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3. 02. 월요일

펜더

1.

'사랑에 빠지는 일은 두뇌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화학반응이며, 그 증세는 정신병과 아주 유사하다.' 

    -인류학자 헬렌 피셔-

'사랑은 종의 존속을 성취하기 위해 인간을 상대로 벌이는 지저분한 술수다.'

    -서머셋 몸-

'인간은 사랑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생물'

    -에리히 프롬-

사랑에 대한 인류학자, 소설가, 사회심리학자의 말이다. 하나씩 설명해 볼게. 우선 과학적인 측면에서 헬렌 피셔의 연구 결과를 보자면, 사랑에 빠지는 경우의 뇌 상태는 코카인을 흡입하는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첫눈에 반했을 때 우리의 두뇌는 다량의 도파민과 노레피네프린을 분비하게 된다. 이건 마약을 흡입했을 때와 비슷한 황홀경을 우리에게 가져다준다(우린 마약에 취하듯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이런 사랑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특권이 아닌가? 이건 운명이야!

이렇게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미안하게도 사랑은 인간만의 ‘특권’이 아니다. 양의 경우, 숫양의 사진만 보고도 암양의 노레피네프린(편집자 주: 사랑에 빠질 경우 분비되는 호르몬 중 하나) 수치가 급격히 높아졌다. 사막들쥐의 일종인 프레리독의 경우, 암컷 주위에 수컷의 소변을 뿌리자 도파민과 노레피네프린을 다량으로 분비하는 것도 확인됐다. 사랑은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란 소리다.

사랑이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닌 건 인정해. 그렇다고 이게 운명이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어. 이십년 넘게 다 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서로 첫눈에 반하잖아. 그게 운명이 아니라면, 뭐가 운명이야?

계속 환상을 깨는 이야기를 해야겠는데, 첫눈에 반하는 메커니즘은 포유류의 짝짓기 전략의 산물이다. 포유류 같은 경우는 일 년 중 번식기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짝을 찾고, 그 짝과 ‘합체’를 해야 했다(그 사이 경쟁자도 제거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빠른 시간 ‘반해야’ 했던 것이다.

첫눈에 반한다는 과정을 보면, 1천분의 1초 만에 상대를 평가하는 정말... ‘즉흥적인’ 과정이다.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의 제프리 쿠퍼 박사가 독신 여성 78명과 독신남성 73명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실험을 하나 했다.

실제 데이트에 앞서 실험 참가자에게 이성의 사진을 수초 동안 보여주고, 뇌의 반응을 확인 했는데, 이때 로스트로메디얼(rostromedial)로 불리는 중앙 전전두엽 부위가 활발하게 움직이게 되는 걸 발견하게 된다. 놀라운 사실은 이 부위는 보편적 연애상대가 아닌 '나에게 좋은 결혼 상대인지'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이 말뜻을 잘 헤아려 봐야 하는데, 보편적으로 ‘예쁘거나’, ‘잘생긴’ 이성이 아니라 내가 봤을 때 좋은 사람을 고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며칠 후 피실험자들은 스피드 데이팅을 통해 사진에서 본 이성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사진을 보고 호감을 느낀 이성과 스피드 데이팅 이후의 호감도는 약 63% 일치했으며, 10~20%의 참가자들은 실제 연인관계로 발전했다는 놀라운 결과를 얻게 된다. 실험을 주도했던 쿠푸 박사는,

'인간은 자신의 연인이나 결혼 상대를 결정할 때 매우 즉흥적이다. 대신에 로스트로메디얼이 이를 보완해 준다.'

고 설명했다. 첫눈에 반한다는 건 운명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아니, 포유류의 진화전략인 것이다. ‘운명’이라고 보기엔 문제점이 너무 많다. 정말 운명이라면 평생 사랑하고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 미안하게도 우리의 사랑을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그 끝은 ‘이별’이다. 그 이유는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사랑을 촉발시키고, 유지시켜 주는 뇌내 호르몬 작용이 ‘조만간’끝나기 때문이다. 그 기간?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어봐야 2년을 넘기지 못한다(보통은 6~18개월). 그 뒤? 그 뒤는 ‘사랑했던 기억’을 가진 평범한 남녀관계가 되는 것이다.

