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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주

 

편집부가 한 달에 한 번,

재야의 숨은 필자를 찾아 필진으로 납치합니다.

 

"개발자 오블라디 오블라다" 시리즈는

2월의 납치 필진으로

죽지않는돌고래 편집장의 추천으로 연재됩니다.

 

 

 

 

 

 

1.1. 입던은 점프

 

한번쯤 과거를 진지하게 돌아볼 때가 있다. 혹은 현실에 멱살 잡혀 강제로 멀리 달아나 있는 자신의 과거를 억지로 봐야 때가 있다나름 진지하게 멱살 잡혀 보았더니 20 중반은 블리자드의 WOW 저당 잡혀 젊음이 송두리째 아제로스로 넘어 갔고 기억이라고는전도냥(전사, 도적, 사냥꾼) 풀이요라는 소개팅에서 써먹지도 못할 기억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2006년부터의 개발자로서의 직장 생활을 뒤돌아 보았더니 주변 친구들과 뭔가 다른 삶이 만들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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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대를 아케나이트 도끼로 시원스럽게 쪼개 놓던 WOW 확장팩이 6 나왔고 살아 있던 일리단 형님이 죽고 형님이 다시 살아난 기간 동안 나는 5번을 넘게 이직했다(흔한 WOW덕후의 표현이니 그냥 덕후구나 해주시라).

 

나는 도대체 그렇게나 돌아 다녀야 했을까? 돈이 궁했던 것일까? 아니면 역마살에 못이긴 것일까? 무엇에 끌려 다시는 하기 싫은 채용 절차를 10 넘게 주기적으로 진행했단 말인가자기소개를 삶의 발자취처럼 10 넘게, 5 넘게 하고 다니는 것도 어쩐지 바보 같은 일이다.

 

멀리 도망가는 과거를 하나하나 뜯어 보니 변명거리는 보인다이직을 하게 계기는 다니던 회사에 문제가 생기거나, 급여에 문제가 생긴 경우였다. 쉽게 말해 망하거나 급여가 비정상적으로 나오거나 조직이 해체.

 

거짓말 같지만 정말이다.

 

살다 보면 망하는 주식만 사는 사람도 있고 도박만 하면 사람이 있다. 그런 거다그렇다면 그간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낀 것인가?

 

다음과 같은 종류의 회사를 지나왔다. 중소기업, 외국계 기업, 중견 기업, 대기업이제 공기업만 달성하면 만루 홈런을 야구 선수 마냥 빠던 하고 운동장 돌아도 같다이직 때마다 회사의 종류/크기의 특징을 몸으로 느꼈고 좋을 때도 있었지만 어쩔 때는 환절기의 감기처럼 고통스럽기도 했다.

 

겨우 10년이 넘는 회사 생활에서 구조조정을 5 이상 경험 하기도 했다XX 그룹의 신입사원 구조조정 이슈가 터지기 훨씬 전에 이미 입사 6개월의 신입사원들도 잘려나가는 걸 보았다. ( 결국 신입 사원 보내고 영감들은 멀쩡했지만…) 좋은 , 나쁜 , 더러운 꼴을 지켜 보면서 거기에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다름 속의 Process 적응하고, 다름 속에서 발생하는 재미 있는 이벤트와 기억을 경험했다헤어질 눈물 흘리게 만든 조직과 사람이 있었던 반면 일단 자웅을 겨루고 싶은 조직과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이야기 했을 처음에는 신기해 했지만 나중에는 마시던 물컵에 빠진 초파리를 보는 표정들이었다.

 

당연하다나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직 10번을 달성하여 모든 기업의 스템프를 찍는 훌륭한 어른이 되겠습니다라고 하는 어린이는 세상에 없다WOW 다음 확팩을 준비하고 있지만 새로운 버전의 자기소개가 이제 지겹다분명히 이상한 일이고 이상했던 일이지만 어찌 보면 나만 알고 있는 자산이다. 자산이 세간에 도움이 되냐 안 되냐는 전혀 모르겠다만 그래도 한번쯤 돌아 볼만은 하다. 한국에서 개발자로서의 삶과 이벤트를 살펴 보는 것도 지루하지만은 않다. 또한 이러한 일이 쉬이 일어나는 것과 일어나도 다음 회사로 쉬이 넘어가는 것은 개발자로서의 직업적 특징이 분명히 작용 했다고 생각한.

