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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1. 14. 수요일

벨테브레










<여는 글>

 

1월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있었다.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를 시청하고 암기하도록 강요하는 북한과 달리, 자유민주주의 돋는 우리나라에선 대통령 기자회견 따위 안 봐도 그만이고 내용을 분석하는 것도 언론과 정치인 또는 일부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몫으로만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종북 빨갱이들이 국회의원으로 위장취업하거나 재미교포 코스프레까지 하며 온 천지사방에 빨간 물을 들이고 있는 위험한 시대. 다시금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울려퍼지면 싸움을 멈추고 국기에 대한 예를 행하던 그때 그 시절의 마음가짐을 되찾아야 할 때다. 이에 대통령 기자회견의 참뜻을 되새기며, 그 고귀한 정신을 생활 속에서 실현해 나갈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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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국민 여러분 가정 모두에 행복과 평안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모든 것을 극복하고 청양의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아아, 각하! 모든 것을 초월한 당신께서는 지난 한 해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셨다고 한다. 비록 세월호는 가라앉고 환풍구는 무너졌으며 요양병원과 터미널엔 불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지만 당신만은 이 모든 것을 극복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졸지에 그 모든 사고의 희생자들은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루저로 전락. 꼭 사고를 겪지 않았더라도 작년이나 올해나 변함없이 각종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 또한 새해를 맞이할 자격이 없는 걸로!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흔들림없이 묵묵히 지지해주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실정에도 불구하고 각하의 지지도는 어느 선 아래로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흔들림없이' 지지해주는 국민 여러분은 분명히 존재하는 듯. 그러나 일베의 폭식투쟁이나 어버이연합의 집회현장을 보면 그 분들의 묵묵함은 대략 70db 이상이었던 걸로 보여지는 바, 각하께 청력검사를 받도록 권해드리는 바이다.



다시 한번 신뢰를 보내주시고 지켜봐주신 우리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를 드리는 대상이 '모든 국민'이 아니고 '신뢰를 보내주시고 지켜봐주신 우리 국민 여러분'이다. 즉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상당수는 각하의 감사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보인다. 더 나아가 그런 종북스러운 놈들은 감히 '우리 국민'의 범주에 끼워주고 싶지도 않은 각하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다.



국민 여러분, 저는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 오직 국민 여러분과 대한민국의 앞날만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남은 임기동안 국민과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 나갈 것입니다.


오직 '나라 밖에 모르는 바보'셨다던 어떤 분이 생각나는 멘트다. 일부 미개한 국민들은 그 분의 애국심을 찬양했지만 사실 그 말의 참뜻은 '나라 밖에(대해서는) 모르는 바보'가 되어 미국산 쇠고기부터 자원 외교에 이르기까지 북한 빼고 모든 나라에 다 퍼주는 글로벌 호구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이래서 한국말이 어려운 것이다. 이번에도 기자들이 일본식 한자어에 서툴러서 잘 못 알아들은 것 같은데, 각하께서 최선을 다해 왔던 건 '앞날'이 아니라 '압날'이다. 한자로는 "押捺". 누를 압 + 누를 날의 2단 콤보다. 한 마디로 찍어누르겠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각하가 말하는 국민이 '신뢰를 보내주시고 지켜봐주신' 분들에 한정되어 있는 게 다행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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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들이 나라와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직기강을 바로 잡아 나가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 경제를 살리는데 힘을 모아야 합니다.


나라와 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공직자들이 청와대, 그 중에서도 공직기강을 담당하는 직원들이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각하도 쪽팔렸는지 서둘러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 경제 이야기를 하고픈 속마음을 드러내신다.



국민 여러분,  최근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전환기에 놓여있고, 각국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 경제의 도약과 정체의 갈림길에서 과거부터 누적되어온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꿔 우리 경제의 체질을 혁신하고, 새로운 성장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세계 속에서 경쟁에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러한 도전과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단지 지금 우리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세대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저는 이런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작년에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분명히 미리 적어온 원고를 읽는 것일 텐데도 어법에 맞지 않는 비문들이 넘쳐난다. 라이브로 보고 나서 두 번 세 번을 거듭 읽어봐도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와닿지 않을 정도이지만, 영양가 없는 미사여구들을 걷어내면 핵심은 결국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럼 어디 한 번 내용을 들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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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한 공공부문과 시장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바로 잡아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고, 창조경제를 통해 우리경제를 ‘역동적인 혁신경제’로 탈바꿈시키며, 성장의 과실이 국민들께 골고루 돌아가도록 ‘내수·수출 균형경제’를 만들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방만한 공공부문과 시장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 이런 문제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다. 전부 다 그렇다고 퉁쳐버릴 수는 없으나 잘못된 제도나 관행의 연원을 따지고 들어갈 경우 십중팔구는 박정희 시대에서부터 유래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튼 바로잡겠다니 뒤늦게나마 다행. 근데 이후 문장들이 더 가관이다. 창조경제도 뜬구름잡는 소리 같은데 그걸 통해 이루려고 하는 청사진 또한 '역동적인 혁신경제'라니. 30년도 아니고 3개년 계획을 세우면서 저런 막연한 이야기를 하시는 각하의 깊은 뜻은 학부시절 경제학 D0에 빛나는 필자로서는 도저히 짐작하기 어렵다.



