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폭로] 전래동화 속의 비과학적 구라들

1999.8.30.월요일
딴지 엽기 과학부 구라도리


꾸벅 안녕하신가들? 본 구라도리 영화 속 비과학적 구라만 디비 파던 중, 이대로 21세기를 맞을 수 없다는 총수님과 이드냐의 가혹한 린치 끝에 전래 동화 속의 비과학적 구라들도 디비보기로 했다.

우리 민족의 미래를 걸머지고 나아갈 어린 것들이 전래동화 속에 지뢰밭처럼 숨어 있는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구라들에 익숙해지고, 그것이 결국 명랑과학입국에 역행하는 비논리적 사고방식의 배양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본 기자는 오늘도 혼신을 다한다.

 

교훈은 교훈이고 과학은 과학이다. 아닌가? 아님 말고.

 
 

콩쥐 팥쥐

 

못된 새엄마 팥쥐 엄마가 동네 외출을 하면서 우리의 착한 콩쥐에게 절대로 불가능한 일을 시키고 낼름 가 버리고 만다. 다름이 아닌 깨진 독에 물 넣기! 멋 모르고 깨진 독에 물을 넣다가 물이 차 오르지 않자 독을 살펴본 우리의 콩쥐... 뒤늦게 깨진 독이란 것을 알고 꺼이꺼이 울던 중 독수리 오형제가 아닌 두꺼비 한 마리가 떡 나타나 내가 깨진 부분을 막아 줄테니 물을 길어 채우거라라고 말하고 독 안에 들어가 깨진 부위를 막는다.

 

아.. 씨바.. 이.. 殺身成蛙(살신성와)의 정신으로 콩쥐를 돕는 두꺼비...

 

아.. 가슴아프지만 이거 구라다.

 

오후시간 외출을 하는 팥쥐 엄마가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 돌아온다고 해도 그 외출시간은 대충 잡아도 최소 4시간 이상..

 

그렇다면 殺身成蛙의 정신으로 무장한 두꺼비가 물 안에 있어야 하는 시간은 그 정도라는 이야기인데...

 

버뜨... 두꺼비는 양서류다. 어류가 아니라는 말씸이다. 글키따문에 어류처럼 물 속의 산소를 지 몸 안으로 끌어들여 숨을 쉬지 몬한다.

 

그렇담 6시간 동안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두꺼비는 殺身成蛙.. 말 그래도 죽어버린다.

 

이거는 안타깝지만 생물학적인 구라되겠다.

 

콩쥐 구하느라 목숨을 버린 두꺼비 영전에 본구라해석편을 바치는 바이다.

 

심청전

 

심청전의 공간적 배경은 황해도 황주 도화동이며 시대적 배경은 중국은 송나라, 우리는 고려 시대로 판단된다. ( 왜냐하면 심청전 처음 시작이 대송 원풍 연간에 황주 도화동에...라고 시작되기 따문에.) 이거 중요하다 밑줄 그으시라.

 

잠시 심청이 인당수 빠지는 얘기를 하자. 15세 심청이가 남경 선인들에게 인당수에 바칠 제물로 팔리고 대가로 공양미 300석을 몽운사에 시주한다. 글고 배타고 인당수에 첨벙 빠뜨려짐을 당한다.

 

그런데 옥황상제가 심청이의 효를 가상히 여겨 연꽃에 담아 다시 인당수로 보냈는데, 바로 그 때 남경 선인들이 그 연꽃을 발견하여 고이 건져 보관하였다.

 

이 당시 황후의 죽음으로 근심에 휩싸인 송나라 천자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천자가 전국의 화초를 구한다는 말을 듣고 남경 상인들은 인당수에서 건진 이 꽃을 진상하게 되고 천자가 우연히 꽃 속의 심청이를 보고 심청이에게 프로포즈를 했고 둘은 딴딴따라~ 하게된다. 심청이가 황후가 되는 순간이다!

 

근데 이 부분이 구라다. 위의 글 잘 살펴보시라! 심청이는 고려 평민이고 남편은 송나라 황제다. 게다가 그 자리는 소실이 아닌 본처. 이 결혼이 될 성 싶은가?

