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3. 12. 목요일
딴지팀장 꾸물
여느 때와 다름 없던 어느 아침의 편집 회의. “가카가 뭘 했다던데”, “이제 합법적으로 바람필 수 있음?”, “나 어제 외계인이랑 악수함”, “것보다 요즘 뭐가 이슈던데” 등등의 아이템과 이슈들을 쏟아 놓으며 어떻게 하면 정치를 비판하고 사회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회의를 이어가던 중 테이블 끝, 어둠의 다크 안에서 실루엣만 내비치고 있던 편집장님이 입을 떼셨다.
“정치적인 얘기, 이슈도 좋겠지만 우리가 한번쯤 가난에 대해 얘기해 보는 건 어떻겠냐. 가난 때문에 사람이 죽거나 자살을 하고, 힘들어해도 이제는 사회가 무덤덤해진 건지... 난 이 ‘가난’이라는 게 참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편짱님은 다시 얘길 이어갔다.
“가난에 대한 경제적, 이론적인 분석이나 그 원인 같은 게 아니라 ‘가난’ 그 자체에 대한 얘기 말이야. 가난이란 게 도대체 뭔지, 사람들의 얘기, 각자의 생각.”
편짱님의 얘기에 얼마간 빚 독촉 전화나 월급이 밀리지 않았다고 부르주아가 된 것인 양 착각 속에 살고 있던 우리들 머릿속 자본의 불길은 물 같은 걸 끼얹었나? 싶을 정도로 차분해 졌고 회의실은 일순간에 조용해졌다. 그렇게 회의는 ‘가난’에 대한 특집을 기약하며 마무리 되었다.
특집을 기획해야 하는 와중에도 나라 안팎으로 크고 아름다운 작은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우리도, 사람들의 관심도 가난에서 눈을 돌리... 아니, 가난에서 또 멀어져 갔다. 그렇게 사람들은 어제도 힘들고 오늘도 힘든, 내일도 힘들 삶을 또 이어나가게 되었다. 열심히 일해도,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도, 씽씽 달리는 새 차를 구입해도 우리의 삶은 나아진 것 같지 않았다. 행복하지 않았다. 집은 커졌지만 대출을 갚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했고 자동차 할부금을 내기 위해 생활은 더 궁핍해졌다. (정말 궁핍한 사람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고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기도 했다.)
가난[명사]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함. 또는 그런 상태.
가난하다[형용사]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여 몸과 마음이 괴로운 상태에 있다.
살림살이가 넉넉해졌지만 몸과 마음은 괴로운 상태가 됐다. 그러고 보니 도대체 가난이란 게 뭘까?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그 기준은 무엇일까? 우린 왜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우리 한 번 이 가난이란 놈의 얘기를 해봤으면 좋겠다.
“당신의 가난은 무엇입니까?”
딴지팀장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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