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여섯 시 십 분, 일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끌고 오베르캄프 역으로 걸어간다. 금요일 저녁에 일을 마치고 학교로 가는 일은 정말 귀찮고 피곤한 일이다. 매주 그렇듯이 볼테르 대로 보도의 한 구석에는 콘서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Eagles', 내가 아는 그 그룹인가? 콘서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다들 즐겁고 살짝 흥분된 표정. 금요일 저녁의 등굣길은 짜증 나지만 곧 있을 뮤지션들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설렘을 보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은 일이다.
누군지는 알지 못했지만 나에게 바타클랑에 가고 싶은 마음을, 그 보도에서 곧 있을 콘서트를 기다리는 설렘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던 그들, 그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싶다.
2015년 11월 13일(현지 시각)의 모든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싶다.
필자는 현재 파리 유학 중이면서 동시에 파리 11구에 위치한 한 건축가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다. 매일 출근길에 지난 샤를리 엡도 사건의 주요 공간인 리차드 르누와르 대로를(Boulevard Richard-Lenoir) 지나다녔고 이번 파리 테러사건 당일 저녁에도 바타클랑 콘서트홀 앞에서 공연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며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매우 충격을 받은 상태이다.
너무 바빠서 딴지일보는커녕 출근길 팟캐스트도 못 챙기던 일상이었는데 이번 주말에는 다양한 뉴스와 신문, 인터넷 기사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던 와중 한국에서도 매우 빡치는 뉴스들이 마구 날라오길래 간만에 삼성이 운영하는 종편의 뉴스를 인터넷으로 봤다. 한국 뉴스인 주제에 프랑스 테러사건을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노동자, 시민 대궐기보다도 더 많이 다룬 것은 둘째 치고, 첫 꼭지 둘째 꼭지 셋째 꼭지 넷째 꼭지 등등으로 다룬 파리사건도 제대로 못 다루고 있길래 삼성이 이러면 나머지는 볼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현지 상황을 좀 더 상세히 알릴 수 있을까 해서 글을 써보려 한다.
1. 왜 11구인가?
한국 일부 뉴스에서는 파리 11구가 이민자들이 사는 곳처럼 묘사되고 있는 것 같은데(적어도 필자가 본 jtbc뉴스에서는 그랬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오히려 파리 11구, 특히 테러가 일어난 곳들은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도 가장 파리적인 공간이다.
테러리스트들이 왜 11월 13일을 택했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테러할 곳을 정했는지는 아직 정확히 조사되어 나온 결과가 없다. 하지만 또 다른 테러 대상지인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에서 프랑스-독일의 친선 축구경기가 있었고 올랑드 대통령이 있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파리 11구도 그냥 선택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파리 11구는 이미 올해 1월에 테러의 타겟이 된 샤를리 엡도가 있는 곳이고 당시 상황의 주요 무대가 되기도 한 곳이다. 필자가 매일같이 출근하는 리차드 르누와르 대로는 지난 금요일에도 경찰 수송차량과 최소 두세 명의 중무장한 경찰이 상시근무 중인 지역이었다. 이를 고려한다면, 파리 다른 곳에 비해서 테러범들이 진입하기 쉬운 장소는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금요일 테러범 세 팀 중 스타드 드 프랑스 팀을 제외한 두 팀은 이곳을 타겟으로 삼았다.
파리의 '구'들은 한국과 달리 숫자로 이름을 짓기 때문에 동네의 상징성이 이름에 묻어나지 않는다. 그냥 파리 11구라고만 언급하면 이 행정구역에 사실 프랑스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두 장소가 포함되어 있음을 간과하기 쉽다. 이웃 구인 4구의 바스티유광장과 레퓨블리크(Republique: 공화국) 광장이 그것이다. 프랑스 혁명의 본산지인 이 두 장소는 오늘날에도 프랑스의 진정한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마니페스타숑(Manifestation: 시위)의 메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가장 중요한 마니페스타숑들, 다양한 데모, 게이 퍼레이드 등 군중이 밀집해서 행진하는 행사들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이 바로 파리 11구다. 파리의 레스토랑이나 카페들은 다양한 외부시설들이 있고 특히 걷기 편한 이 동네의 도로에는 다양한 도시시설들이 산재해 있는데 이 시설들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그리고 특별한 요소 중 하나가 시위하는 시민들의 행동을 염두에 두는 것일 정도로 이 동네는 파리지엥 뿐 아니라 프랑스 국민 모두가 애용하는 의사 표현의 장이고 상징인 것이다. 한국에서 보기엔 관광객이 많은 샹젤리제나 오페라대로, 혹은 에펠탑이 파리의 상징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최대한 프랑스 정치, 그리고 민주주의 상징은 파리 11구를 관통하는 바스티유와 레퓨블리크를 잇는 다양한 도로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테러리스트들은 이 도로 중 서너 곳을 돌며 AK47을 갈겼다. 단순한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 동네는, 파리의 상징인 테라스 딸린 카페와 레스토랑이 다른 곳들보다도 더 즐비한 곳이다. 상대적으로 치안도 안정되어 있는 동네이기 때문에 상점 밖 공간을 이용하는 데 자유로운 동네이기도 하고, 외부공간을 상점 안으로 끌어들이는 실험적인 가게들도 있다. 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총을 갈기고 다시 차를 타고 조금 이동해서 또 갈기는 것을 반복하고자 계획을 짰던 테러범들에게는 최적의 타겟들이 즐비하게 널려있는 동네였던 것이기도 하다. 가장 파리적인 공간이 그들에게는 가장 좋은 타겟이었던 것이다.
