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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 일어나기 딱 좋은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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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tv>

 

2017년 말 기준, 중국의 총부채는 GDP 대비 255%입니다. 이중 기업 부채가 160%, 정부 부채 47%, 가계 부채 48%입니다. 기업 부채가 유난히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과 GDP 하강 방어를 위해 지방 정부와 국유, 민간 기업들에게 저금리의 막대한 정책 자금을 지원하면서 사회 기반 인프라, 부동산 개발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IMF 등에 따르면, 중국 기업 부채 중 75%는 국유 기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유 기업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이익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경영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지만, 구조 조정 없이 중국 정부 지원에 의존하며 연명해 왔습니다. 이는 결국 국유 기업의 좀비화를 가속시켜 중국 경제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폭증한 기업 부채에 비해서 중국 정부 부채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듯합니다만, 여기에는 중국 정부 발표치와 다른 중국 지방 정부의 '숨겨진 빚'이 있습니다. 중국 지방 정부의 기간 시설, 부동산 인프라 건설에 대한 재원 마련 방식은 20%는 지방 정부 재원으로 나머지 80%는 지방 정부가 대출 전용 특수 법인을 만들어 국영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마련합니다.

 

특수 법인을 이용한 우회 대출과 재원 마련 방식은 지방 정부의 직접 부채로 분류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 정부 부채 전체가 지표상 낮은 비율을 갖도록 합니다. 과도한 부채를 가진 기업 중 일부라도 부채 상환에 문제가 생기면 국유 은행으로 문제가 전이되어 금융 시스템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국유 기업, 지방 정부, 중앙 정부의 구린내 나는 썩은 유착을 만들고 변칙적 재정 지원의 고리를 끊을 수 없게 합니다.

 

이러한 지방 정부 특수 법인의 증가는 중국 정부의 용인에 의한 것으로, 지방 정부와 정치, 경제적으로 강하게 유착돼 있는 중앙 정부가 지방 정부의 파산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하지만 강력한 기대에 따른 것입니다. 중국 지방 정부의 부실 채권은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등 매우 심각한 모럴 해저드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진핑의 꾸준한 부채 축소(디레버리징)정책에도 불구하고 국유 기업과 지방 정부의 유착 구조로 인해 제대로 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 전역의 지방 정부 특수 법인은 11,566개에 이릅니다.

 

중국과 해외 전문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중국의 중앙 정부, 국영 기업, 지방 정부와 특수 법인 등을 합한 중국의 '숨겨진 정부 부채'는 GDP의 140%에 이를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100% 가까이 더 많은 것으로, 중국 GDP 전체를 훌쩍 넘기는 거대한 빚이 숨겨져 있는 것입니다.

 

 

부동산으로 꿀 빨던 시대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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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과도한 인프라 건설과 투기성 부동산 거래에 대한 대대적 자금 통제에 나선 바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지방 정부를 믿고 사업을 진행한 기업이 인프라 건설 완료 후 지방 정부로부터 재정 지급을 받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급격한 자금 지원 통제로 변칙적 재원 조달이 일시에 중단되면서 자금 유동성 경색으로 인한 중국 지방 정부, 건설사, 투자사들의 부실이 표면화되고 있습니다.

 

이미 후난, 장쑤, 산시, 윈난, 충칭의 지방 정부는 올해 만기 부채의 규모가 지난해 재정 수입의 절반을 넘고, 후난의 경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규모가 지난해 재정 수입의 63%에 달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방 정부들은 부채 상환을 포기하다시피 하며 국영 은행인 중국 개발 은행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지만, 중국 개발 은행은 지방 정부들의 부채를 장기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것 이외에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해결 방법이 없으며, 변칙적 재정 지원 시스템에 따른 부채 누적이 재정 붕괴 위험의 임계치까지 다다른 것입니다.

 

중국 지방 정부의 재정 유동성 경직과 부채 증가, 부동산 시장 가격 하락, 좀비 기업의 증가는 중국 경제의 규모만큼이나 과격하고 거대하며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중국에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시장 하락세를 중국 경제의 붕괴 조짐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은 한번 시작되면 붕괴되지 않고서는 그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 금융 위기를 통해 경험한 바 있습니다. 그만큼 부동산 시장은 연착륙을 통한 가격 안정화가 매우 어색하고 생소한 분야입니다.

