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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하려고 결심하면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는 조언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프랑스는 지금> 시리즈를 기획하고 준비할 때는 일주일 채우기가 그렇게 어렵더니, 일단 시작하고 딴지 독자에게 약속하니 매일 아침 꼬박꼬박 기사를 정리하게 되더라. 어쩐지 뿌듯한 마음으로 10월 셋째 주의 프랑스 소식을 전하기 전에 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프랑스는 지금> 시리즈는 매일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기사 5개를 가지고 그 주에 가장 화제가 되었던 소식을 전함으로써 겉핥기식으로나마 프랑스를 이해해 보려는 시도이다. 따라서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며(할 수도 없지만…), 전하는 소식에 누락되는 정보가 있을 수 있다는 점, 감안해 주시라.


우선 TOP 5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기사의 내용을 들춰 보도록 하자.



1. 칼부림


이번 주에는 프랑스 곳곳에서 칼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우선 월요일, 파리 북부의 센 생 드니(Seine-Saint-Denis) 주의 팡탱(Pantin) 시 거리 한복판에서 16세의 청소년이 몇몇이 휘두른 망치와 칼에 맞아 죽는 사건이 일어났다. 급히 도착한 구급대원도 소년을 구해내지 못했다. 현재 범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범인들이 도주에 사용한 자동차가 얼마 후 같은 주의 라 쿠르뇌브(La Courneuve)에서 발견되었다. 그런가 하면, 목요일 오후 4시, 파리 남동부의 크레테이(Créteil)의 쇼핑몰에서는 14세 청소년이 복부에 칼을 맞는 사건이 있었으며, 같은 날 오후, 독일에서 그리 멀지 않은 프랑스 동북부 뫼르트에 모젤(Meurthe-et-Moselle)의 작은 마을 죄프(Joeuf) 길 한복판에서 7세 아동이 30대 남성이 휘두른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경찰에 체포되기 전까지 아이의 몸에 6번에 걸쳐 칼을 찔러 댔으며, 피해 아동은 낭시(Nancy)에 있는 병원으로 헬리콥터에 의해 이송되었으나 생사가 불분명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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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일어난 크레테이 쇼핑몰 내 프낙(Fnac) 서점 앞 모습

여기서 16세 소년이 배에 칼을 맞아 복부가 열린 채로 바닥에 쓰러졌다

사진 출처 - <르 파리지앙> 2015년 10월 14일 자


문제는, 이런 끔찍한 사건들이 어두운 밤, 으슥한 골목이 아닌 대낮에, 그것도 사람이 많이 모인 쇼핑몰이나 길 한복판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또한 위에 언급한 세 건의 사건 모두 청소년과 아동을 대상으로 했다. 세 사건은 모두 치안이 불안한 지역에서 일어났다. 프랑스 각 지역을 환경, 교통, 치안, 건강, 여가시설, 문화시설, 교육, 상업, 삶의 질 항목 등으로 나누어 지역 주민들이 직접 점수를 매기도록 해 놓은 사이트 'Ville-ideals'에 따르면 , 우선 첫 번째 사건이 일어난 팡탱은 사이트가 정리한 225개 시 중 10점 만점에 4.45점으로 212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항목은 교통(7.31점)이고, 치안 부분이 2.76점으로 가장 낮다. 범인들의 차가 발견된 라 쿠르뇌브는 악명 높은 센 생 드니 주에서도 가장 주의가 필요한 곳으로 인식되는데 실제로 총점은 3.13점, 그중 치안은 1.32점이다. 그런가 하면 두 번째로 언급한 크레테이는 치안 부문에서 4.73점, 죄프는 3.5점을 기록하고 있다.



