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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며칠 안 남은 11월 중순에 공포될 예정이다.


요번 개정안의 제안이유는 ‘콘텐츠 확산력이 큰 인터넷신문의 특성상 사실확인 기능 및 저널리즘 품질 제고를 위한 제작여건(취재, 편집 등)이 제고될 필요가 있음’이라고 한다. 기사로 삥 뜯고, 어뷰징 기사 올리는 기자, 소위 기레기, 사이비 언론을 때려잡겠다는 거다.


글타. 환영한다. 도처에 기레기가 너무 많다. 당장 인기 검색어 하나만 검색해봐도 키워드와 관련된 것들, 예컨대 3년 전 방송에서 어쨌다는 둥, 인스타에 뭐를 올렸다는 둥, 몸매가 헉... 어쩌고저쩌고하는 것들이 쏟아 넘쳐난다. 게다가 우리 모두 그 참신함의 끝을 ‘기승전유승옥’ 사태를 통해 지켜보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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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신문법 개정안에서 이런 언론 환경을 바꿀 방법으로 제시한 내용을 살펴보자.




1.인터넷신문의 독자적인 기사 생산을 위한 요건 중 상시적으로 고용해야 하는 취재 및 편집 인력 요건 개정

“취재 인력 2명 이상”을 “취재 인력 3명 이상”으로, “취재 및 편집 인력 3명 이상”을 “취재 및 편집 인력 5명 이상”으로 증원


2.인터넷신문 등록 신청 시 첨부서류 변경

“취재 및 편집 담당자 명부”를 “취재 및 편집 담당자의 상시고용을 증명할 수 있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중 한 가지 이상의 가입내역 확인서”로 변경


3.청소년보호책임자의 업무 등




3번은 그냥 그렇다 치고, 1, 2번을 보자. 언론사 등록을 위한 인원이 기존 3명에서 5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고, 그마저 상시고용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이번 신문법 개정을 ‘5인 미만 언론사 퇴출법’이라 부르는 이유다.


11월 중순 개정안이 공포되고 나면 당일부터 언론사 등록을 위해서는 5명 이상의 상시고용을 증명해야 하고, 기존 언론사들에게는 1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어떤 상황이건 1년 안에 5명을 고용해 증명해야 언론사로 인정해 주겠다는 거다.


인터넷기자협회, 한국방송학회, 야당 등이 ‘언론 자유 침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고, 일부에선 매출을 근거로 이 법이 적용될 경우 85%의 인터넷 언론사가 문을 닫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87년, 언론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뀐 이후, 기준 요건을 지나치게 강화하며 사실상 허가제로 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대목.


이로 인해 1인 미디어, 독립 언론, 지역 언론 등 많은 언론들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엔 본인이 열심히 보고 있던 20대 대표언론 <고함20>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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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개정안이 공표되면 볼 수 없을지도 모를, 혹은 20대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쓸 수 없게 될지도 모를 <고함20>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코코아: 반갑습니다. 딴지일보 코코아입니다.


농구선수: 고함20에서 농구선수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 류병화라고 합니다.


페르마타: (앞서 말한 농수선수가) 편집장이시구요. 저는 페르마타라는 필명으로 하고 있고 김선기라고 합니다. 현재 직위는 없어요. 공식 문서상으로 발행인, 전(前) 대표입니다.


(이하 코코아: , 농구선수: , 페르마타: )



: 발기인입니까?


: 아, 그 말이 너무 싫더라. 근데 하여튼 네. 그렇습니다.


: 혹시 뭐 닉네임에 뜻이 있나요? 농구선수는?


: 고함 로고 색깔이 주황색이잖아요. 필명에 너무 의미가 들어가게 되면 나중에 좀 부끄러울 수 있겠다 하는 생각에, 그냥 떠오른 게 주황색 농구공이었어요. 농구공으로 할까 하다가 농구공은 사람이 아니니까 그냥 농구선수로 했어요.


: 굉장히 쉽게 결정하셨네요.


: 농구공으로 상징되는 고함을 가지고 놀겠다, 는 의미심장한, 편집장에 대한 야망을 애초에 드러내고 있는..


: 아, 들어오신 지 얼마나 되신 건가요?


: 작년 7월부터 수습으로 들어와서, 지금 이제 1년 4개월 됐어요.


: 빠른 시간에 쿠데타를..


: 그렇죠.


: 페르마타는 어떤 의미가?


: 저는 고2 때부터 어디 가입할 때 계속 쓰던 거구요. 의미는 없어요. 그냥 말이 그럴듯하잖아요.


: 그리스어 이런 느낌인데...


: 그 말의 어원은 뭐냐면, 이탈리아 어로 된 용어인데, 그 음의 길이를 두 세배 길게 이구요. 두 번째 의미는 ‘마쳐라’라는 의미입니다.


: 마쳐라?


: 네, 여기서 중단해라, 라는 의미.


