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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4. 06. 월요일

cocoa






 

2014, 포춘지(Fortune)에 흥미로운 기사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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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ortune

 

세계 최대 범죄조직에 대한 기사였다. 역시 돈 좋아라하는 포춘지답게 수익을 기준으로 범죄조직의 순위를 매겨주었다. 기사에서 소개한 세계 범죄조직의 순위는 이렇다.

 


1.Yamaguchi Gumi (야마구치 구미)


2.Solntsevskaya Bratva (솔른체프스카야 브라트바)


3.Camorra (카모라)


4.Ndrangheta (노드랑헤타)


5.Sinaloa Cartel (시나로아 카르텔)

 


여러 악당들을 제치고 대표적인 야쿠자 조직인 야마구치 구미가 1위를 차지하였고, 악명 높은 러시아 마피아인 솔른체프스카야가 2위를 차지하였다. 마피아의 원산지인 이탈리아에서는 3위 카모라와, 4위 노드랑헤타를 배출하는 기염을 토하였다.(잘하는 짓이다) 5위에는 멕시코의 시나로아 카르텔이 랭크되었다.

 

세계 3대 범죄조직이자 가장 많은 조직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삼합회가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 놀라웠지만(조직원이 너무 많아서 새는 돈이 많나?), 무엇보다 이들이 연간 벌어들인다는 수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기사에 따르면 2위를 차지한 러시아 마피아는 헤로인을 팔아서 연간 85억 달러를 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92888억이다. 감이 안 오니 무식하게 계산해보자. 이들의 주 수입원인 헤로인 1g은 보통 14~15만 원에 거래된다. 9조 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계산해보면, 헤로인 66톤을 팔아치워야 한다. 헤로인의 1회 투여량이 5mg이라고 하니까 그야말로 어마어마어마어마어마어마어마한 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치만 조 단위로 자원외교인지 겜블인지 해먹는 위대한 가카를 겪었던 우리덜 입장에서야 그깟 몇 조 원 정도는대단히 큰돈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마피아 대단하다더니 울 가카만 못하네라 생각하며 기사를 읽어나갔다. 그런데 1위를 차지한 야마구치 구미의 수입을 보았더니, 깜착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급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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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라 머리털이 곤두섰다

 

일본 야쿠자인 야마구치 구미의 연간 수익은 무려 800억 달러. 80,000,000,000달러. 원 단위로 환산하면 공을 세 개 더 붙여서, 80,000,000,000,000원. 공이 무려 13개다. 이 야쿠자들이 마약팔고 삥 뜯고 빠찡코 돌려서 버는 돈이 우리 돈으로 자그마치 80조가 넘는다는 거다.

 

이게 대체 얼마나 큰돈이냐. 감이 안 온다. 또 무식하게 따져보자. 2015년 기준으로 SK그룹의 시가총액이 88, 포스코가 29, 한화가 12조이다. 그러니까 이 야쿠자들의 수입이 어지간한 대기업의 시가총액보다 큰 셈이다.

 

이쯤 되면 도대체 저 범죄조직들은 정체가 뭐 길래 이렇게 큰돈을 주무르고 있는 걸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한번만 궁금해주라... 글치? 궁금하지궁금하다 치고 넘어가자. 그럼 니덜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 3대 범죄조직이라 불리는 야쿠자, 마피아, 삼합회를 간략하게 함 알아보자.

 

 

야쿠자(やく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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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야쿠자를 취재하고 찍은 사진. 등에 잉어를 업으셨다.

출처 - 앤톤 커스터스

 

야쿠자라는 단어는 도박판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카드 3장을 뽑아 끝자리가 높으면 이기는 게임에서(바카라와 비슷), [8][9]를 뽑으면 17이 된다. 이때 7이상의 숫자일 경우 다음 카드를 뽑지 않아도 된다는 룰에 따라 멈출 수 있다. 하지만 욕심을 부려 카드 한 장을 더 뽑았는데 [3]이 나오게 되면 끝자리가 0이 되어 망해버린다.


