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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4. 13. 월요일

cocoa










딴지일보에 입사 하기 전, 오마이뉴스에 이런 저런 글을 쓰며 연명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2014822.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하나 송고했다. 기사엔 다음과 같은 리플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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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인 댓글만 모아온 것이 아니라 여론이 그랬다. 오마이뉴스 사이트와 네이버 뉴스에 달린 1000개가 넘는 댓글 대부분이 이러한 '비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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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기사 점수는 338. 당일 500까지 가는 것을 보았고, 한 달 후 기사 점수는 3,000점을 기록하였다. 오마이뉴스에 들락날락 하며 봤던 기사 점수 중에 제일 낮은 점수다.

 


그로부터 약 8개월 후, 2015413.


똑같은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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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을 넘은 기사점수는 +12,389점이 되었다. 좋은 기사라며 원고료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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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일주일 만에 여론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었다. 장동민이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에 출연한 이후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조금씩 이야기가 나오더니, 그가 식스맨으로 확정되었다는 찌라시 이후 불이 붙으면서 언론들이 받아쓰기를 시작한 결과다.


논란이 된 필자의 글은 장동민을 비판한 기사(오마이뉴스 링크)와 이 기사에 대한 수 많은 악플을 보고, 기사 작성 과정을 하나하나 짚어 본 기사이자 찌질하게 나를 변론한 기사(오마이뉴스 링크) 두 개다.

 

지금 와서 그때 발언이 어쩌고, 기사가 어쩌고 할 생각은 없다(사실 그럴 힘도 없다). 장동민이 식스맨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 말할 생각도 없다. 오히려 장동민이 구축해 온 캐릭터나 팟캐스트에서 통용되는 자유분방한 문화, 옹꾸라 방송의 맥락 등을 고려한다면 지금의 상황이 일면과도한 측면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장동민이 식스맨이 되어야 한다거나 그의 발언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명백히 잘못 했고 욕을 먹어야 마땅하다. 근데 일단 까고 보자는 지금 분위기가 무서운 건 사실이다).

 

돌이켜보고 싶은 건 이거다.

 

필자가 까려다 되려 미친 듯이 까였던 그때의 장동민과 현재의 장동민은 어떤 차이가 있냐는 것이다.

 

죽도록 까였던 기사에서 문제 삼았던 것은 코디에 대한 발언이었다. 그가 자신의 코디가 일을 못한다며 창자를 구워 엄마에게 택배로 보내버리고 싶다고 했던 그 지점이다. 필자는 그 발언이 대중적인 영향력이 있는 연예인으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 생각했다. 기사에서는 그의 발언은 선을 넘었다고 표현하였다.

 

기사는 오마이뉴스 메인과 네이버 모바일 메인에 올랐다기사가 나간 직후 다른 언론사 두 곳에서 비슷한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장동민의 소속사에서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으니 꽤나 파급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 기사에 대한 반응은 위 댓글과 같았다.

 

 

기자 쓰레기, 기레기 병신’, ‘기사거리가 그렇게 없냐’, ‘씹선비

 

 

기사도 충분히 노출되었고 여러 커뮤니티에서 작게나마 이슈도 되었지만 비판의 화살은 되려 필자에게 돌아왔다. 장동민이라면 그 정도는 충분히 용인되는 수준의 발언이며, 사과까지 했는데 왜 참견이냐는 거다.

 

그런데 8개월이 지난 지금, 되려 장동민이 까이고 있다.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로 오르면서 거대한 이슈와 맞물려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상황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필자가 기사를 작성한 시점에도 장동민의 발언 수위 문제가 어느 정도 공론화는 되었다. 그러나 장동민에 대한 비판보다 기자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었다상황이 정 반대로 역전되어 지금은 장동민 죽일놈 개자식이라 한다기사 점수가 3,000에서 +12,000으로 바뀌었다. 이 드라마틱한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모두에게 까이던 기사가, 어떻게 모두가 찬양하는 기사로 바뀔 수 있는 건가


 

열쇠는 장동민이 언론에 집중 포화를 맞게 되는 과정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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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연예 뉴스

 

장동민에 대한 비판에 방점이 찍힌 것은 여성비하. 여자는 어쩌고 처녀가 어쩌고 하는 지점 말이다. 장동민도 사과문을 통해 여성비하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혀왔다. 필자가 문제 삼은 코디에 대한 욕설은 비판의 핵심이 아니라 곁가지로 비판 받고 있다.

 

그땐 코디에 대한 욕설이 용납이 되었는데 불과 8개월이 지난 지금은 용납할 수 없는 패드립 욕설이 되었다는 건 성립할 수 없는 말이다. 작년 기사와 현재 기사 사이엔 어떤 '결정적 계기' 혹은 '도화선'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 도화선이 '여성비하'인 셈이다.


여성비하 발언 이전 장동민과 여성비하 발언 이후 장동민을 바라보는 시각이 결정적으로 바뀌었다. 필자가 ’ 이랍시고 제시한 코디발언이 선이 아니라, 여성비하가 사회에서 용납할 수 있는 최후의 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한 번 미운 털이 박히면 한없이 미워진다고, 장동민을 바라보는 시각도 여성비하 발언을 기점으로 전, 후가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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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BC


그간 장동민이라는 개그맨이 구축해온(혹은 하고자 했던) 캐릭터는 '할 말 할 줄 아는 사람' 이었다상황이 어찌되었건 일단 시원하게 내지르는 모습에서 우리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었던 셈이다. 그가 말하듯 국민이 원하는 곳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욕을 하는 것이 그가 만들고자 했던 모습일 터이다.

 

그런데 그가 이번 사건 이후에도 계속 이러한 캐릭터를 유지할 수 있을까?

 

앞서 살펴본 대로 대중이 그에게 요구하는 은 엄격해졌다. 앞으로도 엄격해질 것이다. 그로서는 시원스럽게 내지를 수 있었던 영역에서의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성과 관련된 발언이라면 무슨 말을 해도 뭇매를 맞게 될 게 뻔하다.


신나게 방귀를 껴 대다가 아차하는 순간 똥이 나온 것마냥, 선을 넘은 것이다.


그가 넘은 선으로 인하여, '장동민 식 막말'에 긴가민가해 하는, 그래서 호불호의 판단을 유보한 대중은 모두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애초에 장동민의 개그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던 대중은 비판의 날을 더욱 바짝 세웠다. 그리고 장동민을 지지하던 팬들의 다수는 '기사 댓글'이라는 여론의 장에서 더 이상의 명분을 잃고 목소리를 거두었다.


모두에게 까이던 필자의 기사가 모두에게 칭찬 받는 기사가 되는 지점, 바로 그 '선'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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