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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4. 02. 목요일

따란따란해서 따란이








문재인은 왜 유능한 경제정당을 부르짖는가.

요즘 문재인이 핫하다. 리얼미터 기준으로 대선후보 지지율은 12주째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고, 4월 1일자 대선주자 적합도에서는 31.5%를 찍었다. 2위 반기문(16.6%)과는 두 배, 3위 김무성(10.2%)과는 세 배 가까운 차이로 사실상 문재인 독주 체재라고 불러도 무방한 상황이다.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된 것인데, 이게 어딘가 모르게 좀 쌩뚱맞다. 비록 문재인이 지난 대선 야권의 단일후보였고, 민주진영 역사상 가장 많은 득표를 한 후보임에는 틀림없지만, 대선이 끝나고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그저 수많은 야권의 대선후보들 중 한 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실제 대선이 끝나고 야권후보 지지율은 한동안 안철수로 수렴되었었고, 지난 지방선거가 끝난 후에 대선후보 지지율 1위 등극으로 빵끗 웃은 것은 다름아닌 박원순이었다. 문재인은 그렇게 안철수와 박원순에 밀려서 이른바 친노지지층에 젖줄을 대고 하루하루 연명하는 야권 2위 전문, 전직 대선후보로 자리매김하게 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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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리얼미터>


하지만,

문재인이 새정치연합의 당대표에 출마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한다. 출마 선언을 기점으로 서서히 지지율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넘사벽 수준으로 다른 후보들을 찍어내리는 수준까지 올라와 버렸다. 실제 그전까지 1위 자리를 수성하던 박원순의 지지율은 문재인 지지율이 오름과 동시에 하락 추세를 나타냈는데, 이는 박원순을 지지하던 일부가 문재인으로 갈아탔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해서 현재 부산/울산/경남 그러니까 새누리당의 텃밭에서 문재인이 김무성을 지지율로 싹싹 바르고 있다. 그 뿐인가 문재인 지지율과 동시에 새정치연합 지지율까지 동반상승하여 두 배 넘게 차이가 나던 당 지지율이 리얼미터 기준으로 사정거리 안까지 쫓아온 상태다(리얼미터 3월 4째주 새누리당 36.2% 새정치연합 29.1%). 현재 한국 정치권에서 제일 잘나가는 인물은 바로 문재인이며, 이번 재보궐에서 선방할 경우 적어도 내년 총선까지 문재인 대세론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왜 문재인은 이렇게 잘 나갈까? 대선 후 그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는 사람은 좋은데 정치인으로 함량미달이다, 노무현의 그림자에 불과하다, 권력의지가 없다, 안철수 없었으면 진작에 골로 갔다 등등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였다. 정말 그럴까? 만약 그가 정말 착한 바보에, 노무현의 흔적일 뿐이고, 안철수 빵셔틀에 불과했다면 지금의 문재인 대세론이 가능했을까?

그렇지 않다.

물론 대선후보, 친노적자라는 외부요인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자만 그것만 가지고 현재의 문재인 대세론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 외부요인을 관리하고,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외연을 확장해나가는 건 전적으로 정치인 개인의 역량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은 현재 그걸 해내고 있고, 덕분에 부동의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사수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외부요인과 인상비평만 가지고 그를 평가할 시기는 지났다고 봐도 본다. 이제는 문재인이란 정치인을, 문재인의 정치적 행위를 통해서 보다 디테일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문재인은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되는 데 어떠한 기여를 했는가.

현재 리얼미터 기준으로 대구/경북과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지역과 연령층에서 문재인이 대선후보 지지율 1위라면 그것은 분명히 문재인의 어떠한 정치적 행위가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 것이다. 대체 문재인의 어떠한 말과 행동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그의 지지율로 나타났는지 하나씩 하나씩 들여다 보는 게 이 글이 목적하는 바다. 그렇다. 지금까지 서론이었다. 놀라지 말아라. 본론은 의외로 짧을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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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번째 이야기가 바로 ‘문재인은 왜 유능한 경제정당을 부르짖는가’이다. 문재인은 당대표 취임 후 지금까지 주구장창 새정치연합의 혁신을 이야기하면서 경제정당으로의 전환을 혁신의 제1 과제로 뽑아왔다. 이명박 정권의 비리, 박근혜 정권의 무능 지난 대선 과정에서 벌어진 부정 의혹 등 하루에 한가지씩만 털어도 다음 대선까지 하루도 입이 쉴 날이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왜 문재인은 경제를 가장 먼저 주장하게 되었을까?