 

송의 역사를 보면 이민족의 불만을 없애기 위해 이민족 짱의 딸을 데리고 와 하는 정략결혼을 제외하고는 한족 황제가 한족이 아닌 민족과 결혼하는 경우는 엄써따. 얘내들이 얼마나 혈통과 핏줄을 따지는데 심청이가 소실이 아닌 본처로 결혼이 이루어 지겠는가?

 

안타깝지만 이 역시 당시의 국제정치 역학관계를 무시한 역사적인 구라되겠다.

 

해와 달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라고 하면 이 전래동화 기억나시는가? 요거 2가지 구라가 숨어있다.

 

호랑이가 오누이의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날 샜다?

 

아들 딸을 집에 남기고 장에서 떡을 팔고 집에 돌아가는 엄마가 20고개를 넘어가면서 고개마다 호랑이를 만나게 된다.

 

그 때마다 떡 하나를 원하는 호랑이에게 고개를 넘어가는 세금으로 상납을 하면서 엄마는 가슴을 졸이며 고개를 넘어간다.

 

그러나... 결국 남아있던 19개의 떡을 다 주고 나서 마지막 20고개 째에 줄 떡이 없어진 엄마는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게 된다. 불쌍한 오누이여...

 

그럼 호랑이가 오누이의 집에 도착하는 시간을 계산해 보자. (지리적인 상황은 울나라 시골 전통 5일장 기준으로 살펴본다)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 엄마는 시장이 파한 후 20고개나 넘어가야 하는 데  저녁을 먹지 않고 밤새 굶어며 걸을 리는 없는 것이기에, 저녁을 먹고 출발을 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보통 5일장 파하는 시각이 오후 6시 30분 정도, 뒷정리 후 저녁을 먹은 시간을 감안한다면 빨라도 대략 오후 7시 30분쯤에 장에서 출발을 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또 장에서 첫 고개까지 다다르는 시간을 30분으로 잡자. 산중턱에 장이 설리도 없고, 의례 장은 마을 가운데 넓은 공터에서 서기 마련이니까, 아무리 못 잡아도 최소 1-2킬로미터는 떨어져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성인남성의 보통걸음이 시속 4킬로미터 정도되니까, 떡을 머리에 인 성인여성이라고 한다면 이동시간은 대략 30여분 내외가 될 것이다.

 

그럼, 엄마가 20고개를 넘어가는 시간을 아래와 같은 가정 하에 계산해 보자.

 

 




 
20고개의 평균 높이가 나와있지 않으나, 임의로 대략 30미터되고 경사도가 평균 25-30도 정도되는 작은 고개라고 상정한다면 성인남성의 체력과 도보속도로 볼 때,

성인 남자가 고개 하나를 넘어가는 시간은 대략 10분 정도,
그런데 남성이 아닌 여성이 고개를 넘는 것이고(+3분)
당시의 산길 사정이 그다지 좋지 못했을 것이므로(+3분)
주간이 아닌 야간이고(+3분)
빈손이 아닌 떡을 이고 고개를 넘어야 하며(+3분)
호랑이에 대한 공포감으로 인해 빨리 걷는다(-3분)

 

 

 

는 것을 고려해 계산한다면 엄마가 고개를 하나 넘는 시간은 대략 20분으로 한다.

 

또 고개가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고개에서 고개까지의 평균거리를 150미터 정도로 잡으면, 이 산길을 밤에 떡을 이고 여성의 도보로 주파하는 시간 평균치는 10분정도가 될 것이다.

 

또 호랑이가 죽은 엄마의 옷을 바꿔입는 시간 5분에 호랑이가 20번째 고개에서 오누이가 있는 집까지 뛰어가는 시간을 10분 정도로 한다.

 

그러면 호랑이가 집에 다다르는 시간은

 

 




 
장에서 고개까지 : 30분
고개 넘는 시간 : 20고개×20분 = 400분
고개 사이 걷는 시간 : 19구간×10분 = 190분
호랑이가 분장+가는시간 : 5분 + 10분 = 15분
 

 

 

요거 다 더하면 합이 635분이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10시간 35분이 된다. 결국 호랑이가 오누이의 집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7시 30분+10시간 40분, 즉 아침 6시 35분이다. 이 시각이면 아침이다. 이미 해 떴다. 근데 이 넘의 동화에서는 호랑이가 도착한 시간을 한밤중으로 묘사하고 있다. 한 밤이 아닌 아침인데도 말이다.

