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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쿠데타 모의 계획을 보면서 이런 말을 내뱉었다.

 

누가 만든 모르지만, 역사인식이 투철한 사람이 만들었구나!”

 

(적어도 역사공부를 했고, 나름 인문학적 소양과 극적인연출 좋아하는 사람이구나라는 느꼈다)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있다. <논어> 나오는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각오라고 해야 할까? 기무사가 2년마다계엄실무편람 만들어 혹시 모를계엄상황 대비해 왔다고 하지만, 광주에 11공수를 투입할 생각을 했다는 ... 이건 정말 역사를 아는 이의 계획된연출이라고 밖에 달리 생각할 없다)

 

일단 생각해 봐야 하는 , 대한민국이 겪었던 2번의쿠데타 통해 축적된 경험이 있다. 이걸 잊지 않고, 그대로 녹여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까놓고 말해서쿠데타 불리는 행위의 패턴이나 세부계획은 거기서 거기다(인류 역사상 있어왔던 수많은 군사반란의 행태는 비슷비슷하다). 쿠데타의 핵심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얼마나 빨리 핵심 포스트를 장악 하는가

 

이다. 군사반란 세력의 병력수가 얼마나 되는 가는 중요치 않다. 얼마나 빨리 포스트를 장악하고, 여론을 통제한 상태에서 권력을 수습해 가느냐의 승부다(박정희 쿠데타 당시 동원된 병력은 6 남짓이었다. 12.12 쿠데타에서 핵심은 정승화를 끌고 갔던 1 소대 남짓의 병력이 작전의 성패를 좌우했다. 병력수보다 중요한 핵심포스트를 얼마나 빨리 장악하느냐다)

 

그러나친위쿠데타 이야기가 다르다. 권력의 배경이 있는 상황에서 비상식적인... 그러니까이란 초법적인 힘을 동원해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것이기에, 위압적인 물리력을 대내외에 보여줘야 하는 관건이다.

 

이번 계엄문건에 등장한 군부대를 보면 확실히 짚었다는 확인할 있다. 이야기가 잠깐 옆길로 샜는데, 이야기를 돌려보면. 이번 문건 작성자는 확실히 과거사례에 대한 리서치를 충실히 했다고 있다(반대로 생각하면, 작성하기 귀찮아서... 그러니까 “xx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계엄이야? 대충 긁어다 붙여야지.” 라고 생각한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얼추느낌 살렸다. 쿠데타 진행상황에서 갖춰야 기본은 갖춘 문건이다. 하나씩 뜯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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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체포

 

계엄문건을 보면, 당시 기무사가 파악하기에 국회의 진보, 보수세력의 숫자는 160 130이다. 만약 국회에서 계엄 무효 법안을 제출하면 군은 명분이 사라진다(그래서 박근혜가 거부권을 행사해 시간을 벌어달라는 거였다). 기무사는 대목에서 국회의원... 그러니까 계엄을 반대할 만한성향 국회의원들을 골라서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방법을 준비했다.

 

이게 놀라운 , 지난 12.12 쿠데타 당시 전두환이 썼던 방식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지금은 모두 떠난 3김이지만, 당시에는 정국의 핵심이자, 정치계의 거물들이 3김이었다. 이 중 김대중과 김영삼은 계엄해제를 선언하고, 이걸 국회 표결에 붙이려 했다. 김종필도 여기엔 찬성했다. 이대로 가면 계엄령은 물거품이 같았다. 이때 전두환이 택한 방법이 국회의원들의 체포였다. 김대중, 김종필을 포함해 26명의 국회의원을 체포해 버렸다(김영삼은 가택연금을 당했다).

 

방송장악

 

12.12 쿠데타 직후 전두환이 했던 짓이 바로 보도 통제였다. 이번 계엄문건에도 똑같이 나와 있다. 우리는 2017년에 KBS 단일채널만 보는 세상을 수도 있었다(수신료 아깝지는 않을 ). 기자들에 대한 압박계획도 놨다. 1980년처럼 대량해직을 시키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계엄법을 적용해 형사처벌을 준비한 보면, 나름 흉내는 냈다.

 

(재미난 SNS 통제인데, 과연 이게 가능할까란 생각이 들긴 했다. 중국처럼 처음부터 규제를 것도 아닌 나라인데... 통제가 가능할까?)

