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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3. 26. 목요일

펜더




 



지난기사


사드를 디벼주마 : 선택의 시간이 왔다(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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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사드(THAAD :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이야기를 해 보자. 이 녀석은 그 이름에서 그 '성격'이 다 나온다. ‘Terminal’, 종말을 담당한다. 지난 회에 밝혔듯이 미사일이란 녀석은 발사‧중간비행단계‧최종 돌입 단계로 그 짧은 '여정'을 설명할 수 있다. 


"야! GBI 쏴 올려! 응? 피했다고? 레이저 쏴! 야야, 이지스 뭐해?"


이렇게 다층방어를 하다가 종말단계(최종단계)에서 이 녀석을 쏴 올리는 것이다. 이 녀석이 대륙간 탄도탄(ICBM) 같은 걸 요격할 수 있냐면... 뭐, 시늉은 할 수 있다. (이게 그렇게 큰 녀석이 아니다. 6미터 조금 더 되는 키에 직경이 34cm 정도다. 그러니까 대륙간 탄도탄 같이 크고 아름다운 녀석을 상대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느낌이긴 하다. 그래도 할 수 있다니까 한다고 해주자!)


그렇다면, 이 녀석이 애초에 목표로 설정해 놓은 건 누굴까? 대표적인 게 스커드 같은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다. (북한 탄도탄에 대비해서 한국에 배치한다는 게 영 틀린 말은 아니란 소리)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게 이 녀석이 가진 '성격'과 '성능'이다. (레이더 이야기 따로 하자)

첫째, 이 녀석의 요격고도는 40km~150km 사이다.

둘째, 이 녀석은 통짜로 찍혀져 나왔다.

셋째, 이 녀석 아직 시험발사만 했다.


일단 하나씩 짚어 보자. 요격고도에 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데, 이게 왜 논란이 되냐면 이 녀석은 기술적인 한계 상 40km 이하는 미사일을 쫓아가 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스커드를 요격할 수 없다!?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데, 글쎄... 아슬아슬하게 40킬로미터 다 넘는다. 그 말인즉, 스커드는 다 커버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고고도가 없어서 그렇지 저고도 미사일은 넘치고 넘친다. 고로, 별 의미 없다. 이 녀석이 통짜로 찍혀져 나온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통짜로 찍혀져 나왔다는 의미를 잘 '음미'해 봐야 한다. 이 녀석은 오로지 '탄도탄'을 잡겠다고 만들어진 놈이란 거다. 패트리어트 2와 패트리어트 3를 비교해 보면 된다. 


1차 걸프전 때 패트리어트는 스커드를 요격하겠다고 설레발 쳤지만, 제대로 요격하는 건 둘째 치고, 이 녀석이 산탄처럼 터지는 바람에 다른 부수적 피해도 많았다. 이건... 패트리어트 잘못이 아니다.


"이건 원래 전투기 잡으려고 만든 놈이야!!"


맞는 말이다. 전투기를 요격하기 위해서 이 녀석은 전투기 근처까지 갔다가 '산탄총'처럼 빵 터져서 그 파편으로 전투기를 잡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터지다 보니 크고 아름다운 몸뚱이를 가진 탄도탄에게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 패트리어트 3는 아예 '통짜'로 찍어냈다. 사드도 마찬가지다 아예 '통짜'다. 이걸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면,

"야야, 이게 어떻게 공격용 무기야? 이거 그냥 쇳덩어리라니까!! 시쳇말로, 네들이 미사일만 안 쏘면 이게 날아갈 이유가 없어요. 방어용 무기라니까 그러네."


이런 논리를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의 '시험발사' 항목도 생각해 봐야 하는데, 이 녀석 1개 포대 가격이 약 20억불 정도다. 최소 2조다. 그런데 이 녀석이 한 번도 실전에 사용된 적이 없다. 물론, 실전 사용된다는 건 인류에게는 비극이겠지만. 여하튼 우리가 이 녀석의 실력을 검증한 건 미국이 14차례에 걸쳐 시험한 데이터 밖에 없다. 기술 실증단계에서는 여러 번 실패를 했지만, 양산단계에서는 성공했다며, 명중률이 90%에 달한다는 ‘제작사’의 친절한 설명이 있다. (1발 발사 시 70%, 2발로 동시 요격하면 90%라는 결과. 어? 어디서 약 파는 느낌) 물론 이걸 믿을 수는 없다. 


