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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붉은 천연가스를 깨운 중국의 돈

 

러시아의 북극해 인근에 위치한 야말반도,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야말 LNG 프로젝트'에 투입된 자금은 총 270억 달러(약 31조 5천억 원)에 달합니다. 우리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거대 사업에 대한 감탄을 멈추고 이 사업의 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야말 프로젝트를 위한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러시아 천연가스 민간기업 노바텍 50.1%, 프랑스 토탈 20%,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 CNPC 20%, 중국실크로드기금 9.9%의 비율을 갖고 있습니다.

 

사업지분 참여에 대한 세부 사항을 좀 더 살펴보면,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으로부터 야말반도 일부의 천연가스 개발권을 넘겨 받은 노바텍, 노바텍의 지분 18%를 가지고 있어 야말 프로젝트에 자연스레 참여하게 된 프랑스 토탈, 토탈의 소개로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CNPC, CNPC의 투자 결정 후 참여하게 된 중국실크로드기금의 순서로 지분참여가 이루어집니다.

 

사업의 중심에 있는 노바텍은 민간기업이긴 하나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이 소유한 가스프롬뱅크가 노바텍 지분 9.99%를 가지고 있어서 국영기업의 품 안에 있는 민간 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실크로드기금은 중국수출입은행, 국가개발은행 등, 중국 정부와 연관된 공기업들이 2014년 말 출자해 설립한 개발투자기금으로 현재 시진핑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위한 투자기금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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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말 프로젝트가 시작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의외로 미국의 제재가 주요했습니다. 2013년 말 사업 시작 이후 2014년 3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크림반도 분쟁이 일어나면서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오바마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내리게 됩니다. 어렵게 시작한 사업이 첫 삽을 뜨자마자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급해진 러시아 정부는 정부 자금과 국부펀드를 통해 약 4조 4천억 원을 긴급지원하였고, 빠른 수출 허가 승인, 수출세 면제, 채굴에 따른 재산세까지 감면해주면서 투자 그룹의 이탈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게 됩니다.

 

발빠른 중국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사업 상황이 호전되면 러시아 정부가 언제든 세금 혜택을 취소할 것에 대비해 세금 혜택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임의 조정을 막고, 세금 혜택을 줄이거나 축소할 수 없도록 러시아 의회 비준을 요구합니다. 결국 중국이 요구한 각종 세제 혜택은 러시아 의회에서 통과돼 러시아 국내법이 변해도 협약에서 약정한 세제 혜택 조항은 영향을 받지 않게 되면서 중국은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투자 협정에 중국 부총리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참석했을 만큼 야말 프로젝트는 단순한 민간 교류 차원의 사업이나 투자가 아닙니다. 31조 5천억이 넘는 투자비는 단일 기업이 짧은 시간에 도저히 감당 할 수 없는 거대한 수준으로, 토탈과 같은 민간 기업의 안정적 참여를 위해서 국가 단위의 투자 안정성 보장과 무제한에 가까운 재정적 지원이 수반돼야 사업 진행이 가능합니다. 이를 바꾸어 생각해보면 내외부적 요인에 의해 국가적 지원이 끊어지면 사업 자체가 사라질 수 있는 위험에 놓여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거대한 규모 만큼이나 사업 안정화까지 막대한 자금의 안정적 공급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야말 프로젝트는 표면적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합작 프로젝트로 보이지만 실상은 중국 CNPC의 지분 확보에 따른 사업 합류로 2013년 12월 최종 투자 결정이 이루어지고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속에서 사업이 좌초위기에 놓여 있을 때 중국의 실크로드 기금이 참여하면서 야말 프로젝트는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중국 자금의 지분 29.9%가 없었다면 프로젝트 자체가 시작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야말 프로젝트를 포함한 러시아의 북극해 LNG 개발 프로젝트는 2013~2014년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끝없이 오르던 석유 가격에 기반합니다. 기존 LNG 프로젝트보다 2~3배 비싼 개발비에도 불구하고 불가능에 가까운 야말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많은 어려움에도 중국의 막대한 자본까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은 높은 석유 가격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 9월부터 시작된 석유 가격 하락세가 2016년 2월까지 이어지며 석유 가격은 배럴당 최저 26달러까지 떨어집니다. 천연가스 가격은 석유 가격과 연동돼 움직이기 때문에 사업이 한창 진행되던 때 최악의 시기가 찾아 온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국가 동력원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러시아는 물론이고, 일대일로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사업에 참여한 중국도 실리보다는 명분이 더 큰 사업이었으니 멈출 수 없었습니다. 두 나라 모두 야말 프로젝트에 너무 깊이 들어와 버렸습니다.

