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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3. 09. 월요일

이상









일단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사죄의 말씀 하나 올리고 가자.


예전에 골프가 취미인 사람들이 백만원이 넘는 골프채를 산다는 뉴스를 보고 저런 미친넘들이라고 본좌 조낸 욕을 해댔다. 돈이 썩어나지 않으면 저런 미친지랄을 할리가 없다고. 호강이 넘쳐서 요강에 밥말어 처먹을 넘들이라고.


이 자리를 빌어 졸라 사죄드린다. 골프 졸라 싼 취미생활이었다. 낚시 덕질 제대로 시작하면 차한대값 순식간이더라. 나중에 너무 충격 먹지 마시라.


당근 월척을 못 낚는 건 실력 없기 때문이 아니라 장비가 안 좋아서 그런 것이다. 계속 비싼 장비를 지르다보면 저절로 실력도 는다는 사실. 장비값이 많이 드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낚시는 낚는 어종에 따라서 그 장비가 다 달라지기 때문이다. 행여 무식한 사람이 그냥 비슷한 걸로 써도 다 된다는 말은 귓가로 흘려듣자. 덕질의 기본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다.


이런 사짜들과 본좌는 기본적으로 월척의 척도부터가 다르다. 여기서 월척 낚았다는 낚시 덕후들 살짝 비웃고 가겠다.


"푸하하하하하갸걀걀걀걀 냐하하하하하하하하 꺼이꺼이 (데굴데굴) 피래미보고 월척이래 캬하하하하하하갈갈갈갈 (데굴데굴)"


사진으로 우리 월척의 기준을 제대로 함 감상해보자.


사짜들의 월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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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짜들의 월척-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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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도사의 월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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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도사의 월척-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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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 뭔가 느껴지지 않는가? 본좌만 믿고 따라온다면 제위들도 진짜 월척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본좌, 미쿡서 낚시를 배웠다. 그래서 낚시 용어 전부 영어로 밖에 모른다. 물론 이런 월척 낚는 거 한국에선 어렵다. 미쿡으로 와야된다. 따라서 한글로 뭔지 번역해 달라 뭐 이런말 하지 마시라. 절대 내가 몰라서 안 갈쳐주는 거 아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을 해보자.


이 시리즈에서 다룰 낚시의 종류는 참치 낚시를 시작으로 랍스터 낚시, 일반 보트 낚시(잡어), 서프(바닷가) 낚시, 연필로 물고기 잡는 좀비 낚시 등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어떤가 일단 듣기만 해도 심장이 쿵쾅대지 않는가?


낚시는 다른 취미 생활과 달리 수확물이 생긴다는 장점이 있다. 굉장히 원초적인 취미생활이다. 일반적으로는 니가 취미 생활을 즐긴다고 먹을 게 생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낚시의 경우는 먹을 게 생긴다. 이 뿐만 아니라 사서는 먹어 볼 수 없는 참치 활어회도 맛볼 수 있다.


솔직히 본좌 활어회 맛보고 욕이 바로 터져나왔다. 여러분들 식당에서 먹는 참치 그거 전부 다 가짜다. 참치는 일단 냉동하면 그 맛이 90%는 사라진다고 보는 게 좋다. 미스터 초밥왕 보면서도 참치가 그렇게 맛있나 하고 고개 갸우뚱거리다가 활어회 먹어보고 알았다. 여러분들 이거 다~ 거짓'맛'인 거다. 진짜 참치의 활어맛은 냉동참치와는 일단 비교 자체가 안된다. 차라리 쥐포 구운 거랑 광어회 비교하는 게 낫겠다.


마눌님께서도 참치회를 맛 보신 뒤 내가 참치 잡으러 간다고 하면 순순히 보내주실 정도다. 취미생활도 즐기고 내 손으로 가족을 먹일 수 있다는 거 어떤가? 뭔가 원시적이면서 근사하지 않은가?


일단 낚시를 시작하려면 장비가 필요하다. 근데 종류도 많고 알아야 될 것도 많다. 다 알면 좋겠지만 세세한 장비들은 각 낚시를 설명하면서 다시 다루기로하고 일단은 기본적인 릴과 낚시대부터 함 알아보도록 하자.




1. 릴


말하면 뭘하랴. 낚시의 중심 낚시의 심장 낚시의 시작이다. 릴을 어떤걸 사느냐에 따라 낚시의 방법에서부터 즐기는 방법까지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초보들은 가능한 싼 릴(그러니까 쓸만한 것중에 싼거 진짜 싸구려 말고)을 사서 자신에게 맞는 릴을 찾고 어느 정도 감이 생기면 그때 제대로 지르는 게 좋다. 


