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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에드윈 허블이 태어난 11월 20일을 맞이하야 

천체 사진 촬영 장비에 대한 리뷰를 올려드린다.

허블이 누구인지 모르는 분은 아래 글상자를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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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윈 파월 허블(Edwin Powell Hubble, 1889~1953)


미국의 천문학자. 

평생을 연구에 바친 우주 덕후.

안드로메다 은하가 우리은하와는 다른 은하임을 증명하여 

외계 은하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대논쟁을 종결시키고

허블의 법칙을 발표하여 팽창우주론을 정설로 굳혀버렸다. 

NASA에서 만든 우주 망원경은 그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로

허블 망원경이라 불린다.





그동안 천체사진을 찍을때에는 아래 사진에 있는 개조 DSLR을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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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DSLR의 센서 앞에 있는 적외선필터를 제거하고 센서의 발열로 인해 생기는 노이즈를 억제하기 위해 쿨링팬을 다는 개조를 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 모델 자체가 출시된지 10년이나 된 캐논 350D였던지라 사진의 퀄리티 향상이나 편의성 등에서 많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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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위 사진처럼 우측하단 동그라미친 곳에 파란 노이즈가 올라오게 되는 것. (앰프열로 인해서 우측 하단에 노이즈가 올라오는 것은 350D의 고질적인 문제점입니다.) 그리고 라이브뷰 지원이 안 되어 화각조절이나 초점 조절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카메라 업그레이드를 계획하였고 결국 천체사진에 제일 적합하다고하는 모노 CCD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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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칼라센서를 가진 카메라는 색깔(Red, Green, Blue)을 내주기 위해 R화소, G화소, B화소가 따로따로 박혀 있습니다. 반면 모든 화소가 흑백 화소인 모노CCD는 칼라센서 대비 이론적으로 3배의 감도를 가지게 되지요. 때문에 어두운 대상을 찍는 천체사진에 있어서 정말 발군의 성능을 보여줍니다. 


제가 구매한 제품은 코닥 KAF-8300칩을 탑재한 SBIG STF-8300M이란모델입니다. 동일한 칩을 장착한 QHY9, QSI583/683, ATIK383L+ 등등 다른 CCD도 많지만 LA에서 비교적 가까운 산타바바라에 있는 SBIG사의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천체용 카메라는 수요가 워낙 적다보니 제조사들이 각 나라마다 서비스센터를 두고 있지 못합니다. 유사시 수리할 일이 생기면 외국으로 택배까지 보내야 하는데 저는 이게 부담이 되어서 SBIG사의 제품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천체용이기 때문에 펠티어 쿨링 장치라는 것이 달려있는데 이것이 센서를 현재 온도 대비 -40도까지 냉각해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기존에 쓰던 Astro 350D의 냉각 능력이 20도 남짓이였던 걸 고려하면 성능이 두배 가량 증가한 것이니 노이즈가 더 적겠지요. 


아래는 카메라 구입첫날 마당에서찍은 테스트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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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C869&884 페르세우스 이중성단입니다.

 

원래는 엄청 예쁜 대상인데, 광해(빛으로 인한 공해)가 서울만큼 심한 LA에서 찍어서 그런지 썩 이미지가 예쁘지는 않게 나왔습니다. 

 

그래도 이 사진을 한 장 찍을 수 있었다는 것은 제게 매우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바로 이 모노 CCD의 단점중 하나인 '사용이 어렵다'는 특징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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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용하는 CCD 제어프로그램 Maxim DL.

 

일반 카메라는 셔터 누르면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이건 셔터 한 번 누르는 게 어찌나 복잡하던지.

 컴퓨터랑 연결하려고 드라이버를 몇 번이나 깔앗다 지웠다, 삽질 여러 번 한 끝에 결국 셔터 한 번 눌러서 얻어낸게 위 사진이었습니다.

 

이제 마당에서 테스트를 했으니 제대로 사진을 찍어봐야겠지요?