 

야말 프로젝트로 생산된 LNG는 운송에도 큰 가격 상승 요인이 있는데 운송거리 단축을 위해 북극해를 지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쇄빙 LNG 운반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쇄빙 LNG 운반선은 가격이 일반 LNG 운반선의 1.5배 이상으로 1척 당 가격이 3,600억에 이릅니다. 현재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 된 쇄빙 LNG선 전량이 한국의 대우조선해양을 통해 건조한 선박입니다. -LNG 운반선 관련해서는 다음 글에 다룰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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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말 프로젝트의 부정적 요소들을 좀 더 살펴보면, 1년 중 7개월이 영하 50도에 달하는 혹한의 기후 그 자체가 사업 진행의 큰 걸림돌입니다. 사업 지역 또한 영구동토층이라 생산시설이 안전하게 자리잡도록 안전한 지층까지 더 많은 기둥을 더 깊이 박아야 했으며, 영구동토층이 녹지 않도록 기둥마다 열안정화 장치까지 설치해야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생산과 저장 시설을 위한 건설비가 훨씬 많이 들어가는 극한의 환경입니다.

※ 영구동토층 - 여름에도 녹지 않고 2년 이상 일 년 내내 항상 얼어있는 퇴적물, 토양 또는 기반암. 주로 북극의 고위도에서 위치하고, 오래된 유기탄소 퇴적물을 함유.

 

중국은 비슷한 시기에 전세계 동시다발적으로 LNG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국제 유가의 폭락에 따른 사업성 확보 어려움으로 대부분 좌초되거나 지분 참여가 축소됩니다. 실질적으로 남아있는 LNG 프로젝트 중 중국이 빠진다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프로젝트는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가 유일한 상황입니다. 사업성 확보가 어려웠지만 러시아의 전폭적 지원에 따른 중국 정부의 참여로 어렵게 시작한 사업은 애석하게도 지금 트럼프라는 거대 장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이 중국에 가하고 있는 무역 압박의 핵심이 중국의 국영기업에 대한 중국 은행의 무제한적 금융지원을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중국의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대일로'와 같은 전략적 투자, 막대한 자금 투입이 중단되면 러시아의 북극해 인근 LNG 개발 사업은 프로젝트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야말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이보다 규모가 훨씬 큰 '북극 LNG-2(Arctic LNG-2)'프로젝트 또한 안정적 사업 진행을 위해서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된 자금, 그 이상의 막대한 자금 투입이 없다면 러시아의 LNG 개발 프로젝트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러시아는 대규모 LNG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중국의 지속적인 투자와 더불어 또 다른 안정적 사업 파트너를 반드시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지난 2017년 노바텍 마크 제트바이 재무담당 부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을 방문해 정부 고위관계자를 만난 바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트바이 부회장은 문재인 정부에 '북극-2 LNG 사업'에 대한 직접 투자를 권했다고 전해집니다. 북극-2 LNG 사업은 2022년에 최대 생산량 7000만 톤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사업 자금 119조 원, 야말 LNG 프로젝트 약 4배의 개발 자금이 들어가는 초거대 LNG 개발 프로젝트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기존 LNG 수출국인 카타르, 호주의 증산계획은 물론이고 모잠비크 가스전과 미국까지 대규모 LNG 생산과 수출에 나서면서 러시아의 LNG 수출 프로젝트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러시아가 높은 생산단가에 따른 낮은 경쟁력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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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게 불타버린 천연가스 플레어링을 용납하지 않는 트럼프

 