: 아... 어떻게 연결해야 되나요.


: 전혀 없어요. 그냥 말이 예쁘잖아요.


: 저도 필명에 그다지 의미가 없는.. 암튼 이제 고함20 얘기를, 고함은 구성이 어떻게 되나요?


: 저희는 상근기자가 있는 형태가 아니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자발적, 아 자발적이라는 말이 웃기긴 하죠. 자발적이라는 게 항상 모든 순간 자발적이라는 건 아니니까. 하여튼 20대 언론의 필요성, 혹은 그 안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만족감이나 자기의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하고 있어요. 하지만 모두 하고 있는 다른 일이 있어요. 대부분은 학생인 거고. 대학생, 대학원생, 취준생.


: 필자 형식으로 운영되나요?


: 필자 형식이긴 한데, 완전히 그냥 필진, 이거 하고는 조금 달라요. 저희는 공동체 형식으로 커뮤니티에 의지하면서 하고 있구요. 그래서 지금 맴버가 28명 정도 있고, 그 28명이 그 팀에 각자 소속돼 있어요.


: 정기적으로 모임도 가지고 그러나요?


: 네, 일주일에 한 번씩.


: 일주일에 한 번씩 팀별 모임이 있고, 한 달에 한 번 월간 회의 및 월간 술회가 있고..


: 사무실도 있는 건가요?


: 네


: 그럼 사무실에 계신 분?


: 없어요.


: 상근이 없고..


: 페이퍼 컴퍼니?


: 사무실에 상근을 하는 게 아니고 회의 용도로, 저희는 회의가 매일 있거든요. 5개 팀이 월화수목금 있고, 그 외에는 내부 스터디나 소모임이라던지 일정. 사무실이 그런 커뮤니티 공간으로 필요했었어요.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20대 언론. 고함은 기수별로 기자단을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 고함20이 내건 지향점이 있다면요?


: 처음에 만들었을 때는 단순히 20대의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고 있지 않다는 굉장히 주관적인 느낌이 있었고, 하나 있으면 좋겠다, 만들어보자 했어요. 언론이라고는 생각을 안 했던 거 같아요. 20대 칼럼리스트, 저널리스트의 모임이라고 생각을 했고, 나중에 가면서 하나하나 의미들을 많이 붙인 것 같아요.


지향점에 대해서 토론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지만, 각자 느낌이 조금씩 다를 것 같아요. 일단 제 경우에는 대안언론적인 의미에서 고함이 청년언론이라고 하는 카테고리에서 20대들이 독립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라던지, 특히 자율적인 공동체로서의 의미가 되게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쨋든 다양한 언론이 필요한 상황이고, 우리가 대안적인 방식으로 유지돼야 하는 필요성을 많이 생각 하구요. 가장 큰 목표는 없어지지 않고 계속 생존을 하는 거예요. 20대 언론, 혹은 청년 언론, 대학생 언론이라는 게 많이 만들어지고 많이 사라지는 환경에서 하나가 오래 지속되는 의미가 보여질 수 있다는 것 자체, 그런 사례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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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6년 정도 되지 않았나요?


: 2009년 8월 11일에 만들어졌어요.


: 날짜까지 기억하고 있네요.


: 왜냐면 그게 저희 비밀번호에요.


: 아아, 이거 자르겠습니다.


: 아니, 비밀번호를 쓰실 일이 없잖아요, 와서 와이파이를 훔쳐 쓰실 것도 아니고..


: 와이파이 비밀번호..


: 아, 와이파이, 저는 사무실 문 비밀번호인 줄.. 지금 편집장님이 생각하기에는 지향하는 게 이런 것 같다는 건?


: 앞서 말씀하신 게 고함하면 생각하는 부분에서 지향점이라고 한다면, 저는 기사 쓰는 부분에서 지향점 같은 걸 말씀을 드릴게요. 고함의 기사가 기성언론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완전히 배제하는 건 어렵고, 거기에 대항하는 식으로 정체화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그런 데 있어서 우리만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 나가자, 이런 부분들, 고함 구성원들이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채워 나가자고 하는 게 기사 쓰기의 지향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6년을 넘게 하다 보니까, 못할 말이 많아지는 것 같은데, 20대들이 하는 언론활동에 관해서 사실 그런 시각이 굉장히 많죠. 너네는 지금 20대 언론 하는 얘들은 메이져 언론사 취준생인데 경력 쌓거나 연습하러 오는 거 아니냐고. 저희는 그런 거에 좀 반대하고 싶은, 다른 사례가 되고 싶은 게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면접을 볼 때도 '동아리잖아요.'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거나, 메이저 마이너를 따지고, 여기를 이미 마이너한 곳으로 여기고, 쉬운 활동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은 뽑기 싫어지기도 합니다. 그런 지원 서류는 화가 나서 내다버렸다는 얘기도 전해지구요. (웃음)


