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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4. 10. 금요일

밝을성









‘열정페이’란 구직자를 대상으로 최저시급 5580원 보다는 낮지만, 일의 성과에 따라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어, 폭풍 일거리를 투척 후 집에 돌려보내는 것을 말한다.


고등교육을 뿌듯하게 마치고 사회인이 되기 직전까지, 우리는 너무도 자연스레 열정페이 기간을 거친다. 열정페이를 제시한 기업 또는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업무의 특성상 교육비가 더 많이 들어, 최소한의 교통비밖에 지급하지 못한다’라고 강조한다. 어떤 이는 더욱 뻔뻔하게 ‘업계의 관행이다. 왜 우리한테만 시비거냐’며 반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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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갖고 그래의 대표주자



이러한 관행에 우리 청년들은 열정페이 근절 운동을 벌이고 있으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열정페이라도 감사히 받아들이겠다는 구직자는 늘고 있다. 언론사들은 세월호 이후 망한 이미지를 변환하고자 열정페이 문제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어쩌나. 열정페이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언론사’인 것을. 열정페이를 넘어 솔직히 ‘깡패’나 다름없다.


지금부터 언론사의 열정페이에 대해 얘기해볼텐데, 여기서부턴 말 편하게 할게. 사실 내 주변 얘기여서 말이지.



1. 기레기 연봉 궁금하지??


‘21세기 언론정보학’에서 언급했지만, 조중동을 제외하곤 사실 중소기업 연봉 수준에 불과해. 그럼에도 먹고 살 것이 없는 기레기들은 조금이라도 더 주는 곳을 찾아 헤매곤 하지. 최저시급으로 계산하면 많게는 1.5배, 평균으로 치면 최저시급보다도 못하다고 할 수 있지.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이 그래. 참고로 정규직 기레기 (수습딱지 떼고 나서) 기준이야.
 

참고로 가장 많이 주는 곳은 ‘XX투데이’의 ‘X종(bell)’이란 매체야. 여기 기사 보려면 연 1,000만 원정도 내야 해. 그래서인지 대기업보다 나은 연봉은 물론 복지까지 상당해. 주로 스카웃으로 기자를 영입하고 있어. (무지 가고 싶다) 스카웃에 연봉까지, 왠지 기사도 어마어마할 것 같지? 아냐. 일개 기레기들은 나름 업계에서 알아주는 실력자들인 반면 데스크는 실력미달이야.


주변에 업계에서 아주 잘나가는 기레기 선배들 여기 취업했다가 다 그만뒀어. 어마어마한 기사를 써서 올려도 데스크가 이해를 못해. 그래서 생각보다 기사가 좋진 않아. 보도자료에서 약간의 자료가 포함된 수준이라고 해둘게. 그 기레기들의 실력미달 아니냐고? 절대 아니야. 실제 거기 나온 선배들 나름 주요 매체에 가있는데 일주일에 단독 3개 이상 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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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해보니 이유는 딱 하나야. 데스크들이 일간지에서 시작해서 그래. 전문성이 없으니 단순한 기사 외에는 이해를 못하는 거지. 특히 금융(증권, 보험, 은행 등)시장 쪽 파기란 정말 어려워. 약관 속에 꼼수를 숨겨둔 경우가 많고, 전문용어가 많기 때문에 기사를 읽기도 어렵고, 내용 자체도 어렵거든. 전문성이 없는 데스크가 볼 때는 뭔 ‘개소리야’ 하겠지.


솔직히 ‘기레기 주제에 많이 가져가네’라는 생각이 들지? 사실 하는 일 보면 더 조금 줘도 될 것 같긴 해. 난 예외로 해줘. 자백했으니까.


내가 이 얘기를 먼저 꺼낸 이유가 있어. 정규직 기레기가 이 정도 대우를 받으면, 어시를 포함한 인턴, 칼럼리스트 등은 어떠한 대우를 받을까? 답이 뻔하긴 하지만, 혹시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쓰고자 해. 



2. <언론사의 인턴> 정규직의 꿈을 꾸다


‘미디어잡’, ‘사람인’, ‘아랑’ 등에 올라온 최근 언론사 인턴 면접공고를 봤어. 주로 인턴에겐 평균 100만 원, 많게는 120만 원 정도를 주는 것 같아. 참고로 인턴과 수습은 달라.


먼저 인턴의 정의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인턴이라 함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안. 인턴은 ‘회사나 기관 따위의 정식 구성원이 되기에 앞서 훈련을 받는 사람. 또는 그 과정’이라고 써놨네. 쉽게 말하면 트레이닝을 받는 사람이라는 거야. 근데 언론사는 좀 달라. ‘정규직을 채용하긴 돈이 없으니 정부의 청년 인턴급여를 지원받아 나가는 돈 없이 정규직보다 더한 일을 시키자’가 정답일 거야.
 

인턴들은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하지만 실상은 달라. 언론사는 인턴을 뽑아도 정규직으로는 거의 채용 안 해. 정규직으로 뽑을 계획이면 수습기자로 채용하곤 하지. 물론 둘 다 확정되진 않았다는 면에선 의미는 같아. 언론사는 열심히 하면 인턴도 정규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곤 해. 간혹 ‘인턴 중 0명 정규직 채용’이라고 알려주는 곳도 있어. 근데 이것도 가봐야 아는 거고, 인턴 외에서 정규직 채용하는 경우가 더 많아. 내가 있던 곳만 그렇다고? 절대 아니야. 실제 주요일간지를 비롯해 최소 20곳 이상의 매체 직원들과 얘기해서 나온 내용이야.


