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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30. 화요일

퍼그맨









공인으로 살기란 어려운 것이다. 


공인이라고 말 한 마디 잘못한 거 갖다 욕 먹는 일이 다반사다. 하지만 이런 일은 사실 별 어려움 축에 못 낀다. 말만 조심해서 하면 될 테니까. 


문제는 각종 찌라시와 종편들이 말의 앞뒤 짤라 먹고 정제되지 않은 특정 구문만 부각시켜 화자의 의도 자체를 왜곡해버리는 행태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거다. 


예를 들면 이런 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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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워딩은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예요. 그런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였으나 무리한 도치법의 사용으로 영화 자체를 디스하는 것으로 읽힐 소지가 다분해졌다. 


이러한 행태에 위의 허씨 같은 경우, 자신의 SNS를 활용하여 표현의 요지가 그게 아니었다 바로 잡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모든 공인이 SNS 활용에 능수능란하지는 않은 바, 욕만 디립다 먹고 마는 사람이 대다수인 것이다. 


하여, 본지 유일의 기레기인 필자, 본의 아니게 왜곡에 앞장 선 거처럼 된 다른 기레기들의 무심함에 책임을 느끼고 올해가 가기 전, 무리한 표현으로 한 해 동안 참뜻이 전해지지 못해 욕만 오라지게 먹은 발언들을 결산하기로 하였다. 순서는 무작위이니 마지막에 그 분의 발언이 몰려있는 것에 과도하게 의미 부여하시면 본 기레기가 곤란하다.


"계란 눈에 맞았으면 실명" 

- 안상수 창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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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매한 기레기들은 저것이 단순한 엄살이며, 계란을 던진 김성일 시의원을 형사 고발하기 위한 밑밥 정도로 이해했으리라. 


하지만 독자 제위들이여. 하나의 문학 작품을 깊이 읽기 위해 작가의 생애를 들여다보는 문학 평론가들의 노고를 생각해보자. 왜 그런 짓을 하겠나? 


어떤 기표가 만들어짐에 있어 단어 선택이나 조합, 그리고 그 사이 생략되는 말들과 문장을 이뤄가는 방식 등에는 그 사람의 삶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 발언의 참뜻을 살피기 위해서는 안상수 시장님의 삶을 돌아볼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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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보온병을 들고 포탄이라고 하였던 그다. 기레기들에 의해 마치 그가 무지한 것인 양 와전되었던 표현, 그 함축된 바가 너무도 심오해 4년 넘게 지난 지금에야 헤아릴 수 있게 된 표현되겠다. '보온병을 보고도 포탄으로 착각할 정도의 트라우마를 갖게된 연평도 주민들에게로 감정이입'을 해내는 자신의 마음을 저렇듯 고도의 기법으로 표현하였으니 범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 (그냥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관용적 표현을 쓰자니 그의 문학적 감수성이 허락치 않았으리라.)


그런 그가 이번에는 계란을 '사람을 실명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로 표현했다. 


그렇다. 그의 눈에는 김성일 창원시의원이 던졌던 계란이 정말 흉기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의 정신적 고통을 보다 더 잘 전달하기 위한 표현, '사실'은 아니었을지라도 '진실'이었음에는 한 점도 의심할 수 없었던 표현. 이제는 헤아려줘야 하겠다.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당하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요, 속으로. 

(거기에) 하나님의 뜻이 있는 거야."

- 문창극 잠깐 총리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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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해당 설교의 일부분만 찝어내 문제 삼았다고 결국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총출동해서 풀버전을 감상하게 만들었던 그 표현. 


새누리당원이 아닌 평범한 시민들은 풀버전을 들어야 할 동기가 없었기에 그 참뜻을 파악할 기회가 없었는데, 안타깝게도 풀버전을 감상한다고 하여 저 표현이 뉴라이트의 식민사관에 듬뿍 물든 사상의 산물이라 오해할 가능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 이런 표현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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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저 풀버전을 감상하고 어떻게 문창극 후보의 발언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가 있었던 것일까? 


여기서 그들이 개신교랑 짝짜꿍하고 있어서, 혹은 그들도 친일 식민사관에 물들어 있어서 라고 답을 내시는 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 하겠다.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 그것은 바로 새누리당이 선거를 잘 하는 당이라는 것이다. 


