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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1. 21.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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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한 건 아주 오래 전부터야. 불을 사용한 때부터 화석연료가 도입되기 전인 바이오매스 에너지 시대도 사실 재생가능에너지 시대라 할 수 있어. 주변의 산들이 민둥산이 되기 이전까지는. , 식물 생태계가 재생산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그랬다는 거지. 그래서 지금도 바이오 에너지는 해마다 생태계가 재생산해내는 범위 안에서 사용할 때만 재생가능에너지야.


태양열도 계속 사용되어 왔어. 집을 지을 때 남향으로 짓고 햇볕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창을 내는 것은 태양열 에너지 때문이었지. 개울가의 물레방아는 물의 위치에너지로 방아를 찧어주었고 돛단배는 풍력으로 이동을 도왔어. 온천은 대표적인 지열 이용이었고.


이전의 재생가능에너지가 그 자체 혹은 연소를 통한 열에너지의 이용이라든가 운동에너지로 활용하는 거였다면 20세기 말에 다시 조명을 받는 재생가능에너지는 보다 효율적으로 열에너지를 이용하거나 전기를 만든다는 차이가 있어.


전기는 1차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사용하기 편리하고 아주 큰 힘도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 과정에서 부산물이 나오지 않아 깔끔한 고급 에너지야. 그래서 세계적으로 최종 에너지 소비의 약 18%를 전기에너지가 차지하게 되었어.


인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전기 현상을 알고는 있었어. 고대 그리스의 과학자 탈레스는 호박석을 모피에 문지르면 가벼운 물체를 잡아당기는 것을 보고 최초로 전기현상을 발견했대. 오랜 시간이 흘러 16세기 말 영국의 윌리엄 길버트는 자석에 대한 연구를 통해 호박이 지니는 인력과 자석의 인력의 차이를 밝혔고, 1752년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은 연을 통해 번개가 가진 전기적 성질을 증명하였어. 이어 프랑스의 토목공학자 쿨롱은 전하를 띤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전기력의 크기에 관한 법칙을 발견했지. 1800년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볼타는 두 종류의 금속판 사이에 소금물을 적신 헝겊을 끼운 것을 여러 겹으로 쌓아 최초로 화학전지를 만들었고.

 

렌츠법칙.png

 

드디어 1866년 독일의 지멘스는 전자석을 사용한 대형발전기를 완성하여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지. 이어 벨기에의 그람은 1870년 고리형 코일의 발전기를, 독일의 알테네크는 1873년에 드럼형 코일의 발전기를 발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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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의 구조. 전자석 안에 코일이 돌아가면 코일에 교류 전기가 흘러.

 

미국의 에디슨은 탄소선 전구를 발명하여 전기를 실생활 속으로 끌어들였어. 에디슨의 전구가 가스등을 대체하면서 웨스팅하우스社는 1892년 세계 최초로 오리건 주에 있는 폭포를 이용하여 수력발전소를 건설해. 같은 해에 일본의 교토시영발전소가 비파호의 물을 이용하여 직류발전을 시작했어.


전력 사용이 늘어나면서 석탄과 석유를 이용한 화력발전소가 등장해. 증기기관과 가스터빈의 발전으로 발전 효율도 높아졌지.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져 1973년에는 9.4%에 이르러.


전력산업의 발전과 반도체 등 과학기술의 발달은 태양에너지와 태양에너지에서 비롯된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의 활용도를 높여주었어. 석유파동 이후 대체에너지를 찾는 나라들이 태양과 수력, 풍력, 지열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 과거와 같이 열을 이용하거나 동력을 바로 기계 작동에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전기의 생산에 활용하는 방법이 연구 대상이 되었지. 처음 출발할 때만 해도 아직 재생가능에너지의 발전 효율은 화력발전에 비해 많이 뒤떨어졌어.


하지만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면서 재생가능에너지의 발전 효율 또는 열효율은 빠른 속도로 개선되었어. 이제 태양광 발전 효율은 수 년 내에 20%에 이를 전망이야. 풍력발전의 경제성은 화력발전을 따라잡았어.


현재 재생가능에너지의 활용 수준이 어디까지 왔는지 함 디비 보자.