"무기라는 게 원래 실전을 거쳐야 하는데, 이거는 성격상 그렇잖아? 핵전쟁 터져야 실전이 치르는 거라서... 그래도 우리가 나름 철저한 시험을..."


"알겠는데, 진짜로 탄도탄을 발사해서 시험해 봤어?"


"아놔, 속고만 살았냐? 우리가 진짜 탄도탄을..."


"너네 공중에서 발사한 탄도탄 요격했잖아."

"......"


시험환경에 대한 의구심이 있긴 있다. 공중 수송기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한 것이다. 당장 우리가 살 건 아니라서 걍 고개만 갸웃거리고 있지만... 여하튼 좀 꺼림직 하다. 




1. 레이더 이야기를 시작하지


MD 체제의 핵심 아이콘처럼 언론에 소개 된 SBX-1 이란 게 있다. 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란 놈인데, 크고 아름다운 멋진 놈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X-밴드 레이더라는 정체불명의 레이더에 관한 이야기다. 



Sbx_underway.jpg

이게 X-밴드 레이더라는 거다



레이더라는 게 어떻게 작동되는 건지는 다들 알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전자기파를 쏘면, 그게 물체에 반사 돼 돌아와서 대상을 확인하는 것이 레이더다. 문제는 세상이란 게 공짜가 없다는 것이다. 무슨 소리냐면, 


"둘 다를 가질 수 없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포기해야 해."


라는 것이다. 레이더는 전자기파의 성격에 따라 고주파와 저주파로 나뉘는데, 저주파란 건 전자기파가 멀리 나가는데, 그 해상도가 낮다. 대신 고주파는 작은 물질에도 고해상도를 얻을 수 있는 반면에... 조루... 짧다. 멀리 못가는 거다.

"굵고 짧게 할래? 가늘고 길게 할래?"


라는 선택 앞에서 미국은,


"난 굵고 길게 할래!!"


라는 단순 명쾌한 답을 내놨다. 돈 많은 놈들... X-밴드는 그렇게 8~12GHz의 고주파를 마음껏 발사하게 되었다. 문제는 고주파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해서는 장비가 커질 수밖에 없었고, 덕분에 배수량 5만 톤에 크기 116미터, 높이 85미터 짜리. 정말 크고 아름다운 '떠다니는 레이더 기지'를 만들었다. (X-밴드가 새로 튀어나온 대단한 기술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절대 그런 건 아니다. 경찰들이 차량속도측정 할 때 쓰는 속도측정기에도 사용하고 있고, 기상관측용으로도 쓰인다. 다만 미국 애들은 ‘스케일’이 큰 것일 뿐이다. 정말 크고 아름답게 말이다)

자, 그럼 사드에 사용되는 레이더는 뭘까? 역시나 X-밴드 레이더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레이더일 것이다. 바로 AN/TPY-2 레이더인데(지상, 공중 수송이 가능한 세계 최대의 X-밴드 레이더다), 이게 종류가 두 개다. 이것 때문에 언론에서 말들이 많았는데, 하나씩 살펴보자.


a.jpg

AN/TPY-2 라는데... 레이더 맞는 거지...?



첫째, 종말단계 요격용 AN/TPY-2 레이더

이건 말 그대로 종말단계 요격용이다. 적이 미사일을 쏘지? 그럼 1천km 거리에서 이걸 발견하고, 그리고 600킬로미터에서 낙하하는 탄도미사일을 감지한다. 그 뒤에는? 우리 쪽에서 미사일을 날리는 거다. 쉽게 말해서 유효 탐지거리가 600킬로 정도 하는 레이더라고 보면 된다.


둘째, FBX-T(Forward-Based X-Band – Transportable)


이 놈은 전진배치 레이더다. 이름 보면 뭔가 전진해서 배치된 야전용이란 느낌이 드는데, 이름과는 좀 다르다. 이 녀석은 유효탐지거리가 1800~2000㎞나 되니까. 그럼 종말단계 요격용 보다 더 좋은 거 아냐? 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아냐. 원래 인간사라는 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지 않은가? 이건,


"어? 씨바 저색희들이 미사일 쏜다!"


라고 알려는 준다. 그런데,


"야, 그럼 얼른 너도 미사일 쏴서 격추시켜야지!"


