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일 11월 11일
‘겉 먹자는 송편, 속 먹자는 만두’라는 고래의 경구에 비추어 생각할 때, 007 시리즈는 단연 ‘겉 먹자’는 영화. 즉, 내용의 치밀함이나 영양가보다는 그 기상천외한 은근 코믹액션과 장비와 배우와 갑빠와 약식 훌러덩 등에 주안점을 두는 영화일 것인 바, 그런 점을 생각한다면 당 시리즈에 대해 시나리오의 치밀함이나 참신함 등을 논하는 것은 물론 결례이겠다. 그래도 그렇지, 최소한 옛날 007 시리즈의 광영을 회복하자는 기치를 드높였던 007 추종무비 <킹스맨>보다는 재밌고 말 됐었어야지. 적어도 왕년 007의 정취를 오늘에 되살리자는 의도를 이리도 명명백백하게 드러낸 마당이라면 말이야.
아무튼 쉽지 않아. 원조의 권위를 수호하기란. 여왕폐하나 대영제국이나 자유진영이나 전 지구 수호하기보다 어쩌면 훨씬 더.
<007 스펙터 (Spectre)> 적정 관람료 (8000원 기준) | |
인상 +880원 | 당 영화의 감독 샘 맨데스가 연출했던 전작 <스카이폴>에서도 그랬듯, 아무튼 화려하고도 뻑적지근한 오프닝 10분 : 120원 그 10분간, 지상에서의 화려함 및 규모, 그리고 : 80원 하늘에서의 골때림 및 추억의 헬기영화 <블루썬더>적 정취 : 30원 왕년 007의 구수한 정취 부흥을 위한 노력들, 즉 ① 복고풍 비밀무기 스위치가 장착된 최신형 애스턴 마틴 : 30원 ② 프로펠러 경비행기를 활용한 추격전 : 50원 ③ 스키장형 설원에서 진행되는 추격액션 : 80원 ④ 본드걸과 함께하는 사랑과 낭만의 사막횡단열차 : 50원 ⑤ 힘세고 무식한 ‘죠스’형 나쁜 놈과의 육탄 격투 : 30원 ⑥ 모터보트 추격전 : 20원 ⑦ 유럽(로마 도심)에서 북아프리카(사하라 사막)까지, 각종 관광무비적 로케이션 등 : 70원 레아 세이두, 크리스토프 왈츠 등 강력한 연기 중심형 배우들이 전면 배치된 캐스팅 : 120원 아무튼, 각종 슈퍼카, 각종 나라, 각종 배우들, 각종 폭파 씬, 각종 격투 씬 등 눈요깃거리를 최선으로 제공하려는 충정 : 200원 |
인하 -2010원 | <미션 임파서블 5>부터 <킹스맨>까지, 최근의 007 지향 및 추종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대단히 함량 떨어지는 시나리오 : -200원 무엇보다도 나쁜놈 거대조직 ‘스펙터’의 안 무시무시함 : -200원 그리고 그들이 추진하는 초지구적 나쁜놈질의 진부함 : -150원 그 조직의 수장 ‘오버하우저’의 카리스마 없음 및 멍청함 : -180원 특히 막판, 그의 복잡무쌍한 ‘007 괴롭히기’의 조악함 및 졸렬함 : -150원 그 역할 맡은 크리스토프 왈츠의 연기 또한 이제껏 익히 선보여 온 나쁜놈 패턴을 답습 : -100원 ‘오버하우저’와 한통속인 ‘내부의 적’도 누구인지 처음부터 명명백백히 알 수 있고 : -80원 그들이 꾸미는 음모도 뭔가 복잡한 듯 꼬아놓으려 했으나 알고 보면 매우 뻔함 : -120원 게다가 허술하기까지 : -50원 ‘오버하우저’의 전혀 강렬하지 못하고도 지리멸렬한 최후는 나쁜놈 측의 지루함을 함축적으로 집대성 : -100원 자동차 광고스러운 정취만 가득한, 상상력과 재치 제로의 자동차 추격전 : -70원 설원에서의 추격전도 보기엔 화려하나, 내용으로 보면 아군의 생명을 오히려 위협하는 멍청한 행위 : -70원 007의 전통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본드걸과의 로맨스는 정서적 설득력 제로 : -80원 몇몇 ‘로맨틱 장면’들은 복고라 해도 너무 촌빨 : -50원 이 역시도 전통의 일환이겠으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너무 쉽게 빠져나가는 아군 및 너무 쉽게 죽어나가는 적군 : -80원 나름 ‘변한 시대’를 반영하려는 Q의 활약 부분도 허술하고도 섹시치 못함 : -80원 전임 M(쥬디 덴치)의 빈자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신임 M(랄프 파인즈)의 저조한 카리스마 : -50원 너무나도 늦게 모셔진 모니카 벨루치 : -30원 더구나 등장을 위한 등장이라는 느낌 다분 : -20원 요컨대, 복고가 허술함 및 따분함의 동의어는 아닐진대 : -150원 |
적정관람료 : 8000원 + 880원 - 2010원 = 68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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