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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와인에 대해 잘 모르셔도 '보르도(Bordeaux)'라는 단어는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보르도는 프랑스의 한 지방이자 귀족와인의 근원지입니다. 보르도는 항구도시였던 터라 상업으로 부를 축적한 상인들이 많았습니다. 상인들이 그 부를 와이너리에 투자한 결과 지금의 보르도가 되었지요. 보르도의 메독과 그라브 지역에 걸쳐 분포해있는 초고급 5대 샤토들은 프랑스의 얼굴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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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보르도의 레드와인은 정말 역사가 깊습니다. 보르도 중에서도 거대한 와이너리를 소유한,

메독 / 포므롤 / 그라브 / 생테밀리옹

이 네 곳 지역은 레드와인에 깊은 이해도를 지니고 있는 지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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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이 중에서도 메독은 와인계의 천국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메독 안에서도,

오메독 / 생테스테프 / 포이약 / 생쥘리앵 / 마고 / 물리 / 리스트락

일곱지역을 일컫어 '아펠라시옹'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아펠라시옹(
Appellation)'은 '아펠라시옹 도리진 콩트롤레(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라는 단어의 일부인데요, 프랑스 와인에서 가장 좋은 등급의 와인에게 부여되는 이름입니다. 아펠라시옹 와인의 품질이 정말 좋다는 의미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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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프랑스 레드 와인 명가들이 사용하는 포도 품종은,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 세 가지입니다. 부르고뉴 지방에선 거의 피노누아를 쓰는 반면, 보르도의 경우에는 예외없이 이 세 품종을 블랜딩하여 와인을 만들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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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보르도하면 대부분 레드와인을 떠올리지만 레드와인 뿐 아니라 화이트 와인도 많이 만들어냅니다. 보르도의 그라브와 소테른이 대표적인 지역이지요. 두 지역에선 '소비뇽 블랑'과 '세미용'으로 화이트 와인을 양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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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와인에도 등급제가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정부가 특정 지역에서 나온 와인에 특정 등급을 매기는 것을 말합니다. 나폴레옹 때부터 시작된 제도로,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국력을 자랑하기 위해 만국박람회에서 자국 와인을 선보이기로 결정합니다. 그래서 프랑스 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와인에 등급을 매기게 했지요. 이 때 선발된 최고의 와인이 5대 샤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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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프랑스는 보르도, 부르고뉴 등 큰 단위로 등급을 정하는 동시에 같은 보르도 안에도 등급을 나눴습니다.

① 보르도 등급: 가장 낮은 등급.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대표적으로 무통카테가 있음.

② 지역명 등급: 와인을 생산하는 세부적인 지명을 라벨에 새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와인 라벨에 '포이약', '생테밀리옹' 등을 새긴다. 