"아... 미안, 난 보기만 할 뿐 쏘지는 않아. 나 평화주의자야."


그렇다 전진배치용은 미사일 쏘는 걸 먼저 발견은 하지만, 사드 미사일을 유도해서 요격하는 기능은 없다. 말 그대로 '조기경보용'이다. 이 두 개의 레이더를 각각 일본(일본에 전진배치용이 2대 있다. 일본에서 중국 훑고 있는 중이며, 이스라엘이랑 터키에도 있다)과 한국(에는 달려고 시도 중)에 배치하려고 하는 거다. 이 두 개는 껍데기는 똑같은데, 안의 소프트웨어는 다르다. 


"그럼 종말유도형이라 뻥까고 전진배치용 들고 오면?"


"껍데기가 똑같으면, 종말유도형 들고 와서 전진배치용으로 바꿀 수도 있겠네?"


둘 다 가능성이 없는 이야긴 아니다. 근데, 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있을까? 뭘 해도 기분 더러울 거 아냐? 누가? 누구긴 누구겠어?



2. 중국은 왜 빡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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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빡침과 마주한 시진핑 주석



1회에서도 말했지만, 중국은 시진핑부터 시작해서 방귀 꽤나 낀다하는 애들이 입을 모아 사드 배치하지 말라고 떠들었다. 근데, 배치 할 거 같다. 그럼 우리나라 좆 된 건가?

"주변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해 나름대로 입장은 가질 수 있지만 우리의 국방안보 정책에 대해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 3월 17일 날 던진 말이다. 실질적으로 중국을 '엿'먹이는 발언이다.

중국은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걸까? 내가 중국사람 마음을 어떻게 알겠냐만 일단 썰을 한 번 풀어보려고 한다. '군사력', 그것도 '핵'에 관계된 부분에 집중해서 말해보려고 한다.


  1)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보유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은 MAD(상호확증파괴) 전략을 가지고, 미친 듯이 핵무기를 찍어냈다. 지구를 몇 번이나 박살낼 핵무기를 보유했다.



  2) 안보리의 핵 클럽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 다섯 나라인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는 공식적인 핵클럽이다. 이들이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이 한 짓을, 


"씨바, 너 죽고 나죽자!"


라는 MAD전략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당시 영국과 프랑스의 핵전력은... 걍,

"씨바, 우리도 핵 있어!"


수준이었다. 즉, 영국과 프랑스는 자신들이 주권을 강화하는 정도로서만 '핵'을 가지고 있었고, 냉전이 끝나자 너도 나도 핵을 감축했다. (영국은 최근 미국-영국 핵 상호방위조약Mutual Defence Agreement의 갱신 및 변경에 대한 대가로 조용히 핵전력을 확장하고 있다. 영국 네들 왜 그래?) 중요한 건 지금 중국이 핵을 찍어낸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러시아를 쫓아가기는 힘들다. 이미 미국은 만렙 찍고, 풀세트 장비 장착한 상태기 때문이다. 무모하게 쫓아가다가 소련 꼴이 날 수 있다는 걸 중국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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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겨레)



  3) 중국의 확증적인 최소 억지 전략


중국은 자신의 군사력 증강 전략을 짤 때 '확증적인 최소 억지 전략(assured minimum deterrence)'에 초점을 맞췄다.


냉전시절 소련이 왜 미국에게 패배했는지 아는가? 무리한 군비 경쟁 때문이었다. 미국이 F-14, F-15를 찍어내면, 그에 맞춰 그것보다 좋은, 아니, 최소한 비슷한 성능의 전투기를 찍어내야 한다는 압박에 SU-27을 찍어냈다. 그러나 소련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좋은 SU-35(SU-27베이스의 전투기)를 찍어내겠다며 덤벼들었다. 그러다 망했다. 미국은 자기들이 만든 전투기를 수출해서 개발비를 뽑아냈는데, 소련은 그런 거 없이 무턱대고 덤벼들다 걍 망한 거다.

중국은 1차 걸프전 직후 군 현대화에 시작한다. 더 이상 인해전술이 먹히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등소평 시절부터 이미 병력 감축하고, 밑밥은 깔아뒀다). 이때 중국이 참고했던 나라가 '소련'이었다.

"소련 놈들 왜 망했지?"


"미국 흉내내다 쫄딱 망한 거지."


"아니, 미국이랑 맞짱 뜨려면 최소한 그 비슷하게는 쫓아가야 하지 않을까?"