헬렌 피셔의 말과 서머셋 몸의 말을 서두에 왜 꺼냈는지 이제 이해가 갈 것이다. 사랑이란 서머셋 몸의 말처럼 ‘더러운 술수’일지도 모른다. 무미건조하게 말하자면, 인간이란 종을 유지시키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사랑이란 감정을 폄하하자는 의도는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사랑에 너무 매몰돼 사랑 지상주의자가 되지는 말라는 것이다. 첫 눈에 반한 상대를 보며 ‘운명’을 말하며, 이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며 광분하기도 하지만, 언젠가 그 사랑은 사그라들 것이다. 아니, 예정 돼 있다. 사랑은 공기 중에 그대로 내버려 두면 이별이란 이름으로 산화 돼 버리기에 말이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인간사에 ‘절대’란 없으니 말이다. 정정하자면, 사랑이 영원히 이어진다는 건 극히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2008년 뉴캐슬대학 진화심리학자 토머스 폴레트와 대니얼 네틀은 중국의 유부녀 1,534명을 대상으로 하나의 설문 조사를 했다. 연구의 목적은 간단했는데,

'배우자(남편)의 수익이 많을수록 여자는 오르가즘을 더 많이 느낄 것이다.'

라는 가설의 확인이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은데, 연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남편의 소득이나 부에 따라 오르가즘의 빈도도 비례해서 증가했다는 것이다. 조건을 사랑한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조건을 포함한 사랑인 걸까? 섹스와 사랑이 똑같다고는 말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떨어뜨려놓고 설명할 순 없지 않은가? 조건이 괜찮다면, 여자는 더 많은 행복을 느낄 수 있고, 더 많은 사랑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C는 37살이다(이제 38살이 된 것 같다). 이 나이에 벌써 반대머리가 됐다. 언제나 모자를 푹 눌러쓰고 나타나는데, 20대 시절 내 기억 속의 C와는 정말 괴리감이 느껴지는 ‘두상’이다.

그런 그가 결혼 한지도 벌써 5년째다. 지방대를 나와 이곳저곳을 전전하다가 부모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단서조항을 붙이고 지원해 준 사업자금으로 커피숍을 열었다. 결론은? 깔끔하게 말아 먹었다. 그 얼마 뒤 이벤트 사업을 한다고 방방 떴다. 생각해 보면 대전과 같은 중소도시(나름 광역시)에서 이벤트 업체를 연다는 건 ‘모험’이었을 것이다.

커피숍을 정리하고 남은 자금과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투자(?) 받은 자금을 가지고 이벤트 업체를 차렸지만, 채 1년을 버티지 못했다. 역시나 말아 먹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C는 이 사업을 통해 평생을(?) 함께 할 반려자를 얻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C의 아내는 이벤트 업체의 알바생이었다. 인연이었다. 당시 C는 아내를 열렬히 사랑했다. 그는 사업이 망해 안타깝긴 했지만, 그 덕으로 아내를 얻었다며 위안을 삼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지방대 학력의 그로서는 달리 취직자리를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지방에서 살아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가 거의 없다. 거의 대부분이 ‘영업’ 아니면, ‘자영업’이다. 영업의 경우는 거기서 거기인데, 제약회사 영업 아니면 보험회사, 각종 자동차 영업이 고작이었다(가끔 빨간펜이나 기타 등등이 있지만 논외로 치겠다). 영업은 거의 대부분 연고판매로 귀결됐기에 자기 인맥을 다 파먹고 나면, 회사를 나오는 게 수순이었다. 가끔 특출 난 재능을 가지고 영업왕이 되는 이들도 있지만, 이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다.

C 역시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거쳐 정수기까지 진출했지만, 거기서 그의 인맥이 바닥났다. 영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결혼, 뒤이은 임신과 출산 앞에 C는 정신이 바짝 들었다. 결국 그는 선배가 하는 인테리어 건설업체에 들어갔다. 그리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분명한 사실은 그 당시 C는 절실했고, 그 절실함은 그 동안 그의 폐 속을 떠돌던 ‘헛바람’을 다 토해내게 만들었다.

“형 쪽팔린데... 나 180 받아.”

작년 가을 추석 무렵에 만난 그가 불콰한 얼굴로 토해낸 말이다.

