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산쟁이다. 게다가 증권정보를 다루기에, 대부분의 하드웨어 업무는 주말에서야 가능하다. 가산에서 서버 교체 작업을 오전에 마무리 짓고 2시에 대학로에 도착했다. 대학로역은 안전상 무정차 통과를 해야 할 만큼 초만원의 인원이 플랫폼을 점령하고 있었다. 4번 출구 쪽으로는 사람들이 꼼짝도 하지 못해 1번출구로 돌아나왔다. 플랫폼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데 30분이 걸렸다. 마로니에 공원을 기준으로 좌측과 우측에 2개의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경계선 부근에서 노란리본 고리를 나누어주셔서 카메라 스트랩에 달았다.
'아직 세월호에 사람이 있다.'
"원하는 만큼 가져가세요."
지옥불반도란 블리자드의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사용되는 지역의 이름이다. 이 반도란 명칭에서 착안된 헬조선이란 말이 지옥불반도와 상호작용되어 전파, 사용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프로그래머의 최후 직업을 치킨 혹은 아사로 가리키는 인포그래픽이 호응을 얻었던 것처럼. 어떤 신조어나 이미지가 급전파되는 데는 그만한 호응성이 뒷받침되었다는 반증이다.
깃발, 그리고 깃발.
빗방울이 흩날려도 자리를 뜨는 사람은 없다.
4시가 거의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을까. 집회가 정리되고 종로를 향한 행진이 시작되었다. 각 쓰레기들은 도로 한켠에 모아졌다.
군중은 최일선 경찰과 가이드 인원의 통제를 받아 신호에 서기도 하고, 속보로 걷기도 하면서 질서를 갖추었다. 버스정류소의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종로5가로 들어섰다.
행진은 평화롭게 이어졌다. 도로변에서 말싸움을 거는 사람은 없었고 이따금씩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은 하나 같이 핸드폰을 들어 생소한 광경을 촬영했다.
보신각 앞.
종로1가를 향해 광교방향에서 올라오는 인원들
서로 다른 행진이 교차하는 순간 박수와 격려를 나누었다.
각 노조의 행진은 안국동 사거리 방향을 향했고, 대학로에서 시작된 인원은 종로구청을 향한 행진의 뒷편에 붙었다.
각 노조가 학생과 일반 집회참가자의 선봉에 서며 종로구청 입구에 도착했다. 왜 행진이 정체되었나했더니 차벽이 가로막혀 있다. 한 두번의 경고방송이 나오더니.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직사로.
차벽 앞의 사람들 뿐만 아니라 넓은 범위로 무자비하게 살포됐다. 코가 맵고 기침이 나기 시작했다. 물대포에 캡사이신과 식용유를 섞어서 발포한다.
최루원액으로 보이는 색소 물대포를 발사하기도 했다.
살인적인 압력의 물대포가 운집해 있는 집회자를 향한다.
물대포를 차벽 인근에 뿌리니까 버스의 송풍구를 막고 있다.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 풍선을 차벽 넘어로 넘기려고 하고 있다.
고압의 물대포를 위협적으로 발사하고 있다. 뒤에 떨어져 있어도 기침이 계속 나와서 구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이건 위협이다.
이날 경찰은 18만리터의 물을 사용했다고 한다.
풍선이 무슨 살인병기라도 되는 듯 넘기는 것을 막는다.
경찰의 채증 전쟁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사진을 좋아하고 공연을 즐기며, 캠핑과 기타를 좋아하는 30대다.
나는 온전한 세월호의 인양을 바라고, 국정화 교과서의 폐기를 주장한다. 대기업의 유보금에 대한 과세를 찬성하며, 담배나 주류의 과세 인상보다 법인세의 과금 확대를 희망한다.
버스를 때려 부수고자 집회에 참가한 것이 아니라, 광화문 광장에 머물러 함성에 힘을 보태고자 하였다. 나와 함께 걸었던 우리 시민들은 폭도들이 아니었다. 인근의 화장실도 한 줄 서기로 이용했다. 밤늦은 시간에는 촛불을 켰다. 길바닥에 앉아 도시락을 먹었고, 술 취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폭도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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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
편집 : 딴지일보 coc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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