릴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스피닝이고 다른 하나는 컨벤션 혹은 캐스팅 릴이다. 사진으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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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벤션 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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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닝 릴


사진으로 볼 수 있듯이 뭔가가 확 다르다.


컨벤션릴은 일단 다루기가 좀 힘들다. 사진에 있는 릴은 그나마 라인 가이드라고해서 낚싯줄을 잡아주는 가이드가 있어서 그냥 감으면 되는데 일반적인 것들은 이 가이드가 없어서 손가락으로 왔다리 갔다리 해주면서 감아야지 줄이 골고루 평평하게 감기게 된다. 안 그러면 한쪽으로만 뚱뚱하게 감기게 되는데 그러면 줄이 꼬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던지는 힘과 드래그도 잘 맞춰야 하고 물에 닿는 순간 엄지로 라인을 멈춰주지 않으면 순식간에 줄들이 다 꼬여버리기 때문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도구라 하겠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물고기가 잡혔을 때 잡아채는 시간이 짧고 힘을 더 많이 줄 수 있어서 고수들은 대부분 컨벤션 릴을 쓴다. 게다가 같은 클래스의 스피닝 릴은 가격이 거의 두 배 가량 더 비싸다. 물론 이뿐만 아니라 '트윈드래깅'이나 '투 스피드'라는 기능을 제공하는 컨벤션 릴들이 있는데, 이것들이 대형 어종을 잡는데 많이 도움이 되기 때문에 스피닝 릴보다는 훨씬 더 선호하는 편이다.


스피닝 릴은 컨벤션 릴의 불편함을 없애려고 만들어졌는데 그냥 던지고 그냥 감으면 된다. 초보들에게 적합하나 대형 어종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 물론 기술이 발전한 요즘은 참치까지는 잡을 수 있는 릴들이 나와있긴 하다. 근데 가격대가 백만 원을 훌쩍 넘는 것들이다. 


참고로 위에 사진으로 보여준 스피닝 릴은 '시마노'사의 스텔라 30000 참치 시리즈인데 세금 포함 가격 150만원 가량이다. (골프채 졸라 싼 거라니까...) 반면에 컨벤션 릴은 70~80만 원이면 정말 좋은 걸 장만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라.


이쯤에서 질문이 나올 법하다. 싼 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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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


물론 있다. 저 위에 있는 릴 중 스텔라는 사실 돈지랄에 가깝다. 그럼에도 비싼 릴들을 쓰는 이유는 기어들이 잘 조합되어 있기 때문에 굉장히 부드럽고 (스텔라 저 손잡이 손가락으로 퉁기면 한참을 뱅글뱅글 돌가가는데 사람들이 그거 보고 뻑 간다. 그만큼 부드럽고 저항이 적다는 소리) 소금물에 대한 내구성이 좋기 때문이다. 


물론 이 외에도 크랭크가 뒤로 다시 가지 않는다든지 손에 잘 맞게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있다든지 하는 기능들이 있지만 이 정도만으로는 저런 가격은 납득하기 어렵다. 여기에 하나의 조건이 더 붙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 하나의 조건이 바로 릴의 소리다. 참치나 대형 어종이 미끼를 물게되면 낚시대를 확 잡아채는데 그러면 물고기가 놀래서 순식간에 런(도망친다)을 한다. 이때 낚싯줄이 미친듯이 달려나가게 되고 이 줄이 달려나가는 순간에 마찰음과 줄이 내는 파공음은 그야말로 심쿵심쿵이다. 자동차 배기음 들으면 미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현기차 말고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 그른 거 있잖나. 


패애애애앵쏴아아아 하다가 팅팅팅하면서 기어가 걸리는 소리가 귓가를 때리면 미쳐버릴 것 같은데 내 경우는 이 소리가 시마노사의 릴들이었다는 말이다. (그러니 손바닥 만한 물고기를 월척이라고 부르면서 릴의 소음이 뭔지도 느껴보지도 못한 사짜들이 낚시 얘길하면 내가 돌겠어요 안돌겠어요?) 


다시 주제로 돌아가서, 첨부터 대형 어종을 목표로하면 어려운 점들이 많으니까 좀 작은 어종을 목표로 시작해서 적당한 가격의 릴을 장만하는 게 좋다. 시마노사나 다이와를 추천하는데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에다가 퀄러티도 높고 다음에 릴을 바꾸고 싶을 때 도로 팔기에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너무 싼 릴로 시작을 하면 오히려 낚시의 진짜 묘미를 놓칠 수 있으니까 되도록이면 약간의 투자를 하는 게 좋다. 


