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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이었어. 죽지X는 X고래 부편집장님이 나한테 11월 5일에 골프장에를 갔다 오라고 하더라고. 고된 다이어트로 한참 몸이 안 좋던 나였지만 바로 알겠다고 했어. 골프장은 넓고 바람이 좋다고 들었거든. 다들 책 <마지막 잎새> 알지? 곯아 가는 몸을 이끌고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길 바라지 않는 심정으로다가 너른 골프장을 한 번 보고 싶었달까? 는 훼이크고 말단+막내가 가라면 가야지. 그래서 간다고 했어. 잠깐, 눈물 좀 닦고 오께. 


그래도 골프장에 ‘왜’ 가야하는 건진 물을 수 있잖아. 그래서 물었지. X지않는 돌X래 부편집장님 가라사대, 딴지 골프클럽(골프당) 제1회 전국합동라운딩이 있다는 거야. 고올프클럽? 딴지에?! 나는 화들짝 놀라지 아니할 수가 없었어. 딴지에서 골프라니 너무 신기한 거야. 올ㅋ. 딴지가 관련된 모임이라고는 필진 모임, 독투 모임 이런 거 밖에 안 겪어 본 나에게 골프클럽의 ‘제1회 전국합동라운딩’ 대회가 무척 신기하게 느껴졌어. 재미있어 보이기도 하구.


다만 문제는 내가 골프를 하나도 모른다는 것이었어. 거기다 대회가 충주에 있는 대○베이스에서 열린다는데 내가 면허가 없다는 함정이 있었어. 잡아본 운전대라고는 놀이공원의 범퍼카가 전부야. 그래서 고속버스+택시를 타고 가기로 결정하고, 대회 3-4일 전 쯤 골프클럽 당주인 ‘▶◀사탕’님한테 연락을 했지. 씨바, 더 빨리 연락을 했어야 했는데 3-4일 전에 연락을 한 게 화근이었어. 이 얘기는 밑에서 할게. 또르륵, 또 눈물이 나는 것 같다.


이번 대회는 ‘黑天™’님이 주관을 하는 거라고는 했지만 본인이 연락을 해주신다고 하기에 알겠다고 했어. 중간에 ‘▶◀사탕’님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갈 거라고 말하는 나에게 잠깐의 침묵을 보여줬지만, 난 울지 않았어. 나의 코스는 ‘우리집(서울 변두리 소재)->고속터미널->충주공용버스터미널->택시로 대○베이스’였어. 대충 2시간 30분~3시간 정도 걸리겠더라구. 첫 팀의 시작이 13시 30분인가 그래서 1시 조금 못 되게 도착해도 괜찮을 것 같았고, 10시 버스를 타고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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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찍은 발 사진이야. 발 뚱뚱하다고 하지 말아줘. 그나마 귀여운 사진이거든.

아마 이 글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귀여운 사진이 아닐까 해.


이렇게 두 시간 정도 고속버스를 타면 충주공용버스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어. 터미널에서 대○베이스는 택시 값으로 13,000원 정도 나오고 20분 정도 걸려. 그런데 나를 대○베이스로 데려다주는 기사아저씨가 내가 거기서 일하는 사람인 줄 알았나봐. 아니나 다를까 택시에서 내렸는데 정문 앞에 직원 있는 분들이 ‘왜왔?’ 이런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더라구. 홍길동 마냥 축지법을 쓰면서 사라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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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대○베이스야. 이 때가 12시 50분쯤이었는데, 글쎄 약속시간 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한 거야. 또 골프클럽 당주인 ‘▶◀사탕’님한테 연락을 했지. 어이쿠, ‘▶◀사탕’님은 조금 늦으신다면서 ‘黑天™’님 전화번호를 줬어. 바로 연락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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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구경 좀 했어. 로비를 지나 뒤로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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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 골프장이 날 기다리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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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 묻은 흙 털어주는 기계도 있어. 한 번 해봤는데 햄스터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


‘黑天™’님한테 연락을 했더니 이미 날 발견하셨더라구. 나, 생각보다 눈에 띄는 존재인가 봐. 골프장 사진을 마음껏 보여주고 싶은데 광고 같아서 그만둘게. 그런 느낌으로 <김어준의 PAPA IS>나 딴지의 여러 팟캐스트에 광고 자리가 많이 있다는 걸 알려드릴 수 있지. 광고는 나를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좋은 수단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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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이렇게 골프클럽 아재, 회원 분들을 만났어. 사진에는 아홉 분이 계시는데 총 12명이 대회에 참가했어. 원래는 16명이 참가하려고 했는데 차라는 게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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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 말이야.