③ 지역명+포도원명 등급: 지역명에 포도원까지 라벨에 쓸 수 있다. 이런 와인을 '샤토와인'이라고 부르는데, 최상급 샤토의 등급을 받은 와인을 '그랑 크뤼 클라세', 한 단계 낮은 와인을 '크뤼' '부르주아'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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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전문가들은 '좌안과 우안을 알지 못한다면 보르도 와인을 이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좌안과 우안을 나누는 기준은 보르도에 흐르는 세 개의 강입니다. 가장 위에서 흐르는 것이 지롱드강, 지롱드강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좌측으로 빠지면 가론강이 되고, 오른쪽으로 빠지면 도르도뉴강이 됩니다. 이 때 지롱드강과 가론강 좌측에 위치한 구역이 좌안, 도르도뉴강 우측에 위치한 지역이 우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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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좌안과 우안을 구분하는 이유는 토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좌안의 토양은 자갈(gravel soil)입니다. 자갈이 햇빛의 열기를 그대로 간직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따뜻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포도의 성장이 빠르며 특히 카베르네 소비뇽이 잘 성장합니다. 반면 우안은 진흙(clay soil)이지요. 자갈밭과 다르게 차가운 성질을 지니고 있는데, 차가운 곳에선 적포도 품종을 기르기가 힘듭니다. 적포도 중에서도 그나마 빠르게 익는 멜롯이 많이 재배됩니다. 좌안에선 최선의 품종을 선택하여 포도를 기르고 있다고 본다면 우안은 환경에 의해 차선을 선택하는 느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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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우안의 토양이 모두 안 좋은 것은 아닙니다. 몇 지역에선 좋은 품종들을 기를 수 있습니다. 생테밀리옹 지역은 석회질(lime stone)이어서 카베르네 프랑을 기르고 있습니다. 포므롤 같은 경우에는 진흙질 토양이지만 보통의 진흙이 아닙니다. 산화철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토양에 미네랄 성분이 많습니다. 미네랄 성분은 와인에 트러플, 송로 버섯 향을 더해주고 와인의 탄닌을 부드럽게 해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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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프랑스에서 유명한 지역엔 보르도 말고도 부르고뉴도 있습니다. 부르고뉴 레드 와인의 주요 생산지는 크게 두군데로 나뉩니다. 코트 도르의 코트 드 뉘와 코드 드 본입니다. 코트 드 뉘는 코트 도르의 북쪽 지방, 코트 드 본은 남쪽 지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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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부르고뉴 레드 와인에 주로 사용되는 포도 품종은 피노 누아와 가메입니다. 프랑스 포도 등급 제도에 의하면 부르고뉴는 피노 누아를 원료로 사용하지 않으면 공식인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단, 보졸레 지역만큼은 예외로 가메를 이용해서 와인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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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강인한 면모가 있는 보르도와 달리 부르고뉴 와인은 섬세한 기질이 많습니다. 메인으로 쓰는 피노 누아 때문이죠. 피노 누아는 다루기 어려운 품종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껍질이 얇아 병충해에 쉽게 노출되고, 햇볕을 많이 쬐면 균형잡힌 맛을 낼 수 없죠. 뛰어난 피노 누아 품종으로 빚은 와인은 비교적 타닌이 적고 빛깔이 옅으며 바디가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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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부르고뉴 와인 생산자에게 우수한 와인 생산의 비결이 뭐냐고 묻는다면, 모두 '토양'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그만큼 부르고뉴에서는 토양의 질이 와인에 끼치는 영향이 큽니다. 땅의 경사도, 기후 조건에 따라 노말급이냐, 프리미에 크뤼냐, 그랑 크뤼급이냐가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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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부르고뉴의 대표 레드와인에는 보졸레, 로마네 콩티가 있습니다. 보졸레는 '보졸레 누보'라는 와인으로 친숙하실 텐데요, 이 보졸레 누보는 보졸레 지방에서 만든 햇와인을 일컫습니다. 햇와인이란 숙성과정을 거치치 않은 와인으로 상큼한 맛이 특징입니다. 로마네 콩티는 코트 드 뉘 지역의 본 로마네에서 주조되는 와인으로, 프랑스 대통령이 타국 방문시 목에 힘주고 선물하는 와인으로 유명하죠. 한 병에 자동차 한 대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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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보르도와 부르고뉴 말고 다른 지역에서도 와인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먼저 루아르 지방이 있는데요, 프랑스 최대의 와인 생산지이자 스파클링 와인 생산도 2위인 지역이지요.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해있으며, 북쪽으로 긴 루아르강을 끼고 있어 와인 농사에 아주 제격입니다. 레드 와인 보다는 화이트 와인이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는데요, 신맛과 과일맛의 밸런스가 뛰어나 식사용 와인으로 이상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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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루아르 지방에선 화이트 포도 품종인 쇼비뇽 블랑과 슈냉 블랑을 주로 사용합니다. 이곳에서 만드는 와인 스타일은 네 개로 추릴 수 있습니다.

푸이 퓌메: 높은 바디감, 농도, 100% 소비뇽 블랑
뮈스카데: 라이트, 드라이, 100% 믈롱 드 부르고뉴
상세르: 중간 바디감, 100% 소비뇽 블랑
부브레: 약간 달콤, 100% 슈냉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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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알자스 지방에서도 와인을 만듭니다. 이 곳 와인은 독일 와인과 비슷한데요, 알자스 지방이 독일과 인접해있는데다 과거 독일에게 1871년부터 약 40년간 지배당했던 역사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다른 점도 있습니다. 독일 와인은 발효시에 포도즙을 추가로 넣어 당도를 높이는 반면 알자스 와인은 당도를 남김없이 알코올로 바꾸기 때문에 아주 드라이한 와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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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알자스 지방에서 만든 와인의 라벨에 포도 품종을 표기하려면, 오직 한 가지 품종으로만 와인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른 지방 혹은 미국이나 호주와 같은 신세계 와인은 여러 품종을 섞어도 한 가지 품종의 비율이 기준을 통과하면 라벨에 표기할 수 있습니다. 카베르네 소비뇽이라고 표기되어 있어도 다른 포도 품종이 20% 안팎으로 사용되었을 수 있다는 의미이지요. 그에 반해 알자스 와인의 경우 '리슬링'이라고 표시되어 있다면, 그 와인은 100% 리슬링으로만 만들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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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알자스에서 재배되는 청포도의 품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리슬링 / 피노 블랑 / 게뷔르츠트라미너 / 피노 그리

메인은 리슬링입니다. 달콤하게 때로는 드라이하게 여러가지 방식으로 양조되는 리슬링은 알자스에서만큼은 완전히 드라이하게 만들어지지요. 참고로 화이트 와인은 장기숙성이 힘듭니다. 병입 후 1년에서 5년 내에 마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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