 

개발자의  끝에는 치킨집이라는 공식이 있다고 한다(물론 기초 자금이 있는 사람에 한해서 열리는 인생의 고급 이벤트다). 장대한 치킨 입문 전에 내가 경험했던 일, 그리고 회사 유형별 특징, 특징에서 발생하는 재미 있는 이벤트들을 간단히 기록해 보고자 한다. 이벤트들의 기록 이전에, 개발자로서의 특징 또한 간단히 정리하고 가고자 한다.

 

되도록 유쾌하게 생각이긴 하지만 후배 개발자 주자들에게 재미난 참고 거리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 입던 합시다!!! 입던은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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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개발자를 정의 합니다

 

개발자라는 직업 자체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외향적으로 살펴 보자패션으로 보자면 항상 라운드넥 티셔츠나 체크무늬 남방에 청바지나 짙은 면바지를 받쳐 입고 신발은 항상 운동화를 신는다가을 날씨가 되면 쥐색 계열이나 마름모 무늬의 두꺼운 스웨터를 입는 것이 전부다.

 

심지어 청바지는 찢어지거나 빈티지 풍이 나는 청바지가 아니라 단정한 뱅뱅 스타일의 청바지들로만 입는다. 넥타이 같은 사치품은 결혼식장 하는 비품이다행여나 로퍼를 신고 짙은 남색 면바지에 슬림핏 단색 셔츠라도 입고 출근한 날에는 어디 소개팅 가느냐고 매서운 질타를 받게 된다.

 

그리고 전부 하나 같이 안경을 꼈. 헤어스타일은 항상 변함, 손질 없는 자연 건조 스타일,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로 주변에 정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 개발자다.

 

집사람은 말한다. 개발자의 용모를 각인 시킨 도장이 있어 어딘가에서 개발자 외모를 도장 찍듯이 사무실 구석에서 찍어내고 있을 거라고용기를 내어 반박해 보지만 이건 이길 없는 싸움인 것을 알아 금방 단념해야 했다 패션 특징 때문만은 아니지만 노총각이 많다. 의도된 것은 아니리라. 솔로만세의 세상이나 그렇다고 장래 희망이 노총각인 사람은 그다지 없다(혼기의 여성 여러분. 직업을 바라 보십시오. 자고로 사람은 고쳐 쓰지만 패션은 고쳐 쓰면 됩니다. 순박한 청년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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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직업의 의미로 보자면 프로그램 언어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머다. ‘컴퓨터 공학과를 나오면 유리하고 수학을 잘하면 좋고… 홈페이지, 어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하고…’

 

외모와 사전적 의미의 정의 말고 직업 자체의 특징을 간단히 알아 보자.  특징들이 아마도 잦은 이직을 야기하거나 용이하게 만드는 같다여러 특징이 있지만 내가 만난 다른 직군 사람들이 대부분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사실을 간단히 추려보면 아래 3가지와 같다.

 

무엇인가가 계속 새롭다

생각보다 갈래길이 많다

줄을 선다면 거의 대부분 꼴찌

 

무엇인가 계속 새롭다 라는 의미는 업계에서 예쁘게 포장한 말이고,끊임 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뜻이. 환경과 모든 것이 계속 변화한다. 계속 적응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일식 요리사가 3 동안 광어 초밥만 만들어 광어 초밥에 어느 정도 일가견이 생겼다. 광어의 살결을 몸에 체득 하였고 최상의 온도, 광어 크기, 올라갈 고추냉이의 , 쥐는 , 회 칼의 최상 상태 등을 이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 회를 공급하는구글 수산’, ‘애플 수산’, ‘오라클 수산등에게서 통의 메일이 온다.