그래서 아예 차에 딱 맞게 12명으로 인원을 줄였다고 하더라구. 그리고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했어. 내가 위에서 ‘3-4일 전에 연락한 게 화근’이었다고 했잖아. 알고 보니 촬영을 하려면 미리 촬영협조 공문 같은 걸 보내고, 미리 갤러리(골프는 안 치지만 구경할 수 있는 자격) 신청을 하고 비용도 지불해야 했던 거야. 거기다 구두를 신고는 들어갈 수도 없다네. 이 상황에서 구두까지 신고 있었던 게 나야. 딴지에 골프 치는 사람이 있어봤어야지. 미리 확인하고 갔어야 했지만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단다. 그 사실을 알고 나는 매우 좌절했지만, 티샷(각 홀의 제1구야. 그냥 첫 샷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에는 참여할 수 있다고 해서 우선 회원들이 다 올 때까지 기다렸어.


라운딩은 1시 38분부터라(생각보다 칼 같이 출발한대) 1시 15분 쯤, 12명의 회원이 모두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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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만나서 모두들 반가웠슴다.

참가자는 ▶◀사탕, 참2슬, [♩]딴따라시대, 윤기봉, 새로미사랑, 보내지마, 黑天™, 새벽별,

인생그까이꺼, 고추밭, 철인96, 곧망할집 이상 12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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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들의 향연을 보았어. 집 한 채는 나올 것 같은 비주얼들이었지.


티샷까진 구경이 가능하대서 이런 차를 타고 출발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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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앞에 엄지손 척 든 분이 당주 ‘▶◀사탕’님이야. 무려 첫 티샷을 쳤어. 난 잘 모르는 데 엄청 떨리는 일이라대?

선수출신 코치 앞에서 스파링 하는 기분이려나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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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티샷을 치러 왔어. 티샷을 날릴 거리는 이 정도야. (아이폰 파노라마로 함 찍어봤지) 육안으로는 가까워보이는데 생각보다 디게 멀더라고. 여기에 왔으니 순서를 정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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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순서는 뽑기를 통해서 정한대. 요렇게 통에서 젓가락뽑기를 뽑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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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겼다는 걸 알 수 있지. 당연히 한 줄짜리 젓가락 뽑은 사람이 일등이다. 라고 해봤자 첫 티샷이 주인공은 고조선 때부터 당주인 ‘▶◀사탕’님으로 정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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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놈이 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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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주님의 첫 티샷. 얍!

골프채에서 나오는 거 절대 불꽃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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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공이 날아가는 건 못 찍었어. 파노라마가 생각보다 어렵…,

공, 공이 멀리멀리 날아 가길래 그거 쫓느라구. 하하.


이렇게 영광의 첫 티샷은 끝이 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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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주최자인 ‘黑天™’님의 티샷이야.


당주, 주최자 이하 10명 모두 무사히 티샷을 마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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쫌 소녀시대 같구 그렇다.


한 팀에 네 명이구, 팀원 모두가 티샷이 끝나면 차를 타고 나를 떠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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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반지의 제왕라운딩을 도는 거지.



그래, 그리고 난 집에 갔어. 골프클럽 당주 분과 대회를 주관하신 ‘黑天™’님이 나를 갤러리로 구경할 수 있게 하면 안 되냐고 계속 요청해주셨지만 실패로 돌아갔어. 촬영이 안 된다는 이유 때문이래. 훌쩍. 허무한 결말이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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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원 여러분들한테 사진을 받았어. 하지만 골프장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는 몰라서 재구성을 할 수가 없었어. 이상하게 재구성한다고 해도 대회에 참여한 분들이 좋아할 것 같지두 않궁.


그래서 상을 주기로 했어. 애초에 대회였잖아? 명색이 ‘딴지 골프클럽 제1회 전국합동라운딩’이라는 이름이 있다구. 물론 골프 점수에 상관없는 내 멋대로 상이지만 한 번 줘보겠어. 받으실 모든 분들껜 축하의 말씀을 먼저 드릴게. 응, 축하의 말씀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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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딴지일보 골프클럽 전국모임 어워드의 문이 열렸어. 참여해주신 모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드리며, 다짜고짜 수상부터 시작할게. 원래 대회에는 협찬이니 뭐니 붙지만 알다시피 협찬은 내가 받아야 할 입장이라서. 미안.


그럼 오늘의 포즈상부터 발표해볼게. 모두 떨릴 거라고 생각해. 두구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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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포토샵 아니다.