그럼 선거에서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 바로 연설, 즉 화법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문창극 후보의 풀버전 영상에서 그 화법 속에 숨겨진 의미를 보았던 것이다. 


위대한 성인들은 대부분 훌륭한 저술가가 아닌 훌륭한 웅변가였다. 글로 전하는 것은 현장에서 말로 전하는 것에 비하면 깊이 있는 가르침을 주기 충분하지 않고 오독의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 후보의 위 영상은 그 표현을 텍스트화한 것보다 표정과 억양 등을 눈여겨 봐야 그 참 뜻을 알 수가 있는 것이었다. 


위 캡쳐 이미지를 보자. '조선 민족의 상징은 게으른 것'이라 말하는 그의 표정을. 어떤가. 오만해보이지 않나? 저런 발언을 하면서 저런 표정을 짓는다는 건 국민적 반감을 살 수 있기에 공인이라면 삼가해야 할 것이지만 문 후보는 거침이 없다. 너무 친일 식민사관을 가진 매국적 인사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혹시 일부러 저러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다.


미국 코미디언 중 '스티븐 콜베어'라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자기 쇼에서 공화당의 지지자임을 자처하고 헐리우드는 빨갱이 소굴이라는 둥 미국을 위협하는 존재가 많다는 둥 시종일관 안보를 강조한다. 아니, 그런 캐릭터라는 설정이다. 하지만 백악관 만찬 자리에서 부시나 럼스펠트 등을 꼬집는 모습을 보면 캐릭터 가면 뒤에 숨겨진 그의 본심을 엿볼 수가 있다. 


동영상 출처 - 네이트 판


위 영상과 함께 문 후보의 풀버젼 영상을 보면 그런 말이 생각난다. 거장은 자신의 일생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문 후보는 잘못된 사관을 가진 이의 전형을 보여줌으로써 그런 이들이 어떤 길을 걷게 되는지 사회에 교훈을 주려 했던 것이다. 이는 후에 그가 총리 후보에서 자진 사퇴하겠다고 발표하는 동시에 독립운동가의 후손임을 커밍아웃한 사건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를 암묵적으로 지지하던 친일파 후손들은 흡사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가 진정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일평생을 바쳐온 인물이었음을, 이제는 헤아려주자.



"바닥 균열은 인테리어로 서울3080 컨셉, 

금이 간 길의 모습은 시멘트 몰탈 시공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도한 것"

- 제2 롯데월드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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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 2 롯데월드 바닥 균열은 안전에 문제 없는 수준인 것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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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까보니 표면의 10cm 밑, 하중을 지지하는 부분에는 

균열이 없었다고 하니 믿어주자.

출처 - 아시아 경제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다. 애초에 바닥을 코팅했다고 해놓고 균열이 간 틈에 명함이 떡하니 꽂혔던 것은 뭐냔 말이다. 이건 누가 봐도 부실시공이라 오해할 만한 거였다. 그런데 겉은 부실시공으로 하고 안은 균열 없게 만든다? 오히려 이것은 그동안 우리가 보아 왔던, 겉은 그럴 듯하고 안은 대충 대충이었던 부실시공의 관행과 너무도 동떨어져있어 의구심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본 기레기 또한 한참동안 제 2 롯데월드 측의 괴상망측한 시공을 보며 그 진의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으나 2014년을 결산하며 복고라는 유행 키워드를 떠올렸고 이것이 나쁘게 말하면 문화적 퇴행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무릎을 탁 칠 수가 있었다. 


제 2 롯데월드는 해당 인테리어를 통해 복고만이 아닌, 그 시절의 후진적이고 부실적인 관행까지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저렇게 실감나는 균열을 만들어야 했던 거다. 사람들이 과거 부실공사로 인해 대한민국 땅에 일어났던 비극을 떠올리게 만들려면 말이다. 그럼으로써 다시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문화 퇴행 현상을 우리 모두가 바로 볼 수 있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바로 제 2 롯데월드의 '복고 컨셉'이란 해명 속에 담긴 속뜻이었다는 거다. 헤아려주자.