 

허나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정부 특유의 톱 다운 방식이 부동산 구조 조정에 도입되면서 해외 부동산 거래와 보유를 통한 자본 유출을 일시에 차단하고, 부동산 거래 시장을 실소유주 위주로 재편하고자 정책 방향성을 재설정하면서 '중국식 부동산 가격 연착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금 경색과 부동산 가격 하락이 전방위적이라 중국의 현 경제 상황을 새로운 위기와 붕괴의 시작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만, 과격한 중국 정부의 대응 이면에는 현 상황에 반드시 필요한 정책 판단을 차분하게 실행해 나가는 중국 정부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의 성장을 통해 지난 10년 동안 매년 7% 이상의 큰 경제 성장을 이끌어 냈습니다.

 

 

첨단 제조업 굴기로 가다가 트럼프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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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주경제>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 변화는 10년 동안 부동산 투자와 인프라 건설로 GDP 성장률 방어와 경기 부양을 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뽑아냈다고 판단한 것으로 중국식 연착륙, 부동산 긴축을 시작해야 할 시기를 중국 정부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중국의 자금 해외 유출 단속은 2015년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그 뒤 부동산 가격 하락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와 같은 시기인 2015년 5월, 중국은 2025 제조업 굴기 정책을 발표합니다. 인프라 건설, 부동산 투자를 통한 성장률 끌어올리기의 임계점과 대규모 첨단 제조업 굴기를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원의 교체가 급격하지만 매우 영리하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 입니다.

 

중국의 2025 제조업 굴기 10대 중점 산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신세대 정보 기술 산업

2. 고급 NC 공작 기계 및 로봇

3. 항공 우주 장비

4. 해양 공정 장비 및 하이테크 선박

5. 선진 궤도 교통 장비

6. 에너지 절감 및 신에너지 자동차

7. 전력 장비

8.  농기계 장비

9. 신소재

10. 바이오 의약 및 고성능 의료 기계

 

그간 알던 경공업 중심의 산업에서 완전히 탈피해 첨단 산업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15년 '2025 제조업 굴기' 선언 이후 2~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수십 조의 막대한 자금이 제조업 굴기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 통신 장비, 전기 자동차, 배터리, LCD에 집중되었고,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중국의 막대한 경제 문제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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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됩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 후 '2025 제조업 굴기'라는 중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원이 대중국 무역 압박에 의해 분해돼 버렸고, 중국은 다시 부동산 시장 부양을 통한 경제 성장과 지표 하강 방어에 나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미 한계점인 기업 부채는 더이상 늘릴 수 없고, 점차 표면화 되고 있는 정부 부채 또한 턱밑까지 차 있어 여유가 없습니다. 이제 경기 부양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가계 부채 뿐입니다.

 

중국의 가계 부채 비율은 GDP대비 48%로 신흥국(38%)보다 높지만 선진국(75%)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기업 부채나 숨겨진 정부 부채에 비해 높지 않고 안정적이라는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가계 대출 규제, 지역 선별적 부동산 규제로 가격이 폭등했던 부동산시장이 최근 점차 안정화되면서 중국 정부는 가계 부채가 당장 중국 금융 시장의 거대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으로 중국의 '가계 소득과 재산(가처분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82%에 달했습니다. 가계 재산에서 부채의 비중이 커진 데에는 실제 인건비 상승과 부동산 가격 상승의 괴리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낮은 임금 인상률이 대출을 빨아먹고 빠르게 비대해지는 부동산 가격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임금 인상을 통한 안정적 GDP 성장이 불가능해졌습니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평가되는 가계 부채 비율(48%)은 허수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고, 전문가에 따라 중국의 실제 가계 부채 비율은 GDP 대비 110%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8년 이후 중국의 가계 소득과 재산은 연평균 12%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부채는 연평균 23% 증가했습니다. 중국 가계 부채의 구성을 살펴보면, 부동산 담보 대출 59%,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운영 자금 대출 22%, 신용 대출과 자동차 담보 대출 등 소비 관련 대출 19%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대출의 59%가 담보 대출의 형태로 부동산 시장에 재투입되면서 10년 동안 중국의 집값은 약 10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지표상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가계 부채 부문이지만 실제로는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을 통한 GDP 성장률 유지 정책 기조와 맞물려 경제 성장에 따라 부동산 수요가 폭증하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수록 부채 비율도 빠르게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진 것입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중국 가계 부채 비율의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것으로 판단하고, 중국을 가계 부채 위험 국가로 분류하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나는 그것을 사업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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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미국이 단행한 무역 압박으로 중국 정부의 국가 첨단 산업 대전환이 불가능해지면서 고용 시장 경색, 실업률 증가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신용 대출 규모 또한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경제 성장에 따른 양극화와 소비 확대까지 겹치면서 중국의 신용 대출, 카드 대출 규모는 2008년 미국 금융 위기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인 GDP 대비 2016년 5.1% -> 2018년 7.5%까지 높아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을 2018년 6.6%보다 낮은 6.0∼6.5%로 제시했습니다. 트럼프가 무역 압박으로 중국 제조업 굴기를 분해시키고 경제 시장 개방을 강제하면서 중국은 생존을 위해 돈 풀기를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중국이 이전보다 더욱 손쉽게 돈 풀기에 나설 수 있도록 트럼프는 미국 연준을 흔들어 금리 인상을 멈추고 다시금 양적 완화를 펼치도록 압박합니다.