만약 인턴 중 정규직을 채용하더라도 극히 일부야. 이런 경우는 애초 공고 당시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알리긴 해. 뭐, 극히 일부라는 점. 또 명확하지도 않아. 예를 들어 ‘6명의 인턴 중 3명은 정규직 전환 가능’ 이렇게 알리는 게 상식적인 것 아니겠어? 그런데 이렇게 알리는 언론사가 드물다는 거지. 위에 언급한 대로 ‘정규직 전환 가능’이 끝이야. 열정페이가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과정이지. 실제 인턴 및 수습기자들이 언론사에서 일하는 시간으로 계산하면 열정페이를 넘어 강제 재능기부 수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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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위해 재능을 기부함에도 불구하고 교통비는 드림


“푸하하, 열정은 받아 주마!!”


물론 열정페이가 언론사만의 문제는 아니야. 다른 기업도 다 그렇잖아.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언론사가 비판받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거야. 언론사는 기업을 대상으로 ‘열정페이 그만해’라고 기사 써내면서 지들은 아닌 척하고 있어. 졸라 부끄러워. 그래, 딴지스 및 네티즌들이 하는 말이 맞는 것 같아.


제대로 된 언론사가 없다. 즉, 그 언론사 밑에 기생하는 기레기 또한 기생충에 불과하다.


원래 기자는 진실을 알려야 하는 거잖아. 근데 자기네들도 회사가 썩은 거 알면서도 일하고 있다? 그럼 기자 자격 없는 거지. 일반 직장인과 뭐가 달라. 자기네 문화가 썩은 거 알면서도 모르쇠하고 있으니 기레기란 말에 기분 나빠하지 마.


그래도 난 제보했으니 양심 있는 기레기로 대우해 줘!



3. 언론사의 갑질의 끝장 판, 칼럼리스트


주요 일간지를 포함해 대부분의 언론사가 ‘칼럼진’들을 꾸리고 있어. 사회‧정치‧경제‧문화‧스포츠 등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을 칼럼리스트로 활용하고 있는 거지. 대우는 제대로 해줄까? 내가 경험한 바로는 자발적 재능기부면 다행인 것이고, 언론사의 협박에 가까운 행태에 못 이겨 쓰는 경우가 많아. 이게 내가 전 직장을 그만 둔 이유이기도 해. 날이 갈수록 콘텐츠도 똑같아지고 경쟁력이 사라지니 칼럼진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기 시작한 거지. 각 분야 전문가들이 기고해 주는데 얼마나 고마워. 독자들도 유명 인사가 칼럼을 작성하니 신뢰도 쌓이고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 같아 좋아하지.


그런데 대부분의 칼럼리스트들은 거의 협박에 못 이겨 칼럼을 쓰고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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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남의 재능 쯤 강제로 받아도 될 것 같기두 하궁...



예를 들어 언론사는 어떤 회사 홍보팀에 칼럼을 써줄 전문가를 섭외해 달라고 요구를 해. 그럼 홍보팀은 언론사와의 관계도 있고 무시할 순 없으니, 자기 회사 직원한테 이러저러한 칼럼을 써달라고 하겠지? 그럼 회사에 속해 있는 직원은 칼럼을 작성할 수밖에 없는 거야. 그럼 그 직원한테 원고료는 있냐고 연락이 와. 그에 언론사는


“아니요. 원고료는 없고, 이런 내용으로 작성해주시면 돼요. 지면에도 실릴 수 있고 온라인엔 나가요”


뭐 이딴 멘트나 날리곤 해. 주요공직자 또는 정치인 같은 경우, 언론에서 까이는 것이 두려워 나름 재능기부라고 생각하고 쓰는 거지. 쉽게 말해 정치적 협력관계니까. 알잖아~ 한 가족 인생인거.


언론사 데스크들은 재능기부가 당연하다 생각해. 언론에 노출해주는데 오히려 고마워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 이런 압박에 의해 칼럼을 작성하는 데 과연 좋은 내용이 있을까? 거의 없다고 봐. 시간에 쫓겨 작성하는 경우가 태반이야.


한번은 전에 직장에서 이런 일이 있었어. 기자 1명 당 출입처에 문의해 칼럼리스트 10명을 채우라는 거야. 기자들이 반발했어. 칼럼진을 만드는 것은 좋으나, 칼럼리스트에게 합당한 대우는 해줘야 된다는 것이었지. 그러나 그 말은 까라면 까야하는 기레기의 역할론에 부딪혀 전혀 먹히질 않았어. 모든 언론사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 우리도 대우해줄 필요가 없다는 게 회사 방침이었지. 결국 난 그만뒀어. 취재원한테 졸라 미안하잖아. 글 쓰는 게 쉬운 게 아니거든. 언론에 노출이 잦은 취재원이라고 해도 무료로 글을 쓰라고 할 순 없잖아? 일한 대가는 지불해야지.
 
자발적으로 기고한다 해도 헛소리 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하는 것 또한 상식이라 생각해. 그런데 언론사 태도는 달라. 회사 의견과 무관하다는 문구를 삽입하면서, 책임당사자에서 자유로워지려고 하지. 그러니 기레기뿐 아니라 언론에 노출된 모든 이들이 헛소리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즉, 결론은 명확해, 언론사의 열정페이는 절대 갑이라는 것. 어느 기업도 따라할 수 없을 거야. 이 얘기를 하고 싶었어. 알고 보면 더 썩어 있는 언론사의 ‘갑질’에 대해서.








딴지는 전, 현직 기자들이 내부 사정상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환영하는 바이다. 속에 쌓아놓고 살면 병 난다.


철저한 보안을 약속드리니 빡치는 일이 있으면 투고하시라.

 


ddanzi.news@gmail.com








밝을성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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