2. 에어프랑스 사태


지난 10월 5일에 일어난 에어프랑스 사태를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사건이 일어난 지 일주일이 지난 10월 12일 새벽 6시, 5명의 집회 참가자가 구속되었다. 그중에는 야간 업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집 앞에서 체포된 이도 포함되어 있다. 이를 두고 프랑스 좌파전선(Front de gauche) 대표 장 뤽 멜랑숑(Jean-Luc Mélenchon)은 트위터를 통하여 "슬픈 날입니다. 그들은 맞서 싸웠다는 이유로 체포되었습니다. 저항과 분노는 공포보다 더 강합니다!"라고 입장을 밝혔으며, 녹색당의 전 대표이자 전직 주택과 국토균형부 장관 세실 뒤플로(Cécile Duflot)는 이들을 아침 6시에 체포한 것을 두고 "가족 앞에서 창피를 주기 위해서"였냐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프랑스 노동총연맹(CGT) 에어프랑스 지부장 미구엘 포르테아(Miguel Fortea)는 "직원의 노조 활동을 범죄화하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 공산당의 피에르 로랑(Pierre Laurent) 대표는 이를 두고 "프랑스 공화국에 대한 부당한 위협"이라 발언했다.


반면, 에어프랑스 사태 이후 임원진은 파일럿 노조와 대화를 재개했다. 임원진과 파일럿 노조는 2천9백 건에 이르는 대량해고를 막기 위한 보다 생산적인 방책을 고안하기까지 2달 반의 유예에 합의하였으며, 이를 내년 1월에 실시할 것을 발표했다. '정부와 노동계의 맹비난', '노조 법적 조치'에 초점을 기울이며, 에어프랑스라는 대기업의 적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국 언론에서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든 정보이다. 게다가 프랑스의 보비니(Bobigny) 지방법원은 10월 16일 금요일, 에어프랑스 파일럿 노조에 임금 동결 및 차감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지난 합의 사항을 적용할 것을 명함으로써, 에어프랑스의 적자에 대한 책임을 일반 노동자에게만 지우지 않도록 했다. 처음에 에어프랑스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파일럿을 포함한 모두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도록 할 것을 계획했으나, 이를 파일럿 노조가 거부하자, 플랜 B로 일반 노동자의 일자리 2천9백 개를 없애려고 했었다. 게다가 일반 노동자들이 회의장에 난입할 수 있게 문을 열어준 것도 파일럿이었다. 그런데 왜 ? 어찌하여 한국의 보도에는 이런 내용이 등장하지 않는가?! 뭐, 물론 그 답은 다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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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9월, 파업 중인 에어프랑스 파일럿

모자에는 ≪ 파일럿은 파업 중. 우리의 미래를 위해 모였다 ≫라고 적혀 있다. 누구의 미래인가…

사진 출처 - <프랑스 앵포> 2014년 9월 25일자


그렇다고 프랑스 사회가 전적으로 에어프랑스 사태를 일으킨 노조원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마뉘엘 발스(Manuel Valls) 국무총리는 이들을 두고 깡패(voyous)라는 어휘를 사용하였으며, 지난 12일에 구속당한 5명은 "아직 재판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마치 테러리스트와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며 그로 인한 심리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 "내 직장을 지키기 위해 집회에 참여했고, 그에 대해서는 어떠한 후회도 없다"고 밝힌 이들은 현재 형법 판결과 해고의 이중의 위협을 받고 있다.



"에어프랑스는 우리를 본보기로 삼으려고 합니다. 마치 우리에게 반항하면 이런 취급을 받게 될 거라는 식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저 계속 일하는 것뿐입니다"



AFP와의 인터뷰를 보도한 무가지 <20 minutes>는 '무죄추정의 원칙은 어디로 갔는가'라며 사실상 구속당한 에어프랑스 직원의 편에 서서 사건을 전하고 있다.



