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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8. 27. 목요일

문화독투 그냥스윗






편집부 주


본 기사는 고품격 소비방송을 표방하고 있는 팟캐스트

[슈퍼의스타 K] 22화 '멀티플렉스 너~어' 편을 접한

그냥 스윗의 고품격 후기임을 알려드린다. 


*[슈퍼의스타 K]는 딴지라디오에서 마구 청취해 보실 수 있다.

(팟캐스트도 함 들어보기)






이전 글에서 ‘극장에서 배급사들끼리 관객을 나눠먹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이번에는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대형 배급사와 극장들이 왜 이런 구조를 만들었고, 여기에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영화 만들기는 돈 버리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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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산 영화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상업영화 시장의 수익율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의 영화 관객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하였습니다. 극장을 찾는 관람객 수가 증가하면서 극장의 매출도 높아지고 있죠. 반면에 한국영화의 투자대비 수익율은 2012년과 13년 10% 중반대를 기록하면서 안정성을 갖추는 듯 했지만, 14년 다시 하락했습니다. 2005년부터 보면 평균 수익율은 더 떨어집니다. (2007년 -40.5%, 2008년 -43.5% 등 험난한 시절이 자주 있었습니다)


대기업들의 상황을 한 번 보겠습니다. 부동의 업계 1위 CJ의 최근 영화부문 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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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상당히 낮고, 2014년에는 그마저도 적자입니다. 업계 1위의 상황이 이러한데 다른 회사들의 상황이 좋을 리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메이저 회사들은 영화를 만들어서 수익을 내기 보다는 손실을 줄이는데 집중합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영화는 ‘회사의 손실을 줄여 주어야 하는 상품’이겠죠. 그래서 순손실이 예상되는 대형 작품은 와이드 릴리즈해서 스크린을 확보하기도 합니다.


‘문화를 만든다’고 하는 기업이지만 작품의 문화적 가치나 만드는 사람들과 관객의 입장은 크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투자사는 투자할 영화를 결정할 때 작품의 창의성이나 개성보다는 보편성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매드맥스>처럼 소수에게 매력적인 영화보다는 <국제시장>처럼 무난하고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들을 훨씬 선호합니다. 예전에 조폭영화들이 극장가를 점령했던 것도 그렇고, 특별할 거 없는 신파영화들을 꾸준히 만드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스타감독이나 스타배우가 떼로 나오는 영화가 아니라면 이도저도 아닌 무난한 게 최고입니다. 투자사는 전형적인 영화를 안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에게 색다른 영화를 보여주고 싶은 의욕이 처음부터 별로 없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건 돈이 별로 안 되니까요. 그렇다면 대기업들은 왜 영화를 만드는 걸까요?


CJ 같은 회사들은 영화에 투자하고 배급, 상영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진행합니다.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업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영향력을 바탕으로 자기들 입맛에 맞는 시장을 만듭니다. 시장을 독점하고 담합을 통하여 위험부담을 줄입니다.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려면 영화에 직접 투자하면서 영향력을 넓히는 게 유리합니다.


실무자들의 입장은 다르기도 하겠지만, 회사의 입장에서 영화제작은 문화를 만든다고 하기 보다 ‘극장에서 상영할 재료’를 만드는 일 입니다.



2. 망하기도 힘든 사업 ‘멀티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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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인 CGV를 중심으로 극장이 운영되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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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극장은 영화를 보러 오는 곳이기 때문에 티켓판매 매출이 가장 높습니다. (티켓판매로 얻는) 상영매출은 배급사, 투자사, 제작사와 지분에 따라서 분배해야 하는 금액이지만, 매점매출과 광고매출은 고스란히 극장의 몫입니다. ‘CJ 영화투자 부분’의 불안정한 이익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영화 제작은 리스크가 크지만 극장을 운영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입니다. 특히 매점과 광고는 팔리는 대로 이익이 되니까요. 그래서 관객들의 거부감이 높아도 극장에서 광고를 상영하고 높은 마진으로 팝콘을 판매합니다. 극장이라는 곳이 영화를 틀어주는 시설 같지만 알고 보면 팝콘 가게와 다를 바 없는 곳입니다.


극장은 이 영화와 저 영화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짧게 유지하여 회전율을 높입니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자마자 상영관 청소를 시작하고 바로 다음관객을 입장시키는 것도 회전율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이 와중에 아무리 바빠도 광고는 꼭 틉니다.


