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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3. 30. 월요일

kuru









출처 - 노컷뉴스


요즘 의무급식과 출장골프로 화제에 오르내리는 홍 지사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미국 출장 중 금요일 오후에 골프를 했다는 것은 사려 깊지 못했던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평소 같 면 비난은 받겠지만 크게 문제삼지 않고 일과성 헤프닝으로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무상급식과 관 련을지어 비난을 하다 보니 일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글쎄고위공직자가 평일, 그것도 공무 출장 중에 무보수 명예직으로 위촉한 통상자문관이라지만, 청소용역업체를 운영하는 업자들과 골프를 즐기는 것이 비난은 좀 받지만 크게 문제되지 않고 넘어가는 일과성 헤프닝 정도일까어디 한번 비슷한 과거 사례를 보자.

 

2009112일 한나라당 최고위회의에서 원내 대표이던 홍 지사의 발언



"(야당의원들의 부부동반 해외골프여행을 두고)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자처할 수 있나?"


"의원 남편의 생일파티를 한다고 방콕까지 가는 것이 무슨 서민 위한 정당이고 못사는 사람을 위한 정당이 고 자처하는가?"


 

20081013일에는 노 전 대통령의 골프를 거론하면서 이렇게 비난했다.

 


"서민의 아들을 자처하는 노 전 대통령이 경기도 골프장을 통째로 빌려 골프파티 한 것도 전직 대통령으로 는 아주 부적절한 행동. 더는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발언과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 정도는 홍 지사 말처럼 비난은 받겠지만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일과성 헤프닝으로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라고 이해하자. 그러나,

 

200631일.


이해찬 총리는 골프를 쳤고 가히 융단폭격을 받고 낙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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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



"골프와 등산은 다르다. (중략) 문제는 그 골프를 못 치면 병날 것처럼 몰두하고 또 그것을 옹호하는 사람 즉 다시 말해 노무현정권의 핵심인사들이 바로 이 나라 빈부의 양극화를 정권의 화두로 내걸고 그것의 해소를 정권의 정당성과 도덕성의 모토로 내걸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 (중략) 최소한 판잣집 옆에 큰 저택을 짓는 행위는 삼가야 하는 것이 또한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사회의 기본도덕률이다. (중략) 이제 집권 3년을 넘어선 노무현정권은 이미 기득화하고 있다

- 조선일보 - 

 

"이해찬 이후를 설계하려면 이해찬 문제를 돌아보라. (중략) 나만 잘났다는 사람들은 입만 열면 남의 부아 를 돋우고 남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는 말만 토해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한 점 티끌 없는 하늘에서 따로 떨어진 사람행세를 했다. 그랬던 사람들이 이런저런 문제가 많은 업자들과 어울려 황제골프 내기골프를 했고 그 뒤편에선 수상한 냄새가 나는 거래가 이루어졌다. 더구나 그걸 감추겠다고 거짓말 퍼레이드까지 이어가는 걸 보면서 국민들이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생각을 굳히게 된 것이 3.1절 골프파문의 결말이다

- 조선일보 -


"이 총리의 사퇴와 공직자 처신 (중략) 이총리의 낙마는 골프라는 직접적 계기와 이를 둘러싼 이총리 자신 의 처신 때문에 빚어진 것. (중략) 이 총리는 이해하기 힘든 골프물의를 반복적으로 일으켰고 부적절한 상 대와 골프를 쳤으며 그동안 언론의 의혹에 부인과 번복을 반복해 신뢰를 잃어버렸다. 이런 처신으로 고위 공직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

- 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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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동아일보


"내기골프 즐기는 강남좌파 (중략) 요즘 잘나가는 사람들을 강남좌파라고 부른다. 아마도 생각은 좌파적인 데 생 활수준은 강남사람에 못지않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듯하다. 골프를 너무나 좋아하다가 탈이 난 이 해찬 총리가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중략) 다만 곁 다르고 속 다른 이들의 언행은 고쳐야 한다. 이 총리 의 내기골프를 계기로 골프나 부동산 소유 해외유학을 죄악시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버릴 때도 됐다. 정치 자금을 제공한 기업인들과 몰래 골프를 치면서 남들을 비판할 수 있을까?"

- 동아일보 -

 

"막말 독선 골프총리에 민심이 등을 돌려 (중략) 이번 낙마도 직접적인 이유는 부적절한 골프지만 그의 독 선과 오만에 대해 정치권 안팎의 여론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

- 동아일보 -

 

"총리사퇴 집권세력 도덕성 회복 계기 돼야. (중략) 이총리 골프파문을 단지 시기적 부적절성이나 부주의한 처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 (중략) 남의 약점만 문제 삼다 자신의 들보 를 보지 못하는 오만과 도덕적 해이야말로 이 총리 골프파문이 집권세력에 던진 경고적 메시지 (중략)  대통령은 이 총리 사퇴에 따른 국정공백을 최소화 하는것은 물론 그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뼈저린 자성을 토대로 집권세력의 도덕성회복과 공직윤리의 재무장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 경향신문 -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이 총리가 국회에서 고압적 자세를 보이는 등 국민에게 지탄받을 일을 계속하고 있다. 철도파업으로 국민이 불편을 겪고, 전국적으로 3.1절 기념행사가 벌어진 시점에 총리가 상공인과 어울려 골프를 쳤다는  것 하나만으로 총리는 사과하고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 200633일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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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BC 뉴스데스크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우라!! 아무렴, 그래야지!