이 필패 조합 숫자를 그대로 읽은 것이 8() 9() 3() 야쿠자다. 그니까 야쿠자라는 단어의 뜻은 인생을 도박처럼 사는 것들혹은 쓸모없는 최악의 존재가 된다. 내가 그렇게 말한 게 아니고 어원이 그렇다고 하니까 저는 잘못이 없슴니다ㅠㅠ

 

야쿠자는 일본 내에서 매우 독특한 지위를 갖고 있는데, 공개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면서 뒤로는 불법을 자행하는 식이다. 포춘지 선정 최대 기업으로 뽑힌 야마구치 구미 같은 조직도 연예 기획사, 부동산 등을 운영하면서, 뒤로는 마약밀매와 매춘사업을 하고 있다. 이러니 야쿠자가 일본 사회에서 공인된 집단이라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삼합회(三合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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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합회의 두목이자 마약 대마왕이었던 두웨이성


중국의 대표적인 범죄조직으로 흑사회라고 불리기도 한다. 여담이지만 흑사회(黑社會)는 조직 명칭이라기 보단 중화권에서 범죄조직을 통칭하는 단어라 할 수 있다. 마치 토렌트를 어둠의 경로라고 부른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하여 쭉 삼합회라는 명칭으로 쓰도록 하겠다.

 

삼합회는 홍어, 돼지고기, 김치를 즐겨먹는 사람들이 만든 조직으로, 삼합회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썰이 있다. 그중 하나가 청나라에 반대하여 명나라를 재건하려 했던 승려들의 비밀 조직이 이어져 내려와 삼합회가 되었다는 거다. 1671년 소림사 계열의 한 사찰의 승려들이 뛰어난 무술실력으로 청나라로 침입하는 이민족들을 물리쳤는데, 승려들의 무술 실력이 너무 대단해서 청나라에서 없애려 음모를 꾸며 사찰에 불을 질렀다. 이때 살아남은 소수의 승려들이 삼합회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미 눈치 챘겠지만 지네들이, 아니 삼합회님들이 스스로 정당성을 만들어보려고 후에 가져다 붙였다고 사람들이 말했다. 내가 주장한 게 아니다. 저는 잘못이 없슴니다ㅠㅠ

 

삼합회 기원의 정설은 1700년대 후진성에 있었던 범죄조직이었던 천지회가 점차 발전하여 삼합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삼합회는 정권과 결탁하여 좌익 인사들을 테러하고(얼마 전 홍콩 우산시위에도 삼합회 개입설이 있었다) 아편을 판매하는 등 전형적인 범죄조직 테크트리를 그대로 밟으며 세를 키워 나갔다. 유명한 일화로 삼합회의 두목이자 아편 대마왕으로 불렸던 두웨이성은 상하이 아편거래 금지위원회’의 수장이 되어 국민당 정부가 압수한 마약을 받아, 다시 내다 파는 방식으로 막대한 돈을 벌었다. 가히 땅 짚고 헤엄치기의 표본이라 하겠다. 이만하면 대마왕이라 불릴 만하다.

 

삼합회의 특징은 하나의 조직이라기 보단 연대 조직이라는 점이다. 느슨한 연대라고 할까. 야쿠자가 오야붕을 중심으로 명확한 상하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면 삼합회는 여러 조직의 연합을 구축하고 있다. 삼합회 계열 조직이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정도라 볼 수 있다.