2. 왜 파리인가?
IS와 시리아 내전에 전혀 정통하지 않은 필자로서는 시리아의 프랑스군 파병을 운운한 테러범들의 속내를 국제적인 정세를 들먹이며 파악할 능력이 없다. 하지만 샤를리 엡도 사건 때처럼 이번에도 다수의 프랑스인들이(프랑스를 제외한 나라들에서는 아랍계 프랑스인이나 무슬림 프랑스인, 혹은 프랑스 이민자들로 그들을 지칭하겠지만 프랑스에서는 그들을 '프랑스인'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이는 인종차별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한다. 필자도 이를 따르고 싶다.) 연루되어있다. 아까이 소라님이 지난 1월 즈음에 '누가 쿠아시를 테러범으로 만들었나'라는 기사를 통해 자세히 다뤄주셨듯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테러 혹은 테러시도는 많은 경우에 프랑스 국민들 자신에 의해 자행되고 있고, 이것은 프랑스에 정착한 이민자 2~3세들의 빡침에 IS의 비정상적인 정신적 결속력과 뒷받침이 더해진 데서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테러는 꼭 프랑스가 시리아에 군대를 보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필자의 아랍인 친구들이 사는 꼬라지를 보고 있자면 오히려 프랑스의 북아프리카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프랑스 내무부에는 Fiche S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프랑스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의 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오늘(11월 15일)에 TF1에 나와서 인터뷰한 니콜라 사르코지에 따르면 이 리스트에는 만천 명의 사람이 기입되어 있는데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일어난 모든 테러범들이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얘기하자면 프랑스에서 프랑스에 테러를 가할 수 있다고 경찰에서만 추산한 사람이 무려 만천 명이란 것이다. 내가 IS 수뇌부라도 이 만천 명을 이용하고 싶을 것 같다.
그렇다면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자란 이민 2세들은 도대체 어떻게 IS까지 가는 것인가? 한국에 비해서 시리아나 이라크에 가는 게 쉬워 보일지 모르지만 프랑스에서도 프랑스인이 마음먹고 IS의 땅에 간다는 것은 아무리 무슬림이라도 간단한 일은 아니다. 한국에서 북한가는 것보다야 쉽겠지만 시리아 가는 건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비슷한 난이도일 것이다. 게다가 중요한 것은 물리적 가능성이 아니다.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땅에 제 발로 걸어간다는 것은 웬만한 정신무장이 아니곤 불가능한 일이다.
현재 알려진 경로는 이렇다. 다양한 방황을 하며 동네 양아치 짓을 하던 한 프랑스인은 어느 날, 자신의 인생을 이딴 식으로 허비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일단 취직조차도 쉽지 않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아주 좁은 선택지 중 하나는 동네 이슬람 사원에 가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 사람을 도와주는 곳은 주로 종교 아닌가. 그런데 간혹 어떤 곳에서는 (보통의 이슬람 사원에서는 만날 수 없는) IS와 같은 이슬람주의자인 이맘(이슬람의 종교 지도자)을 만날 수 있다. 이런 이맘들에게 종교의 새로운 모습과 자신의 가능성을 부여받은 이 프랑스인은 이제 자신의 인생 2막을 중동 어디에선가 찾게 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보통 터키를 통해서 시리아로 들어가게 되며, 거기서 교육받고 프랑스 땅으로 돌아온 이들이 이미 수백 명에 달한다. 프랑스 입장에서 보면 '왜 파리인가'라는 질문을 하기 전에 '오늘 어디서 테러가 벌어질지' 알아보는 것이 더 급선무인 상황이다.
