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1.jpg

 

감독: 김지운

 

주연: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한예리, 최민호, 신은수, 김법래, 이동하, 최진호, 정원중

 

특별출연인데 조연보다 더 조연 같은: 허준호

 

음악: 모그

 

촬영: 이모개

 

15세 관람가 / Color, Black & White / 138분

 

 

 

*스포일러 주의

 

김지운 감독 신작 <인랑>은 오시이 마모루가 각본을 쓰고 오카무라 히로유키가 감독한 동명 애니메이션의 실사 리메이크다. 원작과 달리 2029년을 배경 삼아 SF색채가 강화됐는데, 작품에서 묘사되는 한국 사회는 통일을 경계하는 외국의 경제적 압박으로 국가가 빈곤해지자 섹트라는 이름의 테러 조직이 반통일을 외치고 있다. 정부 세력들은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내부에서 다툼 중이다.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여당이 할 짓을 야당이 하고, 야당이 할 짓을 여당이 하는' 모양새다.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은 시나리오 쓸 때만 해도 참신한 스토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이 설정은 개봉하자마자 현실 속 남북정상 간 만남, 기무사의 쿠데타 계획과 비교되는 수난을 겪었고, <인랑>은 박인제 감독의 작품 <특별시민>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됐다. 참여한 사람들 잘못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상황에 처한 작품들을 동정하는 편이라 저항세력이 '통일반대' 를 외치는 설정은 여전히 참신해 보인다고 말하련다.

 

<인랑> 속 정부는 섹트 진압과 치안 유지를 위해 프로텍트 기어라는 장비를 입고 활동하는 특기대(= 수도경비 특수기동대)를 창설한다. 특기대원 임중경(강동원)에게는 큰 트라우마가 있다. 과거 섹트 진압 활동 중 과천에서 오발 사건이 일어나 15명의 무고한 사람이 학살당한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특기대원이자 친구인 한상우(김무열)도 그 일을 겪은 후 공안부로 옮겨간다. 시간이 흘러 그가 중경을 만나러 특기대로 찾아온다. 그때도 중경은 비슷한 일. 섹트에서 활동하던 테러리스트인 이재희(신은수)가 자폭하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본 상태다. 상우는 그런 중경에게 재희의 유품을 건네며 유족에게 전해달라고 한다. 공안부는 특기대와 견원지간인데다 친구가 트라우마 또 유발할 법한 부탁을 해서 중경은 내키지 않는다. 그러나 유품에 있는 재희의 언니 이윤희(한효주)의 사진을 보고는 심경의 변화가 생겼는지, 그녀를 만나기로 마음먹는다.

 

12.jpg

 

​<인랑>은 개봉과 동시에 굉장한 악평에 시달리더니 거의 1주일 만에 대부분의 극장에서 철수했다. 완성도의 문제도 있었지만 애초부터 미움받을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주연 배우 4인방이 모두 큰 논란을 겪은 전력이 있거나 겪고 있는 중이며(하지만 정우성은 UN 친선대사 일도 하고 있으므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 안타깝다), 김지운 감독조차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후반 작업의 촉박함을 이유로 들며 추후 15~20분 정도 더 길어진 재편집판을 내놓겠다고 발언했다. 극장에서 관람하는 행위를 완전히 의미 없게 만들어 버리니까 이게 감독으로서 할 소린가 싶어 귀를 의심했다. 지금은 당사자가 그렇게 말한 사실을 후회하고 있겠지만.

 

물론 작품 흥행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집단은 자극성을 강조해서 먹고 사는 몇몇 유튜브 채널과 기레기들이 <리얼>에 비견하며 쓴 리뷰와 기사들일 것이다. 

 

164fad031402bb9c0.png

 

현재 '한국에서' <인랑>의 가장 큰 의의는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에게 

영감을 줬다는 점일 거다. 

 

작품이 거의 극장가에서 사라진 이 시점에 <인랑> 따위가 감히 <리얼>에 비벼볼 수 있는 작품인지 생각해 봤다. 다른 건 몰라도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리얼>에 맞먹으려면 제작비 115억을 쏟아붓고도 본편 이야기가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어야 하고, 기자 회견 자리에서 제작 의도와 설명을 요구받았을 때 감독이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하는 패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김지운 감독은 대략 190 ~ 230억의 자본으로 어떻게 <인랑>을 실사로 옮기고자 했는지에 대해 뚜렷하게 구상하고 있으며, 스스로 뭘 만들었는지 모른다고 하지는 않는다.