 

퍼포먼스

 

국회, 광화문, 청와대 앞의 병력투입 계획을 보면, 전차와 장갑차들을 동원한 보인다. 나름 위압감을 주기 위해간지나는 장비들을 투입하려 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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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놓고 말해 계엄문건에 새로운 거의 보이지 않는다. , 기본적으로 쿠데타나 친위쿠데타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군사반란의 방식은 거기서 거기다. 이미 거의 완성형이라고 해야 할까? 다만, 인터넷과 SNS 대한 대책이 문제인데 아직까지 이에 대한 완벽한 대책은 찾아볼 없다(터키 쿠데타가 성공했다면, 부분에 대한 솔루션을 보여줬을 수도 있는데, 아직까지 인터넷과 SNS 완벽하게 통제하는 대책을 가진 쿠데타가 성공한 케이스는 나오지 않았다).

 

언론이나 정치계에서 호들갑을 떨고(물론, 민주주의를 위협한 커다란 사건임은 맞다), 계획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가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닿지가 않았다.

 

딱히 특이한 것도 없는데?”

 

우리가 익히 봐왔고, 경험했던 것들을 문서로 정리한 거다. 특별난 것도 없고, 새로운 것도 없다. 쿠데타를 계획한다면, 세계 어디에서나 만국공통으로 통용될 평범한 내용이다(계엄과 쿠데타를 구분할 있겠는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계엄을 말할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합법적인 계엄을 보장한다. 헌법 77조에 명확하게 나와 있다. 그런데 확실히 문민통제 하에서 계엄이 진행될 있을까? 적어도 박근혜 정부 하에서는 불가능한 걸로 보였다)

 

흥미를 끌었던 유일한 가지는동원부대였다(7기동군단의 동원에 대해서는 다음회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동원 부대 가슴을 뭉클하게 울렸던 바로특전사였다.

 

광주와 전남지역에 11공수를 투입한다는 계획!

 

문건을 만든 사람은역사 의식해서 부대를 선정한 거다!”

 

그렇게 믿었다. 11공수가 어떤 부대인가? 1, 3, 5(지금은 해외파병을 전문으로 하는 국제평화지원단으로 개명했다), 7, 9, 11, 13 특수여단 하필 찍어 11공수특전여단을 광주에 보낸 걸까? ( 정도하면 다들 것이다. 11공수는 5.18 광주 민주화 항쟁 투입된 부대다)

 

의도했다.”

 

대단한 707특임대대의 투입이다. 이들은 대한민국 최정예 특수부대다(그냥 편하게태양의 후예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예 중의 정예이고, 대테러 임무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다. 이들이 계엄문건에 나와 있는 임무를 보면서 다시 전율을 느꼈다.

 

이건 나름 참신하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고 해야 할까? 이들은 1980 5월의 광주를 보고, 배우고, 느꼈던 거다.

 

계엄부대에 특수부대... 그러니까 대테러 진압부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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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분수령이 됐던 바로 전남도청에서의 마지막 전투였다. 이때 시민군들은 많은 피해를 봤고, 계엄군도 피해를 입었다. 이걸 보고 깨달은 거다.

 

괜히 시가전에 휘말리지 말고, 대테러에 특화된 부대를 차출해서 혹시 모를 주요거점 탈환 작전에 투입하자!”

 

707특임대의 임무는 계엄 발효 이후 민간시위대가 정부나 국가의 주요 시설물을 점거했을 이를 진압하는 작전에 투입되는 거였다.

 

태양의 후예들이 전남 도청의 시민군을 향해 총질을 하라는 거였다. 감정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탁월한 선택이고, 합리적인 제안이다. 시가전이나 대테러 임무에 대해 경험이 없는 일반 보병들을 투입하는 보다는 밥먹고 이것만 훈련하는프로들에게 맡기는 훨씬 효율 적이다.

 

까놓고 말해서 11공수의 투입과 707 특임대의 차출에 대해서는 무릎을 쳤다. 어디서나 있는 그렇고 그런 쿠데타 모의 계획이었는데, 부분만은 나름 머리를 굴렸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 문건을 보다 보니 계획을 사람이 궁금해졌다. 얼기설기 짜깁기를 건지, 아니면 역사를 제대로 공부한 건지... 어떤 진실인지 궁금해졌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