“형, 나도 형처럼 글이나 쓸 걸 그랬어.”

푸념하듯 말하는 그의 얼굴은 20대 때 세상을 다 가진 듯 웃고 떠들던 C의 모습이 아니었다. 경제적인 궁핍이 그의 어깨를 내리 누르는 것일까?

“형...나 집에 들어가기가 겁나.”

방금 전까지 핸드폰 액정 속에 있는 가족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하던 그가 하소연 하듯 토해낸 말이다. 어림짐작이 가능한 속내였다.

“우리 OO이 분유 값에 기저귀 값에... 월세에, 생활비에...”

생활에 찌든 모습. ‘결혼은 물질적 토대 위에서’란 진리가 C에게도 여지없이 증명 된 걸까?

“그게... 제가 능력이 부족한 건 인정해요. 그런데 저... 저 정말 열심히 하는데, 아내랑 아이 챙기는 게 너 무 힘들어요. 능력도 없는 놈이 결혼하고 애 낳은 거... 잘못 한 거죠. 그런데, 저 정말 열심히 사는데... 아 이랑 아이엄마를 제대로 케어 할 수가 없어요. 겁이 나요. 집에 들어가는 게 겁이 나요. 아이 엄마가 지나가 듯 기저귀 이야기 하고, 분유 떨어졌다 말하고 하면 덜컹 심장이 내려가는 느낌이랄까. 사는 게 빡빡해도 이 고비만 넘기면 된다고 마음 다 잡지만, 나만 바라보는 아내 눈빛이 무서워요.”

결국 돈 문제이다. 아무리 지방이라도 180만원으로 세 식구가 생활하는 건 어려울 것이다(그가 대리기사를 뛰면, 얼추 간당간당하게 생활비를 맞출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해맑은 표정으로 남편에게 돈 이야기를 하는 아내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당연한 거죠... 정말 당연한 거죠. 나랑 결혼했으니, 내가 먹여 살려야죠. 그런데 그런데... 힘드네요.”

“...씨바 원래 다 그런거야.”

C는 당연하단 듯 눈망울을 굴리는 제수씨가 너무 무섭다고 말한다. 가장이니 당연히 돈을 벌어와야 하고, 먹여살려야 하는 게 맞다...그런데, 혼자 벌어선 답이 없다. 그게 지금 현실이다.

“제수씨는 일 안하니?”

“애는 장모님이 맡아주시겠다고 했는데 장모님도 둘이 아등바등 사는 거 보기 힘들다고, 애 엄마보고 나가 라고 하긴 하는데... 당장 일하겠다는 생각도 없어 보이고... 별달리 기술도 없고...”

총체적 난국이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남자 혼자 벌어 가정을 이끈다는 게 보통 각오로는 어렵다. C가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며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 그 시행착오 끝에 얻은 가족과 직장이다. C는 현재 밤에 대리운전을 뛴다. 본업에 지장이 줄 게 뻔했지만, 그건 아직 젊은(?) 자신의 체력으로 메우고 있다. 그는 조만간 경력을 더 쌓고, 차츰 일이 익숙해지면 본격적으로 인테리어에 뛰어들 작정이다. 지방대 경영학과 출신이 나이 35살에 시작한 인테리어 일.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진 모르지만, 선배들의 말을 빌자면 이제까지의 C가 아니라고 말한다. 정말 작심하고 일을 한단다. 문제는 그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현실은 시궁창이란 점이다.

“결혼을 하지 말았어야 했나요?”

“어”

C가 혼란을 겪은 건, 그가 제수씨를 사랑했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아내가 사랑스럽기는 하단다. 그러나 그 맑은 눈망울이 너무 무섭다는 것이다. 언제나 말하지만,

“이성은 감성을 이길 수 없다.”

C와 제수씨는 정말 열렬히 사랑했다. ‘사랑-연애-결혼’이라는 이 시대의 보편타당한 ‘연애결혼’의 공식을 밟아 나간 정상적인 커플이다. 그럼 경제적 부족. 즉, 물질적 토대 없이 한 결혼의 한계일까? 물론, 상당부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재벌 아들이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제수씨의 그 눈망울이었다.

“너무 당연한 건데... 당연한 건데... 그게 힘드네요.”