 

원작을 쓴 넘은 시간관념이 있는 것일까?

 

수수가 빨간 것은 라마르크의 용불용설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 썪은 동아줄을 타고 하늘에 오르던 호랑이는 동아줄이 뚝 끊어지면서 수수밭에 떨어져 죽는다. 이 때 호랑이의 피가 수수에 발갛게 물들었기 때문에 이 동화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이 때부터 수수는 빨갛다고 한다.

 

씨바...이 부분 애들에게 읽히지 말기 바란다. 잘못된 과학 지식의 유포가 두렵다. 이 부분은 전 세대에서 획득한 형질이 다음 세대에 고대로 유전된다는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을 차용한 것인데 현재 진화론에서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은 인정되지 않고 않다.

 

라마르크의 용불용설... 이거 모냐라고 하시는 분덜을 위해 본구라도리 친절히 설명해 주마. 본기자가 생각해도 참 착하다.

 

예를 들어 야구선수 중 투수는 공만 던지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공을 던지는 팔이 다른 한쪽 보다 약간 길다. (선동렬, 이상훈, 박찬호는 오른팔이 왼팔보다 조금 더 길다.) 이것이 획득된 형질이다. 근데 이 투수가 낳은 자식은 아빠가 한쪽 팔이 다른 팔보다 약간 길기 때문에 이 넘도 한쪽 팔이 좀 더 길다. 머 이런 얘기다. 이거 과학적으로 근거 엄따.

 

호랑이가 수수밭에 피를 흘리고 죽어도 다음 대의 수수는 전혀 빨갛지 않다. 진화론적인 구라되겠다다.

 

은혜 갚은 까치

 

이거 내용 잠시 소개하면 일타.

 

과거를 보러가던 선비가 우연히 나무에 있던 까치 새끼를 잡아먹으려는 비암을 자신의 활로 쏴 죽이게 된다. 그날 밤, 산 속의 어느 집에 묵게 된 선비는 잠을 자다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던 졸라 큰 이무기를 발견하게 된다.

 

니가 낮에 죽인 비암이 내 서방이야 씨방새야...라고 말하며 선심 쓰듯 선비에게 또 일케 말한다. 집 뒤 언덕에 있는 절에 종이 있는데 오늘 밤 자정에 3번 울리면 니를 살려주지롱 이라고...

 

병 주고 약주는 것도 아니고...

 

한 밤에 절에서 종이 3번 울릴 리는 만무하고... 체념한 듯 죽음을 기둘리는 선비... 근데... 자정이 되는 순간 절간의 종이 정확히 종이 3번 울리는 것이 아닌가? 졸라 황당한 이무기는 꼬리를 감추며 사라지게 된다.

 

궁금한 우리의 선비가 절간의 종에 가보니... 낮에 구해준 까치의 부모로 보이는 넘들이 대가리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있었다. 머 이래서 은혜갚은 까치라는 동화가 있는데... 서론이 길었다.

 

마지막 장면이 물리적 구라다.

 

까치 대갈빡으로 타종했다고 해서 제대로 된 종소리가 날성 싶은가? 유리컵을 나무젓가락으로 치는 소리와 금속 젓가락으로 치는 소리가 같은가? 절대 아니다. 매질이 틀리기 때문에 절간의 종을 나무통으로 타종해서 나는 소리하고 까치 대갈빡으로 타종하는 소리하고 같을 수가 없다. 소리가 났다 해봐야 거의 들릴 리가 없는 소리거나 크리스탈을 손으로 잡고 손가락으로 튕기는 듯한 둔탁한 음 정도가 날까말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얼빵한 이무기는 종이 울렸나 부다 하고 가버린다.

 

하긴... 근데 이무기가 귀가 있었나? 소리를 듣게?

 

 

 

 

- 딴지일보 엽기과학부 구라도리( kuradori@hanmail.net )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