 

귀사에 공급 하던 광어 1.0 7월까지만 서비스 하며 4월부터 연어 2.0 미리 사용하실 있습니다. 연어 2.0 고추냉이 소스를 직접 넣어야 하는 불편이 개선돼, 자동으로 추가, 고추냉이 소스 추가 작업이 필요 없게 됩니다. 그리고 7월에 회 칼 3.0 영구적으로 폐기 되어 4 이후에는 회칼과 도마가 결합된 도마 Framework 신규 배포 됩니다. 기존 광어 1.0 재고 사용은 2018-12-31일까지만 허용이 됩니다.

 

이쯤 되면 요리사는 머리가 아프다. 일단 광어 초밥을 계속 만들고는 있지만 도마 Framework 상상도 가지 않는다. 설명서 백날 읽어봐야 모르겠고 우선 써봐야 같다. 하지만 식당 사장님은 귀에 광어 회를 꽃아 놓았는지 들은 체 하지 않는다.

 

도마 Framework 회칼이나 어차피 그게 그거 아니냐? 어차피 그게 그거면 금방 적응하면 되잖아? 열정을 가지고 일하고, 혁신적으로 일하란 말이야!”

 

이쯤 되면 사장한테 영혼의 타를 넣고 싶지만 비루한 월급쟁이라 일단 참아 본다. 월급은 생각보다 소중하니까하지만 옆집에서 연어 대처를 빨리 까닭에 우리 식당에 손님이 줄고, 결국 망해서 실업 급여의 혜택을 받게 되는 날이 수도 있다하지만 그때가 되어도 당신의 사장은 열정 나팔을 불어대고 있을 수도 있으니, 행여나 사장이 투자를 거부하며 조직의 문제는 연대책임이 어쩌고 저쩌고 한다면 과감하게 이젠 내가 광어회를 귀에 꽂도록 하자상황에 맞춰 얼른 도마 Framework 대비하고 자원과 시간을 투자해 주는 회사가 정말 좋은 회사다.

 

"그렇게 크게 바뀌냐?"라고 반문 있지만 정말 바뀌는 경우도 있다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 판이 한 번 크게 뒤집어졌다. 뒤집히는 판에 적응 못한 많은 회사들이 도산했다 여파로 나의 자기소개 역시 한 번 갱신되었다. 세상의 파도는 한 번쯤 따라 타줘야 맛이다

 

과거의 C언어 개발자들이 새로운 환경을 받아 들이지 못하여 곤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이런 기조에서 새로운 도마 Framework 대해 끊임없이 적응 하는 것이 하루라도 치킨 공식을 지연 시키는 것이며 다른 회사로의 이직에서도 유리하다(다시 한 번 말하지만 치킨 공식은 기초 자금이 있는 사람에 한해서 열리는 인생의 고급 이벤트다).

 

회사에서 이런 적응의 토대를 마련해 주는 회사일수록 좋은 회사임에는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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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갈래길이 많다라는 의미는 개발자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는 얘기다.

 

흔히들 주변에 개발자 지인이 없거나 해당 직업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개발자는 모든 프로그래밍에 능숙 것으로 흔히들 생각한다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매우 다양한 부분이 존재한다. Android, iOS, Front-End, Back-End, Embedded 등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서비스 영역을 지나 ICT 제조업으로 돌리면 더욱더 세분화 되기도 한다. 다양한 분야가 있기에 다양한 수요가 발생한다.

 

해서 사실 개발자들끼리도 모른다. 심지어는 항상 같이 먹는, 옆에 앉은 녀석이 하는 걸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아주 간혹 모든 것을 아는 만능 똑똑이가 있긴 한데 연차가 올라 갈수록 드물어지며 똑똑이는 정말 희귀한 유니크 아이템들이므로 너무 자신과 비교하지 말자. 하면 할수록 자신만 힘들어 진다.

 

복잡한 용어는 재미 없으니 쉽게 보면 다음과 같은 사람이 있다.