이유는 지난 대선 결과를 보면 이해가 간다. 지난 대선 20대 투표율은 65.2%, 30대 투표율은 72.5%, 40대 투표율은 78.7%, 그리고 50대 투표율은 89.9%(꺄악), 60대 이상 투표율이 78.8% 정도 된다(출구조사 결과). 여기서 50대 이상이 누구한테 투표했는지는 말 안해도 알 것이다. 말해봤자 애꿎은 담배만 한 대 꼬나물게 되지 뭐. 하물며 저렇게 투표도 열심히 하시는 50대 이상 분들은 덩어리수도 가장 많다. 베이비붐 세대가 괜히 베이비붐 세대가 아니다. 닥치는 대로 낳았기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다. 지난 대선 문재인이 석패한 이유는 저 덩어리를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딴 거 없다. 50대 이상 유권자들에게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진 거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자. 만약 문재인이 50대 이상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다면? 50대에서 새누리당 후보보다 많은 득표수를 견인해낼 수 있다면? 그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현재 40대 이하는 현정권에 대한 비판의식과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으로 똘똘 뭉쳐있다. 이 상태에서 문재인이 50대를 꼬시는데 성공한다면?


정권교체는 현실이 된다.


선거의 기본은 자기 지지층은 결집시키면서 상대방 지지층은 갈라치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연전연승은 언제나 이 전략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경상도와 고령자 지지를 양대 지지축으로 야권 지지층 갈라치기에 능수능란한 모습을 보여왔기에 나라는 말아먹어도 선거는 늘 이기는 개이득 정치를 추구해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재인이 새누리당 지지층 갈라치기에 성공한다면? 지역으로는 경상남도 그리고 세대로는 50대에서 유의미한 수준으로 새누리당 지지층을 빼앗아 올 수 있다면, 기울어진 운동장은 끝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운동장이 왼쪽으로 다시 기울어진다. 그때부터는 민주진영의 개이득 인생이 시작된다. 


하지만 50대가 그냥 넘어올까? 막말로 문재인이 박근혜 욕만 한다고 ‘아싸 문재인 오늘부터 너님 지지!’ 이럴까? 그렇지 않다. 50대 이상과 소통하지 않으면 50대의 지지를 이끌어 올 수 없다. 50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치로부터 무엇을 가장 절실히 바라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것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절대 50대로부터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다. 어떤 사람은 전 정권의 비리를 단죄하기 위해서 정권교체를 열망할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후퇴한 언론자유를 복원시키기 위해, 또 어떤 사람은 세월호 비극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정권교체를 열망할 것이다. 그렇다면 50대의 표심을 가르는 아젠다는 무엇일까?


경제다.

이의 없을 것이라 믿고, 자세한 지표는 생략한다. 숫자 찾기 귀찮아서 그런 거 아니다. 당신의 수준을 믿기 때문에 따로 지표를 제시하지 않는 것이다. 작년말 기준 가계부채는 1000조를 넘었다. 그리고 이 가계부채는 정확하게 부동산과 연결되어 있다. 50대는 이제 곧 직장에서 물러날 시기가 온다. 빚은 산더미인데 소득은 사라진다. 부양가족의 생계는 막막해져 가는데 째깍째깍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정부는 답을 주지 않는다. 이것이 현재 50대가 품고 있는 가장 큰 불안이다. 이 불안과 소통하고, 해법을 제시하면 그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현재 문재인이 추구하는 유능한 경제정당은 바로 이 고민에 대한 문재인 나름의 답이다. 지난 대선에서 나는 당신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지만, 이제 당신들의 고민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테니, 다음엔 새정치연합을 지지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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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세계일보>


이것이 현재 문재인이 유능한 경제정당을 표방하는 이유다. 구체적인 타겟이 있고, 그 타겟의 니즈를 정치에 적극반영하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의 실체는 여기에 있다고 본다.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을 유지하면서 외연확대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능한 경제 정당은 외연 확대의 한 측면이다. 그렇다면 외연확대의 정치적 행위로는 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전통적 지지층 복원은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다루기로 하자. 왜냐하면 내가 지쳤기 때문이다. 

문재인은 성공할 수 있을까?

문재인은 현재의 대세론을 계속 유지해서, 다음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그 동력을 바탕삼아 정권교체를 이루어낼 수 있을까? 모른다. 그건 전적으로 그의 능력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의’ 문재인 대세론이 여러 외부요인들 외에 그의 능력과 정치적 행위의 결과임을 알려드리는 것이 이글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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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예고: 김무성은 왜 로봇연기자가 되었는가>






따란따란해서 따란이


편집 : 딴지일보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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