또 한편으로 지향하는 측면, 기사를 통해서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게 있어요. 첫 번째는 우리가 마이너 할 수도 있고, 아마추어일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저널리즘의 기본적인 원칙들을 안 지키는 것을 아마추어 하니까 괜찮다, 혹은 저널리즘적으로 부족한 것을 아마추어인데 뭐 어때,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 저널리즘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두 번째는 청년 문제에 있어서 그 부분만큼은 어쨌든 우리가 계속 아카이빙을 하든, 문제제기를 누가 알아주든 안 해주든 열심히 하고, 청년 문제에 관한 담론에서는 한 축이 되고 싶은 맘이 있어요. 참조하지 않으면 안 될. 사실 저희가 기사 쓰려고 검색하다 보면 이제 저희 기사가 되게 많이 걸려요.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런 식의 효과를 만들고 싶습니다.



6년째 한우물만 파고 있는 장인의 곤조가 엿보인다.



: 소위 메이저 언론들 말고 대안언론을 표방한 곳들이 여럿 있잖아요. 딴지일보도 그중 하나일 수 있고, ㅍㅍㅅㅅ, 직썰, 슬로우뉴스, 미스핏츠, 대학내일 같은 언론도 있고. 고함이 그런 곳들과 차별점이 있다고 한다면 어느 지점일까요.


: 대안언론들 간의 차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대안언론이라고 하는 개념 자체가 그냥 주류 언론하고 대척점, 이분법적 구분 하에서 그냥 그렇게 나눠 놓은 거지, 대안언론이라는 게 퉁쳐져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 사이에 차이라는 것도 한계적으로만 규정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그래서 예를 들면, 뭐 직썰이나 ㅍㅍㅆ는 고용 상태인 사람들이 편집을 하는 건데, 우린 직접 기사를 쓰는 커뮤니티다, 이런 식으로 설명을 드릴 수 있겠네요.


: 같은 20대 미디어로 미스핏츠도 있지 않나요? 주관적인 느낌으로는 미스핏츠는 조금 더 생활 밀착형이고, 고함20은 어쨌든 20대 담론을 꾸준히 끌어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 사실 '20대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토론을 굉장히 많이 했었어요. 청년 담론을 얘기할 때, 청년이라는 말이 너무 애매하다, 또 20대 언론이라고 했을 때 20대를 우리가 대표할 수 있냐, 대변할 수 있냐, 우리가 서울에 있는, 까놓고 말해서, 대부분 4년제 다니는 대딩들이 와서 하고 있는데, 대변할 수 있나? 이런 고민을 많이 하긴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딱 하나, 유일한 차별점이라 하면 그거 인 거 같아요. 20대 언론이라는 말을 놓지 않는다는 거. 미스핏츠 분들을 만나본 적은 없지만 거기서도 20대가 만든 언론이라고 했을 때, 20대의 개념에 대해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해요. 제가 느끼기에는 처음에는 20대가 만드는 미디어라는 것에 되게 큰 초점을 두고 얘기를 했지만, 그 뒤에는 20대에 그렇게 큰 포커스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미스핏츠의 경우에는 컨텐츠라던지 그런 면에서 그것도 필요한 움직임이고, 그게 어떤 20대 언론을 정의하는 경우에 있어서 곤란한 경우에 그걸 풀어나가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어쨌든 저희는 많은 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에 첨착하고 있다는 점이 차별점인 것 같네요.


: 홈페이지에 있는 고함20 소개를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게, ‘청년 문제를 세대론에 함몰되지 않는 방식으로 다룹니다’ 거든요. 저는 사실 세대론을 사실 안 좋아해요. 이게 본질이랑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데, 세대론에 함몰된 예들이 너무 많거든요. 도처에. 88만 원 세대부터 시작해서, 7포 세대, 달관 세대, 헬조선, 어쩌구 온갖 규정하는 단어들을 만들잖아요. 그런 것들과 다른 시각이라는 게 어떤 건가요?