극장들은 더 좋은 관람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대신에 무료관람권을 뿌립니다. 상영매출은 어차피 나눠 가지는 부분이라서 그 돈을 안 벌어도 크게 손해 볼 것이 없습니다. 무료관람객이 많아지면 관객수가 뻥튀기 되서 흥행작이 되고, 흥행작이 생기면 극장을 찾는 관객이 많아집니다. 500만, 1,000만이라는 숫자는 분위기만 타면 어렵지 않게 만들어지죠. 실제로 개봉과 동시에 무료관람권을 배포한 어떤 영화의 경우, 총 관객이 520만 정도였지만 유료 관람객은 350만 수준이었습니다.


관객들이 공짜로 영화를 보러 온 김에 팝콘까지 사먹으면 더 좋습니다. 그러라고 1+1행사를 만든 거니까요. 어디까지나 극장 운영의 핵심은 팝콘과 광고입니다.



3. 정말 매우 공정하게 경쟁하는 극장 체인


이 회사들은 영화를 만드는 데는 많은 고민을 하지 않지만 팝콘을 파는 데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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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맛...


CGV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제한적이지만 팝콘의 시즈닝은 정말 다양합니다. 체다치즈맛, 망고맛, 불닭맛, 핫커리맛, 어니언맛, 베이컨맛, 바나나맛, 그리고 고소한 맛과 달콤한 맛까지 도대체 몇 종류인지 모르겠습니다. 거기다가 핫도그, 피자, 오징어 등 팝콘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팝니다. 음료도 그렇습니다. 탄산음료부터 각종 에이드, 다양한 커피는 물론이고 맥주도 팝니다. 대부분의 CGV에 입점해 있는 ‘투썸플레이스’에서 파는 식품들도 포함하면 극장에서 구할 수 없는 스낵이 없는 거 같습니다.


식품의 냄새나 소리로 인하여 방해를 받는 관객들은 상관하지 않습니다. 극장 입장에서는 영화를 보러 온 사람보다 팝콘을 사주는 사람이 고객입니다. 팝콘을 팔려고 이렇게 열심히 노력할 정도면 경쟁이 치열할거 같은데, 극장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친하게 지냅니다. 2014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조사하고 배포한 극장들의 식품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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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수준을 넘어서 똑같습니다. 팝콘 값뿐만 아니라 티켓 가격도 똑같습니다. 상영하는 영화의 종류도 비슷하고요. 이렇게 같은 가격으로 치열하고 공정하게 경쟁합니다. 친목질도 정도껏 했어야 했는데 이렇게 티 나게 하다 보니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극장들의 담합을 조사한다고 합니다.


극장들이 친하게 지내는 걸 좋은 일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담함을 통하여 나눠먹는 시장이다 보니 극장들은 규모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계속 가격을 올립니다. 먼저 CGV가 가격을 올리면 롯데와 메가박스가 따라서 올리는 형식입니다. 은근슬쩍 1만원을 돌파한 티켓 값은 주말 일반상영 기준으로 1만 1천 원이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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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영화의 투자·배급과 극장을 하나의 회사가 관리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같은 회사니까 어디서든 돈을 벌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4. 우리나라의 배급시장과 미국의 배급시장의 차이점은?


극장의 운영에 있어서 팝콘이 핵심적인 매출을 내는 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지만, 미국은 배급사가 극장을 직영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역사도 긴 미국의 영화시장은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폭스,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같은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1930년대까지 미국의 스튜디오 시스템은 우리나라보다도 심각한 수직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작·투자·배급·상영은 물론이고 인기감독과 배우들까지 독점 계약을 통해 스튜디오에 소속시키기도 하는 등 사실상 영화산업 전반을 마음대로 운영했습니다. 당연히 스튜디오끼리 친하게 지내기도 했죠. 이런 시스템이다 보니 관련업체들의 불만이 커진 건 당연한 일이었죠.