러시아가 독점하고 있던 유럽 LNG 시장에 미국이 본격적인 참전을 예고하면서 러시아의 안정적 수입원이었던 유럽 LNG 공급시장의 대규모 지각 변동의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UN 총회 연설에서 전세계 에너지 시장이 정상적 경쟁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단일 업체 의존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미국 기업들은 풍부한 천연가스를 미국 동맹국에 수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다분히 러시아의 유럽 PNG 독점을 지적한 발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같은 기간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는데, 이번 행정명령은 도로, 파이프라인, 광통신망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부터 상품 및 서비스 부문까지 미국산 재화와 용역 사용을 강제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제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미국 원료로, 미국 부품으로, 미국 사람이 만들게 되는 것이지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파이프 라인'입니다. 미국에서 채굴되는 천연가스는 그동안 포집은 고사하고, 천연가스를 위한 고단위 저장시설이나 제대로 된 운송라인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채굴된 천연가스 대부분을 그냥 태워 없애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에너지 수송을 위한 파이프 라인같은 수송 인프라가 미비합니다. 셰일가스 혁명으로 원유 생산량은 급증했지만 대부분 육로 운송에 의존하고 있어 수송 인프라 미비가 결국 에너지 공급가격에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파이프 라인 부분이 포함된 것은 단순히 파이프 라인 생산 시 미국 재화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에너지 운송과 저장을 위한 시설을 건설하고 확충해 석유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까지 미국의 중요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트럼프의 생각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셰일 가스에 대해 잠시 살펴보자면, 셰일 가스는 오랜 세월동안 모래와 진흙이 퇴적돼 굳어진 혈암(셰일)층에 함유된 자원(석유, 가스 등)을 말합니다.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다음과 같습니다.

 

셰일 오일(shale oil) - 원유 성분 물질인 케로겐(Kerogen)을 함유한 퇴적암에서 추출하는 석유. 탄소함유량이 많고 황 함량이 적은 경질유, 타이트 오일(tight oil)

 

셰일 가스(shale gas) - 탄화수소가 풍부한 셰일층에서 개발, 생산하는 천연가스. 메탄 70∼90%, 에탄 5%, 콘덴세이트 5∼25%로 구성

 

셰일가스는 기존의 수직시추법으로 셰일층까지 파고 들어가 수평시추법으로 셰일층을 수평으로 뚫어서 물과 특수 약품을 혼합해 강력한 압력의 수압파쇄법으로 채굴합니다. 결과적으로 셰일가스 채굴 기술 개발은 타이트 오일의 생산확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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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셰일가스의 최대 생산지는 텍사스주 서부와 뉴멕시코주 동부에 걸쳐있는 페르미안 분지, 멕시코만, 노스다코타몬태나주 바켄 지역으로 이 지역에서는 주로 타이트 오일이 생산됩니다. 타이트 오일을 생산할 수 있는 셰일층은 미국, 캐나다, 러시아, 멕시코, 중국, 호주 등 광범위하게 분포해있으나 현재는 미국과 캐나다 일부에서 생산됩니다.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로 2017년 석유 최대 생산국이 되었습니다만 수송 인프라 부족으로 특히 천연가스에 대한 상업화가 매우 저조한 상태입니다.

 

가장 활발하게 생산이 이루어지는 페르미안 분지는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이 2016년 이후 120% 증가했으나 텍사스 서부 '와하 허브'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가격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오히려 생산자가 고객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수송해야 할 정도로 마이너스 거래 가격까지 떨어져 있습니다. 석유는 탱크에 저장해서 트럭, 열차를 이용해 수송할 수 있으나, 가스는 생산지에서 저장 허브까지 파이프라인을 통해서만 수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송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생산자는 천연가스를 통해 수익을 전혀 거두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주에서 플레어링(Flaring)을 통해 태워 없어지는 천연가스는 텍사스주 전체 주거용 에너지 수요량에 육박한다고 전해집니다. 플레어링은 원유 생산시 부산물 수준으로 생산되어 상업적 가치가 떨어지는 가스를 태워 없애는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셰일 가스 개발로 인해 천연가스 생산량이 석유 생산과 같거나 비슷해지면서 수송 인프라가 미비한 지역에서 생산된 천연가스의 대부분이 태워 없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서부 텍사스와 뉴 멕시코를 인공위성에서 바라보면 셰일 가스 생산 폭증에 따른 플레어링 심화로 그 어떤 시기보다 밝게 빛나고 있다 전해집니다. 셰일 가스 개발이 활발해 질수록 천연가스 생산량도 늘어나 여러 에너지 관련 회사들이 파이프 라인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생산량을 전부 수용하기에는 부족합니다. 획기적인 인프라 개선 작업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은 플레어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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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취임 후 꾸준히 에너지 독립을 주장하고 실행해 왔으며 4월 10일 미국 텍사스주 크로스비에서 열린 유세에서 에너지 주권과 관련된 두 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첫 번째 행정명령은 여러 주정부의 에너지 관련 규제를 풀어 석유와 가스 기업들이 파이프라인을 더 쉽게 설치 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고 여기에 더해 철도와 유조차로 액화 천연가스를 운송할 수 있도록 교통부 규칙을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두 번째 행정명령은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시설 건축에 대한 환경보호청과 교통부 등의 규제를 완화하고, 현재 국무장관이 갖고 있는 석유, 천연가스 생산시설 건축에 대한 허가, 거부의 권한을 대통령이 독점하도록 변경해서 에너지 인프라 시설 건축 시 문제가 발생해도 사업을 계속 진행할지 여부를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막강한 권한을 갖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는 LNG 수출 터미널에 대한 규제를 개선하고 주 당국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도 행정명령에 담았습니다.

