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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드려야 할 날이 되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아픈 데가 너무 많으셔서 모두들 이제 그만 보내드려야지 하면서도 늘 조금만 더 버텨주시길 간절히 바랬었습니다. 저희가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라 할머니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부여잡고 계셨던 사람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저희도 굳게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절대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순간이 왔고 우린 그날 할머니를 보내 드려야만 했습니다. 입관식날 뵈었던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은 언제나 그랬듯 당당했습니다. 결코 굴하지 않았던 할머니의 삶과 할머니가 남기신 거대한 '희망'이 마지막 가시는 그 길과 얼굴에 가득했었던 것으로 저는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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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간직한 체 혼자 살아오셨던 시간을 빼더라도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거의 28년을 꽉 채운 시간이었습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시며 자신의 처절했던 삶을 몸소 증언하고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셨던 시간들 말입니다. 그 아픈 몸과 마음을 이끌고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요 시위에 끝까지 참여하려 하셨던 할머니의 희망과 할머니의 시간들을 저는 기억합니다. 첫 번째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던 2011년 천 번째 수요 시위 이후 전 세계에 소녀상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할머니께서 몸소 보여주셨던 그 거대한 '희망'은 감히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악몽 같았던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라는 이름으로 92년 이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이 직접 전 세계를 돌아다시며 키워온 '희망'을 다시 한번 무참하게 짓밟으려 한 그 날을 기억합니다. 아직도 아무도 그 일에 대해 처벌받거나 사과하지 않았고 그 일을 꾸몄던 정당과 정치 세력들은 아베의 난이 일어난 지금도 여전히 진실을 호도하며 일본과의 우호 관계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날 이후 한동안 할머니는 참 많이 아프시고 힘들어하셨습니다. 그 긴 세월 단 한 번도 도와주지 않고 방해질만 했었던 대한민국 정부가 또다시 할머니들의 가슴과 우리 역사에 대못을 박아버렸으니까요. 하지만 할머니는 결코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다시금 계속해서 그 험난한 길을 걷고자 하셨습니다. 다만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셨을 뿐입니다. 이 세상 그 무엇도 더 이상은 할머니가 쌓아 올리신 '희망'이라는 거대한 금자탑을 무너뜨릴 수 없었던 것이지요.. 

 

저는 사실 박근혜가 탄핵될 때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가 탄핵의 주요 사유로 꼭 포함되길 바랬었습니다. 박근혜와 그 애비가 대를 이어가며 우리 역사와 할머니들의 가슴 속에 박아 놓은 대못을 뽑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게 되진 않았습니다. 갖가지 이유를 들어 결국 탄핵 사유에서 제외되고 말았죠. 그렇다 해도 절대로 그날의 진실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진 않을 겁니다. 우린 할머니를 기억하거든요. 바쁜 삶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 뒤늦게 참가한 수요 시위에서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라고 했던 저에게, "이제라도 왔으니 됐다"고 하시며 담담하게 손을 내밀어 자신의 '희망'을 나눠주시던 할머니를 기억하기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나이는 구십넷, 이름은 김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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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8일 바로 오늘 그 할머니에 대한 영화가 개봉됩니다. 아마도 이제 막 첫 회가 상영되었겠네요. 저도 아직 영화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작 과정과 제작하는 이들을 어렴풋이라도 보았기 때문에 어떤 영화일지 짐잠은 하고 있습니다. 참여하신 분들이 할머니에 대한 똑같은 기억을 나누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냥 철썩같이 믿고 있습니다.

 

아직은 개봉관도 많지 않고 상영 시간대도 대단히 제한적이지만 보는 사람이 많아지면 상황이 나아질꺼라고 합니다. 마블 영화처럼 재미가 넘치는 영화는 아닐지 몰라도 아마도 이 영화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진짜 세상과 그 세상 속에서 '희망'을 먹고 살았던 현실 속의 영웅에 대한 이야기일 겁니다. 꼭 기억해야 할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일꺼라고 저는 믿습니다. 

 

 

할머니를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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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히 군국주의의 부활을 선언하며 과거사를 부정하고 신사 참배를 강행하면서 적반하장식 경제 전쟁까지 도발한 아베의 난이 벌어진 작금의 상황 속에서 저는 우리 정부 대표자들이 이제는 이런 영화를 대놓고 관람하길 기대해봅니다. 곧 8월 14일 됩니다. 할머니들의 끊임없는 노력 끝에 UN에서 선포한 '세계 위안부 기림일' 이죠. 올해로 7번째가 됩니다. 그 날은 1400차 수요 시위가 벌어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더 이상 외교 문제를 핑계 대지 말고 이번에야말로 우리 정부 대표자들이 수요 시위를 공식적으로 함께 하면 어떨까요? 매주 수요시위가 벌어지는 일본대사관은 외교부와 청와대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김정숙 여사님이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께서 제7차 세계 위안부 기림일을 1400차 수요 시위에서 함께해 주신다면 어떨까요. 이보다 더 강력하고 의미있는 대일본 메시지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 속에 숨어있는 그들과 일본 정부는 웅앵웅 거리겠지만 말입니다. 아베의 난과 영화 김복동의 개봉을 맞아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고 인권이 민주주의의 유일한 척도가 되어야 한다는 할머니의 '희망'이 그렇게 하나씩 실현되어 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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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차 수요시위 국민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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