1) 풍력발전


우리가 수력이나 화력, 원자력으로 전기를 만드는 과정은 기본적으로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만드는 거야. 그런데 발전기를 돌리는 힘이 물에서 나오면 수력발전, 불을 때서 증기를 만들어 그 증기의 힘으로 돌리면 화력발전, 핵분열로 열에너지를 얻고 그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로 터빈을 돌리면 원자력발전이지.


풍력발전기는 풍력으로 이 발전기를 돌리는 거야. 대신 화력발전이나 원전 같이 원료 값은 안 내도 돼. 발전하면서 폐기물을 내놓지도 않고.


그림3.8풍력발전기구조_백서2012.jpg 

(출처: 신재생에너지백서 2012)

 

위 그림을 봐봐. 바람이 불어와 날개를 돌리면 그 축이 발전기에 연결되어 돌아가면서 발전을 해. 날개를 돌리는 힘은 항력이 아니라 양력이야. 항력은 바람개비마냥 불어온 바람이 밀어서 돌리는 거고 양력은 날개 양면의 곡면 차이에 의해 비행기가 날아오르듯 힘을 받는 거지. 그래서 날개 면을 조정하면 받는 힘이 달라져 일정한 출력 조정이 가능해지는데 이게 피치 시스템이야. 요 시스템은 날개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마주보게 돌려주는 거고.

 

HAWT and VAWTs in operation medium.gif
"HAWT and VAWTs in operation medium" by Ssgxnh - Own work. 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풍력발전기는 돌아가는 축이 바람의 방향과 어떻게 놓이느냐에 따라 수평축과 수직축으로 나뉘어. 수평축은 정서진이나 시화호, 탄도 등 서해안에서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넘들이야. 대개 대형 풍력발전기에 사용되는데 요즘은 3MW가 많이 쓰이고 해상풍력용으로 5~7MW급도 개발되어 설치되고 있어.


물량에선 이제 중국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우리나라의 조선사들도 해상풍력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어. 울나라 조선산업이 LNG선이나 해상 시추 시설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여전히 앞서 있긴 하지만 해상풍력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옳은 선택이라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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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2014 2월 제주 김녕에 설치한 5.5MW급 해상풍력발전기 시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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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2012년 싱가포르 선사에 인도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이래.

 

수직형은 주로 소형발전기야. 우리나라는 100kW 이하를 소형풍력발전기로 분류하는데, 사진에 나와 있는 거는 1kW 이하이고 주거용으로는 1~10kW급이 쓰이며, 10kW 이상은 상업이나 산업용이야. 요즘은 가로등에 태양광 발전과 통합용으로 설치된 것도 있고 심심찮게 눈에 띄는데 아마 전기가 제값을 내는 때가 되면 다들 집에 하나씩 달고 살게 될 거야.


풍력발전_수직형.png 

풍력발전(수직+태양광)_141010.jpg

여러 가지 수직형 풍력발전기. 난 주로 소형 발전기에 쓰여용~

 

 

2) 태양광발전

 

지구에서 태양광을 에너지로 활용한 것은 인류가 처음이 아니야. 우리의 선배는 식물이지.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태양의 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바꾸어 간직한 탄수화물을 만들었어. 식물이 화학에너지로 변환시킨 태양에너지는 약 3~6% 정도래. 그렇게 만들어진 탄수화물로 번창한 식물이 지구를 뒤덮고 땅에 묻혀 고온과 고압에 의해 탄화수소로 압축되어 산업시대의 인류에게 화석연료라는 선물이 되었었고. 그런데 화석연료의 한계에 부닥친 인간이 이제 선물의 근원이었던 태양에너지를 직접 새로운 에너지로 변환하는 두 번째 생명체가 되었어.


1839년 프랑스의 과학자 에드몽 베크렐은 햇빛을 받은 전도 용액에서 하전 입자가 방출되는 광전효과를 처음으로 관찰했어. 1873년 영국의 윌러비 스미스는 셀레늄이 광전도성 물질임을 발견하였으며, 1880년대 찰스 프리츠는 셀레늄과 철판으로 1~2% 변환 효율을 갖는 태양전지를 최초로 조립했대.


1918년 폴란드의 과학자 초크랄스키는 고순도 단결정실리콘을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여 태양전지의 실현에 한 발 다가섰어. 마침내 1954년 미국의 벨연구소는 효율 4.5~6%의 실리콘 태양전지를 개발했는데, 이 전지는 상용화되어 1958년 호프만 전자에서 생산한 9% 변환효율의 태양전지가 인공위성 뱅가드 1호에 장착돼.