그러다 ‘Paramount case(재판기간 1938-1948)’로 불리는 판례가 나오면서 스튜디오 시스템에 급격히 변화가 일어납니다. 미국 정부는 영화산업의 전반을 좌지우지하던 스튜디오들을  ‘반독점법’을 근거로 고소했고, 스튜디오와 극장을 강제로 분리합니다. 스튜디오들의 ‘티켓 가격 담합’, 극장이 흥행이 유력한 영화와 실패할거 같은 영화를 같이 계약하는 ‘끼워팔기’ 같은 행위들이 반독점법에 명백히 위배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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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TV와 비디오가 보급되면서 미국의 영화 산업은 큰 타격을 입습니다. 그리고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보급과 함께 극장 운영에 거대 자본이 필요해지면서 미국 정부는 1985년 파라마운트 판례를 철회합니다.


그렇다고 스튜디오가 다시 극장을 직영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애초에 배급사가 극장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려는 이유가 스튜디오의 독점을 막으려고 했던 거니까요. ‘가격 담합’과 ‘끼워팔기’ 등을 할 수 없게 된 스튜디오는 굳이 직영 극장을 운영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스튜디오에서 대형 멀티플렉스를 직영하게 되면 다시 ‘반독점법’에 걸리게 될 위험이 높기도 하고요. 그래서 스튜디오들은 영화 시장의 확대를 명목으로 대형자본이 필요 한 극장에 투자하는 형태로 시스템을 변화 시킵니다.


현재도 미국에는 스튜디오들이 직영하는 전국적인 멀티플렉스 체인이 없습니다. 사실 처음 파라마운트 사건이 벌어질 당시에도 미국 스튜디오들이 직영하는 극장의 점유율이 전체의 20%를 넘지 않았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의 점유율이 90% 정도 됩니다.


상영하는 영화의 수익을 배분하는 방법도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상영기간에 따라 배급사와 극장이 가지고 가는 지분이 변합니다. 예를 들면 개봉 첫 주에는 배급사가 90%를 갖고 극장은 10%를 갖지만, 개봉 4주째엔 배급사가 40%, 극장이 60%를 가집니다. 상영기간이 길어질수록 극장이 유리합니다.


그래서 미국에선 흥행하는 영화를 한국보다 더 오랫동안 극장에 걸어놓습니다. 아직도 <쥬라기 월드>와 <어벤저스>를 상영하는 극장을 찾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저예산 영화 또는 고전영화의 재개봉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관객이 적을지라도 오랫동안 상영하면 극장이 가지고 가는 수익이 높기 때문입니다. 상영기간이 길다는 건 작품의 생명력이 연장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국내의 경우 천만 영화라고 해도 상영되는 기간이 보통 2개월, 길어도 3개월을 넘기지 않습니다. 한국의 경우 개봉 초기에 관객이 몰리는 성향이 강하고, 개봉을 기다리는 영화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간혹 <광해>처럼 배급사가 원하는 흥행 스코어를 만들기 위해 연장 상영을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드문 일입니다. (<광해>의 연장 상영 때문에 CJ는 불공정거래로 과징금을 먹었습니다) 관객 점유율이 낮은 다양성 영화나 배급사의 힘이 약한 영화는 금방 상영을 종료한다는 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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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그러다 보니 흥행작이라고 해도 문화적 가치가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쉽게 잊힙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랫동안 기억되는 클래식이 나오기 어렵고,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시리즈물이 나오기도 힘듭니다. 빠르게 변하는 국내 관객들의 성향과도 영향이 있기는 합니다만, 문화산업의 측면에서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반대로 시장을 움직이는 대형 배급사들에게는 지금의 시장이 유리합니다. 좋은 작품을 오래 상영하는 것보다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1~2주 간격으로 계속 새로운 작품을 개봉시켜서 극장에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게 좋으니까요. 위에서 말했듯이 돈은 영화로 버는 게 아닙니다.
 


5. 영화로 수익을 내는 배급사 ‘NEW’


