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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4. 29. 수요일

벨테브레








사교육분야에 종사하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소위 '일타', '족집게'로 불리는 잘 나가는 강사는 잘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고 출제될 문제를 정확히 예측하는 강사라고 한다. 지금은 야구 중계보다는 종편의 시사 토크쇼에 더 많이 출연하고 있지만, 한때 최고의 해설가로 꼽혔던 하일성 씨 역시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예측하는 해설로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었다(물론 그에게는 틀린 예측에 대처할 수 있는 '야구 몰라요''역으로 가네요'라는 훌륭한 어록이 있다).

 

그러므로 사회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문제제기보다 말초적 쾌락을 좇는 흥미 위주의 글을 지향하는 필자 역시 미래를 예측하는데 관심이 많다. 다만 불과 열 시간 후면 윤곽이 드러날 선거결과를 예측해보라는 죽돌의 전화는, 필자를 '펠레'로 만들기 위한 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예측 그 자체보다는 이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자, 부족한 능력이나마 몇 자 적어보기로 하겠다.

 

사실 필자는 지난 15일 마빡에 올라간 '[예측] 2015년의 대한민국'이라는 글에서 재보선 구도를 예측한 적이 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틀린 말이 별로 없다 ㅎㅎ 무려 110일 전의 예상이다.



4월 29일에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한 통합진보당 지역구 의원 3인에 대한 보궐선거가 실시됩니다서울 관악을경기 성남 중원광주서울이 그곳들인데요성남을 제외하면 전통적인 야당 강세지역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의 재출마 등으로 야권성향 후보들이 난립하게 될 경우지역에서 오래 기반을 닦아온 여당이나 무소속 후보의 어부지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야권 은 새 지도부 출범 후 첫 선거인만큼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만여권 입장에서는 19대 국회 마 지막 재보선이라 해도 의석수도 그리 많지 않은데다가 어차피 1년 뒤에 총선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굳 이 거물급 원외인사를 차출하는 등 정면승부를 걸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재보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심지어 0:4라 해도) 여야 대표의 운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건 성완종 리스트 전부터, 정확히 얘기하면 문재인 대표 당선 직후부터 예측해 온 것인데, 선거구도 자체가 대표 개인의 의지나 노력으로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후보 공천 과정에서도 여야 모두 지역별 경선을 통해 중앙당이나 대표의 입김이 반영될 여지를 최소화해온 부분도 있다. 다만 여야 관계에서 누가 주도권을 갖게 될지 여부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도 및 공천방식을 어떻게 개혁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전제 하에 지역별 결과를 예측해 보겠다. 개인적인 감상이나 간접적인 경로로 획득한 정보(a.k.a. '찌라시')들이 반영될 수 있으니 감안해 주시기 바란다.

 

 

경기 성남 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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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재선을 했던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의 인지도에, 새정치민주연합 정환석 후보가 밀리는 형국이다. 여론조사 오차범위 이상의 격차가 예상된다. 현역 의원이었던 통합진보당 출신 김미희 후보의 세력이 만만치 않은 것도 야당에는 악재. 소위 '경기동부연합'의 세력이 강한 곳답게 양당 후보의 격차보다 김미희 후보의 득표율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 서구 강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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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새누리당 강세 지역으로 인천시장 출신 안상수 후보의 무난한 우세가 예상되었으나, '강화의 사위' 문재인 대표의 활약 덕분인지 의외의 박빙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오차범위 안쪽에서나마 새정치민주연합 신동근 후보가 우세를 보인 여론조사가 발표되었을 정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또한 숙박 유세를 벌이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젊은 층이 많이 사는 검단 지역의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야당에 불리한 부분.

 

 

광주 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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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무소속 천정배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의 대결구도로, 여론조사 상으로는 천정배 후보가 줄곧 리드해 오고 있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광주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에도 여론조사에서 시종 열세를 기록하던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후보가 현직이던 무소속 강운태 후보를 더블스코어로 누르고 시장에 당선되었던 곳이라 쉽게 예상할 수가 없다. 여론조사 상으로도 조영택 후보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은 편이라, 막판에 조직표가 결집하고 '미워도 다시 한번' 2번을 찍는 마음이 발동할 경우 역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천정배 후보에 대한 비판(탈당과 지역구 변경)이 조영택 후보에게 그대로 반사(19대 총선 당시 공천탈락 후 무소속 출마, 낙선 후 복당 및 지역구 변경하여 재보선 출마)되는 점과, 친노 세력에 대해 애증이 교차하는 미묘한 지역정서도 변수가 될 것이다.

 

 

서울 관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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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이자, 개인적으로도 다소간의 인연이 있어 주목하는 곳이다. 이곳은 관악대장군이라 불릴 정도로 야당 강세 지역이었으나, 이번 재보선의 판세는 심히 예측불허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야권표가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와 무소속 정동영 후보로 나누어지며 오랫동안 지역기반을 닦아온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앞서가는 모양새였다.

 

성완종 게이트 파문 등으로 야권표가 결집해야 하는 상황이긴 한데, 정동영 후보의 뒷심도 만만치 않아서 세 후보가 오차범위 이내에서 혼전을 펼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특히 재보선 득표활동의 핵심이 되어야 할 조직의 힘이 거의 발휘가 되지 않는 듯 보이는 건 새정치민주연합의 악재.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전반적으로 야권에 불리한 흐름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 같다. 야당의 모 당직자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더 이상의 여론조사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다소간의 팬심을 담아 야권(새정치민주연합+무소속)이 적어도 2석을 획득하리라 보고 있다.

 

성남, 인천, 광주, 관악 지역 유권자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벨테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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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