 

존경하는 당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께서도 한마디 거드셨다.



"골프를 끊기 힘들다면 공직은 맡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니냐?"



청와대에서 국정의 연속성 때문에 이해찬 총리를 유임하는 듯 한 발언을 하자 이렇게 비유하신다.



"동해시가 가난하니까 동해시 출신 의원이 성추행을 했다 해도 의원직을 사퇴해선 안 된다는 얘기와 정말 똑같은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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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무수하게 많지만 대표적인 사례 몇 개 만 <미디어 오늘> 에서 펌했다.


결국 이해찬 총리는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는 말이 있는데 지난 열흘 동안 폭우가 쏟아져 옷이 흠뻑 젖었다" 라는 이임사로 무려 10일간 집중십자포화를 표현하며 사퇴했다.


누구는 일과성 헤프닝 정도로 넘어가고 누구는 열흘 동안 모든 매체가 총 동원되어 집중 난도질로 만신창이를 만들어 쫓아내는 기준은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뭐, 거기까지도 이해해주자. 그러나,


197331일.


경기도 고양 뉴코리아 컨트리클럽 골프장. 몇 명의 남자들이 골프를 즐기다가 클럽하우스에 마주앉아 그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말문을 연다.



"각하께서 연만하시니 더 노쇠하시기 전에 후계자를 키우셔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이후락부장이 후계자로 좋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미친놈들내가 아직 노망하려면 멀었는데라고 대수롭지 않게 받고 다시 골프장으로 나갔다.


그러나 골프를 마치고 필드를 나왔을때 그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무섭게 다시 물었다.


"아까 그 말 말이야 누가 그런 소릴 했어이후락이가 그랬나?"


그는 그 자리에 끓어 앉았다.


"이름은 못대겠습니다"


박종규 경호실장이 권총을 뽑아들고 "이름을 대라"고 위협했고 그는 이렇게 답한다.


"윤필용 장군이 그랬습니다"


- 조갑제 닷컴 -



윤필용 장군과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했으나 쿠데타 모의혐의가 나오지 않자 업무상 횡령수뢰, 특가법, 군무이탈죄를 적용. 1~15년형을 선고했다.


심지어 민간인 신분인 대우그룹 김우중까지도 윤필용 장군 측근들과 가깝게 지낸다는 혐의로 보안사에 연행되어 중앙정보부에 있던 경기고 동기이자 절친이던 이종찬에 의해 가까스로 석방되었다. 


당시 윤필용사건으로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던 손영길 장군의 인터뷰 일부이다.

 

"20일 넘게 당했습니다. 명색이 장군인데.. 창피해서 말하기도 힘드네요. 발가벗겨 비행기 태우고 수건씌 워 코에 물 붓고 전기고문하고... 특히 내 전속부관을 잡아와 바로 내앞에서 고문할 때 정말 미칠 것 같더 자살도 생각했지만 누명만 쓸 것 같아 반드시 살아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쿠데타가 안 되자 업무상 횡령 총기불법소지 등 5가지를 뒤집어 씌우더군요. 박대통령이 주월미군사령관 웨스트모얼랜 드대장에게서 선물 받은 상아손잡이 권총을 제가 베트남 파병 갈 때 주셨는데 그 총까지 불법소지죄로 엮 었어요


- 2011216일 중앙일보 -

 

 

 윤필용_한겨레.jpg

출처 - 연합뉴스

 

'윤필용사건'으로 당시 군부 최고의 실세 윤필용 장군이 처벌받는 것을 본 김형욱은 미국 망명을 했고, 신임을 잃은 이후락은 만회하려다 DJ납치사건으로 교체되었다. 그 여파는 문세광의 대통령 저격사건까지 이어지고, 박종규 경호실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


그리고 그 후임이 차지철이 되고 중정부장은 김재규로 이어져 결국 10.26사건으로 궁정동 안가의 비극을 낳는다. 하나회의 대부이자 실질적인 수장이자 후원자는 윤필용 장군이었고 보스는 전두환이었다. 저런 국가의 대 혼란기에 전두환은 그 힘을 이용해서 12.12군사반란, 5.17쿠테타, 5.18광주 민주화운동을 피로 진압하고 정권을 잡는다.

 

20122월, 윤필용사건은 무려 39년 만에 윤필용 장군의 사망 후 그의 아들이 재심을 청구해서 무죄판결을 받았고, 그 외 사건연루자들도 줄줄이 무죄판결과 함께 국민의 세금으로 거액의 배상금을 받는다.

 

정말 진지하게 묻는다.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을 불법으로 마구 잡아다가 악랄한 고문하고 억울한 누명 씌워 가두고, 그로 인해 나라는 풍전등화 꼴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혼란과 고통을 겪거나 죽는 비극을 낳은 사건그 시발점은 바로 3.1절 골프였다.


그런데 똑같은 3.1절 골프치고 누구는 거의 린치수준의 융단폭격을 받고 쫓겨나고, 누구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는다. 윤필용사건 당시의 3.1절 골프를 비난하는 언론이나 정치인 개인을 막론하고 어느 누구도 비난하는 기사를 본적이 없다. 


그 기준은 무엇이냐? 정말 궁금하다.







kuru


편집: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