 

A (전공 : 독일어, 업무 : 독일어로 의학용어 정리 분류)

B (전공 : 프랑스어, 업무 : 프랑스어로 수필 쓰기)

C (전공 : 러시아어, 업무 : 러시아어로 고고학 필사)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는 일인데 많이 다르다. 유사점을 찾자면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고 알파벳이 유사하게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면 B 아파서 휴직을 결과로 A에게 B 일을 맡다면 가능하겠는가?

 

끔찍하게도 IT업계에서는 임원진의 전문성이 부족할 경우 맡기는 경우가 많다A, B, C 한 번 순회 경험하고 나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전부 조금은 알지만 시간 대비 전문성은 많이 떨어지게 된다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개발자는 만신창이 되고 얇고 넓게 아는 개발자로 변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개발자들이 노력을 하고 있다안타까운 사실은 회사의 규모가 작을수록 전문성의 보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력이 부족하고 시간과 자본이 부족하니 여기 저기 다가오는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전문성이 부족한 열정 나팔수 임원들이 즐비하다면 한번쯤 생각해보자. 이들은 비용 문제로 순회를 항상 염두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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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줄을 선다면 거의 대부분 꼴찌 이란 의미는 연차가 조금 쌓여야 눈치 있는 항목이다. (쫄지 말자 연봉이 꼴찌 앞은 아니니...)

 

IT업계에서 어떤 일이 수주되거나 프로젝트가 발생하면 통상적으로 다음의 팀들을 거치면서 일이 성립된다마케팅 / 영업부서의 요구 발생 > 사업부서 검토 > 법무팀 검토 > 재무팀 점검 > 기획 부서 > 디자인 부서 > 개발부서 개발 > 검증부서.  회사일수록 부서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절차로 진행되고 주로 외주 업무를 맡아서 하는 회사일 경우 재무팀 점검 이후의 일을 맡 되는 경우가 많다.

 

어찌 되었든 개발 부서는 항상 모든 프로젝트에서 거의 제일 마지막에 위치해 있다. 이것을 건축으로 놓고 비유 하자면 몸으로 때워야 하는 인부들 것이다. 인부들은 어느 현장에 가든 가장 많은 수를 필요로 한다인력 시장에서 “JAVA 2 타세요 사실은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축배를 들자. 우리들은 정말 SCV였으며 장기판의 졸들이었다. 장기판에서 , 포가 픽쳐를 완성하려면 졸들이 열심히 비벼줘야 한다그리고 상위 부서에서는 개발 부서에 픽쳐를 설명 해줘야 하고 서로 각각 대화를 자주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항상 말을 듣게 된다.

 

? 그거 되는데요…”

 

하지만 열심히 비벼줬는데 픽쳐가 실패로 끝나 판이 접히는 수도 있다. 좌절하지 말자. 졸은 어느 판이나 가장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없이는 픽쳐도 없다우리의 단정한 청바지와 체크 무늬 남방은 아직도 현역으로 달리기에 충분하다.

 

여기 담긴 의미 다른 한 가지는 개발자는 야근을 먹듯이 해야 하는지 있다는 것이다. 모든 프로젝트와 일에는 기한이라는 것이 명시된다.  기한이 축소되면 되었지 무작정 아무 이유 없이 여유가 생기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상위 부서에서 의사 결정이 연기된다거나 의사결정이 번복 경우 디자이너, 개발자, 검수 부서가 있는 시간은 점점 사라지게 된다 의사결정의 번복이나 지연은 상당히 높은 확률로 발생한다.

 

높으신 분이 디자인 하나를 가지고 꼬투리 잡거나 기능 하나 가지고 꼬투리를 잡는 순간 디자인, 개발, 검증부서의 퇴근은 주인 찾는다스처럼 된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장래 희망 노총각 점점 다가가게 된다.

 

결과적으로 위의 이야기를 토대로 다양한 갈래의 분야에서 최전선의 노동자로, 수요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판은 제법 망하지만 새로운 판도 제법 생겨 난다. 평소에 기술적인 대비(말처럼 쉽지가 않는 것이 함정) 어느 정도 받쳐 준다면 번의 이직은 가능하다. 하지만 기업 스탬프는 모을 만큼은 하지 말자.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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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