당초 미 해군에서는 인공위성에 화학전지만 사용하려고 했었대. 태양전지의 제조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지. 하지만 한스 지글러 박사는 화학전지는 며칠만 지나도 닳아버려 수백만 달러를 들인 인공위성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태양전지만이 수 년간 버텨줄 거라고 해군을 설득했어. 결국 뱅가드 1호는 화학전지를 주 전원으로 하고 실리콘 태양전지를 보조전원으로 채택했는데, 발사 후 1주일 여 만에 화학전지는 떨어지고 그 뒤 태양전지를 이용하여 수 년간 지구와 통신할 수 있었대.

 

kompsat-1__인공위성태양전지.jpg

태양전지 사용은 인공위성 덕이 커. 지구 궤도 돌 때는 태양에너지가 짱~!

 

이렇게 되자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 분야에서는 태양전지의 효율 향상과 용량 확대를 위한 연구를 촉진하여, 1960년대 말이 되면 태양전지가 인공위성의 주 에너지원으로 자리를 잡아.


우주선을 띄우거나 지구로 귀환할 때는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거나 완화시키기 위해 큰 힘을 낼 수 있는 로켓이 필요해. 그리고 이 로켓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 동력은 화석연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그래서 현재 추진 로켓에는 등유의 일종이 사용돼. 하지만 크기의 제한을 받는 우주선이 무한정 화석연료를 싣고 다닐 수는 없잖아. 중력권을 벗어나 우주에서 비행하거나 궤도 운행을 할 때는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태양에너지가 제격이지.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1973년의 1차 석유파동은 태양광 발전의 연구를 우주에서 지구로 끌어내리고 투자를 촉진해. 태양전지는 효율이 높아지고 생산비도 낮아져 전력망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오지의 통신시설이나 등대, 해상의 부표, 철길 건널목 등에 설치되기 시작했지. 1970년대 미국의 해안경비대에서는 등대와 해상 표식물의 전원으로 태양전지를 활용하여 전선 설치 등의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기존의 전력망에 연결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유리한 전력원임을 입증했어. 조지아주의 렉스에서 외딴 곳의 철길 신호등에 태양전지를 설치한 것은 1974년의 일이야. 1970년대 말 오스트레일리아의 통신 회사는 오지 주민들의 통신 환경 향상을 위해 태양전지를 이용하는 중계탑을 설치해.


한편 프랑스에서는 태양전지로 물을 퍼 올리는 연구가 진행되었어. 마침 말리 정부로부터 큰 가뭄으로 고통 받는 사하라 사막 인근 주민들을 위해 깊은 우물을 개발하도록 의뢰를 받은 베르스피렌 신부가 코르시카 섬에 설치된 시험 시설을 견학해. 베르스피렌 신부는 전력은 공급받지 못하지만 뙤약볕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말리 농촌 지역엔 태양전지야말로 적합한 전력원임을 확신하게 되었어. 그리곤 1970년대 말부터 말리에서 태양광 급수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10여 곳에 태양전지에 의해 작동되는 펌프를 설치했어. 말리에서의 성공은 다른 개발도상국으로도 확대되어 지금은 전 세계에 수만 개의 태양광 펌프가 보급되었지.

 

태양전지펌프_150112.jpg

억수로 신기하데이~

 

이것은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가의 전기보급 사업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어. 중앙집중화된 발전소와 송전망에 의한 서구식 전력공급망을 추구하는 전화사업은 막대한 비용을 필요로 해. 하지만 멀리 떨어진 지방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비용을 절감시켜 주었지. 1983년 타히티 제도는 절반 이상의 가구가 태양광 발전에 의존해. 케냐에서는 국가 전력망보다 태양광 발전을 사용하는 지역 주민들이 더 많았대.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서인도제도에서도 10만 여 가구가 태양광 발전으로 조명을 밝히고, 가전제품을 사용했어.


기존의 선진국 전력공급 체계는 중앙집중식 공급망과 대용량 발전소가 특징이야. 석탄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는 설비나 열효율에 있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는 곳이거든. 또한 환경에 대한 영향 때문에 소비지에서 떨어진 곳에 대형의 발전소를 세우고 고압송전을 통해 소비지로 연결하지. 따라서 전국토 단위로 발전소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앙공급식 전력망으로 발전하여 왔어.