: 세대담론은 기성 언론에서 얘기가 너무 많이 되는 거 같은데, 어쨌든 20대가 규정되는 방식인 거잖아요. 그런 거를 어떻게 깰지, 그거에 대해서 어떻게 대항, 반박할 수 있을지 얘기를 많이 하는데, 아까 질문에서 다른 대안언론들과 차별점 같은 거, 미스핏츠랑 비슷한 선상에서 놓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미스피츠가 약간 생활 밀착형인 거 같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던 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기사들이 올라오는 거 같고, 그러니까 필자를 기사 내에서 드러내고 있는 거 같아서 조금 더 생활 밀착이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고함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당사자를 많이 얘기 했었거든요. 모든 세대론에 대해서 ‘난 아닌데’라고 말하는 건 쉬운데, 그게 사실 누군 또 맞다고 할 수 있는 거고. 누구는 또 이건 괜찮고, 이건 아니다 할 수도 있는 거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난 아닌데?' 라고 말하는 건 그렇게 의미가 없는 작업인 것 같아서, 당사자성에서 벗어나서 총체적인, 20대나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것이 좋겠다, 라는 생각과 더불어서 세대론에 함몰되지 않는다는 거를 싣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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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대론에 함몰되지 않는 방식으로 다룬다’ 그 표현을 저희가 이번에 홈페이지 리뉴얼 하면서 새롭게 넣은 거에요. 그전부터 조금씩 그런 의식이 있긴 했지만, 공식화하진 않았었는데, 저는 세대론에 함몰되지 않는 방식을 청년 문제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사실 청년이라는 인구 집단으로서의 청년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실체가 없는 수사적인 표현일 수 있는데, 어쨌든 청년에 대한 얘기가 굉장히 많단 말이에요. 주변에 있는 작자들이 다 청년인데, 청년 얘기하기 얼마나 쉬워요. 난 청년이니까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도 청년들이 만드는 컨텐츠고, 내 친구가 청년인데, 내 아들 딸이 청년인데 걔네가 아무것도 안 하고 놀더라, 갑갑해 죽겠다, 아니면 나도 청년이었는데.. 또 신문에서 보니까, 조선일보 봤는데 청년들이 헬조선이라 하더라. 이런 몹쓸 것들이 다 있나. 얼마나 청년 얘기하기가 쉬워요.


그런데 세대론에 함몰되지 않는 방식으로 청년 문제를 보겠다고 하는 건, 그 자체가 이게 그렇게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그 쉽게 얘기할 수 없는 복잡한 면들을 많이 고려를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 정도로, 봐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물론 독자들이 읽었을 때 바로 전달을 받아야 하는 문제겠지만, 기사만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아까도 농구선수 편집장이 얘기했지만, 그냥 내가 청년인데 그런 기사가 전략적으로 필요할 때도 있지만, 불필요하거나 의미가 없을 때도 있을 수도 있고. 최대한 할 수 있는 한 사안에 다면적인 면들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인 것 같아요.


: 20대 언론이라고 딱 표방하고 나왔을 때, 20대들이 읽는 언론인가? 라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기사 방향이 기성세대들에게 20대를 보여주겠다는 건지, 20대를 위한 언론인 지 궁금합니다.


: 제가 그거를 항상 수습교육 할 때마다 저희 고함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얘기하는 건데, 그런 시도들도 있었어요. 실제로 20대 언론들이나 20대 매체들 나왔던 것들 중에서는 정치 문제나 관심을 20대들이 가져야 되는데, 너무 어렵게 써 있어. 그래서 20대들을 위해 사안을 풀어주고, 20대 눈높이에 맞게, 문체를 바꿔가면서 그랬는뎅~ 그러더라구~ 이런 식으로 쓰는 것들도 있었어요.


물론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어쨌든 저희가 인터넷에 기사를 올리는 만큼 독자가, 우리가 한정 지어서 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고 얘기를 했었어요. 누구에게나 오픈된 거고. 굳이 우리가 타게팅을 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 자체가 어쩌면 세대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 신문기사를 쓰는 저널리즘의 원칙 중에 하나는 '중학교 1, 2학년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써라' 이니까.


저는 고함에서 기사를 쓰고 인터넷에 올렸을 때, 수많은 무단복제와 공유들을 통해서 아이디어가 퍼져 나가 누구한테도 읽힐 수 있어야 하고, 청년 문제를 썼을 때는 청년 문제에 대한 세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고, 그런 식의 저널리즘의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약간 전략적으로는 안 좋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유리하지 않은 전략이니까. 20대들이 읽고 ‘사이다!’ 막 이러면 완전 우상이 될 수도 있지만.


: 요즘 언론사들이 카드뉴스나 PT뉴스 방식으로 가독성 올리려 노력하잖아요. 이런 방법으로 기사를 다각화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나요?


: 시도는 했었는데, 내부에서 카드뉴스를 꼭 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오지는 않아요. 그게 카드뉴스를 만들게 되었을 때 드는 품에 비해서 고함에서 글을 읽는 게 많지 않아서. 페북만 놓고 보자면 공유나 좋아요 같은 건,


: 훨씬 많죠?


: 네, 카드뉴스가 정보를 조금 더 직관적으로 볼 수 있어서 조금 더 많이 되긴 하는데, 사실 정보는 훨씬 조금밖에 안 들어가잖아요. 좀 압축된 걸로 딱딱 사진이랑 같이 들어가니까. 그래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 같은 건 다 담기가 힘든 부분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읽어주는 게 더 좋겠다, 이런 생각이 있는 거 같아요.