"그러다 경제가 거덜나!"


이때 중국 측이 생각해 낸 게 확증적인 최소 억지 전략(assured minimum deterrence)이란 개념이다. 자신들의 경제사정을 고려해 미국과 상대 할 때 꼭 필요한 부분만 투자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 투자비를 회수해야 한다는 (경제적 파급효과) 단서조항도 붙였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우주개발이다. 우리가 잘 아는 선저우 시리즈는 그렇게 나온 것이다. 


"야야, 우주개발도 하고, 그 기술로 제2포병 (중국 핵전력) 전력도 증강시키고 얼마나 좋냐?"


괜히 화교란 말이 나온 게 아니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은 90년 이후 미국을 비롯해 외국의 위성을 대행발사 해줬다. (대행발사만 27회가 넘어간다) 이때 얻은 노하우가 고스란히 우주개발로 이어졌고, 이 우주개발 기술이 제2포병의 전력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 여기서 걸리는 것이 중국은 미국의 MD체제가 명백히 자신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만약 러시아가 지금까지 쌓아놓고 있는 모든 핵미사일을 모두 터트린다면? 그러나 중국의 경우는 그 정도의 전력은 되지 않는다. 중국은 어디까지나,

최소비용, 최대효과


가성비를 따지면서 전력을 확충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MD카드를 본격적으로 뽑아 든 것이다.


  4) 중국의 핵전력의 변화

중국의 핵 사용전략은 '선제불사용' 전략이었다. 즉, 적이 쏘기 전까지는 쏘지 않는다는 것인데, 한 마디로 자신들의 핵무기를 '보복용'으로만 쓰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때문에 이들의 핵전력은 미국이나 러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잘 것 없었다.

2011년 기준으로 보자면, 중국이 작전 배치한 핵탄두 수는 175기다. 비축용, 폐기예전 탄두 65기를 더해도 240기다. (미국과 러시아가 천단위의 탄두를 가지고 노는걸 보면 애들 장난이다). 그런데 요 몇 년 새에 비약적으로 핵전력을 확충하고 있다.

2009년 기준으로 미국이 실전배치한 장, 단거리 핵탄두는 모두 5,113기다. 미국과학자연맹은 이 말을 비웃었는데,


"사용가능한 거 모두 끌고 오면 미국에 있는 핵탄두는 1만기가 넘어갈 것이다!"


러시아는 8,500기 정도의 핵탄두를 가지고 있다. 중국이 핵으로 미국과 붙으면 어떻게 될까?

단탄두 핵탄두를 다탄두로 바꾸려고 준비 중이고(미사일 하나에 탄두 여러 발이 실려서 날아간다), SLBM(잠수함 발사 탄도탄) 전력을 확충하려고 노력중이다. (최근 5년 간 핵무기체계의 전력증가율이 25%에 이른다) 중국이 '양보다 질'을 선택한 상황에서 미국이 MD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까놓고 말해보자. 미국과 러시아는 둘이 합해서 1만기 이상의 핵탄두를 가지고 있다. MD체제? 이 수많은 핵탄두를 다 방어할 수 있을까? 현존하는 기술과 전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러시아는 앞으로 핵전력을 증강시킬 것이라 천명했다. MD 때문에 서로 빡치는 중이다) 그러나 중국은 어떨까?

중국은 MD가 못내 부담스럽다. 가지고 있는 핵탄두도 별로 없고, MD체제가 점점 발전한다면, 자신의 핵무기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압박도 느끼고 있다. 때문에 서방의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기를 쓰고 反 MD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건 없다. 확실한 건 MD체제를 개발하는 것 보다 反 MD기술을 개발하는 게 훨씬 쉽고 싸게 먹힌다는 점이다) 중국이 MD체제에 깊은 빡침을 느끼고 있는 이유를 이제 알겠는가?



3. 우린 어쩌지?


1회에서 언급했듯이 브레진스키 교수의 예언이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이제 시간은 점점 줄어들 것이고, 선택의 때가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점이 '사드'가 된 것이다. 중국은,


"씨바, 우리랑 놀자. 미국 저색희들 재미없잖아? 그리고 오빠가 돈 많잖아. 뭐 필요한 거 없어?"


