서 위성궤도를 만들지 않고 그대로 지나치면서 역방향에 들어갈 때 행성의 중력을 훔치는 '스윙바이'라는 기법으로 방향을 틀면 더 빠르게 방향전환을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두 가지 방법론이 제시되는 것 같은데요. 하나는 일반적인 위성궤도 형성 후 지구를 계속 빙빙 돌다가 원하는 시점에 화성으로 유턴, 또 하나는 지구중력권에 들어가서 접근한 뒤에 위성궤도를 만들지 않고 그대로 커브 틀어서 유턴. 실제 우주궤도역학의 논리에 부합하는 설정입니다.
일단 영화 속에 나오는 설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위력적인 화성 모래폭풍은 허구입니다. 우주복까지 착용한 마크 와트니를 하늘로 날릴 수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 아무리 풍속이 빨라져도 대기밀도 자체가 너무 낮아서 충분한 풍압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죠.
영화 [미션 투 마스]의 한 장면
우주복의 무게도 상당할 겁니다. (우주정거장에서 입는 우주유영복 무게는 100kg를 넘으니까요) 하지만 화성은 중력이 지구의 39%에 불과합니다. 체감 중량이 낮기 때문에 무거운 물건도 손쉽게 나를 수 있습니다.
화성의 토양은 유기물질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는 기지 실내에서 화성흙을 가지고 식물을 재배하더군요. 흙에 어떤 특별한 처방을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귀환선은 비교적 적은 추력으로도 화성 지표면에서 이륙해서 화성을 돌고 있던 헤르메스 우주선에 도킹할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 로켓을 쏘면 100톤 중량의 로켓으로 위성궤도에 간신히 2~3톤의 위성체를 운반할 수 있고, 달에서는 10톤 로켓이면 5톤은 달위성궤도에 올릴 수 있습니다만 화성에서는 10톤 로켓으로 2톤 남짓한 위성체를 위성궤도로 보낼 수 있습니다.
지구로 돌아가던 헤르메스호가 유턴하는 설정이 확실하다면, 그 내용은 현실에 꽤 부합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아래는 최근에 다시 나온 최신 트레일러 입니다. [더 마션]은 약간 설정이 과장되었던 [그래비티], 그리고 상대성원리에 치중해서 정작 로켓 기술과 정확한 우주항해에 대한 사실을 무시한 [인터스텔라]에 비해 극사실주의 SF영화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나온 트레일러로 봤을 때 우주과학에 관심있다면 꼭 봐둘만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내요.
[References]
1. NASA
2. http://www.alicesastroinfo.com/2010/02/which-way-to-mars/
3. http://en.wikipedia.org/wiki/Planetary_core
엘랑
편집 : 딴지일보 너클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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