: 카드뉴스가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논의가 많진 않지만, 카드뉴스를 비롯한 이런 온라인 모바일 유비쿼터스의 다양한 뉴스들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노동 대부분이 인턴들의 착취를 통해서, 무지막지한 노동이 들어가서 이뤄지고 있는데, 저희가 시도를 해봤을 때, 거부감 같은 것도 있었던 거 같아요. 페이스북에서 하는 것처럼 카드뉴스를 올리면 밑에 조회 뜨는 게 정말... 그런 걸 알게 되면 집착하게 되잖아요. 조회수는 되게 많이 올라가고, 페이스북 안에서 전달률은 높아지지만, 링크를 들어오는 사람은 그게 3만 명한테 스프레드가 되고, 좋아요를 몇백 명이 눌러도 링크는 아무도 안 들어오는 거에요. 이게 뭔가. 우리는 매체를 그만두고 페북만 열심히, 페북 페이지 운영만 열심히 해야 하나.


: 페북 페이지.


: 그런 허무함이 한 가지 있고, 조금 더 근본적으로는 편집장이 말했지만 글이라고 하는 것의 힘에 대해서 저는 조금 더 믿어야 겠다는 생각이 아직까지 들어요. 특히 카드뉴스 같은 경우에 2차 생산물적인 특징이 있잖아요. 1차적인 글이 있고, 글을 카드로 재가공을 하는 건데, 그런 단순한 로직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어쨌든 글만이 제공해 줄 수 있는 그런 풍부한 정보라던지, 다양한 시각이라던지 하는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 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발견되고, 확산되는 과정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당장 인터넷에 조회수 10만 나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숫자에 집착을 하게 되니까 자꾸 장사를 하게 되는 거잖아요.



텍스트에 대한 믿음. 우직함일까.



: 최근에 고함20에 기사 중 인터뷰가 굉장히 많은 거 같아요. 인터뷰가 쉬워 보이지만 제일 힘든 거잖아요. 자료 조사하며, 나중에 다시 편집할 거, 하며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인데. 인터뷰 기사를 많이 시도하는 이유가 있나요?


: 지금 힘든 일을 하고 계시네요..


: 글쵸.


: 인터뷰 그게 약간 고함 특성이 될 수 있을 거 같은데, 팀 중에 하나가 인터뷰 팀으로 꾸려졌어요. 청년사람팀이라고. 인터뷰를 연재로 하는.


: 기억에 남았던 게 졸업사진으로 유명한 의정부고 학생들 인터뷰했던 거, 되게 재밌게 읽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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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함20> '인터넷 핫스타 의정부고, 만나고 왔다!


: 인터뷰가 재밌는 거 같아요.


: 그 뉴스펀딩으로 나가기도 했던, 지방 빼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요거는 좀 놀랬거든요. 99명을 인터뷰를 하겠다고 그래서.


: 저희가 한 건 아니지만 (웃음)


: 이거 뉴스펀딩에서 되게 반응이 좋았던 거 같아요. 필요한 얘기였기도 하고 해서.


: 뉴스펀딩 반응이 좋았나요? 다 악플밖에 없잖아..


: 모금액으로 봤을 때요(웃음). 이 기사를 기획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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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펀딩: 지방 빼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 기획 당사자가 없긴 하지만, 전달을 해보자면, 저는 그런 기획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20대 문제에 관해서 토론을 굉장히 많이 했고, 그런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게 기획의도에 써 있어요. ‘우리가 20대 생활 대변하는 거 맞아?’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 실제로 지금 청년 담론이 많이 나오지만, 그 청년 담론이 도대체 누구인가, 굉장히 다양한 논의들이 있어요.


그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지방 청년들이 그런 측면들이 어떻게 보면 열악, 그런 식으로 비교를 할 수 있는 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들이 조명되지 않는다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생각을 해 왔었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청년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얘기가 많아서 세대별로 대담을 하는데, 세대별로 대표를 한두 명씩 갖다 놓으면 나오는 사람이, 기성세대를 30대, 40, 50대는 정치인, 시민단체 활동가를 앉쳐 놓고 20대는 명문대생 하나 앉아있거든요. 사실 저도 개인적으로는 명문대 출신의 배경을 가지고 있긴 한데, 이렇게 말하는 게 너무 이상한가. 그러면서도 너무 불편한 거에요. 이게 청년 목소리가 되는 게.


왜냐면 그 사람들하고 되게 이해관계가 다른 청년들이 있다는 거죠. 근데 그 사람 너무 당당하게 청년이라는 얘기를 하면서, 지 얘기를 하는데, 그런 것들이 너무 일상적이라.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 세대별 대담 기사를 찾아봐도 똑같아요. 연고대, 앉아있고. 그런 현실이 있어서 지방 청년에 대한 논의를 해 왔었고, 그런 기회도 있었다고 생각을 해요. 100명 인터뷰하는 거 정말 대단했던 거 같아요.


: 쉽게, 그런 기획을 한다는 게..


: 그래서 제가 거기 갔다 온 얘들을 전부 어벤져스라고. 고함 어벤져스다. 그래서 너무 대단한 걸 했다고 하죠. 그렇게 다양한 20대의 목소리를 실제 날것의 목소리를 담아낸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2012년에는 100일간의 릴레이 인터뷰도 했었죠.