3. 왜 막지 못했는가?
올랑드, 마뉴엘 발스(프랑스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를 대표하는 정치리더들 모두가 이번 주말 내내 입에 '전쟁'이란 단어를 달고 살았다. 오늘의 프랑스는 분명 저번 주의 프랑스와는 다르다. 테라스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생맥주를 마시던 프랑스인들이 금요일 저녁에 총을 맞았다. 제 정신을 갖고 파리에서 살아가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국민들을 공격한 대상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 나라를 살아가고 있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는 너무나 두려워졌지만.
하지만 과연 전쟁이 이번 주말에 시작되었는가? 필자를 비롯해 군대를 다녀온 다수의 독자 제위는 배웠을 것이다. 전쟁은, 총칼이 서로에게 겨누어지는 상황을 이르기도 하지만, 그러기 전에 이미 '전시상태' 혹은 '전시상황'이라 불리는 시점까지를 포함하는 단어란 것을. 정치인의 입에서 전쟁이란 말이 떨어지기 전에 군인들은 이미 전쟁준비를 마쳐놓아야 한다. 이것이 전시상황이다.
지금의 프랑스는, 엊그제 프랑스와 올랑드 대통령이 티비에 나와서 이것은 전쟁이라고 선언하기 이미 10달 전부터 전시체제였다. 오늘날 대다수의 나라들처럼 프랑스 역시 테러 경보체제를 짜놓고 이를 대비한다. 그리고 이 테러 경보체제는 샤를리 엡도 테러가 일어난 지난 1월부터 계속해서 최고 경보상태였다. 이들의 인력에 대해 오늘까지, 총 130만 시간의 추가수당이 지급되지 못했지만, 어쨌건 그들은 지금까지 계속해서 파리 시내 곳곳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가 매일같이 지나가는 리차드 르누와르 대로에는 상시로 경찰 밴 한 대가 서 있다. 파리의 모든 기차역에는 서너 명의 군인이 소총을 들고 순찰을 돈다. 최근 파리에 관광 와본 사람은 알겠지만 모든 유명 관광지에도 마찬가지로 다수의 군인들이 무리를 지어 소총을 들고 진을 짜서 경계를 하며 순찰을 돈다. 관광객 없이 그들만 보면 완전 전시상태다. 덕분에 샹젤리제나 에펠탑 같은 곳을 테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샹젤리제 대로가 시작되는 콩코드 광장 근처에는 미국대사관을 포함한 몇 개국의 대사관들이 있다. 거기엔 군인들이 버스분량으로 상주한다. 관광명소가 곳곳에 퍼져있는 파리 주요 대로들에서 전쟁의 냄새를 맡는 것은, 적어도 2015년 부터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미지 출처 - The Guardian
그런데도 파리 한복판에서, 그리고 프랑스에서 가장 큰 축구경기장 근처에서 테러가 일어났다. 허핑턴포스트 프랑스의 장 밥티스트 듀발(Jean-Baptiste Duval)이 인용한 르피가로지의 경찰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이렇게 길게 늘어지고 있는 대테러 경보상황에서의 경계는 조금씩 허술해지기 마련이며, AK47을 든 단 8명의 사람이 자동차에 숨어서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뾰족하지 않다고 한다. 지능적으로 상대의 방심과 필연적인 약점을 파고든 테러리스트들을 막는다는 것은 반 전시상태인 국가의 수도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혹자는 기억하겠지만 얼마 전 프랑스와 네덜란드를 잇는 탈리스 열차에서 휴가 나온 미국 해병대가 테러의 위험을 막아낸 사건이 있었다. 이를 포함해서 올해만 프랑스에서 막힌 테러시도가 3번, 자잘한 살상이 3번이다. 이중 한번은 필자의 집에서 약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다. 프랑스 군인과 경찰은, 열심히 막고 있다. 다만 프랑스에서의 테러가 이미 일상화됐고, 점점 약점을 심하게 파이고 있는 것이며, 결국엔 터져버린 것이다.
4.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은 정치다. 아까 말한 프랑스의 세 대두들은 어제 오늘 티브이에서 전쟁을 들먹였다. 셋 중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는 마뉴엘 발스, 그리고 올랑드와 몇 시간 동안 담화를 나눈 니콜라 사르코지가 TF1 뉴스쇼에 나와 전달한 메시지는 공통된 것이었다.
