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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전연 후연이라 불리는 왕조가 있었다. 전연 시절에는 고구려와도 전쟁을 해서 고국원왕의 군대를 격파하고 수도를 함락한 뒤 미천왕의 시신과 왕비, 왕의 모후를 끌고 갔던 강국이었다.

 

고구려에게 이런 수모를 안겼던 모용황의 손자 중에 모용희라는 이가 있었다. 격렬한 왕위 다툼 끝에 후연의 군주가 됐다. 왕이 되기 전 고구려를 공격하여 신성과 남소성을 함락시키는 등 한때 용맹한 모습을 보였으나 권력을 잡은 뒤엔 암군(暗君)의 본색을 드러낸다.

 

특히 그는 부씨 성을 가진 자매에게 미쳐 있었는데 이 자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었고 좋아하는 일이라면 천지를 뒤져라도 구해 주었다. 산과 물을 좋아했던 부씨녀를 위해서 인공 정원을 만들고 인공 산을 쌓았다. 여름철에 이 공사를 벌이니 수천 명이 더위를 먹고 쓰러져 죽었다. 부씨 자매는 즐거울 뿐이었다.

 

자매 중 한 명이 죽었는데 치료하던 의원을 토막내 불태워 죽였다. 남은 한 명은 인공 정원과 인공 산에 싫증이 났는지 천하의 산과 물을 주유하고자 했다. 겨울철에 후연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했고 수행하던 군사 5천 명이 얼어 죽었다. 성격이 괴팍하고 입맛도 까다로웠다. 여름에 얼린 생선을 달라면 구해 주었고 천리 밖의 물고기도 가져다주었으며 한겨울에 생지황을 구해 오라면 신하들 목숨을 쥐어짜서라도 대령해 놓았다. 그 정도는 유가 아니었다.

 

모용희는 전쟁에도 이 부씨녀를 데리고 다녔는데, 하루는 먼 길을 달려와 전투를 하려다가 적군이 강성한 것을 보고 물러서려는데 부씨녀가 애교를 떨며 “전투가 보고 싶어요.”라고 하자 전군 뒤로 돌아! 돌격! 을 부르짖어 박살이 나기도 했다. 고구려의 요동성을 거의 함락할 지경까지 몰았지만 부씨녀가 “내가 먼저 성에 들어가겠다.”고 해서 부산을 떨다가 고구려군에게 시간을 주어 말짱 도루묵이 된 요동성 갑질 사건도 유명하다.

 

후연 백성들은 이 제멋대로 안하무인의 부씨 자매에게 분노했으나 그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고 목숨을 걸고 이 폐단을 간하려던 신하들은 목이 잘리고 토막이 나거나 울화병으로 죽어가기 십상이었다.

 

이 참극의 원인인 부씨 자매를 두고 후연의 한 문신이 분을 참지 못하고 후연 궁궐 문 앞에 시를 내건 후 고구려로 망명하였다. 아쉽게도 이름은 전하지 않으며 사진과 본문은 관계가 전혀 없다. 참고로 사진 왼쪽은 한진그룹 회장의 딸 조현아, 오른쪽은 그 동생 조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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苦奴懋集鮟屠斬 고노무 집구석 참

고단한 노예 분주히 아귀 모아 죽여 베어 내기 바쁘고

 

寶桶引奴迷業擔 보통인 노미 업담

보물통 끄는 노예는 (너무 무거워) 짐질 때마다 헤맨다네

 

慨猩質腐林何難 개성질 부림 하난

개탄하노라 저 원숭이 같은 성질머리 온 숲을 썩히니 이 얼마나 재앙인고

 

壓道賊今妹撻減 압도적 금매달감

도리를 짓밟는 도적은 이제 이 자매라 (백성들을) 매질하고 (죽여) 줄일 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