 

 

마피아(m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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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대부 이미지인 마피아 두목 카포네

 

마피아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지방에서 생겨났다.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의 중앙에 위치한 시칠리아는 오래 전부터 착취의 대상이 되어왔는데, 그곳에서 지주들의 마름 역할을 하며 소작농들을 괴롭히던 가벨로티(Gabelloti)들이 시칠리아 마피아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정설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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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에게 까이고 있는 불행의 땅 시칠리아

 

마피아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널리 알려진 건 1282년 시칠리아 인들이 프랑스에 대항하여 일으킨 시칠리아 만종의 구호인 ‘Morte Ai Francesi Italia Anela(이탈리아는 프랑스인들의 죽음을 열망한다)의 머리글자를 따서 마피아라 불렀다는 것이다. 허나 명확한 근거가 있는 주장은 아니다. 다른 설로는 지주들이 만든 사병조직인 마피에(MAFIE)에서 기원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마피아는 하나의 조직이라기 보단 범죄조직을 통칭하는 단어로 보는 게 맞다. 그래서 보통 이들을 부를 때 시칠리아 마피아, 미국 마피아, 러시아 마피아 등 지역이름을 따서 부른다. 가끔 삼합회를 중국 마피아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초기 마피아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지방의 작은 범죄조직이었지만, 무솔리니 통치시기에 미국으로 이민 간 이탈리아인 중 마피아가 포함되면서 미국에 진출하게 되었다. 마피아는 때마침 금주령이 내려진 미국에서 술을 팔아재껴 큰 세력을 행사하게 되었다고.


흔히 마피아의 특징으로 뽑는 것이 무척 잔인하다는 것인데, 자신을 수사하던 검사가 지나가는 도로에 폭탄을 설치하여 살해한다거나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정식 조직원으로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2014년 월드컵 당시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가 콜롬비아 선수인 수니가(Zunigha)에 의해 부상을 당하자, 브라질 마피아인 'PCC'가 수니가를 살인하겠다고 예고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콜롬비아 마피아격인 '메데인 카르텔'은 수니아를 건드릴 경우 브라질 선수들과 가족들을 죽이겠다고 화답했다. 오늘도 평화로운 마피아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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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시여 제발 저를 보호해주세요"

수니아의 진심이 담긴 트윗

 

짧게만 언급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우짜다보니 꽤 길어져 버렸다. 얼렁얼렁 진도 나가자.

 

2003년 부산시 영도구의 한 아파트에서 총격 살인 사건이 일어나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사망자는 러시아인 라흐모프 와셸리그는 러시아 마피아인 야쿠트파의 두목이었다.(두목은 죽이고 부하는 부상만 입히는 것이 러시아 마피아들의 문화라 한다) 살해당한 그는 러시아에서 다른 조직의 중간 보스를 살해하고 부산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중 상대파로부터 보복을 당한 것이다주목할 점은 살해당한 그가 부산의 대표적인 조폭인 칠성파, 학이파 등과 관련된 A와 연계하여 콘코리아 서비스라는 수산물 수입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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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원을 제압하고 마피아 두목을 총기로 살해하는 용의자


이미 부산지역에서 러시아는 마피아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부산으로 들어오는 러시아 댄서들은 다 마피아를 통해 들어온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렸다. 심지어 부산항과 인접한 초량동은 초량텍사스로 불릴 정도로 러시아 마피아들로부터 총기와 마약을 구하기 쉽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부산역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는(초량텍사스가 바로 이 주변이다) 차이나타운에는 중국 가계보다 러시아 술집이 더 많다.


아무것도 모르던 꼬꼬마시절의 본 기자는 차이나타운을 늦은 밤 혼자 돌아다니다 영화에서나 보던 백인+문신+덩치들이 모여 있는 걸 보고 전력질주로 도망쳐 나온 경험이 있다.

 

국내에 진출한 건 마피아뿐만 아니다. 삼합회도 97년, 99년, 2000년 등 여러 차례 국내 조직과 연계하여 각성제인 메스암페타민(이른바 히로뽕. 누가 생각난다. 누군지는 말 못해...)을 반입하려다 적발되었다. 삼합회의 대표적인 조직으로 알려진 죽련방의 조직원이 인천공항을 통해 필로폰 9.6g을 항문에 넣어(아푸겠다) 반입하려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2011년에는 '선양파'의 두목 등 4명이 필로폰 5.95kg을 유통시킨 혐의로 검거되기도 했다. 조선족 출신인 선양파의 두목은 부산 유태파, 서울 청량리파, 의정부 신세븐파, 충남 논산파 등 전국 조직들과 연계하여 마약을 유통했다고. 이 외에도 삼합회는 밀입국 알선 등을 통해 국내에 진출하고 있다.