'청년'이라 규정되지 않는 '청년 밖의 청년'에 대한 시선.

더불어 수도권으로, 수도권으로 밀려 들어오는 청년들의 현실을 엿볼 수 있는 연재다.



: 또, 최근에 대안학교 졸업생 인터뷰 기사가 있었는데, 부정적인 리플이 많이 달리자, 의견 듣고, 토론회 해서, 다시 취재한다는 트위터를 봤었어요.


: (토론회) 아무도 안 왔다는...


: 아, 그래요?


: 안 와서 그냥 리플 다신 분을 섭외해서.


: 그게 요즘 언론에서 되게 찾아보기 힘든 책임감이잖아요. 이야기를 끝까지 가지고 간다는 거에 대해서 놀랐어요.


: 댓글 달린 거를 보고 고함 안에서도 리플 내용이 맞다, 지적한 부분이 타당한 것 같다 생각해서, AS기사가 나온 걸로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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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함20> [독자 인터뷰] ‘대안학교 졸업자 S씨는 왜 대학에 갔을까?’를 A/S합니다



이어 제일 중요하고, 또 제일 궁금했던 경제적인 이야기를 해보았다.



: 그러면 경제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경제적인 면에서 운영에 어려움은 없는지?


: 이게, 자체착취를 하고 있죠. 왜냐면 노동을 했지만 원고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그 문제가 애매하죠. 누군가에 따라서는 이것도 굉장히 비판해야 될 것으로 볼 수 있구요.


: 딴지일보도 고료를 주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았죠.


: 저희가 사무실을 2012년도에 만들었어요. 그때부터 정기적으로 나가는 돈이 생겼는데, 회원들이 고맙게도 합의를 해 줬어요. 처음에는 그랬거든요. 어떻게 회비까지 걷어가면서 하냐, 내가 어쨌든 리더였으니까, 책임져서 돈 벌 궁리를 해오던지, 내가 내던지, 아니면 하다가 안 되면 없애자, 사무실을 그랬었는데, 우리 사무실 필요한 거 인정하고, 원래 회의할 때 원래 커피값 들어가니까 그런 거 생각해서 회비를 걷자, 그런 식으로 해서 그때 의견이 모아졌었고. 그 뒤에는 사실 들어온 사람들한테 내야 된다, 라고 얘기를 하는 방식으로 현재까지는 그렇게 진행이 되고 있구요.


그 외에 그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후원금액이 아주 일부, 그리고 비정기적인 뉴스펀딩 같은 수입이 있고, 그런 상태에요. 그래서 지금 고료를 못 주는 문제는 있지만, 사무실 유지하는 비용에 몹시 힘들어하는 건 아니구요. 그리고 고료 문제는 해결을 해 나가야겠죠. 논의를 통해서. 조금씩 나름대로 시도를 하고 있는 게 있어요. 취재비 지원 제도를 만든다던가, 고료는 못 줘도 니네가 취재는 니 돈 쓰면서 하지 말아라, 하는 걸 만든다던가.


: (지원비는) 기사가 발행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웃음)


: 홈페이지에 애드센스 광고가 달려있는 걸 봤는데, 그 수익은?


: 애드센스는.. 그게 요즘 점점 페이스북으로 하기 때문에, 그게 되게 애매한 거에요. 페북에서 잘 되는 사이트들이 있어요. 근데 실제로 페이스북은 돈을 쓰면서 운영을 해야 하는 거거든요. 페이지도. 페이지 좋아요가 그냥 늘어나는 게 아니라, 뭔가 대박친 게시물이 있거나, 페이지 홍보를 해야 페이지 구독자 수가 올라가고 유지가 되니까. 그 사람들 광고료를 벌 수 있는 건 사이트거든요. 웹 사이트로 유입이 돼야 돼요. 근데 페이스북 PB체크 해보면 진짜 안 나오거든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애드센스 수입도 떨어지겠죠.


: 배너 광고 같은 건 계획이 없나요?


: 누가 뭐, 여기서 홍보하는 게 있을까요.


: 정부에서 굉장히 청년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잖아요. 갖다 쓰기 좋은 게 돼버려서. 청년 언론인데 정부 보조금을 받을 방법은 없나요?


: 청년허브에서 그런 사업을 했던 적은 있어요. 그 사업에 지원을 해서. 근데 그거는 보조금이라기보다는 프로젝트로 따는 거니까. 비정기적인 수입의 일부라고 볼 수 있어요.



청년허브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간.

청년을 위해 임금피크제를 하겠다 하고, 주머니 돈으로 손수 청년희망펀드를 만드는 정부가 정작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는 일에는 무관심하다. 정부의 민낮을 볼 수 있는 순간.



: 언론사 사이트 중 기사보다 배너가 더 많은 곳도 있잖아요. 광고가 막 마우스 따라오고.