풍력이나 태양광 같이 새로운 대체 전력원으로 등장한 재생가능에너지를 대하는 기존 전력업계의 시각은 이 틀을 벗어나지 못했어. 그들은 대규모의 풍력발전단지나 태양열 또는 태양광 발전 시설을 요구했어. 1980년대 중반 광대한 유휴 토지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1MW 용량의 태양광발전단지 건설에 착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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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집중식 전력공급체제에서는 이런 대단지를 좋아해

 

그런데 이에 정면으로 맞선 시도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시도되었어. 1987년 스위스의 기술자 마르쿠스 릴은 3kW급의 태양광 모듈을 333가구의 지붕에 설치하는 계획을 추진했지. 설치 가정에서는 지붕의 태양전지에서 생산한 전기를 조명과 가전제품에 사용하고, 남는 전기는 전력회사에 판매했어. 발전을 하지 못하는 때나 부족한 때는 전력회사로부터 공급되는 전기를 사용하고.


마르쿠스 릴의 지붕형 태양광 발전은 전력공급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와. 그 동안 발전소는 크게 짓는 것이 경제적이고, 따라서 멀리 떨어진 발전소에서 송전할 때 생기는 에너지 손실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해왔지. 그러나 지붕형 태양광 발전은 수용가에 발전 시설을 설치함으로써 발전소 건설을 위한 토지 비용이 필요 없게 되었으며, 송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나 에너지의 손실도 없어졌어. ,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가능에너지원에 의한 발전은 대규모 중앙집중식 보다 발전과 수요가 근접한 소규모 분산형이 적합하다는 것을 입증한 거야.


이러한 전환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것은 독일이야. 이미 독일은 덴마크와 함께 풍력발전에서 재생가능에너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하고 있었지. 1987년 독일 정부는 ‘1000호 태양광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해. 설치비의 60~70%를 무이자로 대출해주었으며, 생산한 전기는 전력회사가 높은 가격으로 사주도록 했지. 1990년에는 ‘전력매입법’이 제정되어, 기존 전력업체들은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계통망에 연결해야만 하고, 생산된 전기를 소비자 판매가격의 90%로 매입하도록 해. 이 법의 혜택으로 풍력발전의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었어. 하지만 아직까지 생산단가가 높은 태양광 발전의 보급을 촉진하기엔 미흡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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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주택의 지붕형 태양광 발전. 아헨은 기준가격의무구매제로 태양광 발전 보급의 길을 열었어.

 

태양광 발전은 1989년 주정부 차원에서 전기요금 조정이 가능하도록 법개정이 이뤄진 데서 중요한 전기를 맞이해. 재생가능에너지에 의한 시민발전소를 추진하는 단체들이 주정부를 통해 전력업체들로 하여금 생산비를 보전할 수 있는 가격으로 매입하도록 압력을 넣은 거야. 1995년 아헨시에서 처음 시작된 이 제도는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20년 동안 생산비 보전 가격으로 구입하도록 했어. 전력회사는 이를 소비자 가격에 부과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소비자들도 1% 정도의 전기값을 더 내면서 깨끗한 전기를 쓰는 쪽을 받아들였지.


이러한 아헨 모델은 독일의 다른 도시들로 빠르게 확산되어 태양광 발전의 보급에 기여해. 1998년 적록연정(사민당+녹색당)이 형성된 뒤 연방정부는 ‘10만호 태양광 프로그램’을 추진했어. 아울러 아헨에서 시작한 재생가능에너지 육성 제도를 채택하여 ‘재생가능에너지법’을 2000년에 제정하였지.


초기 태양전지의 개발과 보급에 앞장선 것은 미국과 일본이었어. 미국은 우주개발을 통해 태양전지 기술에서 앞서 있었고, 후발 공업국인 일본은 당시 신산업이었던 전자산업에 국력을 집중하여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참이었거든. 미국과 일본은 1970~80년대 태양전지의 개발을 주도하며, 전력망이 미치지 않는 외딴 지역에 태양광 발전의 보급을 이끌었지.