 

두 작품을 비교하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러나 <리얼>을 운운하는 것치고 그 작품을 시작부터 결말까지 제대로 감상한 사람은 분명 적을 거다. 보지 않았으면 입꼬리가 위로 씰룩씰룩 거리지만, 보고 나면 듣기만 해도 치를 떨게 되는 제목이 <리얼>이니까. <인랑>이 가진 완성도 문제와는 별개로 온라인과 언론의 반응은 대부분 '일단 까고 보자'는 마음으로 형성됐을 가능성이 크다.

 

3.jpg

 

원작 애니메이션은 캐릭터들이 전체적으로 감정을 격정적으로 표출하지 않고 절제된 태도를 보였다. 덕분에 오시이 마모루가 각본에 참여한 작품답게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인물이 존재하는 듯한 감흥을 줬다. 실사판 <인랑>은 원작의 이런 경향을 존중하면서도 나름대로 이야기에 긴장감을 부여하려 노력한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내게 있어 실사판은 김지운 감독이 만든 <개들의 섬>처럼 보인다. 감독의 사생활을 알지 못하므로 그가 어떤 동물 애호가인지 알 길이 없지만, 작품을 보고 있으면 감독은 확실히 개를 사랑하는 것 같다. (늑대)개든, 운동권 개들이든, 국가의 개든, 얼굴에 멍들게 뺨을 후려칠 정도로 성격이 개 같든 간에 그들을 전부 탈 좋고 틀 좋은 배우들로만 캐스팅 해놨다는 점. 어떤 개들에게는 값비싸고 방탄도 되고 눈에 붉은 불빛도 들어오는 폼 나는 프로텍트 기어라는 것도 입혀줬다는 점. 좋은 것만 입히고 싶고, 얼굴 천재 개들을 보여 주고 싶은 감독의 사랑이 빛을 발한다. 다만 그 노력이 잘 이뤄지지 않았을 뿐이다. 뭘 더하고 뭘 빼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기간에도 어떻게 하면 얘네들을 더 예쁘게 담아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5.jpg

 

<인랑> '극장판'을 보며 느낀 점은 딱 한 가지다. 작품에서 일관된 톤을 유지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다. 작품에서 감독과 관객이 연출상 괴리를 가장 크게 느끼는 대표적인 순간은 '중경과 윤희의 러브 스토리'다. 보고 있으면 어째서 이 두 사람의 관계가 러브 스토리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상우가 중경에게 섹트 테러리스트의 유품을 전달하는 초반부부터 이상하다. 상우는 자폭한 소녀를 마지막으로 본 게 너니까 가져다줘야 한다는 희한한 이유를 댄다. 친구지만 특기대와 견원지간인 공안대에서 끔찍한 기억이 담긴 물건을 건네고 있으니 의심이 안 될 수가 없다. 예상대로다. 중경과 윤희가 처음 만나고 잠시 두 사람의 애정전선이 형성되어 원나잇 스탠드까지 가지만, 다음날 헤어지자마자 윤희는 섹트 일원이자 공안부 지령을 받는 프락치임이 밝혀진다.

 

윤희 역시 자기 동생을 죽게 만든 특기대 일원을 좋아하기 힘들었을 테고, 반전으로 나와서 당장 드러나지는 않지만, 중경 역시 공안부의 속셈을 알아내기 위해 윤희를 이용하는 상태다. 중경의 행동은 곧 작품 제목이기도 한 인간 늑대. 즉 '인랑'의 의미를 이해하게 만든다. 특기대 내부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는 첩보 부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해당 설정과 더불어 정적인 분위기였던 원작의 영향 차원인지 중경 역을 맡은 강동원은 상대에게 별 감정이 없는 듯 꽤 무미건조한 연기를 선보인다. 윤희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통밥을 굴린다. 작품은 이런 둘을 그저 '남자 사람과 여자 사람이 같이 위험으로부터 도망치는' 정도로만 묘사한다.