3. 공화당 소식(이라 읽고 사르코지 소식이라 이해한다)


사르코지 하면 떠오르는 것은 ? 한국 검색엔진에서 사르코지 하면 그의 부인인 전직 모델이자 가수 겸 배우인 카를라 브뤼니(Carla Bruni)가 함께 나온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에서 나오는 사르코지 관련 기사는 횡령과 관련된 것들이 꽤나 많다. 지난 9월에는 한 달에 100유로에 달하는 공화당 회비를 낼 것을 거부하다가 결국 당을 탈퇴한 프랑스의 유럽 하원 라시다 다티(Rachida Dati)가 사르코지의 당 운영이 투명하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고, 이번 주에는 공화당의 지난 2012년 대선 자금 횡령 건에 대한 사르코지 책임론이 다시 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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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를 즐기는 라시다 다티

사진 출처 - <DHnet.be> 2011년 10월 24일자 기사


‘비그말리온(Bygmalion) 사건’이라 불리는 공화당 대선 자금 횡령 사건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비그말리온은 일 드 프랑스(Ile-de-France) 지역의 모(Meaux)시의 시장인 장 프랑수아 코페(Jean-François Copé)가 만든 일종의 마케팅 회사로 2012년 대선 당시, 공화당의 전신인 대중운동연합(UMP)를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었다. 당시 비그말리온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고, UMP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비그말리온은 UMP 선거운동 운영비 영수액을 실제보다 높여 발행한다. 이렇게 신고된 선거 운동 비용은 천8백만 유로였다.


문제는, UMP의 1차 대선 캠페인 사용액이 천7백만 유로가량으로 보고되었고, 그중 47.5%에 달하는 8백만 유로가 환불이 가능한 상태였던 데에 있다. 프랑스 1차 대선에서는 5%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는 선거운동에 사용한 금액의 최대 4.75%를 환불 받게 된다. 또한 2차 대선에서는 선거운동액의 최대 47.5%를 환불 받을 수 있다. 결국 2012년 대선에서 UMP는 이런 꼼수를 이용하여 상당한 금액을 챙기려고 했던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하여 코페는 자신은 해당 사건과 관련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하나 결국 UMP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당직에서 사퇴한다. 2012년 대선 당시 사르코지 측 캠프 부대표로 활동했던 제롬 라브릴루(Jérôme Lavrilleux) 또한 비그말리온 사건에 연루되어 있었음이 밝혀져 UMP로부터 제명당할 위기에 닥친다. 라브릴루는 결국 2014년 10월, 스스로 UMP에서 탈퇴한다. 라브릴루는 2015년 10월 13일 <누벨옵세르바퇴르(Nouvel Observateur)>를 전신으로 하는 <롭스(L’obs)>와의 인터뷰에서 사르코지가 비그말리온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그는 "이제껏 한 번도 공개하지 않은 사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이 사건을 비그말리온 사건이 아니라 "사르코지 대선 캠페인 자금 사건"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다. 라브릴루에 따르면 "사르코지 는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돌리며 자신만 빠져나가"고 있으며,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일 줄 모른다"며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함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지난 9월 초에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사르코지는 비그말리온과 UMP 사이에 허위 거래 시스템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았으나 이는 코페와 비그말리온 사이의 일이라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했다. 여기에 대하여 라브릴루는 "사르코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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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가 좋았던 2012년 대선 운동 시절의 사르코지와 라브릴루

사진출처 - <Europe1> 2012년 10월 21일자


인터뷰 다음 날인 2015년 10월 14일, 프랑스 중서부의 리모주(Limoges)에서는 2015년 12월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리무쟁(Limousin) 지역의 공화당 후보가 된 비르지니 칼멜(Virginie Calmels)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공화당 대회가 있었다. 사르코지는 대회 연설에서 올랑드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며 "프랑스는 더 이상 거짓말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발언에 대하여 <렉스프레스>는 "제롬 라빌루가 정확하게 핵심을 짚었다"고 평함으로써 사르코지에 대한 매체의 입장을 확실히 보여 주며, 독자로 하여금 사르코지의 사기꾼 이미지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하였다.


