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홍준표 페이스북
만약 홍준표가 대충 이런 식으로 말했으면 어땠을까?
"미처 뒤돌아 챙겨보지 못한 사소한 구멍에도 죽음을 고민했던 그의 도덕적 기준을 이제는 보수도 따라가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랬다면 홍준표의 주가는 급상승했을 것이다. 진보는 다시 봤을 것이고 보수는 그의 그릇을 인정했을 것이다.
진보가 지지층을 상대로 끊임없이 도덕시험을 치러야 한다면 보수는 크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게 힘이든, 능력이든, 그릇이든, 세력이든 그 크기를 증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동료 정치인이 몸을 던진 비극조차 악담을 퍼부을 기회로 여기는 자잘한 모습을 대체 우리의 역대 어느 보수층이 좋아해왔으며, 전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눈 뜨고 본단 말인가.
자기가 보수진영에 소속되어 있다고 느끼려면 보수층의 심리가 어떤지 단 5분 만이라도 고찰을 하고 입을 열어야 한다. 그런데 왜 망언 수준의 말, 아니 망언 중에서도 저질의 언사가 나왔을까. 아마 강자고 주류였던 오랜 시절 각인된 행동 패턴이 전두엽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구강구조에 신호를 보냈기 때문일 터다.
중심에 가깝고 다수를 대변한다면 노회찬의 죽음에 대한 조롱은 <약자 밟아주기>로 이해되었을 것이다. 진압일 수도 있고 토벌일 수도 있으며 멍석말이라 해도 좋다. 강자가 약자를 억누르는 일은 세상의 자연한 법칙이므로, 이는 많은 보수성향 시민들에게 안도감과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이기는 편 우리 편'은 보수 진보를 넘어 인류 보편의 심리이기도 하다(왜 어린아이들의 놀이 용어겠는가.).
출처 - 서울신문
홍준표와 그 주변은 조롱과 비하가 지지자들에게 주었던 쾌감의 원리를 망각하고 박수 소리만 뇌리에 남은 듯하다. 다시 말해 내가 보기에 그들의 뇌는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다. 지금 그들은 약자고 패배자다. 역사상 가장 세가 약하다. 현재 자신들에게 남은 마케팅 포인트는 정신적인 포용력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런 게 있다고 주장해 보일 깜냥이고.
승자가 패자를 부관참시하는 모양새와 패배자가 남의 무덤에 침을 뱉고 지나가는 꼴은 천차만별이다.
홍준표는 '있어 보이게' 행동해야 했다. 경륜이 있어 인간사의 비극 앞에서는 독한 혀를 되감을 줄 알고, 그릇이 있어 적도 추모할 줄 알아야 했다. 연기력이 있어 눈물도 흘릴 수 있었으면 더 좋고. 삼국지의 유비가 됐었어야지. 이거 지금 양심이 아니라 지능에 관한 얘기를 하는 거다.
현대사에서 어느 나라를 봐도 성공한 보수, 살아남은 보수는 도덕은 포기해도 미학을 잃은 적은 없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학적이냐고? 추한 동시에 미학적이다. 막말을 내지를 패기도 그 나름대로 크기다. 그런 점에서 그는 거대하고, 칸트 미학이 설명하듯 크기는 美의 가장 원초적인 원료다.)
육영수는 분신 서거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를 청와대에 불러들여 차 한 잔 대접해줄 만한 연출력은 있었다. 아니, 아니다. 이걸 연출력이라고까지 해야 하나. 죽음 앞에 겸허한 모습을 보여 나쁠 게 없다는 상식이 어딜 봐서 알아 모셔 줄 능력의 발로인가? 도덕성을 떠나 '있어 보이게' 하는 게 뭔지 모른단 말인가. 머리로 알고 모르고를 떠나 일상적 감각 차원의 문제 아니냔 말이다. 홍준표와 우리는 다른 세상에 사는 모양이다.
얼핏 보면 홍준표는 어떡하면 '없어 보이게' 행동하는지 치열하게 연구하는 것 같다.
연구의 결과일 리가.
비극적 최후를 선택한 동료 정치인에게 막말을 했으니, 유권자의 막말도 수긍하리라 믿는다.
당신은 정치적 치매 환자다.
P.S 아니면 의학적 치매 환자든가.
출처 - 홍준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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