 

6.jpg

 

중경과 윤희는 각자 속한 집단에 계속 몸을 담아야 하는지 의문을 품지만, 계속 해당 집단의 개로 머무르고 있다. 그래서 김지운 감독의 <인랑> 은 로맨스가 아니다. 두 사람이 이념과 대의를 중요시해서 여태껏 억눌러야 했던 인간성을 회복하는 이야기에 가깝다. 로맨스는 원작에도 있었지만, 실사판 쪽은 사람이 지닐 수 있는 구질구질함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원작의 아마미야 케이보다 좀 더 주체적으로 자기 살길을 찾는 이윤희 캐릭터 때문이기도 하다. 중경이 의도를 숨기고 있었다는 진실이 드러나기 전까지 윤희가 프락치로서 그를 속이는 모습이 자주 부각되는데, 작품에 맞게 얘기하자면 그녀도 사람의 탈을 쓴 늑대짓을 하고 있다. 당연히 두 사람 사이에 달달한 로맨스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없다. 

 

공안부로부터 추격을 받던 도중 두 사람이 서로에게 제안하는 순간도 그렇다. 중경은 공안부와 맞서는데 윤희가 걸리적 거리고, 스스로의 트라우마 때문에 이 사람을 무고한 희생자로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어디든 떠나라고 말한다. 윤희는 공안부로부터 사주받고 특기대에 흠집 내려는 목적으로 중경에게 접근했다. 그러나 함께 위기를 넘기자 그에게 측은함을 느끼고는 함께 떠나자고 설득한다. 이 분위기는 로맨스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도움을 주려는 분위기에 가깝다. 물론 서로의 제안은 곧 거부되지만 말이다. 제안과 상관없이 서로를 위해 떠나거나 함께 떠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윤희는 중경으로부터 떠나지 않는다. 중경 역시 윤희와 함께 떠나지 않는다. 중경은 (원 의도대로 정우성이 연기하는 특기대 훈련소장, 장진태에게 데려다 놓기 위해)윤희가 따라오게 두고, 그녀 역시 어쩔 수 없다는 듯 공안부가 준 위치추적기를 작동시켜 위치를 알린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속한 집단과 개인으로서 실리를 위해 후반부까지 진실을 얘기하지 않는다. 

 

7.jpg

 

8.jpg

 

그런데도 <인랑>과 로맨스가 연관되는 반응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뭘까. 김지운 감독 스스로도 의문이었는지 아예 '인랑이 로맨스 영화라구요?' 라는 제목으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까지 했더라.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 로맨스라고 느낄만한 장면이 있었으니 그리 받아들여지지 않았겠나. 작품 전체에서 어디가 문제였는지를 되짚어보면 역시 임중경과 이윤희가 처음 만나 데이트 비슷한 행위를 하는 장면이었으리라. 이 장면은 튀어도 너무 튄다. 감독도 스포츠동아 인터뷰에서 작품의 전체적인 톤을 조절하는 부분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장면 자체를 뺄 수는 없었을 테니 최소한 음악이라도 건조하게 삽입했다면 어땠을까. 이 정도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작품은 중경과 윤희의 첫 만남 장면에서 엔야의 아름다운 곡인 'Watermark'를 삽입하며 '나 로맨스요' 인장을 쾅 박아버린다.

 

강동원과 한효주라는 배우를 데려왔으니 로맨틱한 장면을 찍지 않으면 죄악이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보는 사람은 초반부에서 두 사람에 대한 인상과 관계를 결론 내렸을 것이다. 작품도 이를 예상했는지 윤희 옆에 섹트 일원인 구미경(한예리), 중경 옆에는 특기대 일원 김철진(최민호)이라는 조연 캐릭터를 붙인다. 둘을 잘 이용하면 중경과 윤희가 이성 관계가 아니라 각자 꿍꿍이가 있는 다른 세력인 특기대와 테러단체 소속이라는 사실을 더 복기시킬 수 있었다. 이 기대는 미경이 비련의 여인처럼 굴어대는 윤희에게 어디서 신파질이냐며 일갈하는 장면에서 한 번 충족될 뿐이다. 고작 그 대사 하나로 작품에 부여된 인식을 바꾸긴 힘들며 두 조연은 이야기를 간신히 이어주는 역할로만 존재하다 무쓸모하게 퇴장한다.