 

야쿠자는 세 조직 중 가장 활발하게 국내에 진출하고 있다. 야쿠자는 90년대 이후 칠성파, 21세기파 등 부산지역 조폭들과 주기적으로 친목을 다져왔다. 일본과 부산을 왕래를 하면서 의형제를 맺고 교육도 함께하는 식이다. 강호동이 참석했다는 야쿠자 모임도(본인은 모르고 참석한 것이라 하지만) 이런 모임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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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만 봐서는 정말 모르고 참석한 듯하다

출처 - 채널A


2007년에는 일본 최대 폭력조직 야마구치 구미의 중간보스 이○○, ○○ 등이(국내에 진출하는 야쿠자의 중간보스는 주로 재일한국인이 담당하고 있다) 중국산 필로폰 1Kg을 국내로 밀수입한 후 일본으로 밀수출하려다 검거된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이들 조직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하노이파’, 방글라데시의 군다파’, 태국의 깽양이파등의 범죄 조직도 국내에 진출해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주로 해당 국가의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폭력, 갈취가 주를 이루고 있으나, 점차 마약 판매 등을 통해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에 국제 범죄조직들이 활발하게 진출하는 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야쿠자에 삼합회에 러시아 마피아에 세계 깡패라 불리는 북한까지동서남북으로 세계적인 범죄조직 하나씩 갖고 있다는 나라들이 자리 잡고 있으니, 우리나라에 진출하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상황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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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이런저런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범죄조직들로부터 안전한 곳이라 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마약 거래에서 주로 유통국으로 활용되던 우리나라가 최근 마약 소비국으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추세라 하니, 이런 범죄조직들의 국내 진출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조폭에는 조폭이라고 우리도 조폭 있지 않냐 하겠지만 글치가 않다. 어느 드라마처럼 애국심으로 무장한 울 나라 조폭들이 종로를 넘보는 야쿠자들을 혼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실제로 그러지도 않았고). 오히려 이런 조직들과 연계해서 자기 세력을 견고히 하고 노나먹기를 해 보려고 서로 달려들겠지.

 

어느덧 고전이 된 추억의 드라마 <야인시대>, 김두한 vs 혼마찌패

영상출처 - SBS

 

그럼 이런 무서운 놈들로부터 누가 우리를 지켜 줄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치안과 관련된 업무는 경찰이 관장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는 국제 범죄조직들을 검거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에서 수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경찰에서도 해외 경찰 주재관을 파견하고 있으나, 25개국에 48명을 파견하는 수준이다. 국가 당 2~3명. 따라서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재외국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하여 배치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하여 국제 범죄 조직에 대한 수사는 국정원 산하 국제범죄정보센터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다. 정보력을 바탕으로 한 국정원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사를 한 후, 관련 정보나 범인 리스트를 경찰에 토스해주는 방식이라고 한다. 가히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한다는 국정원다운 태도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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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국제범죄'

 

근데, 그러면 안 되는데, 불안하다. 자꾸 걱정이 된다저런 어마무시한 악당들이 몰려오고 있는데, 국정원은 정말 우리를 지켜줄 수 있나?

 

그 유능한 사람들을 70~80명씩 대려다 댓글이나 달고 다니도록 만든 사람들이, 정말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 가야? 노트북 훔치다 걸리는 그 사람들이? 애먼 사람 간첩으로 만들어 실적이나 올리려는 그 사람들이, 정녕 우리를 지켜줄 능력이 있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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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법으로 마피아도...?

출처 - 경향신문


연일 언론에서 국정원은 무능하고 부패했다고 하던데, 이 분야만큼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섭단 말야.


이제 좀 잘하자. 응?




 


[악당 특집] 


"악당을 보았다!"


누가 진짜 악당이냐



ㅇㅅㅇ, 이건 귀요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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