"유대균, 소심한 목소리로 뼈없는 치킨 주문"

-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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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보도일지도 모르겠으나 언론인으로서의 미숙함 탓에 기레기가 되었던 필자는 잊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이를 테면 이런 보도였다. 버스가 사고가 났는데 운수회사를 조사하다가 사장이 죽은 것으로 밝혀지니까 그 아들이 어젯밤 뭐 먹었는지를 취재했다고 자랑하는 거. 


세월호 사고의 진상을 둘러싸고 정말 많은 말이 나왔던 시기였기에 단순히 기사 거리가 없어서 저랬다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던, 그런 보도였다. 


때문에 채널A 측에서는 분명 저 보도가 다른 사안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한 어떤 근거가 있었을 것이지만 그 표현의 미숙함 때문에 진실을 호도하는 쓰레기 언론으로 욕을 먹었으리라 판단이 된다. 


그러나 이 또한 종편의 지난 보도들을 살펴 보면 대번에 그 숨은 뜻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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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관한 보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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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수단에 대한 보도나...


그들은 한결 같은 태도로 임하고 있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 성역 없는 보도 아닐까? 


또한 유독 사적인 것에 집중되어 있는 듯한 보도 소재를 보면 '우리가 사소하게 생각하는 일상의 문제들은 사실 헤드라인으로 다뤄도 손색 없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하는 종편 언론으로서의 고민과 철학적 사유마저 엿볼 수 있다. 그러니 하루 빨리 본지에 합병 되고자 하는, 아니, 지금의 황색 저널리즘을 견지하며 명랑사회를 이룩해 나가는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그들의 의도, 헤아려야 할 것이다.



"도와주십시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바꾸겠습니다."

- 새누리당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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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들 오해하셨을 텐데 이들은 정말 선거 이후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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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이다.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

-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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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의 유족들이 분노케 하여 KBS와 청와대 앞으로 항의 방문하도록 만든 발언이다. 동시에 앵커들에게 '검은 옷 입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폭로도 이루어졌었드랬다. 


김시곤 전 국장은 후에 기자회견을 열어 '그런 의도가 아니었고 안전불감증에 대한 뉴스를 기획할 필요를 설명하며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해명하며 오해를 바로 잡으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결국 사람들의 분노를 가라앉히지는 못하고 사임해야만 했다. 


물론, 모 정치인의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 모 커뮤니티 이용자의 '유족충', '선동꾼' 발언 등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나온 말 참 많았다. 그런데 이런 사례들과 달리 김 전 국장은 (해명한 것을 보면) 세월호 유족들에게 악감정은 없는 것 같음에도 공분을 샀다. 그것도 그냥 사내 모임 자리에서 한 것이 세상에 퍼진 것도 그렇고 보도국장이라는 그의 위치를 생각해봤을 때 저 멘트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생각해보자. 이 글을 읽는 독자 제위는 살면서 정정보도나 오보에 대한 사과를 얼마만큼 접하시는가? 보도라는 거, 그거 생각보다 공들인 표현의 총체인 것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KBS 기자들은 필자처럼 스스로를 '기레기'라 부르며 반성글을 올렸다. 하지만 사내 게시판에 올라왔던 해당글은 얼마 안 되어 일괄 삭제되었고, 이를 마뜩지 않게 여기는 시청자들의 분노가 있었다는 거 기억나시는가? 하지만 이 분노는 김 전 국장의 저 발언이 있기 전에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되려 김 전 국장이 사임하며 내부자로서 사내의 정치 상황을 폭로하듯, 길환영 사장을 디스하자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유족들의 항의 방문 같은 외부적 불만을 구체적으로 맞닥뜨림은 물론, 최초로 KBS의 두 노조가 공동 파업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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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화의 물결이 일어난 계기가 김 전 보도국장의 교통사고 비유 발언이라는 거, 어쩐지 우연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특히 비교의 대상이 교통사고였다는 점을 디비지 않을 수 없다. 교통사고가 일어나면 어떻게들 하시는가. 과실 여부를 철저히 따져 보상과 치료를 어찌 부담할지 결정하고 혹 보험 처리한다면 이후 보험금을 책정하는데에 이를 반영하여 재발을 방지하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 전 국장의 해당 비유는 우리가 비교적 흔히 겪는 사고를 떠올리게 함으로써 우리 스스로의 문제 해결 능력을 깨닫고 행동하도록 부추기는 결과를 불러왔다. 나는 위 발언을 아무런 두려움 없이 하여 이 모든 결과를 만들어낸 김 전 국장에게서 지장보살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을 느낀다. '내가 지옥에 가지 않으면 누가 지옥에 가겠는가'라고 설법했다는, 그 깊이 있는 모습이.