 

9.jpg

 

10.jpg

 

결말 직전에 등장하는 장진태와 임중경의 격투 장면도 뜬금없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장면은 말 그대로 갑작스런 액션과 뜬금없이 과잉이 되는 음악 등 이전까지 형성해 온 분위기와 좀 달라서 그럴 뿐이다. 이해도 간다. 정우성 데려왔는데 강동원과 액션을 안 할 수 없지. 잘생긴 사람끼리 치고받는 거 한 번 해야지. 이야기를 오해할 수준은 아니었다. 임중경과 이윤희의 관계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동성 관계도 아니고 남자와 여자라는 캐릭터에게서 이성관계적 감정을 제거시키기란 어려운 일이다. 마지막 장면. 중경이 윤희를 무사히 기차에 태워 섹트, 특기대, 공안부로부터 탈출시키고, 그녀가 떠나가는 모습을 역에서 바라보는 장면도 스스로가 집단의 늑대가 아니라 한 인간임을 다시 한번 깨달은 두 사람이 각자의 길을 가는 행동이라고 인식되어야 한다. 중경이 스스로의 인간적인 죄책감을 덜어내는 순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경이 스스로의 인간적인 죄책감을 덜어내는 순간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강동원이 사랑하는 연인 한효주와 이별하는 아련한 모습으로 보인다. 막상 그렇게 생각하려니 초반부 제외하면 계속 서로를 속여먹었으면서 왜 말미에선 사랑하니까 헤어진다는 김지미 선생의 명언을 생각나게 하는 모습으로 급변했나 의문만 남는다. 작품 속 둘은 해결된 것 같은데, 작품 밖에서 보고 있는 사람은 이게 로맨스인지 휴머니즘에 대한 이야기인지 끝까지 납득을 못하다가 찝찝한 기분만 남기고 극장을 나서게 되는 것이다. <인랑>의 가장 큰 패착은 압도적으로 비중이 많은 강동원과 한효주의 관계를 초반에 건조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전체 이야기를 오인하게 만드는 불상사가 생긴다. 작품은 그걸 해냈고 전체를 어그러뜨리는데 성공했다. 

 

11.jpg

 

이미 온라인에는 <인랑>에 대해 여러 사람들이 각자 느낀 아쉬움을 담아 쓴 훌륭한 리뷰들이 올라와 있다. 개인적으로는 여태껏 거론한 그 하나의 이유가 작품을 망가뜨린 가장 큰 아쉬움이 되었다고 느끼는 쪽이다.

 

만든 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지만, 추후 공개될 <인랑> 재편집판은 오히려 삭제판이 나와야 할 작품일지도 모른다. 분량 추가가 아니라 몇몇 음악을 없애든 장면을 없애든 상영시간을 줄이는 쪽이 완성도가 향상될 가능성이 커 보여서다. 김지운 감독이 이렇게 다른 버전을 발표하는 것도 <달콤한 인생>,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악마를 보았다>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작품에 대한 느낌이 달라지는 경우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정도였지만, 그의 감독작들은 과거부터 각본이 취약하다고 자주 지적되곤 했었다. 그런 상태에서 극장판 외 다른 버전들이 공개되는 경우가 많아지면 작품 만든 사람들의 솜씨에 대해 수군거리는 반응도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번에 나올 재편집판은 만회하기 위한 노력이니까 기다려보긴 하겠다. 차기작들은 가능하면 또다른 버전을 만들지 않는 쪽이 김지운 감독에게는 좋지 않을까 싶다.

 

13.jpg

 

p.s.

 

1) 언급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김무열이 총에 맞는 연기가 참 좋았다. <인랑>에서 프로텍트 기어를 입은 특기대가 사용하는 총기류 MG42는 작품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실제로 '히틀러의 전기톱'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는 여기에 맞은 사람들의 몸뚱이가 말 그대로 벌집이 되는 광경을 보여줘서 총 쏘는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 바 있다. 실사판에서 원작의 표현 수위를 그대로 따라갈 경우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총에 맞는 사람의 연출을 조금 순화시킨 느낌이 있었는데, 김무열 배우가 그 무기의 위력을 제대로 체감할 수 있게 해 준다. 근육질 몸매인데도 몸 선이 여리여리해서인지 총에 맞았을 때 바람에 휘날리는 A4용지마냥 파닥파닥거리는데, 덕분에 '사람 몸뚱이는 저 총 앞에서 한없이 약해 빠졌구나' 같은 생각도 들고, 총에 맞아 살점이 흩어지는 듯한 느낌마저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아 좋았다.

 

참고로 김무열 배우도 논란의 대상이다. <인랑> 무대 인사에서 한 발언인 "<인랑>을 선택해주신 여러분들의 높은 지적 수준에 존경을 표한다." 때문이다. 어차피 극장에서 흥행실패가 확정된 작품이긴 한데, 저 정도 립 서비스가 그렇게 욕먹을 짓인가 싶다. <인랑>에 대한 비판은 확실히 정상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되고 있지 않다. 어딘가 뒤틀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