이러한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4%대,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 달러로 나아가는 경제로 바뀌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브라보 각하! 요시 그란도 시즌! 전임 가카의 빛나는 슬로건 747을 이어받아 474로 응용하는 센스는 실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겠다. 어쩌면 4대강, 자원외교, 방위사업 등을 통해 보여준 전임 가카의 꼼꼼한 수완마저 본받으려는 게 아닐까, 747474로 연속되는 비밀번호 하나 가지고 그야말로 밑도 끝도 없는 음모론 떡밥을 투척해 본다.



소비심리를 살려내고 내수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동산시장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그간 부동산시장을 옭아매던 과도한 규제들을 바로 잡은 결과, 지난해 주택거래량이 8년 만에 최대치에 달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규제혁파, 저렴한 토지공급, 과감한 금융·세제 지원 등을 통해 민간 장기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려 주거비 인하로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만화가 김성모 화백의 작품은 논리적 일관성이 없음을 특징으로 한다. 예컨대 이런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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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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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자기가 했던 말을 단 세 컷만에 뒤집어 버리는 지조없음이야말로 김 화백의 특기라 하겠다. 그런데 청와대에도 그런 분이 계셨다.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등록세, 대출에 따른 금융비용 등의 적잖은 부담을 안고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그 모든 비용을 감안하고서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있어야 한다. 각하의 말씀처럼 민간 장기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려 주거비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집을 사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인 셈. 이로써 각하는 "경제가 살아나려면 부동산시장이 회복되어야 한다 - 열심히 노력한 끝에 부동산시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 앞으로 부동산시장에 찬물을 끼얹겠다"는 김성모식 3단 논법을 구사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물론 국가 정책이라는 게 그렇게 단순하게 퉁쳐버릴 일은 아니고 부동산 시장은 더더욱 복잡한 변수들에 의해 움직이게 마련이지만, 부동산 시장의 회복과 주거비 인하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명제를 아무 부연설명조차 없이 동시에 거론하는 패기 만큼은 세계 일류 경제학자들조차 울고 갈 호연지기가 아닐 수 없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70년 전, 우리 민족 모두는 하나 된 마음으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였고, 함께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70년 전, 각하의 선친께서는 다른 대부분의 민족 구성원들과 달리 대동아공영권을 위해 투쟁하다가 패망을... 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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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국민 여러분과 힘을 합해 성공적으로 이루어 내서 그 결실을 국민 여러분께 안겨 드리고 싶은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청와대도 새롭게 조직개편을 하고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고, 국민과 소통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정부와 청와대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드리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거듭나는 노력을 해나갈 것입니다.


앞서 보았듯 야심차게 추진중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청사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모호하다. 얼렁뚱땅 3년 보내고 난 뒤 '창조경제'를 통해 '역동적인 혁신경제'가 되었어요! 라고 우겨도 대충 그런가 보다 하고  끄덕일 수 밖에 없다고나 할까. 그나마 474라고 구체화된 수치를 보여주긴 했지만, 잠재성장률이나 고용률 같은 조금 낯선 개념들을 동원한 탓에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느껴지진 않는 느낌이다. 어쨌거나 조직개편을 한다고 했으니 지켜봐 드리는 게 도리이겠으나, 여러 차례 조직개편으로 눈높이가 높아져버린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드리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하려면 이 정도의 멘트는 준비하셔야 할 듯. 전에도 한 번 비슷한 말씀을 하신 적이 있지 말입니다.


"이번 문건파동에서 청와대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청와대의 공직기강확립이 사실상 실패한 것입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청와대를 해체하기로 결론내렸습니다."



문건파동과 관련해서는 검찰에서 과학적 기법까지 총 동원해서 철저하게 수사를 한 결과, 그것이 모두 허위이고 조작됐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습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사실 밝혀졌다 하더라도 어쨌든 문건이 일부 직원에 의해서 유출됐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정말 있을 수 없는 잘못된 처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쨌든 이렇게 해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으로서 송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도 지금 마련을 하고 있습니다.