"청와대 실세는 진돗개"

-박근혜 십팔 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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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회항 사건으로 지금은 묻힌 듯 하지만 그래도 적잖이 풍자의 대상이 되었던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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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정윤회 씨의 위 발언을 찾아내고는 소름 돋는다 떨기도 했으리라. 


하지만 평소 '통일은 대박' 같은 날것의 어휘를 즐겨 사용하시는 우리 박근혜 십팔 대 대통령 각하께서 저런 고도의 기억력을 탑재한 다음에라야 이해할 수 있는 비유를 사용하셨을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진돗개 그 자체의 관용적 의미를 디벼봐야 저 표현의 참뜻을 이해할 수가 있는 것이다. 


진돗개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충심이다. 이사간 주인을 찾아 수십리를 헤맸다는 일화 등을 통해 우리는 이 토종견의 성품을 잘 알고 있다. 정윤회 씨가 "대통령 위해 진돗개 되겠다"고 했던 발언 또한 충성스러운 존재가 되겠다는 취지였음을 생각해보면 박근혜 십팔 대 대통령 또한 진돗개를 '자신에게 충성하는 이'라는 의미로 사용하였음은 어렵지 않게 추정해볼 수 있다. 즉, 청와대의 실세는 대통령께 충성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싶으셨음이다. 


너무 지나친 해석이라고? 


걍 대통령 자신에게 충성해야 실세라는 의미 아니냐고?


불경하시긴. 이 다음으로 진의를 살펴볼 발언을 보면 이해하실 수 있을 거다.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도를 넘었다."

- 박근혜 십팔 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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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매한 검찰은 위의 발언을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었다는 취지로 이해를 한 모양이다. 하지만 강세를 주는 위치가 틀렸다. (우리 박근혜 십팔 대 대통령께서 수첩 읽는 말투에 너무 익숙해지셔서 강세 넣는 거에 좀 약하시다는 걸 간과하다니.)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은 것이라 받아들여야 저 말씀에 숨겨진 깊은 뜻을 알 수 있다. 즉, 국민을 모독하지 말라는 것이다. 세월호 유족들에 대한 신상 털기나 유언비어 유포 등 각종 국가 기관의 공작이 드러나고 있었던 때에 아주 시의 적절한 발언이었다고 하겠다. 


그런데 검찰이 멋대로 국민들의 카톡을 들여다보며 대통령을 모독하는지 감시한 것이다. 제대로 이해했다면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가 비밀 대화 서비스 열자마자 아청법 위반이네 아니네 소환 조사하고 그러실 게 아니라 대북 공작보다 대국민 공작에 더 많은 예산을 쓰는 국정원이나 조인트 깠어야 됐다. (저 대승적이고 애국애족적인 발언을 오해하고 엉뚱한 조치를 취하셨으니, 검찰분들 앞으로 애로사항이 많을 것 같다.) 


그러니 오는 2015년, 국가의 녹을 먹는 분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우리 박근혜 십팔 대 대통령 각하께서 그 대표성을 망각하시지 않도록 잘 보필하여야 할 것이며, 대국민 공작은 대통령 앞에 존재하는 국민들을 북한과 같은 선상에 놓고 주적으로 보는, 모독 행위임을 명심함과 동시에 진돗개처럼 국민 앞에 납작 업드려 충성스런 마음으로 그들의 고충을 들어줘야 할 것이다. 


그러면 새해에는 너거들이 실세가 될 수 있을 테니.








퍼그맨 

트위터 : @ddanzipugman

Profile
딴지그룹 마켓팀원. 편집부 일도 하고 왔다갔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