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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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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외줄타기 명인 필리페 프티가 세계무역센터 (WTC) 꼭대기에서 실현해 낸 경이적인 외줄타기는 이미 각종 매체들, 특히 2008년 다큐멘터리 <맨 온 와이어>를 통해 익히 잘 알려진 소재다. 그런 마당이 이를 굳이 다시 장편 상업영화로 만들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물론 이 이야기의 핵심 중 핵심인 WTC 외줄타기 퍼포먼스를 3D IMAX 등을 통해 실감 체험토록 함으로써, 날로 강력해지는 집안용 동영상에 맞서 극장으로 관객들을 왕림토록 하려는 목적인 바, 과연 영화 후반 30여 분 동안의 외줄타기 장면은 그러한 테마파크 놀이기구스러운 기능성을 충분히 만끽하게 해 주고 있다만, 중요한 것은 이 영화의 상영시간이 2시간 하고도 3분이라는 점.


외줄타기 메인이벤트까지 1시간 30분 남짓, 상당히 상투적이고도 호소력 낮은 필리페 프티의 일대기 및 모험담을 보며 대기하는 지루함을 감내해야만 한다는 점까지도 테마파크 놀이기구를 닮았던 관계로, 왠지 관람권 대신 자유이용권을 사야만 할 것 같았던 한 판.






<하늘을 걷는 남자(The Walk)> 적정 관람료

(8000원 기준)



인상

+700원 


단연 하이라이트인, 30여 분간의 412미터 상공 외줄타기 장면 중, 


① 안 떨어질 거 다 아는 마당에서도, 보는 이의 아랫배 울렁거리도록 하는 아찔한 비주얼 : 150원 


② 그 와중에서도 시적이고도 영적인 감흥을 체험케 해주는 완급조절 : 100원 


③ 거기에, 소정의 깜놀과 유머 또한 가미 : 70원 


④ 그 장면 연기하는 조셉 고든 레빗의 줄타기 연기 기술력 : 80원


⑤ 이 모든 것을 3D 관람환경에 최적화시켜 끌어낸 연출 : 100원


이제는 사라진 전설 WTC 빌딩의 완공 직전 모습 실컷 구경 : 70원


더불어, 고공에서 조망한 뉴욕의 전경 또한 : 30원


1970년대의 파리를 구경하는 관광무비적 기능성 : 30원


익히 잘 알려진 이야기를 ‘현대의 동화’ 풍으로 윤색해서 가독성을 최대한 높인 주최측의 노력 : 70원



인하

-1050원



하지만 얻은 것은 가독성 뿐, 이야기의 깊이 및 흥미는 매우 저조  : -200원 


무엇보다, ‘유쾌한 동화’보다는 헐리우드풍 성취담의 안이한 답습에 머문 시나리오 :  -150원 


더불어, 밋밋하고 판에 박힌 캐릭터 묘사와 : -120원


전반적으로 저조한 유머감각 : -80원


메인이벤트 직전 돌출하는 인물들의 갈등상황도 설득력 전혀 없음 : -50원


나레이션(자유의 여신상 횃불 위에 오른 주인공이 청중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의 도입으로 인한 번잡스러움 : -80원


나레이션 자체가 재치있거나 효과적이지도 못한데다가 : -70원


나레이션이 아니라도 충분히 묘사 가능한 상황이나 심리까지도 굳이 나레이션으로 처리할 이유는 없었다 : -50원


그 나레이션 하는 조셉 고든 레빗의 연기도 종종 호들갑스럽게 느껴짐 : -50원


WTC에 잠입한 뒤 줄타기를 준비하는 과정 역시 긴박감보다는 지루함이 훨씬 : -80원 


CG의 존재를 감추기보단 오히려 드러냄으로써, CG를 영화문법으로 적극 수용하려는 감독의 의도는 알겠으나, 안타깝게도 과잉연출의 느낌이 다분 : -80원


특히 그 촌스럽던 ‘허공에서 꼬여가는 와이어’ CG를 꼭 해야만 했던가! : -20원


또한, 결말에서 굳이 그리 노골적인 대사로 주제의식 요약정리를 해줘야 했던가! : -20원


결론적으로 ‘고공줄타기 실감체험 30여분을 위해 1시간 반의 지루한 대기시간을 감내할 것인가’의 문제 : -0원



적정관람료 : 8000원 + 700원 - 1050원 = 76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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