음, 우리 각하께서 수사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 해당 문건은 허위이고 조작됐다는 게 밝혀진 게 아니고, 사실이라는 걸 밝히지 못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앞으로의 상황변화에 따라서 사실로 밝혀질 여지도 없지는 않다는 것. 또한 수사결과 발표가 있긴 했지만 재판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사실관계(허위이고 조작!)와 법적평가(공직자로서 정말 있을 수 없는 잘못된 처신!)에 걸쳐 화끈하게 결론을 내리는 건 권력분립이나 무죄추정 같은 헌법상 원칙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음을 보여주는 쾌거라고 하겠다. 한 두번 겪은 일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그리고 아까 항명파동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이게 항명파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어쨌든 지금 민정수석이 있지 않았던,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본인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가서 정치 공세에 싸이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문제를 더 크게 키우지 않을까 그런 걱정에서, 그러나 또 민정라인에서 잘못된 문서유출이었기 때문에 본인이 책임지고 간다, 그런 차원으로 사표를 낸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나가지 않고. 그렇게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제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그래도 국회에 나갔어야 되지 않을까, 나가서 이야기를 했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항명은 '명령이나 제지에 따르지 아니하고 반항함'이라는 뜻이다. 즉 국회에 출석하라는 비서실장의 명령에 따르지 않고 개긴 민정수석의 행태는 항명의 사전적 의미에 딱 들어맞는 것이다. 문건 유출에 대해서는 부들부들하시던 각하께서 오갈 데 없는 항명에 대해서는 관심법까지 동원해 쉴드를 쳐주시니 이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압권은 "지금 민정수석이 있지 않았던,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본인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본인이 책임지고 간다, 그런 차원으로 사표를 낸 거"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동일한 문장에서 거론하는 대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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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특정인 교체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는데 우리 비서실장께서는 정말 드물게 보는 사심이 없는 분이고, 또 그렇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참 어려운 일이 있지만 자리에 연연할 이유도 없이 옆에서 도와주셨습니다. 또 여기 청와대 들어오실 때도 이게 내가 다른 욕심이나 그게 있겠냐, 제가 요청을 하니까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하고 오셨기 때문에 전혀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 이미 여러 차례 사의 표명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여러 가지로 당면한 현안들이 많이 있어서 그 문제들을 수습을 먼저 해야 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그 일들이 끝나고 나서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멘트에 대해 몇몇 언론은 '김기춘 교체 시사'로 받아들여 대서특필 했지만, 당면한 현안들이 수습되고 나면 또 다시 새로운 현안이 생길텐데 그러면 또 다시... 아니, 이건 어디까지나 나만의 망상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 분은 '전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분이니까. 그래서 준비한, '정말 드물게 보는 사심이 없는' 그 분의 어록.


"노골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고, 접대를 좀 해달라. 야당에서는 상당히 강경하지만, 아 당신들이야 지역발전을 위해서이니 하는 것이 좋고…노골적으로 해도 괜찮지 뭐…우리 검찰에서도 양해할거야.  아마 경찰청장도 양해…."


"지역감정이 유치한지 몰라도 고향의 발전에 긍정적… 하여튼 민간에서 지역감정을 좀 불러일으켜야 돼."


"장관이 얼마나 좋은지 아나 모르지."



정윤회 씨는 벌써 수년 전에 저를 돕던 일을 그만두고 제 곁을 떠났기 때문에 국정 근처에도 가까이 온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분명하게 말씀드리는데 실세는커녕 전혀 관계가 없어요, 국정하고. 그런데도 실세고 뭐고 전혀 관련이 없는데 이렇게 일어났느냐, 그래서 제가 조작이라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자기의 개인적인 영리, 욕심을 달성하기 위해서 전혀 관계없는 사람과 관계없는 사람 중간을 이간질 시켜서 뭔가 어부지리를 노리는 그런 데 말려든 것이 아니냐, 그런 바보 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터무니없는 일로 세상이 시끄러웠다는 것은, 그래서 제가 국민들께도 송구하지만 이렇게 확인 안 된 일들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계속 논란이 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정말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관천 경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한다. 무려 청와대 행정관, 그것도 권력기관 밥을 20년 넘게 먹은 현직 경찰 간부가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이니 마냥 틀린 얘기는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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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권력서열 3위로 추정되는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 실세가 있다면 진돗개"라고 말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며칠 전 권력서열 2위 정윤회 씨가 "이제는 진돗개가 되겠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윤회 = 진돗개라면 우리나라의 권력서열은 1. 최순실 2. 정윤회(진돗개) 3. 박근혜일 것이나, 정윤회 ≠ 진돗개일 경우 1. 최순실 2. 진돗개 3. 정윤회 4. 박근혜가 되어 정윤회와 박근혜의 권력서열은 한 칸씩 뒤로 밀려나게 될 것이다. 만일 정윤회가 진돗개보다 권력서열이 높다면 굳이 자기보다 권력서열도 낮은 진돗개가 되겠다는 포부를 공개적으로 천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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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남북정상회담에 임하는 남북한의 라인업이 갖춰지게 되었다.