 

그래서 카메라 구입후 약 1주일 후에 평소에 사진찍으러 가는 Anza에 사진을 찍으러 나갔습니다. 아래 사진이 그 날 밤에 찍은 M33삼각형자리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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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장소 : OCA Observing Site, Anza, CA

 

촬영 일시 : 10월 10일 밤 9시~10월 11일 아침 5시

 

주경 : 윌리엄 옵틱스 메그레즈 90 + 4형 플래트너

 

적도의 : 셀레스트론 CGEM + 오리온 SSAG/ST80 오토가이드

 

카메라 :  SBIG STF - 8300M

 

촬영 노출 : 10분 * 12장 총합 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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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3을 촬영중인 제 장비

 

여담이지만 이날 밤은 운이 좋았습니다. 바로 옆자리에 있던 아저씨가 같은 SBIG 카메라를 사용하셨던지라 모르는 것 투성이였던 모노CCD 세팅법을 많이 배울 수가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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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아저씨의 텔레뷰 NP127, 파라마운트, STT-8300

 

 

처음에 보여드린 옛날에 찍은 M33과 비교를 해보시면 확실히 감도가 좋아졌다는 게 느껴집니다.

 

잘 안 보였던 어두운 부분까지 세세히 잘 보이고 DR(Dynamic Range, 센서가 표현할 수 있는 명암의 폭)도 넓어서 중앙부 암흑대도 더 잘 나오고요.

 

이쯤되면 한가지 의문을 가질수있을 거라생각합니다. '아무리 감도가 좋아도 흑백이라 멋이 없다'라고요. 그런데 모노 CCD라고 칼라사진을 못 찍는 게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칼라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라고 해야하나요.

 

모노 CCD로 칼라결과물을 뽑기위한 준비물은 RGB필터와 필터를 자동으로 교체해주는 필터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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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R필터 G필터 B필터가들어있는 필터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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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카메라 앞에 장착하여서 R필터로 한 장 찍고 G필터로 한 장 찍고 B필터로 한 장을 찍어 채널을 합쳐주면 RGB 색깔이 모두 있는 칼라사진이 만들어지게 되는것이지요.

 

아래는 지난 주말 필터와 필터휠 테스트를 처음해보면서 찍은 오리온대성운입니다.

 

위에서 부터 R,G,B 필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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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다 흑백이지만 조금씩 모양이 다르지요? R필터로 찍은 이미지에는 붉은빛만 찍혔고 B필터로 찍은 이미지에는 파란빛만 G필터로는 초록빛만 찍혔 있는 겁니다. 대상의 색상에 따라서 각 이미지에서의 밝기 차이가 조금씩 생기기 때문에 이들을 색상정보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위의 세 이미지와 밝기를 담당하는 L이미지, 총 4개의채널을 합쳐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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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42의 칼라사진이 나오게됩니다.

 

아래는 같은 날 찍은 M31안드로메다인데 현재 프로세싱을 완성하지 않은 미완성 상태입니다. 아직 손볼 곳이 더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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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모노 CCD의 가장 매력적인 면은 바로 Narrow band filter(협대역 필터)의 사용입니다. 매우 좁은 파장범위의 빛만 투과시키는 필터를 사용해서 특정 빛만을 걸러서 찍기 때문에 다른 빛의 방해를 받지 않고 어두운 대상을 좀더 디테일하게 찍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매우 적은 양의 빛만을 투과시키면 특성상 감도가 떨어지는 칼라센서와 함께 사용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이 내로우 밴드 필터 사용이 모노CCD의 가장 큰 강점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지요.

 

아래는 제가 구매한 Hydrogen Alpha, Oxygen III, Sulfur II필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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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겉면을 자세히 보시면 투과시키는 빛의 범위가 표시되어 있어 얼마나 좁은 대역의 빛을 투과시키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L, R, G, B필터에 위의 Ha, O3, S2필터까지 모두 장착한 저의 필터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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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래가 저의 첫 내로우 밴드이미지, NGC 2244 장미성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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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허블 망원경 사진스러운 색상을 흉내내보려고 했는데 모노이미지 처리가 아직은 어색한지라 쉽지가 않았습니다.

 

아래는 제가 예전에 DSLR로 찍은 장미성운인데 비교를 해보시면 성운기가 얼마나 더 풍부한지, 또 내부가 얼마나 더 디테일한지 한 눈에 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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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을 찍기 시작한지 4년째인 올해 드디어 처음으로 대대적인 장비 업그레이드를 하였습니다.

 

올 여름에는 안정적인 노출을 위해 적도의(삼각대 비슷한 건데 일정한 속도로 한 축을 움직이면서 카메라가 하늘의 물체를 따라다니도록 할 수 있습니다)를 업그레이드했고 지난 달에는 이 카메라도 새로 들일 수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서 별사진찍으러 나가는 주기가 점점 길어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장비 업그레이드도 했겠다, 앞으로는 좀 더 부지런히 자주 새로 들인 장비에 별빛 쬐어주러 나가도록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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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세페♡별


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