 

이번 행정명령 서명은 에너지 관련 기간시설 확충을 통한 미국의 에너지 주권 확립과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자 하는 트럼프의 비전을 엿볼 수 있습니다. 미국 제조업 인프라 재건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는 취임 후 약 1600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한바 있으며 이번 행정명령은 그에 따른 후속조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산유국으로 거듭난 바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현재 하루 평균 원유생산량은 1220만 배럴로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의 위치에 있습니다. 수송 인프라 미비로 미국의 에너지 운송은 전반적으로 병목현상을 겪고 있었으나 트럼프의 천연가스를 포함한 에너지 자원 수송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건설로 이러한 병목현상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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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천연가스와 푸른 셰일가스가 만나는 한반도

 

트럼프 등장 이후 러시아가 처한 현실은 LNG 프로젝트 진행에 매우 불리합니다. 야말 프로젝트의 총 비용은 31조 5천억에 달하지만 이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중국 자본입니다. 트럼프가 무역 압박을 통해 중국의 국영기업에 대한 무제한적 자본 지원을 끊도록 압박하는 것은 이와 깊이 연관돼 있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올인전략에 치명적입니다.

 

그리고 야말 프로젝트에 한국산 생산시설 자재나 기술을 찾아 볼 수 없었던 것은 중국산 자재들 대부분이 과잉생산돼 덤핑처리되다 시피 저렴하게 넘어가 러시아의 LNG 생산시설을 짓는 데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야말 프로젝트에 소요된 31조 5천억 원의 개발 자금은 상당부분 축소돼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며 북극 LNG-2 프로젝트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119조 원의 소요 자금 또한 이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이 커질수록 러시아가 올인하고 있는 북극 LNG-2 사업은 진행이 매우 어려워지게 됩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중국 이외의 국가들이 러시아 LNG 프로젝트에 반드시 참여해야 이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수 있는 상황이구요. 러시아는 사정이 매우 복잡해졌지만 한반도의 천연가스 시장은 이제 선택지가 너무 많습니다. 미국의 대규모 천연가스 인프라 확충으로 미국산 LNG가 더 많이, 더 싸게 한국으로 넘어오게 될 것이고, 전통적 천연가스 수출 강국인 카타르와 호주까지 대규모 천연가스 증산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앞으로 러시아의 북한을 통한 대한민국 PNG 공급 계약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입니다. 러시아 LNG 수출이 증가함에 따라 쇄빙 LNG 운반선 발주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는 긍정적 시각도 있습니다만 단순한 LNG 운반선 발주 확대 기대를 넘어서 우리가 러시아와 PNG 계약을 맺고 북한을 통해 파이프 라인 인프라 건설을 완료하면 대한민국은 러시아의 붉은 천연가스가 흐르게 돼 러시아와 정치, 경제, 안보적 공동체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에 대한 경제 위협, 안보 위협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도, 일본도, 크게 나아가서는 트럼프 이후의 미국도 대한민국을 함부로 여길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북한도 러시아와 PNG 공급이 체결되면 한반도 평화를 스스로 깰 수 없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깨는 자가 누가 되었든 러시아와 적으로 마주해야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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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2년 동안 거대 국가들 사이에서 엄청난 정치, 경제적 압박에 대해 대한민국의 품격을 지키면서 때로는 당당히 맞서고 , 때로는 부드럽게 넘기며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을 위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너무나 잘해 왔습니다. 북한을 통한 러시아 PNG 공급은 미국과 UN의 대북 제재에 막혀 있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으로 한반도에 붉은 천연가스가 돌고 푸른 셰일가스가 넘쳐나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올 수 있게 되길 빌어마지 않겠습니다.

 

다음 글은 한국 LNG 운송선의 현실과 전망에 대해 다룰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