CJ나 롯데, 쇼박스 같은 회사들과는 달리 극장이 없는 배급사들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시장에 정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2013년 영화계에 놀라운 사건이 벌어집니다. ‘넥스트 엔터테인먼트 월드’(이하 NEW)라는 회사가 CJ를 누르고 국내영화 점유율 1위에 오른 것입니다. 외화를 포함한 관객 점유율에서는 CJ가 1위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업계를 좌지우지하던 CJ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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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2014년에 다시 점유율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독과점 논란이 매번 벌어지는 국내 배급시장의 속에서 NEW의 성적은 성과라면 성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NEW와 CJ를 필두로 한 다른 배급사들의 운영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영화입니다. 극장 같은 다른 사업이 없는 NEW는 영화로 승부를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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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에서 최근 투자·배급한 한국영화들의 흥행 성적입니다. 2013년 NEW가 투자·배급한 한국 영화들의 흥행성적은 대단했습니다. 저예산 영화를 제외하고 개봉한 거의 모든 작품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매년 전체 개봉작 중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영화가 20%를 넘기지 못하는 국내 시장에서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NEW는 대형작품보다는 중간 규모의 영화에 투자해서 리스크를 줄이고 나름대로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극장을 운영하지 않다보니 스크린 몰아주기 같은 비정상적인 배급을 할 수 없어 NEW는 개봉일 선정에 신중을 기합니다. 주로 비수기에 개봉을 하고 가능하면 대형 배급사 영화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는 전략을 썼습니다. 상황에 따라 정해진 개봉일을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영화를 성공시키는 게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극장의 입장에서도 자기들이 밀어주어야 하는 영화가 없을 때 관객을 확보해주는 흥행작들이 크게 나쁘지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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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의 성공으로 CJ, 롯데, 쇼박스가 거의 독점하던 영화시장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2014년 이후 NEW는 음악, 공연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2014년 말에는 상장까지 하였습니다. 영화 부분에서도 투자의 규모를 키워 100억이 넘는 규모의 작품도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투자·배급하는 작품의 수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영화의 수익율도 떨어졌습니다.


특히 2014년 여름에 <명량>, <해적>, <궁도>와 정면으로 붙으며 도전했던 <해무>가 실패하면서 빅3(CJ, 롯데, 쇼박스)가 주도하는 시장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래도 2014년 IPTV시장에서 1위에 오른 <인간중독>과 비교적 흥행 한 <남자가 사랑할 때>, 그리고 2015년에 나온 <스물>과 <연평해전>의 성공으로 현재까지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기는 합니다. 계속 규모를 키우려고 하는 NEW가 어떻게 변화할 지 조금은 염려가 되기도 하지만요. 그래도 NEW는 국내에서도 배급사와 극장이 완전히 분리되면 어떤 차이가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경우입니다. 담합이 당연한 시장에서 ‘제대로 된 경쟁’이라는 게 생길 수도 있습니다.



6. 과연 앞으로는 영화 시장이 변할 수 있을까?


1998년 강변 CGV 개관을 시작으로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영화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사실 영화시장에 대기업이 끼어들면서 영화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영화시장은 규모면에서 2014년 세계 7위까지 성장했고, 조만간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의 시장이 될 거라는 전망입니다.


2000년 20억 정도 규모였던 제작비도 2014년 50억 정도로 늘었습니다. 그리고 2~3년 전부터 대기업들이 진행하는 현장에선 ‘영화산업 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를 적용하여 열악한 제작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합니다만, 통계약이 관행이던 영화현장에서 개별계약이 늘어나고, 월 100만 원을 벌기 힘들었던 현장 막내 스텝의 월급도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드물긴 하지만 스텝들에게 4대보험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최근 한국영화가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경우도 늘어나고, 대기업 주도로 영화 티켓 값을 오천 원 수준에서 만 원대로 올리면서 영화 제작사에 돌아가는 수익이 상대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다소 불평등한 수익 배분 구조와 늘어나는 대형 배급사들의 영향력으로, 영화 제작사와 투자·배급사 사이의 갑을 관계가 심화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때문에 제작자들은 ‘영화가 흥행해도 빚 갚고 나니 남는 게 없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합니다. 규모가 커진데 비하여 수익율은 높아지지 않은 영화시장에서, 영화를 만들어 성과를 내는 것 보다 안정적 운영을 위하여 극장 운영에 집중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는 배급사와 극장을 분리하면 해결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 대기업들이 지금 만큼의 투자를 하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지금처럼 영화시장의 자생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의 축소는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는 영화계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하겠죠.


다음번에는 영화의 수익배분 구조와 현장의 문제점, 그리고 어떻게 고쳐가야 할지를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저것 쓰다 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다음번에는 짧게 쓰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자료참조


KOFIC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2013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부)
201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부)
한국 영화산업 투자구조와 수익성 현황 및 개선방향 (한국수출입은행)
삼성증권 Company Update 2015.05.26






문화독투 그냥스윗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