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일 9월 16일
이제껏 소설, 드라마, 연극, 영화 등으로 다루어진 종류와 횟수로 보아, 능히 자웅을 겨룰 이야기는 오로지 연산군 이야기뿐일 ‘임오화변’이 또다시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에 근심과 호기심 얽히어 어지러웠다. 하지만 작금의 각종 사극들이 저마다 망령되이 추구하였던 퓨전스러움의 정반대 방향으로 컨셉을 옮기어 미술, 의상, 분장부터 캐스팅과 어투에 이르기까지 ‘원본에 충실’이라는 원칙을 고수함으로써 도리어 참신함과 독특함을 얻기에 이르니 이는 가히 빼어난 자질이더라.
더구나 그 ‘원본에 충실’이 단지 비주얼에 머물지 않고 이야기 자체에 두루 미쳐, <한중록>을 비롯하여 <영조실록>, <임오일기>, <모년일기> 등의 ‘원전’들의 이야기와 그것으로 인하여 드러나는 ‘사람’들의 인간적 면모를 관객 눈앞에 드러내 보이니 이야말로 능히 사극의 묘미요, 관객의 허를 찌른 새로움이라 일컬을 것이라.
더하여 송강호, 유아인 두 주연을 비롯하여 출연하는 배우들 모두 저마다의 기량 무당이 작두 타듯 펼쳐내니 감히 말씀드리건대 웬만하면 관람을 크게 주저치 마옵소서.
<사도> 적정 관람료 (8000원 기준) | |
인상 +2640원 | 오랜만에 과도한 퓨전의 오류를 한껏 들어낸 사극의 멋 : 200원 굳이 없는 희한한 이야기를 억지로 만들어 넣으려 드는 대신, 본디 있는 이야기의 디테일과 깊이를 추구하여 얻어진 ‘본 재료 그대로의 맛’ : 200원 더하여, 보여줄 이야기와 들어낼 이야기를 적절하게 분류해 낸 영리한 취사선택 : 120원 ‘조선궁중 시뮬레이션’이라 해도 큰 무리 없을 그럴듯함을 만들어낸 ① <한중록> 등 ‘원전’에 충실한 어투의 대사와 에피소드들 : 150원 ② 충실한 고증과 격을 갖춘 세트, 의상, 소품들 : 150원 ③ 사람 눈높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카메라 앵글 : 80원 ④ 4, 50년을 큰 무리없이 커버하는 특수분장 : 50원 ⑤ 그리고, 박명신, 전혜진 등 지나치게 연예인스럽지 않은 캐스팅의 적절한 배치 : 80원 그 그럴듯함을 거의 유사체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배우들의 연기 : 200원 그 중에서도 단연 압권은 짐작하시는 바대로 송강호 : 200원 유아인, 문근영의 연기 또한 제 몫을 해내고 있음 : 120원 김해숙, 박명신, 전혜진 등 중견들의 노련한 연기 또한 : 100원 더하여, 소지섭의 깜짝 캐스팅도 적절했다 : 50원 이들 전체를 감싸는 품위 있는 화면구성 : 150원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힌 8일과 거기까지에 이른 일련의 과정을 교차시켜 보여줌으로써 생기는 긴장감과 호기심 : 120원 그러면서도 산만함이나 복잡함 없이 감정을 고조시켜가는 능란한 이야기 솜씨 : 150원 ‘원전’에는 없지만 그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세세한 픽션들로 인해 풍부해진 이야기 : 100원 그 중 영조와 사도세자의 마지막 대화 장면의 울컥함 : 100원 더불어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풍의 대사가 주는 은근한 코믹함 및 풍자성 : 70원 요컨대, 잘 차려진 영화 진혼굿 한 판 : 250원 |
인하 -370원 | 최선 다하고 있으되, 익히 보아온 연기패턴에서 아직은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유아인의 연기 : -100원 뭐야, 다 아는 얘기잖아? 라고 말씀하신다면, 흠, 그렇긴 하지 : -150원 추석연휴 아이템으로서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일 수도 : -120원 |
적정관람료 : 8000원 + 2640원 - 370원 = 102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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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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