: 그건 싫네요.


: 지속가능하려면 경제적인 부분이 해결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수익구조라고 할만한...


: 구조가 아니에요.


: 없다고 볼 수 있겠네요.


: 구조는 없어요. 아직 덜 궁한 거죠. 이게 생업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절실해져서, 뭐라도 영업이라도 딴지라도 와서 ‘청년 언론을 외면할거냐’, 그런 식으로라도 할 텐데. 지금은 돈 버는 상황은 아닌 거죠 지금까지는. 누군가는 답답해할 수도 있어요. 근데 답답해하면서도 아무도 안 하니까. (웃음)


: 신기하네요. 저는 경제적 문제가 민감한 문제일 것 같았는데, 오히려 달관한 느낌.


: 달관 세대니까.. (웃음)



드디어 신문법 시행령 개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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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법 개정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상시 고용인원 5명. 유예기간 1년. 소감이 어떤가요?


: 글쎄, 찾아보긴 했는데, 고용을 증명한다는 거, 가능할 수 있을까 싶죠. 어려울 거 같아요.


: 5명 상시고용이면, 최저임금으로 계산하고 기본적인 비용을 따져봐도 순이익이 1억 가까이 나와야 유지 가능하니까. 기자협회에서는 85% 언론이 사라질 거라 합니다.


: 법안 자체가 확실히 별로인 거 같고, 목적으로 나온 품질 제고랑 전혀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저희가 2009년부터 활동은 했지만 언론사로 등록을 한 건 12년이에요. 저희는 당장 뭐 큰 타격이 있을까 싶기는 해요. 예를 들면 팀블로그도 엄청 많고, 신고 안 된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팀블로그라고 해서 언론이 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게 아니거든요. 예를 들면 나라에서 유사언론 행위를 하는 곳들을 다 쳐넣겠다 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우리 할 일을 이 상황에서 하면 되는 거고.


: 언론의 역할을 하냐, 안 하냐가 되게 애매한 거잖아요. 어떻게 명확하게 기준을 나눌지 모르겠는데, 어쨋든 개정안에선 언론 신고를 안 하고 뉴스 서비스를 할 경우, 과태료를 물리겠다, 1500만 원, 이런 상황이니.


: 법이 미쳤죠. 미쳤는데, 그렇다고 우리가 우릴 없앨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벌금 1500만 원 매겨봐요. 그거는 정말 불의가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거잖아요. 뭔가 건드리면 안 되는 걸 건드리는. 예를 들면 사회가 얼마나 우리를 중하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도 혁명할 때 한 명 잘 못 때렸다가 난리가 나듯이, 그런 문제가 하나 있고, 그러니까 저희는 그렇고. 애매하죠.


: 근데 확실히 타격 많이 받을 곳은 고용은 하고 있는데, 많은 인원을 하지 않는 곳일 것 같아서. 그쪽 언론사에 비해서는 타격이라 할 건 많지 않을 거 같은데. 언론사라고 하는 게 상징적인 게 될 수는 있을 거 같아요.



아직 공포되지 않아서 일까, 낙관일까.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은 모습이다. 아직까지는.



: 저는 이런 측면도 있는 거 같은데, 확장의 문제요. 나중에 포털에 뉴스로 검색되냐, 블로그로 검색되냐 하는 것도 클 것 같거든요. 이런 기준이 딱 서버리면 뉴스로 진출할 가능성이 완전히 차단되는 거니까.


: 확장, 그 문제가 진짜 크네요. 우리는 그냥 확장에 대해서 선택을 안 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을 하면 되겠지만, 처음부터 새로운 매체를 만든다고 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겠네요. 좀 더 언론방식, 네이버까지 생각을 하고 있는 그런 행위자들이 나타났을 때 들어가려면 이런 걸 깔고 시작해야겠네요.


: 개정안이 어뷰징 기사를 잡겠다고 나왔는데, 고함20이 어뷰징 기사와는 연관이 없지 않나요?


: 그렇죠.


: ‘한편 네티즌들은’으로 끝나는 기사들.


: 고함은 영리가 아니라, 어뷰징은 할 일이 전혀 없고요. 사실 오히려 5인 이상 언론에 훨씬 더 어뷰징이 많다고.


: 대형 언론사들이 그런 걸 열심히 하고 있죠.


: 인원으로 나눈다는 게 사실 좀,



10명의 범죄자는 놓쳐도 1명의 무고한 피해자는 없어야 한다고 했거늘,

정작 잡으려는 건 못잡고..



: 근데 뭐, 그거에 대응하는 방식들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겠죠. 어짜피 이 나라에 어디 제대로 된 게 몇 개나 있나요? 이렇게 말해도 되나. 우린 거기에 대응을 해야 하는 거죠. 예를 들면 작은 매체들 같은 경우에는 형식상의 합병이라도 한다던가.. 그런 논의들을 만들 판을 짜야죠. 물론 동시에 해야겠죠. 법이 말이 안 된다는 걸 어필하고, 판을 만드는 것도 같이하고.