 

트럼프의 압박이 실제 양적 완화로 이어지진 않고 있지만 미국 연준에서 금리 인하, 양적 완화의 뉘앙스만 풍기게 되더라도 중국을 포함한 통화 완화 정책이 필요한 국가에서는 보다 큰 보폭으로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중국은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면서 올해 1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6.3% -> 6.4%로 상승하는 효과를 거두게 됩니다.

 

중국 상하이 종합 지수도 올해 들어 30% 가까이 급등했으며 각종 물가 지수까지 개선되어 디플레이션 우려도 낮아졌습니다. IMF는 지난 4월 9일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2% -> 6.3%로 상향 조정했고, HSBC는 중국 정부 목표치보다 높은 6.6%를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중국 경제의 긍정적 신호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세금 감면 정책과 사회 기간 인프라 확충에 큰 폭의 투자를 다시금 단행한 것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기 회복세는 다른 돌파구가 없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돈 풀기에 의한 것으로 정부와 기업, 가계의 부채 문제와 산업 구조 조정은 해결이 더욱 요원해졌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돈 풀기에 따른 반사 효과로 양적 완화에 준하는 증시 부양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효과는 미국이 보고 인플레이션 부작용은 중국이 떠안는 셈입니다.

 

미중 무역 협정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중국의 미국에 대한 산업,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낮추도록 강제하는 것은 기본이고, 미국 기업이 중국 진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중국 국영, 민영 회사들과 합작 회사 설립 강요 조항을 없애거나 약화시켜 더 많은 미국 자금이 중국에 유입될 수 있도록 길을 터 주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미국의 기득권 언론은 혐오하지만 금융권에게는 각종 규제를 철폐시키며 '친 금융 시장'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럼프의 중국 시장 개방 압박에 발맞춰 미국 금융계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모건 스탠리는 MSCI 신흥국 지수 내 중국 A 주식의 비율을 20%까지 올린다고 밝히는 등 미국 5대 은행, 기득권 금융계 자금의 중국 본토 주식 침투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2016년 9월 26일. 미국 대통령 후보 1차 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트럼프가 2008년 금융 위기 때 위기를 이용해 큰 돈을 번 것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지적합니다. 이에 트럼프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것을 사업이라고 부른다."

 

트럼프에게 거대한 위기와 붕괴는 그 크기에 걸맞는 거대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인 것입니다. 미국 금융 위기가 기회였다면 트럼프는 중국의 붕괴를 미국 금융 위기보다 훨씬 더 큰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금융 위기로 금융 기업은 사라질 수 있지만 돈은 사라지 않고, 단지 주인이 바뀔뿐이라는 것을 트럼프는 미국 금융 위기를 통해 배웠습니다.

 

달러는 기축 통화이기 때문에 양적 완화를 통해 무너진 미국 경제를 되살릴 수 있었지만 중국 위안화는 달러 만큼의 기축 통화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지금 금융 위기가 터지면 그 파괴력은 11년 전 미국의 금융 위기보다 훨씬 클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것을 막거나 해결하고 되돌릴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왜 트럼프는 위기가 극에 달하고 있는 중국의 시장 개방을 강요하고 미국 금융권 자금이 중국 깊숙이 침투하도록 유도하는 것인지, 그리고 왜 트럼프는 자동차 산업으로 대표되는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려 하고, 석유와 천연 가스 산업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고 인프라 구축을 대폭 늘리는 미국발 제조업 굴기를 실행하고 있는 것인지 다음 글을 통해 알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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