그러나 석유가격의 상승과 연계한 미국의 재생가능에너지 지원 제도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석유가격이 떨어지자 힘을 얻지 못했으며, 미국과 일본의 태양광 발전 보급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어. 반면 에너지 자립과 반핵,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차원의 시민운동에 기반을 둔 덴마크와 독일의 재생가능에너지 지원 제도는 ‘기준가격 의무구매제도(FIT: feed-in-tariff)'로 정착되어 성공적인 보급 확대를 가져왔지.


태양광 발전 누적 설치량에서 1위를 달리던 미국은 1997 91.3MW를 기록한 전자산업의 강국 일본에게 선두 자리를 넘겨. 하지만 재생가능에너지 지원 제도를 완비한 독일에서 지붕형 태양광 발전 설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마침내 독일은 2001년 누적 설치용량 186MW로 미국을 앞지르고 2005년엔 1,980MW로 일본마저 제치고 선두로 나섰어. 2000년대 중반 독일의 제도를 도입한 스페인은 2008년 누적설치용량 3,463MW 2위로 올라섰지.


이 과정에서 독일의 태양전지업체인 큐셀이 세계 1위로 올라섰으며, 일본의 샤프와 교세라, 미국의 퍼스트솔라가 뒤로 밀렸어(큐셀은 2012년 한화가 낼름해). 한편 중국의 태양광발전 업체들의 성장도 눈부셔 태양광 모듈 생산에서는 선텍, 잉리 등 9개의 중국 기업이 세계 15대 기업에 들어 있으며, 이들 9개사의 생산량이 전 세계 생산량의 30%를 차지해. 중국은 국내 보급 확대에도 나서 2012년 누적 설치용량이 독일, 이탈리아, 미국에 이어 4위로 올라섰어. 풍력에서와 같이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에서는 세계 선두에 서겠다는 중국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야.


태양광 발전은 햇빛에서 전기를 유도해. 어떻게 이와 같은 일이 가능할까?


햇빛은 높은 온도의 태양이 열복사로 내보내는 전자기파인데, 이렇게 우주로 복사하는 에너지는 3.90×1033 에르그라는 엄청난 양이야. 복사된 태양에너지는 지구 대기권 밖에 1㎠당 매분 약 1.96칼로리 정도가 도착한대. 그리고 구름에 의한 반사나 수증기에 의한 흡수, 대기에 의한 산란 등으로 에너지가 손실되고, 지표면에는 1㎠당 매분 약 1칼로리의 복사에너지를 전달해. 이것을 와트로 환산하면 1㎡당 700W에 해당한대.


그런데 어떤 물체는 햇빛을 받았을 때 전자가 분리되는 현상을 보여. 이것이 1839년 에드몽 베크렐이 처음 관찰한 광전현상이야. 특히 어떤 반도체에 빛을 쬐면 그 부분의 전자가 분리되어 빛을 쪼인 부분과 쪼이지 않은 부분 사이에 전위차가 생기는데 이를 광전효과 중에서도 광기전력효과라고 한대. 전위차가 있는 곳을 선으로 연결하면 전류가 흐르는 거지. 이렇게 광기전력효과를 이용하여 햇빛의 에너지를 바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이 바로 태양광 발전이야.


그림3.9태양광발전_태양전지기술단.jpg

햇빛의 에너지가 반도체의 전자를 바람나게 해서 도망가게 하는 거야.

 

태양광 발전 시스템의 핵심 부품은 태양전지(solar cell). 태양전지는 햇빛을 받았을 때 전자를 내놓는 p형 반도체와 정공(전자의 빈자리)을 내는 n형 반도체를 붙여서 만들어. 그리고 양쪽에 금속으로 된 전극을 대. 태양전지가 햇빛을 받으면 전자와 정공 쌍이 생성되는데 전자와 정공은 p-n 접합부에 존재하는 전기장의 영향으로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 전극 주위에 모여. 이때 양쪽 전극을 전선으로 연결하면 전기가 흐르는 거야.


15cm 정도의 정사각형 모양의 태양전지 하나는 보통 0.5~0.6V의 낮은 전압을 만들어내므로, 수 볼트에서 수십 볼트의 전압을 낼 수 있도록 여러 장의 태양전지를 직렬로 연결하여 패널 형태로 만든 것을 태양광 모듈이라고 해. 그리고 이 모듈을 여러 장 직병렬로 연결하여 원하는 용량을 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어레이야. 지붕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서 슬레이트 한 장이 이 어레이라고 보면 돼.