만약에 고함이 변해야 한다면 적극적으로 모델에 대해서, 예를 들면 딴지일보가 딴지마켓을 하듯이 그런 일들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거 같아요. 고함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고함 일뿐만 아니라 학원 문제집이라도 작업을 한다거나, 컨텐츠 제작 대행을 한다거나. 그런 식으로라도 판을 짤 수밖에 없는 거죠. 좋은 상황은 아니죠. 어떻게 하겠어. 1500만 원 내야 된다는데. 그런 상황이 되게 잘못됐다는 생각은 들어요. 사실 실제로 그렇게 하기가 힘든 상황이죠. 기사들이 기사만 쓰기에도 참 거시기 한데.


: 큰 전환점이 될 수 있겠네요. 이걸 아예 직업으로 할 거냐, 직업 외적으로 할 거냐 하는 문제가 될 거 같은데.


: 큰 사건이긴 한데, 우리가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한테 불리한 일일지 지네가 터트린 병크일지 정해진다고 봐요. 반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낙관적으로 생각하보면. 예를 들면 이런 일 때문에 합쳤어. 근데 합쳤는데 엄청 잘 될 수도 있잖아요. 사실 지금 너무 각개전투하고 있어서 잘 안 되는 거였는데. 그런 거는 우리가 생각을 해봐야 하고, 그거는 시나리오. 대응을 잘 해야 하는 거라 생각해요.


: 당장 현실성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언론사 지위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거든요. 매출을 그렇게, 수익구조를 만들고 직원을 뽑아서 1년 안에 그렇게 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기성 언론들이 하던 방법을 하지 않고, 광고 뜯어내고 기사 내려주고 이런 방법이 아니고 방법이 사실상 없잖아요. 어뷰징 기사들, 소위 기레기라고 하는 것들을 없애자라고 만들었는데, 기준을 만들고 나니까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는 구조를 만들어 버린 게 아닌가 하는.


: 맞아요.


: 그러니까 고함 같은 언론사도 어뷰징을 해야 생존할 수 있는.


: 그게 진짜 문제죠.


: 저는 들어올 때부터 (고함이) 언론사여서 뭔가 지위를 잃는다고 하는 게 큰 위기감은 없지만, 법안이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지고.


: 그, 독재 시절 언론 통폐합 그 느낌도 조금 나고. 그럼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을 간략하게 해 주시고 인터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 억압하려고 하면 다양한 모습으로 제한을 하려고 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유가 억압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우리가 얘기하고 싶은 것들을 고함을 통해서 얘기해 왔는데, 어려운 길을 걷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위기가 곧 기회다고 생각하고, 억압하려 해도 할 수 없을 거라고 봐요.


: 내부적으로 얘기를 많이 해봐야 할 거 같아요. 규모나 향후 운영에 관련해서.


: 네, 알겠습니다. 그간 고생해 온 고함20의 건투를 빌며,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사이비 언론을 막고 저널리즘 질 제고를 위한 신문법 시행령 개정. 일부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 언론입네, 기자입네 하면서 특권을 누리며 홍보팀을 뜯어먹는 매체들이 있는 게 현실이긴 하니까. 그런데 '5명 미만 언론사 퇴출' 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가, 하는 질문에는 물음표를 달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해서 사이비 언론이 사라질까? 거의 모든 어뷰징 기사를 생산하고 있는 중, 대형 언론사들이 '기승전유승옥'을 멈추게 될까? 정말루?


포털 검색에서도 걸리지 않는, 기사 대부분을 자체 생성하는 작은 대안 언론사들만 죽어나는 건 아니구? 


정말 언론의 질 제고를 고려했다면 자체 기사 생성률을 따지고, 광고를 삥 뜯는 언론에게 패널티를 줘야지. 왜 그 잘하는 거 있잖냐. 3진 아웃제 같은 거.


어뷰징 기사를 잡겠다고 나선 신문법 개정이 되려 독자적인 길을 걷는 언론들마저 트래픽과 광고, 수익에 목메야 생존 가능한 구조를 만들게 생겼으니. 어째 하는 짓마다 이런지 모르겠다.


우리에게 이런 다양한 언론들이 필요한 이유는 기존 미디어들이 보도하지 못하는 지점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역할의 문제다. 위치가 다르니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대형 언론사는 위치에 맞는 역할이 있는 거고, 그들이 다루지 못하는 빈틈은 다양한 언론들에서 채워나가는 거고(어쩌면 다양성을 떠나서 대안 언론들이 더 뛰어날 수도 있지만 암튼).


이렇게 보니, 신문법 개정안이 국정교과서 이슈에 완전히 묻혔으나, 그 본질은 통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다양성을 참수하는 것. 이번 정부의 참으로 일관된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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