첫째는 내부사정. 프랑스는 국가 긴급상황을 선포했고, 이것은 아마도 프랑스 헌법에 규정된 12일을 넘어 내일 있을 올랑드의 국회연설 이후 몇달 뒤까지 연장 될 것이다. 국가 긴급상황이 프랑스 경찰에게 주는 자유는 영장 없는 긴급수색이다. 필자도 무서워서 평소엔 들고 다니지도 않는 체류증을 주섬주섬 주머니에 챙겼다. 이 긴급 수색의 대상은 아까 말했던 만천여 명의 Fiche S 기입자들이 될 것이다. 사르코지는 심지어 이들을 모두 경계할 수 있는 가옥에 집어넣어야 한다고까지 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단호하게 말하는 것이 참으로 사르코지답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프랑스의 상황을 정확히 대변해주는 것 같기도 해 안타까웠다. 프랑스에 경찰이 경계 가능한 만천 개의 집이 있는지는 의문이고 그럴 인력이 있는지도 더더욱 의문이지만 아무튼 그들에 대해 대대적인 수색이 가해질 것은 자명해 보인다.
이에 더해 사르코지는 이슬라미스트 급진주의 이맘들의 추방과 그들의 이슬람 사원의 폐쇄를 올랑드에게 건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튀지에서는 테러 이후 이러한 조치가 취해졌다며 프랑스인들도 이러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 덧붙였다. 프랑스 헌법에서 이게 가능한 일인가 묻고 싶지만 애초에 헌법으로 테러를 다스릴 수 있는지부터가 의문이기에 상당한 토론이 이어질 것 같다. 이러한 조치가 긴급으로 취해질 수 있는 사회인가? 지켜볼 일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슬라미스트 이맘들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취해질 것 같긴 하지만 모스케를 폐쇄하고 그들을 일괄적으로 추방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둘째는 외부사정. 올랑드, 발스, 사르코지 할 것 없이 모두 시리아를 언급하고 있긴 하지만 동시에 그 누구도 프랑스 군대가 시리아에 보내질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만큼 그 동네 사정이 복잡하기도 하고 프랑스 내부사정이 좋지도 않다는 뜻인 것 같다. 프랑스는 이번 사태로 수천 명의 병력을 프랑스 영토로 불러들였다. 내부단속하기도 바쁘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사건이 시리아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시리아의 독재자 아싸드 대통령은 어제 Valeurs actuelles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테러리즘의 확장에 공헌하고 있다고 했다. (편집자 주: 이 글이 쓰여지고 이틀 뒤 프랑스는 시리아 락까에 보복 공격을 하였습니다.)
기사 원문 - 한겨레
국가 긴급상황에서 프랑스 정부는 시위, 통행, 관공서의 폐쇄 등등을 임의로 선포할 수 있고 현재 파리는 시위가 전면 금지됐다. 그러나 파리지앵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레퓨블리크 광장으로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고 테러가 일어난 카페, 레스토랑, 그리고 바타클랑에 가서 헌화를 하고 촛불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 규모는 지난 샤를리 엡도 때에 비하면 훨씬 작으며, 시민들의 모습, 아니 내 친구들의 모습은 훨씬 공포에 질려 보인다.
파리는 전통적으로 주말에 이곳저곳에서 재래시장이 열린다. 열리는 시각이 새벽이라 상인들은 일찍부터 준비하러 나온다. '테러에 맞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을 이어가는 것이다'라고 했지만, 프랑스 정부는 아침나절에 재래시장의 폐쇄를 결정했다. 토요일 일요일에 폐쇄된 학교 및 관공서들은 월요일부터 열린다고 하지만 공포에 질려있을 것은 분명하다. 필자도 내일부터 출근을 하고 학교에 가야 하는데 좀 무섭다. 하지만 시장 상인의 인터뷰와 레퓨블리크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말처럼 파리지앵들은 곧 일상을 이어갈 것이다.
급하게 쓴 글을 마치며 짧게 덧붙이고 싶은 것은 한국의 이민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관심의 촉구다. 현재 프랑스의 일련의 사태들의 가장 큰 원인은 3~40년 전부터 시작된 이민 바람과 그 정책의 실패다. 한국은 약 십여 년 전부터 급속도로 이민자들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관심과 재량을 제대로 배풀지 않는다면 그들은 한국 사회에 대한 존중을 잃을 것이고 우리는 오늘 프랑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민자'와 '극우파'의 싸움을 우리 땅에서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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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Boucher
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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