또한 이 대회에서는 이제껏 2017 대선 공화당 후보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며 서로에 대한 라이벌 의식을 숨기지 않았던 니콜라 사르코지와 알랭 쥐페(Alain Juppé) 사이에 갑자기 화해 무드가 싹텄다. 사르코지와 쥐페는 대회장에 공동으로 입장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였으며, 이는 대회 내내 이어졌다. 현재 쥐페가 시장으로 있는 보르도의 부시장이자 리무쟁 지역의 공화당 후보로 선출된 칼멜이 사르코지에게 "저는 알랭 쥐페의 친구예요"라고 이야기하자, 사르코지는 "잘 되었습니다. 저도 그렇거든요!"라 답했다. 사르코지는 또한 연설을 통해 "쥐페와 나는 이심전심입니다. 우리는 모두 실패 없이 하나 되어야 한다는 책임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쥐페 역시 사르코지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데, ‘비그말리온 사건’ 에 대한 제롬 라브릴루의 인터뷰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에게, "저는 거기에 대해 할 말이 없습니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고, 법의 심판을 따를 것입니다"라며 개인 의견을 밝히기를 거부하기도 했다. 대회장에서 쥐페는 사르코지에게 감사를 전하며 지방선거 운동 기간에서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어에는 'comme un éléphant dans un magasin de porcelaine'라는 표현이 있다. '도자기 가게에 들어간 코끼리처럼'이라는 뜻이다. 생각해 보라. 잘 깨어지는 도자기가 곳곳에 진열된 가게에 몸집이 큰 코끼리가 들어간다면, 아마도 가게는 난장판이 되지 않을까 ? <렉스프레스>는 사르코지와 쥐페의 급 화해 무드 조성을 두고 '도자기 가게에 코끼리 두 마리를 넣는 형국'이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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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가게에 난입한 코끼리



4. 프랑스에 남녀양성의 존재 법적으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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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잠자는 헤르마프로디토스>

남녀추니임이 한 눈에 확인된다


그리스 신화에서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전령 헤르메스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아들이자 미소년.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여행을 하던 중 어느 아름다운 호수에 도착한다. 그런데 그 호수에 살던 한 님프가 헤르마프로디토스의 아름다움에 빠져 자신을 사랑해 달라고 하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헤르마프로디토스가 옷을 벗고 호수에 들어가자 님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이 미소년을 덮친다. 헤르마프로디토스가 자신을 뿌리치려 하자, 님프는 그와 영원히 떨어지지 않게 해 달라고 신에게 빈다. 그 기도가 이루어져 님프는 헤르마프로디토스와 합체 성공. 이 신화는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에도 남녀추니(hermaphrodite), 즉 남성과 여성을 동시에 지니고 태어나는 이들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프랑스 중서부 루아르 강 유역의 도시, 투르(Tours) 지방법원에서 남녀추니로 태어난 이에게 등본에 남성도, 여성도 아닌 중성이라고 명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프랑스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재판의 당사자는 64세로, 공식적으로는 남성이지만 미성숙된 질과 작은 크기의 페니스를 모두 지니고 태어났다. 진료를 담당한 의사에 의하면 이 ‘남성’의 고환은 전혀 발달하지 않았다. 법원은 "자신이 태어날 때 부여받은 성이, 당사자가 살아가는 평생동안 허구에 지나지 않았"고, "이 결정이 제3의 성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성과 여성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기에" 이런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20minutes>에 의하면 이는 남녀 양성을 지니고 있는 이들의 존재를 사회에서 확인하고 받아들이는 첫걸음이 되는 사건이다. <Europe1>에 의하면 현재 프랑스에는 남녀 양성으로 태어난 이가 10만여 명 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소식이 전해지고 얼마 안 있어 프랑스 라디오 채널 <Europe1>에서는 남녀추니로 태어나 현재는 남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쥘리앙을 초대해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그에 의하면, 그의 존재는 부모에게 있어 수치였고 남성 아니면 여성이라는 이원주의 사회 안에 온전히 포함되기 위하여 2세에서 8세까지 수없이 많은 수술을 받아야 했었다고. 그는 남녀 양성을 모두 지니고 태어난 아이들이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자율적인 선택권을 지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번 기사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사회가 제시하는 ‘정상적’이라는 기준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로 외면받아왔던 이들에 대한 담론을 확실히 수면 위로 끄집어 내었다. 이런 기사를 보면 그래도 프랑스의 저력은 살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록 정치인이 "프랑스는 백인종의 나라"라고 울부짖고, 그 의견에 찬성한다는 사람들이 모여 "파리에 나가서 지하철만 타 봐요, 그건 정상이 아니예요" 따위의 소리나 해 대고 있어도, 직장인들이 자기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요구를 행동에 옮긴 것에 대해서 국무총리가 "깡패"라는 어휘를 공개 연설에서 사용해도, 전직 대통령이자 현직 야당의 당수가 끊임없이 횡령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법적 조치는 별로 취해지는 게 없어 보여도 말이다. 결국 사회를 움직이는 ‘올바른’ 기준은 집권자의 구미에 맞는가 아닌가가 아니라, 그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누리고 있는가 아닌가에 있기 때문이다.