vs

1. 최순실 vs 김정은

2. 정윤회(a.k.a 진돗개) vs 황병서

3. 박근혜 vs 최룡해

 

또는

 

vs

1. 최순실 vs 김정은

2. 진돗개 vs 황병서

3. 정윤회 vs 최룡해

4. 박근혜 vs 김양건


자못 흥미진진한 회담이 될 것 같다. 그나저나 진돗개와 회담을 해야 할 황병서 씨 안습. 꼬우면 쿠데타 하시든지. 김정은 씨도 "그런 바보 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된다"? 이런 게 바로 '전혀 관계없는 사람과 관계없는 사람 중간을 이간질 시켜서 뭔가 어부지리를 노리는 그런' 플레이가 아닐까.



그 다음에 대면보고를 더 늘려라, 사실은 옛날에는 대면보고만 해야 되지 않습니까? 전화도 없고, e-메일도 없고, 지금은 여러 가지 그런 것이 있어서 어떤 때는 대면보고보다도 그냥 전화 한 통으로 빨리 빨리 해야 될 때가 더 편리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대면보고도 하고, 또 필요하면 독대도 하고 전화통화도 하고, 이렇게 여러 가지 다양하게 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런 부분도 좀 더 이렇게 더 늘려가도록 대면보고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면 지금까지 했던 대면보고를 조금 더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하겠습니다마는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이거 대면보고해서 의논했으면 좋겠다하면 제가 언제든지 만나서 얘기 듣고 그래요. 이렇게 말씀을 드려야만 그렇다고 아시지, 청와대 출입하시면서 내용을 전혀 모르시네요.


옛날이라고 해서 박정희 시대 정도를 생각했는데, e-메일은 물론 전화도 없었다는 걸 보니 고종 황제 시절보다도 과거인 모양이다. 뭐 따지고 보면 그때도 '상소'라는 형태의 서면보고가 있었다능;;;


각하 말씀처럼 엄청나게 통신수단이 발전한 오늘날. 편리한 전화 한 통을 마다하고 굳이 권력자에 대한 대면보고를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대부분의 경우 대통령 보고는 특정한 의사결정을 촉구하는 취지로 이루어지는 것. 그것도 대통령이 직접 결정을 해야 한다면 국가와 국민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업무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각하께 전화를 걸어 블라블라 떠든 다음에 "ok?"라고 하면 각하가 무슨 말씀을 할 수 있을까. 결국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최소한의 준비와 사전 정지 작업을 거친 후에 만나고, 적절한 질문과 답변, 그리고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최선의 의사전달과 결정을 내리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대면보고가 선호되는 것이다.


예컨대, 각하처럼 남들 다 있는데서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봤을 때 "맞습니다, 맞고요."라고 대답할 수 있는 용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대통령의 말마따나 청와대 출입하는 기자조차도 "말씀을 드려야만 그렇다고 아시지" 내용을 전혀 모르지 않는가. 하다못해 연애를 해도, 전화통 붙잡고 한참 싸우던 커플이 만나서 몇 분만 직접 얘기를 나누면 언제 그랬냐는듯 금방 다정해지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으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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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는 글>

 

사실 별반 영양가도 없어 보이는 대통령 기자회견을, 이틀이나 지난 뒤에 논평하는 게 맞는 일인지 의문이 든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물뚝심송 님의 글(링크)이 이미 마빡에 올라온 상황에선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이렇다 할 문화생활이 없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1년에 한 번 볼까말까한 대통령 기자회견은 흔치 않은 흥미거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지하경제 활성화에 바쁜 벌꿀은 슬퍼할 시간이 없음에도 뒤늦게나마 몇 자 적어보았다.

 

모쪼록 독자 여러분께서 2015년 한 해에도 각하의 주옥같은 멘트들을 귀감으로 삼아 창조경제 실현과 4대악 척결에 앞장설 수 있다면 필자로서는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벨테브레

트위터 : @backtalkking


편집 : 딴지일보 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