나중에 좀 더 덕후가 되고 투 스피드와 트윈 드래그 기능을 원한다면 Accurate를 강추한다. 이건 나중에 차차 설명해드리겠다.




2. 낚싯대


낚싯대는 물론 릴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데 스피닝 릴용이 있고 컨벤션 릴용이 따로 있다. 초보의 경우 두 개 다 같은 줄 알고 잘못 사는 경우가 있는데 컨벤션릴의 경우는 낚싯줄 가이드가 작다.


스피닝 릴의 경우는 줄이 빙글빙글 돌면서 나가야 하니까 이 가이드가 크게 되어 있는데 이거 서로 잘못 끼우면 줄을 던질 때 어려움이 많다.


이 밖에 고려할 점이 낚싯대의 반응 속도인데 사진 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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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대의 반응 속도 종류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느린 거, 중간, 빠른 거, 졸 빠른 거. 이게 뭔소리냐하면 물고기가 딱 물 때 위에만 휘는 맨 오른쪽 낚시대는 대단히 민감하기 때문에 낚시하는 사람이 즉시 알아챌 수 있다. 이래서 반응 속도가 졸 빠르다는 거다.


반대로 슬로우는 휘청휘청거리기 때문에 잘 느낌이 오지 않는다는 거다. 어? 그럼 빠른 게 무조건 좋네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데 작은 물고기의 경우는 그렇다. 게다가 단단한 건 잘 부러진다고 저렇게 끝만 휘는 낚싯대는 부러지기가 쉽다.


따라서 작은 물고기의 경우는 물었는지 잘 감이 안오고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빠른 반응 속도의 낚싯대를 사는 게 좋고 대형어종의 경우는 느린 것도 무방하다는 얘기다. 물론 빠른 반응 속도에 대형 어종을 낚을 수 있는 낚싯대들도 있는데 당연히 졸라 비싸다.


그리고 참치가 물었는데 느린 속도 낚싯대 쥐고 있다고 느낌이 안온다면 일단 병원부터 가봐야하는 거다. 물론 이렇게 사람들이 전부 이성적이면 좋겠지만 낚싯대에도 디자인이나 감성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덕질을 하다보면 일단 돈지랄을 하게 되드라.


컨벤션 낚싯대의 경우는 두 가지 종류가 따로 있는데 릴시트(릴을 고정할 수 있는 부품)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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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경우는 그냥 릴을 얹고 조이면 되는 릴시트 방식이고 오른쪽은 덱핸드 스타일로 릴을 얹은 뒤 고정 볼트로 조여줘야하는 방식인데 보통 덱핸드 스타일이 힘을 더 주기 용이하다고들 하기... 는 개뿔 그런 거 없고 요즘은 릴시트가 잘 나와서 차이점이 없을 뿐더러 저거 볼트 자주 잃어먹고 조이고 빼기도 귀찮다는 사실.


낚싯대는 또한 커스터마이징의 세계라도 무방할 만큼 자신만의 낚싯대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색부터 시작해서 가이드까지 자신만의 낚싯대를 갖는 건 낚시 덕후의 자질 중 하나다. (난 아직 이지경, 아니 이 경지까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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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라면 낚싯대는 중고로 사는 걸 추천하는데 릴의 경우와는 다르게 베어링이 닳거나 부품이 고장나 있는 걸 눈으로 확인 못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다만 라인 가이드에 녹이 슬었는지는 꼼꼼히 봐야하겠다.


추천하는 브랜드는 역시 시마노, 다이와, 피닉스(강추) 그리고 민물 낚싯대의 제왕 GLoomis(민물낚시의 경우). 




3. 낚싯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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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브레이디드 라인이고 오른쪽이 모노 라인인데 딱 보면 차이점을 알 거다.


브레이디드 라인의 장점은 메모리가 없다는 건데 모노라인의 경우는 플라스틱이다보니까 자꾸 감다보면 꼬부라지게 되지만 브레이디드라인은 그렇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브레이디드 라인의 경우는 물 안에서 톱과 같은 역할을 해서 수초에 엉킬경우 확 잡아 댕기면 수초를 끊어버릴 수 있으니까 물고기를 놓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모노의 경우는 물고기가 보통 놀래게되면 수초 사이로 숨게 되는데 이 경우 엉키게되면 그냥 지못미...


일단 여기까지가 낚시의 가장 기본이 되는 세 가지 장비인데 나머지 미끼, 바늘, 추 등은 각 낚시 어종에 따라 달라지게 되므로 나중에 차차 설명하도록 하겠다.


다음은 모든 낚시인의 로망 맛 좋은 참치 낚시닷!!!!!







이상


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