당연하게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 가장(家長)이라는 멍에를 당연하게 받아들인 C였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아내의 눈망울이 너무 무섭게 다가왔다고 말한다. 잠시 힘든 상황이니 부부가 같이 힘을 합쳐보자는 말까지는 아니어도 너무도 당연하게 눈망울을 빛내는 아내에게 C는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대리는 할 만 하니?”

“할 만 한 게 아니라... 해야죠. 무조건 해야죠.”

8시에 퇴근한 다음 집에 들어오지 않고, 바로 현장으로 나간다고 말한다. 새벽까지 대리를 뛴 다음 잠시 집에 돌아와 쪽잠을 자고 회사로 출근한다. 가끔 아내가, “힘들지?” 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지만, C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제수씨에게 맞벌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이랬다.

“맞벌이 부부가 버는 게 결국 외벌이 부부 버는 것에 20만원 정도 더 버는 정도래... 우리 OO이도 내가 키 우는 게 훨씬 낫고.”

몇 년 전인가 방송에서 맞벌이 부부가 버는 경제적 효익이 외벌이 보다 고작 2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맞벌이는 버는 만큼 더 쓴다는 것이다). 그걸 말했다는 것이다. 제수씨는 집에서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C 역시 여기에 수긍했고, 동의했다. 굳이 나가서 일하려 하지 않는 아내를 억지로 등 떠미는 모양새가 그로서도 과히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다만, 그가 서운했던 건.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그 ‘책임’을 오로지 C 혼자서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이었다(그걸 지금 깨달았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Sisyphus> Titian(1490-1576)

분명 C의 아내의 경우는 예외적인 경우이고, 지금도 맞벌이를 하는 많은 가정이 존재한다. 어떤 가정에서는 남편 대신 아내가 가정경제를 이끄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그 ‘시선’이다. 아내가 돈을 안 버는 경우에는 ‘그러려니’이지만, 남편이 돈을 안 버는 경우에는 ‘이상한 남편’이 된다.

그 사소한 시선 차이. 남자들은 너무도 당연하게 그 시선을 받아들인다. C는 이제 겨우 그 시선의 무서움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의 ‘운’ 없음에, ‘능력’ 없음에, ‘생각’ 없음에 분노할 수도 있다. 그는 해서는 안 될 결혼을 했다.

능력이 안 되는 경우 그냥 혼자 사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는 ‘사랑’을 했고, 그 사랑이 자신의 인생을 밝혀 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결혼은 언제나 현실이다. 거기에 C의 아내는 ‘경제적인 부분’을 모두 C에게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건 C의 부인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

C의 아내는 당연하게도 결혼하면 경제활동에서 은퇴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걸 실천에 옮긴 것 뿐이다. 결혼이란, 남편은 밖에서 돈을 벌어오고, 아내는 그 돈을 가지고 가정을 꾸리는 행위다.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이 그랬다(우리 부모님 세대까지는). 그 패러다임이 지금 슬슬 깨지고 있는 와중이다. 어떤 이는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에 따르고 있고, 다른 이들은 현실의 ‘벽’ 앞에 기존의 노선을 수정하고 있다. 그 차이일 뿐이다.

안타까운 건 C뿐만이 아니다. C의 아내와 자식도 불쌍하다. C의 ‘사랑의 유효기간’은 아직 꽤 남아 있었지만, 현실적 어려움 앞에서 사랑은 급속도로 냉각이 됐다. 지금 C는 자신의 결혼을 후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그를 구원할 수 있는 건 ‘로또’뿐일지도 모른다.

첨언 1 :

가장, 즉 남편이 월 1천만원을 버는 가정의 이혼률은 극적으로 떨어진다. 아예 이혼을 하지 않는 걸로 안다.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면, ‘싸울 이유’가 급속도로 사라지는 것도 있지만, 설사 이혼을 고려할 정도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도 배우자가 이내 이혼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이혼을 하고 사회에 나와도 지금 남편과 함께함으로 누릴 수 있는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첨언 2 : 

C는 자신을 짓누르는 ‘가장의 삶’을 자신만의 방식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가 생각 없이 결혼했다는 건 인정한다. 그러나 그는 그 안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C의 아내를 비난하고픈 생각도 없다. 그녀도 그녀 나름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니까 말이다. 

펜더

편집 :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