짜잔. 오늘의 포즈상의 주인공이셔. 하늘의 기운을 받아 공을 날리고 계시는 모습이 아름다워 포즈상에 선정했어. 송구하게도 내가 닉네임을 몰라서 혹시 아시는 분은 댓글을 달아주시면 고맙겠어. (포즈상의 주인공은 '[♩]딴따라시대'님이라고 해. 짝짝짝!)


다음은 오늘의 구덩이상이야. 촬영을 허락해주신 골프장 본인에게 감사하기 위해 만든 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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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 모양이 웃겨서 그만. 설마 나만 쓰레기인 건 아니지?


두구두구, 다음 수여할 상은 바로 오늘의 귀여움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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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보다 더 귀여운 물체가 나타날 줄은 몰랐는데 골프공 따위가 이렇게 귀여워버리다니. 더 귀여운 골프공이 있다면 제보 바랄게.


수식어를 붙이기 조금 귀찮아지는 가운데, 이번엔 오늘의 요술공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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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직도 이거의 정체를 잘 모르겠어. 그래도 다용도로 사용가능할 것 같아서 오늘의 요술공상을 수여하는 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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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마녀가 변신할 때 쓰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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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할 때도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해봤어.


다음은 방망이, 아, 아니 오늘의 골프채 상이야. 사실상 오늘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어. 이 골프채의 주인은 주최자인 ‘黑天™’님이야. 마음깊이 축하드리는 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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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권 때문에 얼굴 부분은 잘랐어.


후광 비치는 거 보이지? 무려 순결한 골드라굿? 물론 골드라는 이유만으로 이 골프채에게 오늘의 골프채 상을 수여한 건 아냐. 이 골프채엔 아주 놀라운 전설이 있거든. 무려 이 골프채는 골프의 신 홀인원이 연못에서 건져준 거라고 해. 그 증거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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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봐. 이게 그 증거사진이야. 골프의 신 홀인원은 물었어.


"금골프채가 네 것이냐, 은골프채가 네 것이냐"


그래서 골프채의 주인이 될 사람은 이렇게 대답했지.


"에브리띵 제 것입니다."


그 말에 감복한 골프의 신 홀인원이 금골프채를 줬다는 풍문이야. 예사로운 물건이 아닌 만큼 특별한 기능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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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원기옥을 쓸 수 있지. 하지만 인간계에선 이런 능력은 자제하도록 하자.


딴지일보 골프클럽 전국모임 어워드에서 상을 수여받은 모든 분들께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이로써 어워드를 마치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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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듣자하니 20대가 가장 즐기는 스포츠는 야근이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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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자기 발전도 시켜준다니 꽤 고마운 스포츠 같기도 하궁...


힘들지만 즐거움을 주는 게 정말 스포츠이긴 하지만 그래도 정신만 살 빠지는 야근보단 몸에 있는 살도 빠지는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 더 좋지 않을까 싶어. 그래서 말인데, 골프는 어떠까? 골프클럽 전국모임에 끝까지 참석하지 못해서 얼마나 재밌었는지 피부로 다 느끼진 못했지만, 골프를 쳐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고. 협찬이 필요한 내 인생에 무슨 골프냐고 따질 순 있겠지만 의외로 골프가 접하기 어려운 운동이 아니야.

당장 골프웨어에 골프채를 풀세트로 구입하라고 하면 못하지. 그러니까 골프채도 빌려주는 동네 스크린 골프장부터 시작하면 돼. 스크린 골프장에 가서 재미를 먼저 붙여보자. 장비는 재미 붙인 다음 하나씩 장비를 구입하는 거지. 나도 복싱을 4년 넘게 취미로 했지만 시작할 땐 이렇게 오래 하려고 한 건 아니었거든. 지금은 복싱화에 글러브에 밴드에 아주 최고급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말이야.


재미는 붙였으면 어떻게 하냐고? 혹은 장비를 사고 싶은 데 어떻게 하냐고? 딴지일보 골프클럽에 가입해 보는 거야. 아재들이 의외로 친절해.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고 알고 있는 건 또 물어보고. 돋아나는 친목 속에서 자라나는 게 화목 아니겠어? 이제 싱글의 전유물과도 같은 스포츠 '야근'을 때려치고 골프에 관심을 가져보자꾸나. 골프클럽에 따르면, 골프가 서서하는 운동 중에 가장 재밌대. 하하. 


뭇 딴지스들이 건강해지는 그날까지 안녕.




편집부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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