태양전지가 만들어 내는 전기는 직류야. 직류를 사용하는 기기에는 바로 연결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교류로 바꾸기 위해서는 전력변환장치(인버터)를 달아야 해. 이를 통해 직류전기를 상용주파수와 전압을 갖는 교류로 변환하여 전력계통에 연결시켜.


계통연계가 되지 않은 경우에는 축전장치도 필요해. 사용하는 양 이상으로 발전할 때 남는 전기를 저축하였다가, 밤이나 날씨가 좋지 않아 발전을 하지 못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야. 전기자동차가 보편화 될 경우에는 가정의 전기자동차가 축전 장비로도 활용될 수 있어.


그림3.10태양광시스템구성_신재생센터.jpg

 

현재 가장 많이 보급된 태양전지는 결정질 규소(실리콘)로 만든 1세대 태양전지야. 규소는 대표적인 반도체로 태양전지는 물론 전자산업의 핵심 기초 소재이지. 분자의 결정 구조에 따라 단결정과 다결정, 비정질 규소로 분류되는데 효율이 높은 단결정 규소가 가장 많이 쓰여. 효율은 떨어지지만 생산비가 낮아 경제성이 있는 다결정 규소 태양전지도 어느 정도 시장을 점유하고 있고, 비정질 규소는 아주 얇은 박막형 태양전지 제조에 사용돼.


태양전지는 실리콘 외에 구리나 인듐, 갈륨, 비소 등의 화합물로 만든 반도체로 제조하기도 해. 화합물 반도체 태양전지는 규소반도체보다 효율을 높일 수 있어 현재는 우주용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카드뮴-텔루라이드(CdTe) 박막처럼 생산비를 낮추어 지상용 시장에 진입한 제품도 있어. 이밖에 반도체가 아닌 염료감응 태양전지나 유기물 분자형 태양전지도 개발되고 있지.


태양전지는 소재에 의해 구분되기도 하지만 광변환 효율 향상을 위한 메커니즘에 따라 세대 구분을 하기도 해. 1세대 태양전지는 단일접합 구조로 되어 있어. 결정질 규소 태양전지가 대표적인데 빛을 이루는 전체 파장 중에서 흡수할 수 있는 대역이 좁아 이론적 변환효율이 32% 미만이야. 2013년 말 기준으로 가장 높은 효율을 보인 태양전지는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 대학 연구소에서 개발한 PERL 형으로 24% 이상의 효율을 기록하였으며, 상용화된 단결정 규소 태양전지 중에는 22%가 최고 효율이야.


2세대 태양전지는 빛 흡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적층 구조를 가져. 광 흡수 대역이 서로 다른 단일 접합 태양전지를 2~4개를 적층함으로써 광 흡수 대역을 넓히는 거지.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박막 증착 장비의 발달이야. 비정질 규소나 화합물로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박막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게 되어 2, 3층으로 박막태양전지를 쌓아도 빛을 흡수할 수 있게 된 거지. 갈륨이나 비소, 인듐 등의 화합물 박막 태양전지는 적층 구조를 통해 연구 과정에서 40% 이상의 효율을 얻은 바 있으며, 이론적으로는 최대 50%의 효율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현재 적층형 화합물 태양전지는 제조 단가가 매우 높아 인공위성과 같은 특수 용도에 사용되고 있지만 높은 효율로 인해 연구개발이 활발해.


3세대 태양전지가 이전 태양전지와 구별되는 특징은 열로 손실되는 빛 에너지의 활용에 있어. 전자와 정공의 생성을 광자의 수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광자가 가진 높은 에너지를 최대한 흡수함으로써 생성되는 전자-정공의 쌍을 늘리는 방법이지. 다중 여기 전자 발생(MEG) 태양전지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아직은 이론적 가능성만을 보이고 있는 상태야. 이밖에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렌즈나 반사경 등을 통해 집광하는 방식들도 개발되고 있어. 2~10배의 빛을 모으는 저집광에서부터 100배 이상의 고집광까지 시도되고 있으며, 일사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태양추적 시스템과 같이 설치되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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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로 가는 낙타는 아니고 태양전지 배달 가는 사하라 퀵 서비스








에너지전환


편집 : 딴지일보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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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이토록 거침 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데

어째서 선은 끊임 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