라면서 돈으로 밀어붙인다.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무역거래량을 보여주는 게 중국이다. (28%) 물론, 이 무역량에는 허수가 존재한다. 소비재를 파는 게 아니라 중국 현지공장에 들어가는 부품들이니... 어쨌든 그래도 중국 관광객 덕분에 명동이나 홍대, 제주도는 미어터지잖아? 중국의 경제력을 무시할 순 없다. 그럼 미국은 어떨까?


"야, 너 요즘 이상하다? 중국이랑 놀더니 이제 눈에 보이는 게 없나 보다?"


이러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턱 하니 카드를 내 민다.


"너, 지켜보겠어. 이거 받을 거야. 안 받을 거야?"


'사드'다. 이건 말 그대로 시작인 것이다. 일본의 경우는 시작부터,


"달려들거면 옷까지 벗고 확실하게 달려들어야지!"


라는 정신으로 미국에 착 달라붙어서 중국을 까는데 정신이 없는 상황. 요즘 미국과 일본을 보면, 아니, 미국의 전략무기 배치나 외교적 행보를 보면, 냉전시대의 대소련 포위망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대소련 봉쇄망을 대중국 봉쇄망으로 ‘이름’만 바꾸면 되니까 일본의 경우는 아마 익숙할 것 같다. 이미 중국 주변국들을 포섭해서 대 중국 포위망을 완성시켜 나가는 미국에게 화룡정점으로 MD체제까지 완성 시키면,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군사적 카드 한 장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인도, 미얀마, 베트남 등등 중국 주변국들을 다 섭외해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중이다)


그 한가운데 한국이 낀 것이다. 만약 한국이 확실히 미국에 붙는다면, 중국으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오산에서 F-15가 뜨면 베이징을 폭격하고 돌아올 수 있는 거리다. 평택항은 또 어떻구? 서해 출입구를 봉쇄할 수도 있다. 한반도 지형이란 게... 이럴 때 보면 참 거지같다.

지금 정부 분위기를 보면,

"AIIB는 중국 손 잡아주고, 사드는 미국 손 잡아주고..."


대충 이런 분위기 같은데, 이게 맞다고 본다. 어쩔 수 없다. 미국이 사드 달겠다면, 달아야지 어떻게 하겠는가?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한국과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었다.

중국과 북한은 중조우호합작호조조약(中朝友好合作互助條約)을 맺었다.


즉, 전쟁이 터지면 미국은 한국편, 중국은 북한편을 든다는 것이다. 물론, 시대는 뒤바뀌었다. 만약 한국과 북한이 전쟁을 한다면, 중국은 우선 북한과의 국경선을 봉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시대가 됐다. (스탠퍼드대학 아시아 태평양 연구소에서 나온 분석) 중국의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은? 최대한 시간을 끌며 전략적 모호함을 보이다가 최후의 순간에 어디 한군데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뭐, 이미 결론은 나지 않았는가?



4. 마치며



사드 문제가 불거졌을 때 제일 먼저 스친 생각은,

'생각보다 빨리 왔네'


중의적인 의미였다. 사드 문제를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코너에 몰린 상태에서 터진 건데, 솔직한 심정으론 ‘은근슬쩍’ 넘어가길 바랐다. 다른 의미로는, 다들 알겠지만,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라는 질문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 그러나 절대 거부할 수 없고, 1명만 선택해야 하는 절대적인 질문 앞에 서게 된 시기가 너무 빨리 왔다는 것이다. 중국은 예전부터 MD체제가 자신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덜컥 사드 문제가 터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전략적 모호성'의 경우 최후의 순간에 양쪽으로부터 다 버림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의 경우는 지정학적인 상황이나, 경제적인 위치를 고려해 최악의 경우까지 갈 확률은 낮지만, 어쨌든 그런 확률을 계산한다는 자체가 우리에게는 위기다.

생뚱맞은 이야기지만, 얼마 전까지 한국에 있는 주한외국공관들 중 제일 큰 건물이 주한미국대사관이었다. 그러나 이 순위가 뒤바뀌었다. 주한중국대사관이 미국대사관을 앞지른 것이다. 이게 의미하는 게 뭘? 괜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으면서도,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미중 양국 간의 신경전을 벌이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선택의 시간이 찾아온 것 같다.


첨언 : 원래 지난주에 썼어야 할 기사인데, 밀린 글들이 많아서 한 발 늦게 쓰게 됐다. 편집부와 독자제위들께 사과드린다.







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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