덧붙임 1. 매체별로 본 10월 셋째주 프랑스 기사


2015년 10월 셋째 주에 많이 노출된 TOP 5 기사, 도합 25개 기사 중 가장 많은 기사를 실은 매체는 <TF1>이다. <TF1>의 기사로는 2015년 10월 11일 웨일스의 카디프에서 열린 아일랜드와 프랑스의 럭비 월드컵 경기에서 아일랜드의 션 오브라이언(Sean O'Brien)이 프랑스의 파스칼 파페(Pascal Papé)의 복부를 발로 강타한 사건, 프랑스 북동부의 모젤(Moselle) 주에서 초등학생 대상 체험학습에서 학생들이 총을 다루는 법을 배웠음이 알려지며 빈축을 산 사건, 또한 위에서 언급한 프랑스 동북부의 작은 마을, 죄프의 길 한복판에서 7세 아동이 30대 남성이 휘두른 칼에 맞아 생사를 넘나들고 있는 사건을 다룬 총 세 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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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셋째 주 월-금 TOP5 기사 (매체별)


<TF1>은 1975년 개국한 TV 채널로 프랑스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방송국이다. 처음에는 국영이었지만 1986년 민영화된다. 그 이후에도 1번 채널은 여전히 <TF1>의 차지로 남아 있다. 프랑스 TV 프로그램 시청률 조사를 하면 거의 항상 1위에 군림하는 것이 이 채널이기도 하다. 실제로 2014년에는 월평균 시청률 22.94%을 기록하며 여타 TV 채널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일반적으로 중도 우파적 성향을 지니고 있는 TV 채널로 평가받는다.



덧붙임 2. 분야별로 본 10월 셋째 주 프랑스 기사


정치, 사회, 경제, 국제, 문화, 과학, 환경, 스포츠, 날씨, 연예, 사설 등 11개 항목으로 기사를 분류해 보았다. 해당 기사를 실은 매체의 분류를 그대로 따랐다. 그 결과, 2015년 10월 셋째 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총 25개의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기사 중 절반에 해당하는 12개 기사가 사회 분야로 나타났다. 각종 사건사고에 관련된 기사가 프랑스인의 흥미를 가장 많이 끈 것으로 이해된다. 그 다음으로는 정치, 국제, 스포츠 관련 기사들이 각각 3개씩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가장 큰 차이는 연예 기사가 단 한 건이었다는 점.


연예 기사로 다루어진 소식은 의 인기 진행자 크리스토프 데샤반(Christophe Dechavanne)이 A7 고속도로에서 과속(시속 218킬로)을 한 벌로 4개월 면허 정지와 1천 유로의 벌금을 물게 되었다는 것. <르피가로>에서는 사회면에서 다루었다. 재미있는 점은 이를 연예 면에서 다룬 매체는 <르파리지앵>의 여성지 격이라 할 수 있는 <라파리지엔느>이며, 여기서는 꽤나 자세하게 기사를 썼으나 <르피가로>에서는 딱 세 문장으로 기사를 마쳤다는 것. 프랑스에서는 연예인의 과속 정도로는 다른 이슈를 막기에는 역부족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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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셋째 주 월-금 TOP5 기사 (분야별)



덧붙임 3. 2015년 10월 셋째 주 월-금 TOP5 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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